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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l Bullish · DB Calls 기준 · 환율

조규원

Accuracy score+1.0
순 place87
Scored calls122 calls
Hit rate / Market-adjusted / Return-weighted56.6% / 56.6% / 55.2%
1-month return / Market / beta excess return / Peer excess+0.6% / +0.6% / +0.3
Bullish / Bearish / Neutral66.1% / 15.3% / 18.6%
Best horizon1y
Performance badgeInverse badge
Main channel신사임당
국적한
Note
Updated2026-10-28 07:00:00

Main stocks: #금 (227)#미국채금리 (23)#BTC (18)#환율 (17)#비트코인 (14)

How scores are calculated

"일본 1974년과 판박이다" 현재 초비상이라는 일본 경제 상황

조규원의 머니스팟 · 2026-10-22 · 유튜브 시청 10,724 · Board Views 16 · Korean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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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금리#현금#골드만삭스#헤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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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규원 · 한국인

요약 보기

일본 경제가 1974년과 유사한 위기 국면이라는 주장. 엔저로 여행객은 늘지만 일본 국민은 물가 상승·소비 감소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 다카이치 총리의 1년간 대규모 재정 확대는 실패에 가깝고, 국채금리 3% 돌파와 이자 부담 증가가 예상됨. 일본은 해외자산이 많지만 정부 부채 대비 실질 자산은 적어 인플레이션 디폴트 가능성 있음. 한국은 일본과 다르게 원화 강세이나 반도체 쏠림이 리스크. 투자는 환율 분산·실물자산 고려를 제시.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일본 경제, 1974년과 판박이인가

01. 조기원의 머니스팟 라이브 · 긴 영상 1부

02. 안녕하세요, 조기원의 머니스팟 라이브입니다. 오늘 주제가 좀 셉니다. 일본 진짜 망했나?

03. 여러분 요즘 일본 여행 많이 다녀오시죠? 주변에도 일본 여행 다녀온다는 사람들이 되게 많던데, 엔화가 싸다고 많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일본 사람들은 지금 허리띠를 엄청 졸라매고 있습니다. 총리는 돈을 막 풀었는데, 엔화는 지금 39년 만에 제일 싸졌고, 나라 빚 이자는 폭탄처럼 불어나고 있어요. 오늘은 일본이 왜 이렇게 됐는지 하나씩 뜯어 보고, 맨 마지막에 진짜 일본이 망하는 거냐, 우리 한국은 뭘 해야 하냐, 이런 결론까지 내 보겠습니다.

04. 시작 전에 말씀드리면, 오늘 이야기는 투자 권유가 아니고 투자 판단은 각자 하시는 겁니다. 그럼 바로 보겠습니다.

05. 요즘 일본에서 뭐가 잘 팔리냐, 이름하여 '야가나 도시락'이에요. 왼쪽은 일본 편의점 로손이 9월에 내놓은 도시락입니다. 하얀 밥 위에 연어 플레이크 한 덩이가 올라간 반찬 도시락이고, 가격은 297엔, 우리 돈으로 2,500원 정도예요. 로손은 반찬을 하나만 넣어서 인건비를 확 줄였기 때문에 싸게 팔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오른쪽은 하이슈퍼 도시락인데 198엔, 우리 돈 1,700원이에요. 밥 위에 다진 고기 한 숟갈이 딱 올라가 있는 거죠.

06. 일본 내 반응이 재밌는데, "일반 일본인이 가난해졌다, 심지어 감옥 밥보다 못하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불티나게 팔린다는 거예요. 한국 사람들은 일본 가면 "와, 싸다" 하는데, 정작 일본 사람들은 한 끼를 2,000원짜리로 때우는 시대. 이게 지금 일본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장면이죠.

07. 왼쪽 그래프를 보면, 우리 한국 여행자 입장에서는 지금 엔화가 100엔에 840원이에요. 19년 만에 엔화가 제일 싼 겁니다. 예전에 100엔이 1,000원이 넘던 시절도 있었는데 기억하시죠? 같은 돈을 들고 일본에 가면 예전보다 15% 넘게 더 쓸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8월에만 한국인이 85만 명이 일본에 갔다고 해요. 오사카 도톰보리에서는 한국말이 더 많이 들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죠.

08. 오른쪽은 일본 현지 기준으로 보는 건데요, 물가 오른 걸 빼고 계산한 진짜 소비가 8월에 -3.7%, 9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엔저는 우리에게는 싼 여행이지만, 엔화로 월급 받는 일본 사람에게는 내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예요. 같은 엔저인데 우리는 웃고, 일본 사람은 우는 거죠.

09. 이 상황을 만든 사람,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성적표를 숫자 네 개로 보겠습니다.

10. 첫째, 환율. 취임할 때 1달러에 152엔이었는데 지금 158엔, 7월에는 164엔까지 갔어요. 엔화가 계속 싸지고 있다는 겁니다.

