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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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와 반도체 중심 실적으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장단기 금리차(국고 10년-1년)가 2월 정점 후 하락해 수출 증가율이 4월 전후 정점을 찍고 꺾일 수 있다고 주장. 거래량 감소 속 상승은 불안 신호이며 하반기 코스피는 상당폭 하락 가능성. 채권시장이 경기둔화를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며 연준은 연말 3%까지 인하 전망. 미국 AI 버블과 2000·2008년 유사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주식 비중을 줄이고 단기국채·통신·필수소비재·2차전지 선호 등 안정성 중시 전략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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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가 3개월 이동평균을 그려 봤는데요. 장단기 금리차는 2월을 정점으로 3월부터 떨어졌고, 어제까지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국내 국고채 10년물과 1년물의 차이입니다. 이 지표는 수출에 2개월 정도 선행하고, 상관계수가 0.6으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게 꺾인다는 건 앞으로 수출 증가율이 꺾일 수 있다는 뜻이고, 수출 증가율은 이미 거의 정점 무렵에 와 있다고 봅니다. 우리 수출이 꺾이면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4월을 정점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영익 내일을여는경제연구소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소장님, 어제도 오늘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6,400 고지를 밟았는데요. 이렇게 강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전쟁 상황보다는 업황이 좋다는 얘기가 언론에 많이 나오는데요, 매크로 측면에서 보면 수출이 정말 잘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잘되다 보니 반도체 이익이 많이 늘고 있고, 이런 것들이 주가 상승의 동력인 것 같습니다. 어제 20일까지 수출입 실적이 발표됐는데요, 수출이 49.4%나 증가했고,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나 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1월부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00%를 계속 넘고 있는데 더 높아졌어요.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 거의 35%이고, 4월에는 더 올라가고 있습니다.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반도체 기업들이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고, 그게 주가 상승의 동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측면에서는 불안한 조정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6,300을 넘었을 때는 거래량도 크게 늘면서 코스피와 삼성전자가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상승 국면에서는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거래량은 줄어들면서 주가만 오르고 있습니다. 이걸 두고 사람들이 앞으로 좋아 보이니까 삼성전자 주식을 안 팔고 들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예전처럼 쉽게 사고파는 대신 보유만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가 변하면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보유자가 팔기 시작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어서,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전고점을 돌파해 6,400까지 왔는데, 코스피의 방향성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위쪽으로 보시는지, 박스권이나 다른 방향을 보시는지요?
위쪽으로 여지는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조만간 정점 국면에 들어설 것이고, 하반기에는 상당 폭 하락하지 않을까 봅니다. 수출 덕분에 경제 성장률도 올라가고 반도체 수출이 잘되면서 기업 이익도 늘었다고 하지만, 저는 모든 경제 지표를 볼 때 장단기 금리차를 봅니다. 저희 학생들한테도 금리만 공부하면 경제 공부는 다 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장단기 금리차가 미래를 거의 다 예상해 주거든요. 여기서 장단기 금리차는 정의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10년물과 1년물 국고채 수익률 차이를 씁니다.
수출은 월별 변동성이 심해서 3개월 이동평균을 그렸습니다. 장단기 금리차는 2월이 정점이었고, 3월에 떨어진 뒤 어제까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 지표가 수출에 2개월 정도 선행하고, 상관계수가 0.6으로 높은 편이라 수출 증가율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4월이 정점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제가 코스피를 볼 때는 통계청 국가데이터에서 발표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봅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올라갈 때는 주식 투자를 하고, 이때는 반도체에 투자하라고 말씀드려 왔습니다. 개별 종목도 좋지만 반도체 ETF를 사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장단기 금리차는 선행지수보다도 1개월 앞서 움직입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꺾였다는 건 선행지수도 조만간 꺾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선행지수는 발표가 늦어서, 2월분까지 나왔고 3월분은 4월 말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3월까지는 올라갈 수 있지만 4월 이후에는 꺾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빨리 보려면 수출 데이터와 같이 비교해 보는 게 좋습니다. 수출 데이터가 더 빨리 발표되니까요.
