저자: 비욘드로스—발언인용대상카프는출연자아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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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2분기 실적(매출 19.35억$, 전년比 93%, 미국 상업 149%)과 순이익 225% 증가로 주가 하루 약 27~30% 급등. 카프는 AI 모델이 상품화돼 차별점이 아니며 온톨로지 레이어와 고객 데이터 내 락인(넷 달러 리텐션 157%)이 핵심이라고 주장. 밸류에이션은 포워드 PER 87배로 하락했으나 소프트웨어 평균 대비 여전히 높음. 약점: 신규 고객 순증 감소(42곳), 해외 성장률 26%로 낮음, 유럽 정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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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욘드로스입니다. 최근 카프가 CNBC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말을 했습니다. AI 모델 자체는 이제 경쟁력이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 상품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오픈AI든 앤트로픽이든 구글이든 모델 성능 차이는 있어도, AI를 쓴다는 것 자체는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니라는 게 카프의 논리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27% 가까이 뛰었고, 시가총액이 40조 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시장은 이 회사를 AI 시대 최대 수혜주로 보고 열광하는데, 정작 CEO 본인은 "AI는 우리 무기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모순은 사실 모순이 아닙니다. 오늘부터 짚어보면, 이게 다 카프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8월 3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팔란티어는 매출 19억 3,500만 달러, 전년 대비 93%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상업 부문 매출은 149% 급증한 7억 6,400만 달러였습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77억 달러대에서 81억 5천만~81억 6천만 달러로 올렸고, 조정 영업이익 가이던스도 45억 달러에서 48억 9천만 달러대로 상향했습니다. 전체 매출 성장률로는 82% 수준입니다.
이익 쪽 숫자가 더 셉니다. GAAP 기준 순이익이 10억 6,2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분기 3억 2,700만 달러 대비 225% 늘었습니다. 매출은 93% 늘었는데 이익은 그 두 배 이상 속도로 늘어난 셈입니다. 순이익률은 55%입니다.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120달러 초반에서 종가 160달러 이상으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기준 약 30% 상승이었습니다.
1년 전 팔란티어의 포워드 PER은 200~270배였습니다. 이 회사 투자에서 가장 우려되던 부분이 바로 "PER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섹터 전체가 AI 국면에서 저평가되며 큰 조정을 거쳤습니다. 지금은 트레일링 PER 139배, 향후 12개월 기준 포워드 PER은 87배까지 내려왔습니다. PEG는 1.9입니다. 주가 조정과 실적 개선이 겹치면서 배수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가총액은 3,910억 달러입니다.
다만 이 숫자들이 AI 모델 성능이 좋아져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미국 상업 부문 149% 성장의 진짜 이유는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AI 모델 자체의 우수함이 아니라 이 회사가 만들어 놓은 구조 때문입니다.
카프가 인터뷰에서 밀어붙인 논리는 이렇습니다.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폐쇄형 프런티어 모델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데, 오픈소스 모델이 치고 올라오면서 토큰 단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진짜 가치는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모델을 실제 업무 안에서 조율하고 통제하는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로 옮겨 간다는 것이 카프의 핵심 주장입니다.
