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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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화폐의 기능과 물질 속성 측면에서 현실 물질보다 완벽에 가까워 '위대하다'는 주장. 가벼움·분할성·균질성·공급 탄력성 부족(수직 공급곡선)·썩지 않음 등 화폐 속성을 제시하고,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금보다 우수하며 빛의 속도로 지구 반대편에 전송 가능하다고 설명. 대형 금융기관(JP모건, 블랙록)이 단기 금융 담보로서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 다만 기준가격·회계단위 기능은 약해 일상 결제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인정. 진행자는 '오리너구리' 비유를 통해 새 개념을 기존 범주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경제학자들의 오류를 언급. 자동 인식 자막 기준 발언이며, 해당 자산의 1~3개월 가격 방향 예측 발언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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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존재하는 물질로는 화폐의 다섯 가지 완벽한 요소를 갖출 수가 없습니다. 화폐가 될 수 있는 물질의 속성이 다섯 가지이고, 화폐가 가져야 할 기능은 세 가지입니다. 화폐의 단위가 되어야 하고, 가격을 표시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고, 가치 저장 수단이 되어야 하거든요. 인간이 만든 어떤 재화도 아직은 흉내 낼 수 없는, 비트코인만 가진 특징이 바로 이 가치 저장 수단 기능인데, JP모건과 같은 은행가들이 이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면 그런 내용이 나오죠.
여러분 안녕하세요. 책을 통해 핵인싸를 모셔서 인사이트를 들어보는 '오늘의 책인사' 시간입니다. 오태민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요즘 엄청 바쁘시죠?
조금 바쁩니다.
흰머리가 더 늘으셨어요.
신경 쓸 게 많아졌어요.
연말에도 정말 많이 바쁘시죠. 12월 30일에는 천여 명을 코엑스에 모시고 강연회를 하시잖아요.
네. 그건 더 이상 추가로 신청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
아직 신청을 받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천 명은 금방 찰 것 같은데요. 혹시 이 영상을 보시고 현장에 오고 싶으신 분들은 먼저 말씀드리고요, 제가 그 자리에 가니까 오프라인에서 질문도 직접 받아서 답변해 드릴 겁니다.
경제 전망이 궁금하신 것들, 물가는 어떻게 될까, 금리는 어떻게 될까, 주식은,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 오늘도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고 하죠.
연준 얘기가 나오죠. 그 얘기를 하다 보면 비트코인 얘기를 못 할 테니까 30일에 듣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이라는 책을 가지고 나와 주셨습니다. 이 책값을 훨씬 뛰어넘는 인사이트가 담겨 있으니 여러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저희 책인사 토크쇼의 공통 질문이 있는데요, 바로 자기 소개입니다. 삼행시로 하셔도 좋고 메시지를 던지셔도 좋아요. 준비되셨을까요? 제가 방금 요청드렸거든요. 제가 먼저 선창하겠습니다.
오, 오지랖은 엄청 넓은데. 태, 태만해, 의외로 태만해. 민, 민첩하게 늘 이기지는 못하는 게이머다.
게이머다!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문장 안에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오지랖은 워낙 넓습니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지적인 오지랖도 무지 넓거든요.
지적 오지랖 허세요?
맞습니다. 근데 제가 의외로 태만해요. 우리 아내에 의하면 디테일이 너무 약하대요. 일을 막 벌여 놓고 수습을 못 하는 거죠. 그런데 또 민첩하긴 합니다. 그래서 좀 빨리 하죠. 제 영상을 쳐다보시면 깜짝 놀라실 텐데, 제가 유튜브를 2008년에 시작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10년 동안 누적 뷰가 300도 안 되는 경영·경제학 강의를 세 편 찍어서 올렸죠.
대단하시네요. 될 것 같으면 빨리 하는데, 지금까지 이룬 건 별로 없죠.
너무 빨리 해서 그렇죠.
아니요, 태만해서 그런 것 같아요.
하하, 아니실 겁니다. 책에서 준비된 책갈피도 있던데 그것도 약간 오지 성격이 있는 것 같아요. 코인 책갈피도 있으실까요?
코인 책갈피도 드렸습니다. 비트코인 칼입니다.