최근에 고민이 하나 있는데, 장단기 금리차와 코스피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2월까지는 둘 다 올랐다가, 3월에 코스피와 장단기 금리차가 함께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4월 들어서는 장단기 금리차는 계속 떨어지는데 코스피는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면 채권 시장이 옳은지 주식 시장이 옳은지, 둘 중 하나는 지금 잘못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한두 달 지나면 결과가 나오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채권 시장이 늘 옳았습니다. 지금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잘 해결돼서 유가가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가고 경제가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주식 시장이 많이 반영한 것 같습니다. 미리 반영했다는 거죠.
반면 채권 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됐다는 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빨리 하락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장기금리에는 미래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률이 담겨 있는데, 채권 시장은 앞으로 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4월 들어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의 방향이 완전히 다른데, 둘 중 하나는 틀렸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채권 시장이 옳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금융 시장을 보면서 느낀 것은, 외환 시장이 가장 옳았고, 그다음이 채권 시장, 주식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을 덜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주가가 여기서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어도, 조만간 주식 시장도 채권 시장이 가리키는 경기 둔화를 반영할 것이고, 그러면 주가가 그렇게 많이 오를 여력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 경제 지표 가운데 금리를 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친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케빈 워시가 연준 의장 후보로 청문회에 나섰습니다. 청문회 발언을 보면 앞으로 금리 방향이 어떻게 될 것 같으십니까?
청문회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 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를 많이 내리라고 계속 요구하고, 파월 의장에게도 요구했고, 해임하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죠. 그래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케빈 워시는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정책 체계를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연준은 3월, 6월, 9월, 12월에 점도표와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기자 간담회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오히려 문제가 있다며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통화정책 회의도 1년에 여덟 번 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죠. 물가 측면에서는 연준이 근원 PCE 물가를 많이 사용했는데, 특정 품목은 많이 오르고 특정 품목은 많이 내려서 물가 전체를 왜곡한다는 트림드 인플레이션 개념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오른 품목과 지나치게 많이 내린 품목을 제거한 물가지수를 만들어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것입니다. 또 AI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암호화폐에도 우호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통화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20년 코로나 때 연준이 양적완화를 해서 엄청난 돈을 풀었고, 그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돈을 이렇게 안 풀겠다는 얘기죠. 통화량보다는 금리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냐면, 제가 추정한 미국의 적정 통화 증가율보다 2020~2021년에 연준이 거의 27%포인트나 더 공급했습니다. 물가가 안 오를 수 없었던 환경이었죠. 그래서 물가가 오르자 연준이 긴축에 나섰고, 케빈 워시는 그때 통화정책이 잘못됐다, 양적완화를 너무 많이 했다, 자기는 양적완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양적긴축을 통해 통화량이 줄었는데, 작년 12월부터는 양적긴축을 중단했고, 그 이후 연준의 자산이 다시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 체제에서는 이걸 늘리지 않겠다는 것이니, 자산시장이 예전만큼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유동성이 예전보다 덜 들어온다는 얘기죠.
경기가 어려울 때 금리만으로는 조정이 안 되니까 결국 양적완화로 경기와 자산 가격을 떠받쳐 왔는데, 이제 그걸 안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자산 가격에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 금리와는 직접적 관련이 적은 걸까요?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돈을 더 푼다는 뜻입니다. 금리를 내리면 통화량 자체는 늘어나죠. 다만 연준이 시장에서 채권을 직접 사서 돈을 푸는 방식은 덜 쓰고, 은행을 통한 대출 등을 늘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보다는 금리 정책에 더 무게를 둘 것 같습니다. 청문회에서도 트럼프 관세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이 적다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6월부터 새로 취임하면 어느 정도까지 금리 인하 폭을 열어 두고 가야 할까요?