팔란티어는 이 레이어를 '온톨로지'라고 부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업 데이터를 폐쇄형 모델에 계속 흘려보내면 그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통제할 수 없습니다. 둘째, 더 중요한 건 '알파 보호'입니다. 기업을 파인튜닝한다는 건 결국 "이 데이터를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는 그 기업만의 노하우, 특화된 통찰을 모델에 새기는 작업입니다. 그걸 프런티어 랩 하나에 계속 맡기면, 그 기업의 알파가 모델 제공사 쪽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게 카프의 지적입니다. 그래서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다 자체적으로 파인튜닝하고, 그 가중치를 기업이 직접 소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논리가 이미 업계 용어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프는 온톨로지나 현장 파견 엔지니어(FDE) 같은 용어를 경쟁사들이 다 따라서 쓴다고 말합니다. 회사 안에서는 "온톨로지 없이는 안 된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퍼졌다고도 합니다. 즉 카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팔란티어의 무기는 AI 모델이 아니라 그 모델을 고객 데이터 안에 안전하게, 그리고 그 기업의 알파를 지키면서 심어 넣는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이 논리는 정부로도 그대로 확장됩니다. 국방부 같은 기관이 자기 안보 판단을 "제복 입은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는 먼 곳의 사람들"에게 맡기겠느냐는 것입니다. 기업의 알파를 지키는 논리가 국가 주권을 지키는 논리로 그대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카프는 이 '주권 AI' 서사에 대한 고객 반응을 압도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지금 회사의 가장 큰 문제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이 수요를 어떻게 다 감당하느냐는 스케일링 문제라고 말합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분석 가능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핵심 플랫폼은 네 개입니다. 국방부·정보기관용 고담, 기업용 파운드리, AI/LLM 통합 플랫폼 AIP, 그리고 운영 관리용 아폴로입니다. 이 회사가 데이터베이스 자체를 만드는 건 아니고, 기존 시스템 위에 얹혀서 조직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역할입니다. 2003년 미국 정보기관과 벤처캐피털 인큐텔의 투자로 시작했고, 9·11 이후 "정보는 넘치는데 해석을 못 해서 위협을 놓쳤다"는 반성에서 나온 회사입니다.
초기 고객은 국방부와 CIA였고,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ICE), 이스라엘군으로 확장했으며, 최근에는 에어버스, 씨티그룹 같은 민간 기업으로 계속 넓히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미국 상업 부문 149% 성장은 바로 이 민간 확장이 본격화되는 신호라는 거죠.
핵심은 락인입니다. 한번 시스템이 들어가면, 기관은 데이터 워크플로와 현장 운영을 그 위에 얹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다른 업체로 바꾸는 것이 단순 교체가 아니라 운영 전체를 갈아엎는 문제가 됩니다. 가장 잘 보이는 사례가 영국 NHS입니다. 2023년 11월 1파운드 계약으로 시작해 3억 3천만 파운드 규모로 커졌는데, 2026년 6월 영국 하원 위원회가 정부에 계약 종료를 권고했음에도 NHS 쪽은 지금 당장 대체할 신뢰할 만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치적으로는 계속 두들겨 맞는데, 기술적으로는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카프가 말한 "AI는 범용재, 우리 무기는 락인"이라는 논리가 실제로 작동하는 증거입니다.
이걸 감으로만 말하는 게 아니라, 정확히 이 락인을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가 나왔습니다. 순매출 유지율(Net Dollar Retention)이 157%입니다. 1년 이상 쓴 기존 고객들이 계약을 얼마나 더 늘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직전 분기 150%에서 계속 올랐습니다. 신규 고객을 하나도 안 늘려도 기존 고객만으로 매출이 1년 만에 57% 늘었다는 뜻입니다. 상위 20개 고객의 최근 12개월 매출 성장률은 66%, 고객 평균은 57%입니다. 가장 깊게 들어간 고객일수록 오히려 더 빨리 확장하고 있다는 뜻이고, 락인이 걸리고 나면 이탈이 아니라 사용량이 계속 불어나는 구조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카프의 논리를 실제로 증명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 분기 한 실리콘밸리 대형 테크 기업이 AIP와 프런티어 모델들을 나란히 놓고 정면 비교 평가를 했는데, 팔란티어가 이겨서 연간 1,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따냈습니다. 모델 성능이 아니라 배치와 통제 능력에서 이겼다는 카프의 주장이 실제 수주로 이어진 것입니다.
국방부, ICE, 이스라엘군, NHS 등 팔란티어가 들어가는 곳마다 논란이 따라붙습니다. ICE 관련 시스템은 이민자 위치 추정 논란이 있었고, 진보 진영은 감시국가의 상징으로, 보수 진영 일부는 민간기업이 과도한 권력을 쥔다고 각각 비판합니다. 양쪽에서 동시에 맞고 있는 회사입니다.