11. 둘째, 국채 10년물 금리. 1.65%에서 2.9%대로 거의 두 배가 됐어요. 9월에는 3%를 넘었는데, 1996년 이후 처음입니다. 나라가 빚을 낼 때 내는 이자가 두 배가 된 거죠.

12. 셋째, 일본은행 기준금리. 0.5%에서 1.25%로 올랐습니다.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에요.

13. 넷째, 지지율. 취임 직후 언론 조사에서는 64~75%까지 나왔는데, 지난 주말 교도통신 조사에서 49.1%로 처음 50% 밑으로 떨어졌어요. 다른 조사에서는 47.1%까지 떨어졌고, 20%포인트 넘게 빠진 겁니다.

14. 돈은 풀었는데 엔화는 떨어지고, 이자는 오르고, 인기도 떨어진다. 이게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15. 오늘 다룰 질문은 일곱 개입니다. 첫째, 한국의 두 배인 덩치를 가진 일본이 왜 허리띠를 졸라매나. 둘째, 다카이치 돈 풀기 1년, 실패냐. 셋째, 돈을 풀면 경기가 산다는데 왜 일본은 풀수록 가난해지나. 넷째, 일본 역사에 이런 적이 있었나. 다섯째, 해외에 돈을 쌓아 둔 부자 나라가 빚으로 망할 수 있나. 많은 분들이 "일본은 해외 자산이 많아서 절대 안 망한다"고 하시는데, 이 부분을 제가 오늘 제대로 반박해 보겠습니다. 끝까지 봐 주세요.

16. 일본 GDP는 아직도 한국의 두 배가 넘어요. 2025년 기준 일본이 약 4조 4,500억 달러, 한국이 약 1조 8,800억 달러로 2.4배 차이입니다. 덩치로 보면 여전히 큰 형님이죠.

17. 그런데 반전이 두 개 있습니다. 첫째, 엔화가 싸니까 달러로 환산하면 일본 경제가 쪼그라들어요. IMF 전망으로는 2026년에 1.93배로, 두 배가 살짝 깨집니다. 둘째, 더 중요한 건 1인당 GDP예요. 한국이 36,227달러, 일본이 35,973달러로 오히려 한국이 앞섭니다. IMF는 내년에 일본이 인도와 영국에 밀려 세계 6위로 떨어질 거라고 봅니다. 나라는 크지만 국민 한 명 한 명은 이미 한국보다 가난해진 거예요.

18. 왜 가난해졌을까요. 일본에는 '춘투'라는 게 있습니다. 매년 봄에 노조와 회사가 임금 인상을 협상하는 연례 행사예요. 신문에 "올해 5% 인상" 같은 제목이 나오죠. 3년 연속 5%대였습니다. 그런데 장바구니를 보면, 작년 8월 식료품 물가가 8%나 뛰었어요. 쌀 5kg짜리가 4,416엔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 우리 돈 거의 4만 원입니다. 2년 전 2,000엔대였던 쌀값이 두 배가 된 거예요. 일본 사람들의 주식이 쌀인데 말이죠.

19. 월급이 5% 올라도 물가가 8% 오르면 실질 임금은 깎인 겁니다. 실제로 실질 임금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였어요. 실질 임금은 월급에서 물가 오른 만큼을 뺀 진짜 월급입니다.

20.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좀 달라졌어요. 실질 임금이 8월에 1.5% 올라 8개월 연속 플러스,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그런데 소비는 거꾸로 9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8월 -3.1%. 월급은 좀 나아졌는데 지갑은 더 꽉 닫은 거예요. 왜일까요. 물가 상승률이 내려온 것과 물가가 내려간 것은 다르거든요. 짜장면 값이 다시 내려가진 않잖아요. 게다가 일본은 노인 인구가 많아서, 연금 생활자는 월급 인상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뉴스에서 국채 폭탄, 금리 폭등 얘기가 매일 나오니까 일단 아끼고 보자는 심리가 생긴 겁니다.

21. 그 결과가 바로 '엥겔계수'예요. 엥겔계수는 소비 중 먹는 데 쓰는 돈의 비율입니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먹고사는 것 말고는 쓸 돈이 없다는 뜻이고, 보통 가난한 나라일수록 높아요. 일본 엥겔계수는 2025년 28.6%로, 1981년 이후 4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올해 8월에는 31.2%까지 갔습니다.

22. 재밌는 건 쌀값은 오히려 4,116엔에서 2,860엔으로 내려왔는데도 엥겔계수는 더 올랐다는 점이에요. 쌀값 때문만이 아니라, 밥 말고 다른 걸 다 끊었다는 얘기죠. 옷도 안 사고, 외식도 안 하고, 여행도 안 가고. 이게 진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겁니다. 정리하면, 나라는 크지만 국민 지갑은 쪼그라들었습니다.

