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효 · 한국인
요약 보기
원전 밸류체인 관련 대미 원전 투자(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타진, 160조원 규모 협력)는 중장기 모멘텀이나 당장 주가 반영은 어렵고, 자금 여력은 충분하나 AI 투자 둔화·트럼프 약속 이행·네오클라우드 리스크가 불확실성. 현대차 인도 21조원 투자는 중국 차 진입이 어려운 인도 시장 선택이며, 1차 밴더 중 재무·규모가 있는 일부 부품사에 혜택 가능하다는 시각. 부품사 전체가 오를 것으로 보지는 않음.
다듬은 글
현재 시장이 하락폭을 보면 참 어렵고 힘듭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중장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이슈와 전략들을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투자 키워드는 원전 밸류체인이 완성되느냐입니다. 바로 원전 팀코리아 이슈인데요. 무려 160조 원 규모의 대미 원전 투자 협력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 SK, 두산 등 우리 기업들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혹시 성사된다면 SMR부터 대형 원전까지 포괄적인 원전 밸류체인이 완성되는 셈입니다. 이 초대형 원전 모멘텀을 어떻게 대응하고 알아봐야 할지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이사님, 160조 원 규모의 대미 원전 협력에 우리 기업들이 SI, 즉 전략적 투자 형태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재무적 투자와는 어떤 차이가 있고, 목적과 장기적 관점에서 어떻게 다른가요?
재무적 투자자는 지분을 샀다가 나중에 빠져나가는 것, 즉 자본 차익을 목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여기에 참여한다는 건 밸류체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청을 받는 형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원전을 지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미국은 머리만 있고 손발이 없는 상황이라 협력은 해야 하지만 지금의 협력은 사실상 하청 관계에 불과합니다. 이번 지분 참여는 그 관계를 바꾸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오늘처럼 종목이 빠지는 날, 그리고 네오클라우드 관련 위험이 부각되는 시점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성사된다면 그림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SK,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의 손발 역할을 해줄 수 있고, 이들이 전략적 투자로 묶여 지분을 5%든 10%든 확보하면 분명한 시너지가 있습니다. 중국은 원전 100기, 미국은 계획상 150기를 짓겠다고 하는데, 그중 얼마나 물량을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미국이 제조업 부흥을 꾀하고 그 액션 포인트가 AI 인프라인 만큼, 그 인프라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밸류체인에 들어가는 건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SK는 테라파워와 웨스팅하우스까지 참여하게 되는데,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라고 가정하면 10% 지분만 가져와도 약 4조 원이 필요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까요?
이 정도 금액은 충분히 감당 가능합니다. 삼성 그룹은 현금이 충분하고, 두산 그룹은 다소 애매하지만 필요하면 채권 발행을 통해서라도 투자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자금이 큰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는 미국의 AI 투자 분위기가 꺾일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몇 기가와트를 짓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실제 약속이 지켜질지는 불확실합니다. 또한 웨스팅하우스를 다시 상장할 때 10% 할인 받을 권리까지 포함한다는 조건을 보면,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들어가느냐가 관건입니다. 재무 문제보다는 실제로 얼마나 짓느냐, 그리고 미국이 약속을 지키느냐가 더 중요한 논의 대상입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실히 확보하면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같은 국내 EPC 기업들의 수주 기대도 커질까요?
당연한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웨스팅하우스와 우리 기업의 조합을 빼면, 실제로 가능한 곳은 프랑스 정도이고, 프랑스까지 빼면 중국과 러시아가 남습니다. 미국에서 짓는 원전을 중국이나 러시아에 줄 리는 없습니다. 프랑스도 불확실한 문제들이 있으니, 이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미국 밸류체인에 진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연초에 미국 원전 수주 기대로 주가가 올랐던 것처럼 바로 오르지는 않겠지만, 실제 참여 여부와 투자 금액, 지분율은 꼭 살펴봐야 할 핵심 이슈입니다.
정부와 업계 모두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걸림돌이나 불확실성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불확실성은 앞서 언급한 네오클라우드 관련 위험입니다. 고금리 상황에서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투자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 괜히 돈만 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패하면, 지금 약속도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원전 두세 기를 짓는 것과 미국에서 100기 이상을 짓는 것은 규모가 다릅니다. 이 이슈는 사실 여부를 계속 팩트 체크하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이슈로 주가가 당장 오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산업 협력 측면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이슈이니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주가 반영은 당장은 어렵지만, 실제로 미국 밸류체인에 진입한다면 매출 규모와 마진율이 달라지는 산업이니 미리 체크해 둘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맞습니다. 주가 반영은 지금 분위기에서는 어렵지만, 실제 진입이 확인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다음 키워드는 현대차의 인도 투자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 21조 원을 투입합니다. 신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동반 진출하는 120여 개 국내 부품사입니다.
이사님,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고전했는데도 현대차가 인도를 계속 선택하고 투자금을 쏟아붓는 이유가 뭔가요?
현대차는 유럽과 국내에서도 어렵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곳은 미국 시장입니다. 이유는 현대차의 경쟁력도 있지만, 중국 차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를 제외한 제3세계와 아프리카 시장에는 중국이 엄청난 강도로 진입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미 체리 등 중국 차에 잠식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도는 현재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인도는 중국과 가깝다는 시각도 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는 중국을 적극적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레거시 자동차 기업 중 신규 공장을 짓는 곳이 거의 없는데, 현대차가 인도에 진출하는 것은 인도 시장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중국이 들어오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푸네 신공장이 준공됐고, 동반 진출한 120여 개 부품사의 낙수효과도 따져볼 만할 것 같습니다. 인도 진출 부품사들의 수익성이 더 크게 뛸 수 있을까요?
인도에서 팔리는 차는 비싼 차가 아닙니다. 3년 차를 간신히 벗어난 수준의 차들이고, 가격도 1천만 원대에서 2천만 원 이하의 저가 차량입니다. 여기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현대차는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도에서 만드는 차는 자율주행 같은 고가 기술이 적용된 차보다는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위주일 가능성이 큽니다. 인도 부자들이 비싼 차를 사더라도 그건 현대차의 영역이 아닙니다. 현대차가 만드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장기간 팔 수 있는 시장으로서 인도는 충분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현대차와 관계를 맺은 1차 밴더가 함께 가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현대차가 밀리면서 자동차 부품사들도 처참하게 밀리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인도에서 추가 제조 공장을 만들어 부품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것 같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시그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 본진 주가가 피크 아웃 후 떨어졌을 때 부품사도 함께 떨어졌는데, 같은 논리로 부품사 투자를 따져봐도 괜찮을까요?
1차 밴더 정도까지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회사가 다 오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1차 밴더 중에서도 인도 비중이 있고, 함께 투자할 여력이 있는 비교적 큰 부품사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
원전 이슈는 당장 주가에 반영되기보다는 실제 미국 밸류체인 진입 여부와 투자 조건, 지분율을 확인하는 단계로 보시면 됩니다. 현대차 인도 투자와 관련해서는 재무력과 규모를 갖춘 1차 밴더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현재 구간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HL만도, 성우하이텍 등 일부 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투자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함께해 주신 김종효 이사님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