지금 기준금리 범위는 3.5~3.75%이고, 보통 상단인 3.75%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연말에 3%까지 내릴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세 번 정도 인하하는 셈입니다. 물가는 오르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많이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경제 성장이 낮아지고, 고용도 많이 둔화될 것입니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 고민이 많을 텐데요, 물가만 보면 금리를 못 내리지만 소비와 고용이 둔화되니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봅니다. 테일러 준칙으로 적정 금리를 추정해 보면 많이 낮아지고요. 유명한 IB들의 전망을 보면, 대부분 7월까지는 금리를 유지하고 UBS만 7월에 가장 먼저 내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내린다는 것이고, 제가 오랜만에 보니 CME 페드워치에서는 여전히 한 번 정도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데, IB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네요. 씨티는 12월에 0.5%포인트 인하, 즉 한 번에 50bp를 내린다고 전망했는데, 제 전망과 비슷합니다. 4분기에 미국 소비와 고용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죠.
주식에도 좋지 않은 신호네요.
기준금리와 S&P500의 상관관계는 플러스입니다. 금리를 내리면 주가도 올라야 하지만, 주가는 금리뿐 아니라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이 결정합니다. 금리를 내릴 정도면 기업 이익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씨티의 전망을 지켜봐야 하는데, 제 모델과 거의 비슷한 수치가 나와서 참고로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이 안개 속에 있는데, 협상이 안 되고 전쟁이 이어지는 것 자체가 물가 상승 압력이 될 수 있습니다. 소장님은 하반기 갈수록 미국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시는데, 지정학적 우려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트럼프는 매일 말이 바뀌니까요.
요즘 보면 트럼프가 굉장히 다급해진 것 같습니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 2000년 이라크 전쟁, 그 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렀는데, 미국이 목표를 달성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때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고 물가가 올랐죠. 트럼프도 그 역사를 잘 알 겁니다. 당장 11월 중간선거가 있는데,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33%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트럼프 지지율이 32%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고 하고요. 이런 걸 보면 트럼프는 빨리 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란은 그 사정을 알고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요즘 협상을 보면 이란이 갑인 느낌이에요. 트럼프가 이란이 마음에 안 들어서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스스로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끝내 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장은 그런 걸 반영한 것 같고요. 그러면 유가가 떨어지고, 금리가 안정되고, 주가가 오른다는 기대가 지금 미국과 우리 주식 시장에 다 반영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중동의 많은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됐습니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전쟁이 끝나도 유가는 당분간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 이전 배럴당 60~70달러 사이에서 이제는 80~90달러 정도는 유지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우리나라에서 생산자물가를 발표했는데,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고, 석탄·석유는 32%나 올랐습니다. 국제유가가 올랐기 때문이죠.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다음 달 소비자물가도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고민이 많을 것이고, 결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힘들어질 겁니다. 아까 미국은 4분기에 경제가 굉장히 나빠져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 경제는 그렇게 급하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도 그만큼 할인돼야 하는데, 주식 시장은 모든 것이 잘될 것처럼 보입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미래가 불안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채권 시장의 신호에 비해 주식 시장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같습니다. 즉 전쟁 리스크가 끝난 게 아니라, 시장이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얘기죠.
덜 반영하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선반영이 아니라 과신 상태라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과신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수출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는데, 4월이 정점일 수 있고 수출 증가율 자체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반도체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에 무게를 두신 건가요?