23. 다카이치 총리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는 이름으로 1년 동안 돈을 엄청나게 풀었습니다. 목표는 저성장 탈출, 기업 투자와 월급을 늘려 소비를 살리는 것이었죠. 1년이 지나고 보니 국민 밥상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그럼 실패일까요.

24. 먼저 인물 소개를 하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입니다. 작년 10월 21일 취임했고, 아베 전 총리의 노선을 그대로 잇는 사람이라 우리 언론에서는 '여자 아베'라고도 불렀어요. 본인 SNS에 하루 3시간도 안 잔다고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25. 간판 정책인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은 쉽게 말해 나라 돈을 팍팍 쓰겠다, 대신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인기가 엄청났어요. 올해 2월 총선에서 자민당이 혼자 316석, 압승을 거뒀습니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트레이드'라는 말까지 나왔어요. 돈을 풀어 줄 테니 주식은 사고 엔화와 국채는 팔자는 거였죠. 주가는 오르고 엔화는 떨어지고 금리는 올랐습니다. 총선 다음 날 닛케이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7,000을 넘었어요.

26. 그런데 지난 주말 지지율이 49.1%,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농림수산상이 "나를 안 찍어 준 지역은 도로 예산을 깎겠다"는 발언으로 사실상 경질됐는데, 총리가 2주나 감싸다가 국회에서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정리했어요. 늦은 경질이 지지율을 깎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7. 1년 동안 돈을 얼마나 풀었는지 보겠습니다. 단위는 조 엔이에요. 1조 엔은 우리 돈 약 8조 4천억 원입니다.

28. 작년 11월, 취임 한 달 만에 경제 대책으로 21.3조 엔, 우리 돈 약 180조 원을 풀었습니다. 12월에는 추가경정예산, 일본말로 보정예산 19.8조 엔을 편성했어요. 한 해 예산을 다 짜 놓고 모자라니 더 쓰겠다는 거죠.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였습니다. 올해 본예산은 122.3조 엔으로 역시 사상 최대예요. 6월에는 추경 3.1조 엔을 또 편성해서 전기, 가스, 휘발윳값을 보조했고, 8월에는 식료품 소비세를 8%에서 1%로 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구멍을 어디서 메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세금을 깎으면 예산이 부족해지고, 그러면 결국 돈을 빌리게 되겠죠. 내년 예산 요구액은 143.1조 엔으로 4년 연속 사상 최고입니다.

29. 쓰는 건 매번 사상 최대인데, 채우는 방법은 미정. 이게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의 실제 모습입니다.

30. 성적표를 보면, 임금 인상은 달성했습니다. 춘투 3년 연속 5%대, 실질 임금도 8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률도 3분기 연속 플러스로 나쁘지는 않아요. 기업 투자는 370조 엔 규모의 성장 전략을 발표했지만 아직은 계획 단계입니다.

31. 문제는 정작 목표였던 소비 활성화예요. 9개월 연속 감소로 미달입니다. 엥겔계수는 44년 만에 최고치, 금리는 3%를 넘었고, 엔화는 너무 싸져서 엔화로 월급 받는 국민의 지갑은 쪼그라드는데 금리는 올라 경제는 더 나빠졌어요. 국민 입장에서는 실패에 가까운 성적표입니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서 이해가 되죠. 월급은 올랐는데 지갑과 엔화가 아프다.

32. 진짜 무서운 건 지금부터입니다. 돈을 이렇게 쏟아부었으니 청구서가 날아올 거 아니에요. 그래프 왼쪽이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인데, 다카이치 취임할 때 1.6% 정도였어요. 쉬지 않고 올라 9월에는 3%를 넘었습니다. 나라 빚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자율이 오르면 갚을 이자도 같이 불어나죠. 오른쪽은 국채비, 즉 나라 빚의 이자와 원금 상환에 쓰는 비용입니다. 올해 31조 엔에서 내년 36.6조 엔으로 1년 만에 17% 늘어납니다. 예산을 짤 때 가정한 금리도 3%에서 3.8%로 올렸어요. 정부도 금리가 더 오를 걸 안다는 뜻이죠. 그래서 10월 19일 총리는 국채 발행 규모를 적절히 관리하겠다며 시장을 달래야 했습니다. 소비세 인하로 생긴 10조 엔 구멍도 아직 메울 방법이 없어요. 밥상은 이미 털렸고, 청구서는 2년 차부터 날아오는 상황입니다.

33. 학교에서는 정부가 돈을 풀면 경기가 산다고 배웠죠. 그런데 일본은 왜 풀수록 국민이 가난해졌을까요. 아베 총리 때도 돈을 엄청 풀었는데, 그때와 지금은 뭐가 다를까요.