균형을 위해 팩트 하나를 짚겠습니다. ICE와의 계약은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된 게 아닙니다. 2014년 오바마 행정부가 4,100만 달러 규모로 이민자 추적 시스템 구축을 맡긴 것이 시작이었고, 이후 정권이 바뀌는 동안에도 계속 이어지고 확장돼 왔습니다. 카프 본인도 "우리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계속 서비스해 왔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특정 정권에 줄을 섰다기보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한번 맺은 계약을 계속 이어가는 구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이번 분기 기준 미국 매출 비중은 81%까지 올라갔습니다. 유럽에서는 정치적 반발 때문에 비중이 작은데, 프랑스나 영국 일부 의원들은 정치적 아젠다를 가진 회사에 디지털 인프라를 맡길 수 있느냐며 공개 비판까지 했습니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 자체가 작아서, 이 반발이 회사 전체 실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하나 있습니다. 유럽이 "미국 기술에 자국 데이터 주권을 맡길 수 없다"며 밀어내는 바로 그 논리를, 팔란티어는 거꾸로 미국 기업 고객들에게 "우리가 당신의 데이터 주권을 지켜드립니다"라고 팔고 있습니다. 카프가 요즘 계속 강조하는 AI 주권 논리는 유럽에서는 역풍을 맞았고, 미국 안에서는 오히려 세일즈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팔란티어를 AI 주식으로 보고 다음 모델 성능 경쟁이나 AI 붐 지속 여부로만 판단하면, 이 회사의 진짜 리스크와 기회를 놓칩니다. 진짜 질문은 두 개입니다.
첫째, 락인 구조가 계속 새로운 고객으로 확장되는가. 미국 상업 부문 성장이 이를 증명하는 중입니다. 둘째, 이미 걸린 락인이 정치적 압력에도 실제로 풀리지 않는가. 여기서 계약이 실제로 끊기면 락인 서사에 처음 균열이 생기는 것이고, 유지되면 카프의 논리가 한 번 더 증명되는 셈입니다.
밸류에이션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포워드 PER이 80배대로 내려왔다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 업종 평균보다 훨씬 비쌉니다. 다음 분기 가이던스가 조금만 흔들려도 주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약한 지점도 짚어 보겠습니다. 고객 순증은 42곳으로, 작년 같은 분기 89곳보다 줄었습니다. 해외 상업 부문 성장률은 26%로, 미국 149%에 비하면 크게 뒤처집니다. 지금 당장은 해외 비중이 작은 덕분에 유럽발 정치 리스크를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지만, 거꾸로 보면 성장 동력이 다각화돼 있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미국 상업 부문 성장이 조금이라도 꺾이면 완충해 줄 다른 시장이 아직 없다는 것이 다음에 지켜볼 지점입니다.
그래도 성장과 마진을 합친 점수, 이른바 '루l 점수'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위치가 분명히 보입니다. 팔란티어의 합산 점수는 155점입니다. 이 구간에 같이 있는 건 엔비디아(153점)뿐이고, 그 위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업들뿐입니다. 아마존,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들은 모두 60~80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이 정도로 뽑아내는 기업이 지금 시장에 거의 없다는 뜻이고, 그래서 비싼 밸류에이션에도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카프가 "AI는 범용재"라고 말한 건 도발적인 발언입니다.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폐쇄형 모델 회사들은 "우리 모델이 더 똑똑하다"는 걸로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경쟁에서 팔란티어는 이길 수 없습니다. 모델을 직접 만드는 회사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카프는 아예 그 경쟁의 판 자체를 부정합니다. "모델 성능 경쟁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다 상품이 된다"고 떠드는 것이죠.
이건 방어가 아니라 공격입니다. 경쟁자들이 평가받는 기준을 깎아내리면서, 동시에 팔란티어가 이기는 기준, 즉 그 모델을 고객 데이터 안에 얼마나 깊고 안전하게 심어 넣느냐로 시장의 잣대 자체를 옮기려는 시도입니다. 온톨로지나 FDE 같은 용어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어 버린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경쟁자들이 결국 팔란티어의 언어로 자기 제품을 설명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약 30% 급등, 매출 93% 성장. 모두 맞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를 계속 지켜봐야 할 진짜 이유는 다음 AI 모델이 뭐가 나오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정말로 카프가 옮기려는 그 잣대를 받아들이느냐입니다. 그걸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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