반도체는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제일 잘 알 겁니다. 저도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강의를 듣고 계속 공부하고 있는데, 대부분 이번에는 다르다고 해석합니다. 반도체는 예전처럼 사이클 산업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 산업이라는 거죠. 그렇게 보고 내년까지 굉장히 좋다고 합니다. 요즘 SK하이닉스는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2천억 원이고, 연간 이익이 300조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많이 올라야 하는데, 생각보다 못 오르고 있어요. 이미 반영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반도체 업종 주가는 보통 영업이익을 6개월에서 12개월 뒤까지 미리 반영하는데,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시장이 내년 이익이 과연 증가할지 많이 의심하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내년 이익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최근 자료가 나올 때마다 보고 있는데, 대부분 내년에도 이익이 많이 늘어난다고 봅니다. 내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400조 원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도체 사이클이 반드시 있다고 보고 있고, 수출 증가율로 모멘텀을 보면 4월 무렵이 정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앞으로 이 모멘텀을 많이 반영하니까요. 5월 수출입 통계, 특히 반도체 수출 통계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더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AI 거품 문제입니다. 얼마 전까지 나오다가 조금 사그라들었는데, 제가 이것에 가장 관심이 많습니다.
미국 쪽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AI 거품 붕괴를 우려하시는 건가요?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해서, 내년 상반기에는 현실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 책도 냈는데, 미국의 과거 거품의 역사를 분석해 봤습니다. 1929년에는 자동차와 전기가 있었죠. 이 기술들은 경제와 사회에 정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기는 우리를 24시간 일하게 만들었고, 자동차는 거리를 단축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런 낙관적 기대 때문에 주식 시장으로 엄청난 돈이 들어왔습니다. 그때는 개인들이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어서, 자기 돈 10%로 주식 100%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주식시장에 거품이 발생했고, 다우지수가 90% 떨어졌습니다. 미국은 대공황을 겪었죠. 2000년에는 IT 붐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은 지금도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대로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렸는데, 결국 거품이 발생하고 붕괴했습니다. 그때 나스닥지수가 80% 떨어졌습니다. 2008년에는 집값이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미국의 신용 문제가 드러나 금융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렇다면 AI가 거품인지 아닌지는 지나고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AI 관련 주식에 상당한 거품이 발생했다고 봅니다. 지금 사모신용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데, 2000년의 주식 거품과 2008년의 신용 문제가 결합된 것 같습니다. 2000년처럼 주식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생기고, 2008년처럼 신용 문제가 드러나면서 대형 금융회사들이 파산하는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빠르면 하반기에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내년 상반기가 이것이 현실화될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AI 쪽 거품을 판단하는 척도가 따로 있으신가요?
저는 미국 주가를 볼 때 우선 버핏지수를 봅니다. 버핏지수가 의미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역사상 최고치입니다. 버핏지수는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명목GDP로 나눈 것인데요. 버크셔 해서웨이가 현금성 자산을 3,700억 달러나 역사상 최고치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미국 통화량 M2가 증가해서 주가지수가 많이 올랐는데, 시가총액을 M2로 나눈 수치도 역사상 최고입니다. 미국 S&P500 배당수익률은 장기적으로 4%를 조금 넘는데, 지금은 1.4%도 안 됩니다. Q비율, 토빈Q 같은 지표로 봐도 지나치게 고평가된 영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AI 관련 주식들이 그렇습니다. 이번에 AI 기업들은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리지 않았어요. 주로 사모신용,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그런데 AI 기업들이 투자는 많이 했는데 이익이 안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모펀드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돈을 찾으려 하는데, 사모펀드는 AI 기업에 투자한 자산을 바로 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블랙스톤이나 블랙록 같은 곳에서 상업용 펀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신용 금융회사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과거 금융위기나 버블 사례를 보면, 거품 붕괴의 결정적 징후는 무엇인가요?