34. 엔저가 장바구니까지 오는 경로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35. 1번, 정부가 빚을 내서 돈을 풉니다. 2번, 시장은 "나라 빚 괜찮을까" 하고 걱정합니다. 게다가 미국 국채 금리는 5%가 넘는데, 일본은 고작 2.9%예요. 미국은 이번 달 초 2002년 이후 최고인 5.36%까지 올랐습니다. 3번, 사람들은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삽니다. 5% 주는 미국에 맡길 거냐, 3%도 안 주는 일본에 맡길 거냐 하면 답은 뻔하죠. 엔화 가치가 떨어져서 7월에는 164엔까지 갔어요. 4번, 엔화가 싸지니까 수입품이 비싸집니다. 같은 달러 가격의 물건을 사도 더 많은 엔화를 줘야 하니까요. 일본은 먹을거리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죠. 5번, 장바구니와 전기요금이 오릅니다. 6번, 국민의 실질 소득이 줄고 소비가 줄어요.

36.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물가가 오르니 정부는 또 보조금을 줍니다. 그 돈도 빚을 내서 풀겠죠. 그러면 다시 1번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됩니다.

37. 일본이 얼마나 수입에 기대는지 숫자를 보면 놀랍니다. 먹을거리를 칼로리로 따지면 일본에서 만든 건 37%뿐이고 63%가 수입이에요. 그마저도 자급률 사상 최저입니다. 에너지는 더 심해서, 직접 만드는 에너지가 16.4%, 나머지 83.6%는 전부 수입입니다. 석유와 가스를 사 와야 하죠. 엔화가 10% 싸지면 밥상과 전기요금이 통째로 비싸지는 겁니다. 밥상과 전기요금이 엔화에 묶여 있는 나라. 돈 풀기가 엔저로 이어지는 순간, 국민 장바구니가 바로 무거워지는 구조입니다.

38. 그럼 아베 때도 돈을 풀었는데 왜 지금과 결과가 달랐을까요. 아베노믹스를 봅시다. 2013년부터 아베 전 총리가 밀어붙인 경제 정책으로, '세 개의 화살'이라 불린 돈 풀기, 나라 돈 쓰기, 성장 전략을 한꺼번에 쏘았어요. 핵심은 일본은행의 무제한 돈 풀기, 즉 양적 완화였습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새로 찍어 국채를 사들이는 거죠. 그러면 시중에 돈이 풀리고, 국채 금리는 내려갑니다. 당시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가 워낙 세게 풀어서 '구로다 바주카'라는 별명도 붙었고, 나중에는 금리를 아예 마이너스로 만들었어요.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이자를 떼가는 거죠.

39. 두 정권의 공통점은 둘 다 돈을 쓰고 엔저를 반겼다는 겁니다. 수출 대기업과 주식시장이 웃었죠. 결정적인 차이는 일본은행의 역할입니다. 아베 때는 일본은행이 국채를 다 사 줬어요. 정부가 빚을 내면 일본은행이 받아 주니 금리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일본은행이 방패였던 셈이죠. 지금은 정반대예요.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방패가 아니라 브레이크가 된 거죠. 그러니 정부가 돈을 풀면 시장이 바로 반응해서 금리가 오르고 엔화는 떨어집니다. 같은 돈 풀기인데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가 바로 이 차이예요.

40. 그렇다고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지금 시대에는 아베가 다시 왔어도 그 정책을 펴기 힘들었을 거예요. 미국은 일본보다 금리가 높고, 다른 중앙은행들도 자기 방식에 맞지 않는 나라의 국채는 잘 안 사 주거든요. 미국 국채조차 잘 안 팔리는 시대니까요.

41. 돈 풀기, 나라 빚, 엔저, 물가. 이 네 개가 한꺼번에 터진 적이 일본 역사에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있었습니다, 여러 번이요. 일본의 100년 역사에서 다섯 장면을 볼게요.

42. 1932년, 다카하시 재정. 다카하시 고레키요 재무상이 중앙은행이 나라 빚을 직접 사 주는 방식으로 돈을 풀었던 시절입니다. 그는 "일본의 케인즈"라고 불리는 사람이었어요. 1927년 금융공황 때는 뱅크런을 막으려고 뒷면도 인쇄하지 않은 200엔짜리 지폐를 급하게 찍어 은행 창고에 쌓아 두었는데, 사람들이 돈다발을 보고 안심하고 돌아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대공황 때는 엔화를 싸게 만들고 나라 빚을 일본은행이 직접 사 주며 돈을 확 풀었죠. 덕분에 다른 나라보다 대공황에서 빨리 빠져나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경기가 살아나자 돈 풀기를 멈추고 군사비를 줄이자고 했는데, 1936년 2월 26일 청년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다카하시는 81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졌어요. 그 뒤로 아무도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고, 군사비는 끝없이 불어나 전쟁과 전후 초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습니다. 교훈은 하나예요. 돈 풀기는 쉽지만 멈추기는 어렵다.