매력적입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3분 미니 특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제는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입니다. 박수로 청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책 제목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은 '위대한 비트코인' 혹은 '거대한 비트코인'이라는 뜻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책 『The Chip』에서 따왔습니다. 비트코인은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오나요? 언론에서 가끔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가격이 많이 올라 부러울 때도 있고,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 때문에 패가망신한 사람 이야기도 들리고, 전문가들은 튤립 버블에 빗대며 거품이라고 하죠. 여러분에게 비트코인은 '그레이트'하긴 한데, 위대하다기보다는 부담스럽고 괴물 같은 느낌일 겁니다.
이 책은 중의적인 제목을 달았지만, 저는 당연히 '위대한 비트코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왜 위대한가? 인류가 오랫동안 머릿속으로만 구상했던 화폐의 핵심 요소들을 거의 완벽하게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들은 화폐가 되려면 물질이 보통 다섯 가지 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합니다.
첫째, 가벼워야 합니다. 운반이 되어야 하니까요. 둘째, 분할이 되어야 합니다. 위스키가 좋은 화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리터 단위로 나눠도 성질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는 반으로 자르면 가치가 떨어지니 화폐가 될 수 없죠. 쌀도 분할은 되지만 썩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좋은 화폐는 변질되지 않아야 하거든요. 셋째, 대체성입니다. 세뱃돈으로 받은 신사임당 지폐와 주머니에서 꾸깃꾸깃 나온 신사임당 지폐의 가격은 같다고 봅니다. 이것을 대체성이라고 하는데, 사실 어떤 물질도 이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지는 못합니다. 금조차도 그렇습니다. 넷째, 희소성입니다. 여기서 희소성은 물질이 귀하다는 뜻이 아니라 공급 탄력성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담배를 화폐로 쓴다고 해 봅시다. 담배는 분할도 되고 대체도 가능하고 가볍고 잘 썩지 않습니다. 그런데 담배 가격이 오르면 생산자들이 생산량을 늘려서 결국 화폐 가치가 폭락하죠. 그래서 가격이 올라도 공급이 늘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가격이 올라간다고 공급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정해진 일정대로만 나오죠. 가격에 대해 공급이 수직인 재화입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이라 지구 반대편까지 전기적 속도로 보낼 수 있으니 매우 가볍습니다. 1비트코인은 1억 사토시로 쪼갤 수 있으니 이론적으로는 거의 무한히 분할됩니다. 썩지도 않고, 어떤 비트코인이든 같은 가치를 가지니 대체성도 있습니다. 더 깊이 공부하면 특정 프로그램이 들어간 코인은 대체성이 깨지기도 하지만, 평범한 수준에서는 같다고 봅니다.
이렇게 비트코인은 다섯 가지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금을 생각하든, 은을 생각하든, 정부가 찍어내는 종이돈을 생각하든, 쌀이나 담배 같은 상품화폐를 생각하든, 현실에 존재하는 물질로는 이 다섯 가지를 완벽하게 갖출 수 없습니다.
여기서 조심스럽게 짚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화폐가 될 수 있는 물질의 속성은 다섯 가지지만, 화폐가 가져야 할 기능은 세 가지입니다. 회계 단위가 되어야 하고, 가격 표시의 기준이 되어야 하고, 가치 저장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이 중 회계 단위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회계장부에 비트코인으로 기재하지 않죠. 세금을 낼 때도 비트코인을 원화나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그러니 기준 가격의 역할은 약합니다. 그런데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는 족탈불급입니다. 금과 비슷해서 '디지털 골드'라고 부르죠.
그런데 금이 갖지 못한 속성을 비트코인은 갖고 있습니다. 금은 지구 반대편으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은 액세서리 금이 아니라 금융권에서 쓰는 금괴를 말합니다. 바다를 건널 때 항공모함을 동원하기도 하죠. 약탈 위험 때문입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빛의 속도로 지구 반대편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러분은 잘 모르실 겁니다. 금융회사를 운영하거나 슈퍼리치, 혹은 거대 은행의 은행장이 아니라면 실감하기 어렵죠. 은행끼리 하루짜리 단기 자금을 빌려줄 때 담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담보는 1순위가 아닙니다. 거래 상대방이 부도나면 부도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죠. 비트코인은 실제로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단기 금융의 담보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어떤 재화도 흉내 낼 수 없는, 비트코인만 가진 특징입니다. 이것을 JP모건이나 블랙록의 은행가들이 깨닫고 있습니다. 뉴스에도 그런 내용이 나오죠.