하워드 막스가 정확하게 지적했는데, 이런 기술들은 인류 사회를 크게 변화시킵니다. 다만 마지막에 들어간 자금은 대규모 파괴를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주로 네 가지 신호가 나타납니다. 첫째는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격의 미래 가치가 떨어집니다. 둘째는 신용 스프레드입니다. 이건 일별로 관찰할 수 있어요.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같은 곳에서 하이일드 스프레드를 일별로 발표하는데, 지금은 과거 평균보다 낮지만 제가 보기에는 저점을 치고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셋째는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넷째는 내러티브의 변화입니다. 늘 기술 변화가 있을 때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아까 반도체에서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나왔죠. 그런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기업 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다르지 않다고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때 급락합니다. 하이먼 민스키의 모멘텀이라는 말도 많이 나오는데요, 헤밍웨이의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도 파산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산 거품도 그렇게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붕괴한다는 겁니다. 지금은 아직 서서히 단계이고, 조금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마지막에 투자 안 하면 수익이 굉장히 낫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점을 누가 알겠습니까? 2001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백서를 보면 "무도의 장식시계에는 초침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어떻게 초침까지 알 수 있겠냐는 거죠. 그래서 제가 경고하는 것은, 주식을 정말 잘하는 사람들은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판다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는 왼쪽 어깨인 것 같아요. 아직 상승력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점을 찍고 오른쪽 어깨에서 파는 게 정답일 수 있는데, 많은 투자자들이 머리까지 올라온 것을 보고, 오른쪽 어깨까지 떨어진 것을 보고도 머리를 생각하면서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바닥까지 가는 경우도 있죠. 이런 의미에서 제가 조금 미리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AI 거품이 싹트기 이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반도체 빅사이클 후반부에는 어떤 투자 전략이 옳을까요?
저는 장단기 금리차와 선행지수를 보고 투자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단기 금리차도 선행지수도 올라갈 때는 반도체 주식을 그냥 사 두시면 됩니다. 그런데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고 시차를 두고 선행지수가 꺾이면, 모든 업종의 주가지수가 다 떨어집니다. 그럴 때는 주식을 최대한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늘 돈을 일하게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데, 사실 작년에는 코스피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코스피와 금에 돈을 일하게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평가해 보면 코스피도 고평가 영역에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금·코스피 고평가와 단기 국채의 역할
지금 금도 전쟁이 일어나면 오른다고들 했는데, 오히려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금이 또 코스피 이상으로 과대 평가됐어요. 그래서 작년에 제가 코스피와 금에다 일을 시켜야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올해는 그 두 개가 과대 평가됐기 때문에 좀 쉬는 것도 투자입니다. 그 쉬는 자리로 저는 만기가 짧은 국채, 즉 단기 국채를 보고 있어요.
상대적으로 덜 떨어질 주식 업종
그리고 주식 투자 일부는 하셔야 되죠. 상대적으로 덜 떨어질 업종으로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것, 통신 서비스 같은 것, 그리고 필수 소비재 같은 것이 상대적으로 나을 거예요. 덜 떨어질 겁니다.
저평가 섹터와 2차전지 전망
지금 주식만 놓고 보면 시장 전체가 고평가 국면에 들어간 것 같은데, 고평가된 업종 말고 저평가이거나 추가로 볼 만한 섹터가 있을까요? 저는 통신 서비스와 필수 소비재를 보고 있고요. 2차전지는 최근에 많이 올랐죠. 지금 PER가 너무 높기는 높습니다. 다시 높아졌어요. 그런데 이 업종들이 다시 성장할 것 같아요. 전기차 수요가 과거처럼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ESS가 있고, 여러 로봇에도 전기가 들어가고, 여러 모빌리티에도 2차전지가 많이 들어갈 겁니다. 그래서 2차전지는 반도체보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자산 배분: 주식·채권·현금 비중
자산 배분 전략 측면에서 접근해 본다면, 주식과 채권과 현금 비중은 어느 정도로 가져가면 될까요? 작년에는 주식 비중을 60%로 말씀드렸는데, 올해는 투자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시는 분들은 주식을 20%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채권은 40%, 대체 자산은 10%, 나머지는 현금성 자산으로 가져가시면 됩니다. 은행 금리도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수익성에서 안정성으로의 전략 전환
앞으로는 지키는 전략으로 가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그동안에는 많이 버는 전략이었고, 그것도 기본적인 전략이었지만, 앞으로는 위험자산보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수익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작년에는 수익성이 강조됐다면, 올해는 안정성이 더 강조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수익성 중심이었지만, 저는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안정성을 조금 더 강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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