43. 1946년, 전후 초인플레이션. 전쟁이 끝나고 1년 만에 물가가 364% 올랐습니다. 1만 엔짜리가 1년 만에 4만 6천 엔짜리가 될 정도였죠. 결국 정부는 예금을 봉쇄했어요. 현금이나 예적금을 들고 있던 사람들은 자산 가치가 순식간에 녹아 버렸습니다.

44. 1974년, 광란의 물가. 이 사진은 일본 마트에서 사람들이 화장지를 사려고 싸우는 장면입니다. 1973년 중동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몇 배 뛰면서 1차 오일쇼크가 왔는데, 오사카에서 "석유가 없으면 화장지가 없어진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게 전국으로 퍼져 마트마다 쟁탈전이 벌어졌어요. 당시 다나카 총리는 '일본 열도 개조론'을 내걸고 도로와 다리를 놓겠다며 돈을 엄청 풀고 있었습니다. 돈 풀기에 오일쇼크가 겹치니 1974년 물가가 23.2% 뛰었어요. 일본 사람들은 이걸 '광란 물가'라고 불렀습니다. 돈 풀기 때문에 수입품 가격이 폭등하는 조합, 지금과 많이 닮았죠.

45. 1985년, 플라자 합의. 이건 반대로 엔화가 너무 비싸서 문제가 된 때입니다. 뉴욕 플라자 호텔에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재무장관이 모였어요. 미국이 무역적자로 골치를 앓자 달러를 내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달러가 내려가면 엔화는 올라가죠. 그 결과 1달러에 236엔이던 것이 2년 8개월 만에 125엔 아래까지 떨어졌습니다. 엔화 가치가 거의 두 배가 된 거예요. 일본 수출기업들은 비명을 질렀고, 정부는 충격을 막으려 또 돈을 엄청 풀었습니다. 그 돈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몰려 거품이 생겼고, 그 거품이 터지면서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됐다는 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죠. 그때는 엔화가 너무 비싸서 문제였고, 지금은 너무 싸서 문제입니다. 일본은 환율에 두 번 크게 휘둘린 나라예요.

46. 2026년, 엔화 164엔. 엔화가 164엔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이 함께 엔화를 사들였습니다. 두 나라가 손잡고 엔화를 지원한 건 1998년 이후 처음이에요.

47. 지금 엔화는 누가 지키고 있을까요. 왼쪽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일본 첫 여성 재무장관입니다. 이분의 무기는 환율 개입이에요. 정부가 가진 달러를 시장에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거죠. 엔화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엔화 가격이 오릅니다. 올해 이것만으로 27조 엔, 우리 돈 약 230조 원을 썼어요. 그런데도 10월 15일 "필요하면 다시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른쪽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무기는 금리입니다. 금리를 올리면 엔화를 살 이유가 생기니까요. 재무장관은 환율을, 중앙은행은 금리를 들고 엔화를 지키는 구조인데, 이 둘이 함께 움직여야 효과가 있습니다.

48. (2부에서 계속됩니다.)

일본 경제 위기 신호, 그리고 엔화 약세의 실체

49. 금리를 올리면 엔화 이자가 더 붙으니까 엔화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겠죠. 그래서 일본은 9월에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는데, 이는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시장에서는 12월에 한 번 더 올릴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에다 총재가 10월 19일에 물가가 2% 목표에 거의 다 왔다고 말했는데, 시장은 이를 12월 금리 인상의 신호로 읽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고, 다른 한쪽에서는 금리를 올려 엔화를 지키고 있지만, 그래도 엔화는 158엔입니다. 엔화의 1년 그래프를 보시면 이 정책들이 얼마나 안 먹히는지 잘 드러납니다.

50. 이 정도로 달러를 팔고 금리를 크게 올렸다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프가 위로 갈수록 엔화가 약해진다는 뜻인데, 다카이치 취임 당시 151엔대에서 시작해 쭉 올라갔습니다. 노란 띠가 정부가 실제로 환율 개입을 한 구간인데, 4~5월에 11.7조 엔을 쏟아부으니 잠깐 내려왔습니다. 그 정도로 돈을 많이 퍼부었으니 안 내려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죠. 하지만 다시 올라 7월 23일에는 163.99엔, 39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이에 15.4조 엔, 4조 엔을 추가로 투입했는데 4주 만에 다시 160엔을 넘었습니다.

51. 오른쪽 아래의 실질실효환율은 달러 하나와 비교하는 게 아니라 여러 나라 통화와 물가까지 합쳐 본 엔화의 진짜 체급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찍었습니다. 엔화가 단순히 달러보다 싼 게 아니라 역사상 가장 힘없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27조 엔을 써서 번 시간이 겨우 몇 주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엔화 방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52. 질문에서 엔화 160엔, 170엔 얘기가 나왔는데, 160엔은 이미 뚫렸고 7월 23일에는 163.99엔까지 갔습니다. 도쿄 환율 전광판에도 162엔이 찍혀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은 170엔일까요? 이건 제 말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전망을 빌려 보겠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년 뒤 엔화가 165엔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는 170엔까지 갈 확률을 20%로 열어두었습니다.