정리하면, 비트코인은 여러분이 커피를 사 마시거나 껌을 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의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슈퍼리치나 거대 은행의 은행장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비트코인이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비트코인이 왜 위대한지 설명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감사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여러 전공 과목을 들었는데, 그중 성적이 제일 안 좋았던 게 화폐금융론이었어요. 오늘 오태민 교수님께 디지털 화폐 금융론을 들은 기분입니다. 현실 화폐와 디지털화된 화폐를 비교하면서 이것이 얼마나 그레이트한지 명확히 보여 주시는 것 같았어요. 특히 금과 비교하면서, 금을 배에 실어 지구 반대편으로 옮기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데 코인은 빛의 속도로, 거의 비용 없이 전송하고 가치를 저장할 수 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책의 내용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3분 미니 특강을 요청드렸을 때 이렇게 길게 해주신 분은 없었어요. 그만큼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을 충분히 설명해 주고 싶으셨던 거겠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코인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책의 챕터 제목부터 굉장히 인상적이더라고요. 작가적 감성이 많이 느껴졌어요. 비트코인은 '오리너구리'다라는 제목이 있던데, 왜 비트코인을 오리너구리라고 하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오리너구리 보신 적 있으시죠?
사진으로는 본 적 있습니다. 엄청 귀엽죠.
귀엽습니다. 그런데 독이 있어요.
독이 있군요.
크기는 요만하고, 호주에 가면 인형도 팝니다. 인기가 많죠. 태즈메이니아에 사는 동물인데요, 영국 선원들이 호주 옆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이 동물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어요. 분명 포유류 같은데 알을 낳거든요. 그래서 박제를 만들어 영국에 보냈는데, 생물학자들이 뱃사람들이 뻥을 쳤다고 생각했어요. 포유류는 알을 낳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알 낳는 포유류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드는 데 한 80년이 걸렸습니다.
철학에서 '오리너구리 문제'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만든 개념이 아니라 철학자들이 새로운 것을 설명하려 할 때 쓰는 개념입니다. 우리 언어의 한계를 뜻하죠. 우리 언어는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 매우 보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도 새로운 사물인데, 우리는 익숙한 차에 '전기'를 붙이죠. 원래 자동차도 영어로 오토모빌이라고 해서 말 없는 마차로 시작했습니다. 100년 전 사람들은 자동차를 말 없는 마차로 이해했던 것이죠. 지금은 그 개념을 안 쓰지만요. 저는 과감하게 이런 생각을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기존 틀로 새것을 이해하려는 게 틀렸다는 거죠.
이 우주의 보편적 원리를 우리의 언어와 인식이 반영한다는 '실재론'과, 언어는 그냥 언어일 뿐이고 우주는 언어와 상관없이 존재한다는 '유명론'이 철학사에서 팽팽하게 맞서 왔죠. 비트코인을 놓고 경제학자들이 가장 많이 빠진 오류가 바로 이 오리너구리 오류입니다. 비트코인은 그냥 존재하는 거고, 그것을 화폐라고 부르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화폐는 이래야 돼", "화폐는 가격이 안정돼야 해",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화폐가 어떻게 가능해?" 하면서 자기들이 만든 정의 안에 안 들어가니까 인정을 못 했던 거예요. 이것은 사물을 인정하지 못한 게 아니라 사실은 언어의 문제였던 거죠.
너무 좋은 말씀입니다. 기존의 보수적인 틀 안에 새롭게 들어맞지 않는 무언가가 등장하면, 그것을 뭐라고 정의할지 몰라 부정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인상적인 말씀입니다.
이제 코인 시장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처음 들으시는 분들을 위해 기본부터 다지려고 합니다. 책에서도 많이 말씀해 주셨지만, 꼭 짚어 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요. 사토시… 아, 발음이 꼬이네요.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는 밝혀졌나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사토시가 누구인지 여러 가지로 추측하고 있고, 교수님도 사토시에 대해 연구하셨잖아요. 사람들의 추측과 교수님의 생각이 같은지, 사람들이 추측한 것이 잘못됐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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