53. 170엔에 가면 어떻게 될까요? 첫째, 정부가 또 개입하겠지만 효과는 기껏해야 한두 달에 그칠 겁니다. 둘째, 수입품 가격이 다시 폭등해 장바구니 물가가 또 터집니다. 셋째, 일본은행은 엔화를 지키려면 금리를 또 올려야 합니다. 넷째, 금리가 오르면 나라 빚의 이자 부담이 폭탄처럼 불어납니다. 결국 엔화를 지키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금리를 올리면 빚이 무거워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네 번째 질문의 결론입니다.

54. 다섯 번째 질문이 오늘의 메인 이벤트입니다. 일본은 세계 최대 채권국인데 어떻게 빚 때문에 망할 수 있냐는 얘기가 많습니다. 일본 걱정을 하면 늘 이런 식으로 반박이 나오는데, 오늘은 이걸 제대로 반박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의 돈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금 엔화를 사도 되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55. 먼저 채권국 타이틀부터 짚겠습니다. 이 타이틀은 이미 뺏겼습니다. 채권국이란 해외에 빌려준 돈과 투자한 돈이 해외에서 빌려온 돈보다 많은 나라라는 뜻이고, 그 차이를 대외순자산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30년 넘게 세계 1위였지만 2024년에 독일에 밀려 1위를 뺏겼고, 2025년에는 중국에도 밀려 3위가 됐습니다. 독일이 675조 엔, 중국이 636조 엔, 일본이 561조 엔입니다. 일본의 금액 자체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다른 나라들이 더 빨리 부자가 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56. 진짜 핵심 반박은 여기서 나옵니다. 이 561조 엔이 과연 일본 정부 돈일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561조 엔을 주인별로 나눠 보면 97.6%가 민간 자산입니다. 보험사, 연기금, 기업, 개인이 가진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보험사가 가진 미국 국채, 도요타가 미국에 지은 공장, 일본 개인이 산 미국 주식이 모두 여기에 포함됩니다. 정부와 일본은행이 가진 몫은 2.4% 정도, 13.3조 엔도 안 됩니다. 반면 나라 빚은 1346조 엔으로, 해외 자산의 100배가 넘습니다.

57. 일본 정부가 빚을 갚겠다고 도요타의 미국 공장을 팔 수 있을까요? 당연히 못 팝니다. 그건 도요타의 자산이니까요. 정부가 돈을 쓰려면 세금을 걷거나 더 빌려야 하는데, 위기 때 세금을 올리면 오히려 돈이 해외로 더 빠져나갈 것입니다. IMF도 같은 지적을 했습니다. 정부가 가진 자산도 상당수는 연금처럼 용도가 묶여 있어 빚 갚는 데 마음대로 쓸 수 없다고요. 즉 "일본은 해외 자산이 많아서 안 망한다"는 말은 일본 기업과 부자들이 안 망한다는 뜻이지, 정부와 일반 국민은 얘기가 다릅니다.

58. 그럼 일본은 어떻게 망할까요? 아르헨티나처럼 "우리 빚 못 갚겠다"고 선언하지는 않을 겁니다. 일본은 부도가 나지 않습니다. 일본 빚은 전부 엔화로 빌린 빚이고, 엔화는 일본이 찍어낼 수 있는 돈입니다. 갚을 돈이 모자라면 찍어내면 됩니다. 실제로 일본 국채의 41%를 일본은행이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찍어 빚을 갚으면 돈이 흔해져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수입물가가 오르고, 국민이 가진 엔화 예금과 월급의 가치가 녹아내립니다. 이것을 인플레이션 디폴트 혹은 소프트 디폴트라고 부릅니다. 법적으로 부도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예전과 같은 가치로 돈을 갚지 않는 테크니컬 디폴트라는 방식은 과거에도 여러 나라가 써먹었습니다. 돈을 "제대로 갚은 것이냐"는 질문을 우리가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59. 이렇게 돈의 가치를 떨어뜨려 빚을 사실상 녹여버리면, 빚진 정부는 편해지고 그 비용은 엔화를 들고 있는 국민이 냅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려 엔화를 지키려 하면, IMF 계산으로 일본의 이자 지출이 2031년에 두 배가 됩니다. 나라 빚은 GDP 대비 205%에 이르고, 선진국 최악 수준입니다. 금리를 올려도 아프고 안 올려도 아픈 상황입니다.

60. 이렇게 부도 없이 털리는 과정을 숫자로 보여준 사람이 바로 레이 달리오입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창립자이고, 『나라는 어떻게 망하는가』라는 책도 썼습니다. 이분이 올해 8월에 쓴 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일본 국채를 들고 있던 사람은 일본이 부도를 한 번도 내지 않았고 이자도 꼬박꼬박 줬는데도, 같은 기간 금을 들고 있던 사람보다 76% 손해를 봤습니다. 미국 달러 채권과 비교해도 51% 손해입니다. 일본 노동자의 월급을 달러로 환산하면 미국 노동자 대비 55%나 쪼그라들었다고 합니다. 달리오는 일본 국채를 아예 "끔찍한 투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원금과 이자를 약속대로 다 돌려받았는데도 그 돈의 가치가 녹아버린 것입니다. 같은 기간 금을 들고 있던 사람이 압승했다는 숫자는 꼭 기억해 둘 만합니다.

61. 위험을 경고한 사람은 레이 달리오만이 아닙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인물로, 『이번엔 다르다』라는 책에서 800년 치 금융위기를 뒤져 위기 때마다 사람들이 "이번엔 다르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참고로 체스 그랜드마스터이기도 합니다. 이분은 올해 3월 일본 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회의에 초청돼 총리 앞에서 "빚이 많은데 금리가 오르면 고통스럽다. 장기금리가 3%를 넘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뒤인 9월, 실제로 장기금리가 3%를 뚫었습니다.

62. 또 한 명은 기우치 다카이 씨입니다. 일본은행 정책위원 출신으로 지금은 노무라종합연구소에 있으며, 일본은행 내부에서 돈 풀기에 반대표를 던졌던 인물입니다. 작년 12월 다카이치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보고 "트리플 약세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리플 약세는 엔화, 주식, 국채가 한꺼번에 떨어지는 것을 말하며, 이른바 '셀 재팬'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9월에는 일본의 빚을 분석하면서, 비싼 금리로 빚을 갈아타면 이자 지출이 2031년까지 약 두 배가 된다고 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 이런 전문가들이 실제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전해드립니다.

63. 그럼 일본 사람들은 가만히 있을까요? 당연히 똑똑한 사람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인은 원래 현금을 선호해 지금도 결제에 현금을 많이 쓰고 저축도 많이 합니다. 장롱예금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집에 현금을 쌓아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계 금융자산 2,519조 엔 가운데 현금·예금 비중이 석 달 만에 46.8%에서 44.9%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 돈은 주식으로, 펀드로 옮겨갔습니다. 주식은 1년 새 47%, 펀드는 37% 늘었습니다. 2024년 신 NISA 제도로 바뀌면서 일본 개인들이 미국 주식과 전 세계 주식 펀드를 엄청나게 샀고, 대표 해외 주식 펀드 두 개는 각각 10조 엔을 넘었습니다. 엔화를 팔고 해외 자산을 사는 것이니, 이것이 다시 엔저를 부르는 악순환이 됩니다. 금도 있습니다. 일본 대표 판매점 田中貴金属의 금값은 3월에 1g당 3,305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엔화를 못 믿는 사람들이 금으로 달려간 것입니다.

64. 그럼 지금 우리는 엔화를 모아야 할까요? 엔화가 싼 건 맞습니다. 그런데 함정은 '싸다'는 근거부터 다시 봐야 한다는 겁니다. 100엔이 840원 수준으로, 19년 만에 가장 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엔화의 진짜 체급 자체가 사상 최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엔화를 많이 사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이 5월 8,796억 엔에서 9월 1조 1,305억 엔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함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리차입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미 5%를 넘었는데 일본은 2.9% 수준이라, 이 차이가 있는 한 전 세계 돈은 엔화를 팔고 달러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재정입니다. 소비세를 깎아준 구멍 10조 엔을 어떻게 메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셋째, 약발입니다. 정부가 그렇게 돈을 퍼부어도 4주 만에 다시 160엔이 됐습니다. 그래서 "엔화 바닥이다"라며 몰빵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본 여행, 유학, 사업처럼 엔화를 실제로 쓸 일이 있는 분들은 필요한 만큼만 나눠서 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65. 여섯 번째 질문으로 가겠습니다. 일본이 흔들리면 바로 옆 나라인 우리 한국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질문에서는 우리나라도 환율이 떨어지는데 일본과 무엇이 다르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흥미롭습니다. 한국에 미치는 파도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66. 첫째는 여행입니다. 작년에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945만 명으로, 나라별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1등입니다. 올해는 더 많아서 8월에만 85만 명이 다녀왔습니다. 엔화가 싸니 다들 일본으로 가는 것입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지금이 기회일 수 있습니다.

67. 둘째는 수출입니다. 엔화가 싸지면 일본 제품이 해외에서 값싸져서 일본과 겹치는 우리 수출품이 밀립니다.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같은 품목이 해당합니다. 다만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엔화가 10% 싸질 때마다 한국 수출은 0.1% 정도 줄어드는 수준이라, 예전만큼 큰 충격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요즘 우리 수출의 주력은 반도체라서 일본과 겹치는 부분이 적기도 합니다.

68. 셋째는 원화입니다. 엔화가 840원이 되면서, 일본 물건을 직구하거나 일본 부품을 쓰는 기업들은 이득입니다. 반대로 엔화를 미리 사두신 분들은 원화로 바꿀 때 손해를 보는 상황입니다.

69. 그런데 질문에서 우리도 환율이 1번(엔화 얘기 흐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못지않게 떨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달러 환율 숫자가 내려간다는 건 1달러를 사는 데 원화가 덜 든다는 뜻입니다. 원화의 몸값이 올라간 것입니다. 한국은 7월 1일 1달러당 1,359원이었는데 10월 20일에는 1,32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올해 최저 종가이고 2024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건 원화가 강해졌다는 뜻이고, 반도체 수출로 달러가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본은 1달러에 152엔이던 것이 164엔까지 올랐습니다. 숫자가 올라갔으니 엔화가 약해진 것입니다. 금리는 미국보다 낮고 빚은 많으니, 돈이 해외로 도망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같은 환율 뉴스인데 한국은 돈이 몰려와서, 일본은 돈이 빠져나가서 생긴 일입니다. 완전히 반대입니다.

70. 한국과 일본의 숫자를 나란히 놓아보겠습니다. 기준금리는 일본이 1.25%, 한국이 3%로 한국이 높습니다. 물가는 한국이 2.9%로 일본보다 높아서 7월과 8월에 연달아 금리를 올렸습니다. 나라 빚은 차원이 다릅니다.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를 넘고, 한국은 52% 수준입니다. 통화는 일본 엔화가 약세이고 원화는 오히려 강세입니다. 1인당 GDP는 한국이 살짝 앞서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일본의 숙제가 빚이라면 한국의 숙제는 물가와 반도체 쏠림입니다. 지금 원화가 강한 것은 반도체 덕분인데, 반도체가 한 번 꺾이면 원화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71. 그럼 한국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네 가지 정도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72. 첫째는 환율입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325원에서 1,559원까지 200원 넘게 크게 흔들렸습니다. 방향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원화 하나에 몰빵하지 말고 달러, 엔화로 나누어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73. 둘째는 엔화 보유입니다. 엔화는 쓸 곳이 있는 만큼만 나누어 보유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74. 셋째는 실물자산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엔화를 못 믿고 금으로 달려간 것을 보셨죠? 일본 田中貴金属의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국내에서도 금 가격이 떨어질 때 대량 거래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 8월부터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우리도 실물자산을 한 번씩 점검해볼 만합니다.

75. 넷째는 일정입니다. 이번 달에 큰 이벤트가 세 개 있습니다. 10월 22일 한국은행 금리 결정, 23일 일본 물가 발표, 10월 29~30일 일본은행 회의입니다. 환율의 방향을 볼 때 이 일정이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76.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2,000원짜리 도시락 얘기도 나왔고, 44년 만에 엥겔계수 최고치, 39년 만의 엔저, 30년 만의 최고 수준 금리까지 살펴봤습니다. 일본 경제는 정말 쇠락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다시 뛰기 전에 잠깐 쉬어가는 걸까요? 저울에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77. 왼쪽은 쇠락 신호입니다. 엥겔계수는 44년 만에 최고, 소비는 9개월 연속 감소, 국채금리는 3%를 넘었고, 이자 부담은 36.6조 엔으로 불어났습니다. 엔화의 실질 체급은 사실상 최저이고, 내년에는 GDP가 세계 6위로 밀려날 전망입니다.

78. 오른쪽은 버티는 힘입니다. 해외에 쌓아둔 돈이 561조 엔으로 사상 최대이고, 실질임금은 8개월 연속 플러스입니다. 춘투(춘계 임금협상)도 3년 연속 5%대로 임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고, 가계 금융자산은 2,519조 엔으로 꽤 괜찮습니다.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도 기록했습니다.

79. 왼쪽 신호는 대부분 일반 국민의 지갑 얘기이고, 오른쪽 버팀목은 기업과 부자들의 것입니다.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여러분도 한번 보시면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80. 결론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일본은 부도가 아니라 엔화로 녹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본 경제는 쇠락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아르헨티나처럼 부도 선언을 하며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엔화 가치가 녹으면서 국민의 지갑이 털리는 방식입니다. 해외에 561조 엔을 쌓아둔 부자 나라인데, 국민은 2,000원짜리 도시락을 먹으며 9개월째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나라는 부자, 국민은 가난한 상황입니다. 레이 달리오의 말대로 부도 없이 털릴 수 있다는 것을 일본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81. 그럼 우리는 어떨까요? 지금 원화가 강하다고 너무 안심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반도체 하나에 환율이 기대는 구조이니, 원화에 몰빵하기보다는 달러, 엔화, 금 등으로 나눠 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오늘의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82.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오늘 방송이 재미있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눌러 주세요. 이 콘텐츠를 준비하느라 이틀은 쓴 것 같습니다. 고생했다고, 응원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구독 한번 꾹 눌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더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조규원의 머니스팟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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