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지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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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00일선을 이탈하며 13% 낙폭을 기록했으나, 밸류에이션(PER 4배 후반)과 기술적 낙폭과대를 근거로 반등 가능성을 제시. 다만 단순 데드캡 바운스가 아니라 저점을 높이는 추세 복귀 여부가 관건이며, 10월 CPI·ASML·3분기 실적 시즌을 확인 과정으로 봄. 반도체 실적 가시성(2027~2028)은 이미 선반영됐다는 입장이며, 반도체 소부장·AI 인프라 저가 매수를 제안. 하단은 6,000pt 일시 이탈을 열어두고 상단을 더 열어야 한다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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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장이 안 좋은 날은 사실은 나오기 싫으실 겁니다. 그래도 오늘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님을 모셨습니다. 이런 날 오셔서 저는 마음이 편합니다. 한지영 연구원님과 함께 시장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여러 질문이 있겠지만, 시청자분들께서 제일 궁금해하시는 것부터 여쭤보겠습니다. 장이 안 좋은 건 다 확인되셨죠. 다 같이 안 좋으면 위안이 될 텐데, 요즘은 미국이나 대만에 비해 우리가 더 안 좋아서 "왜 우리만 이러냐"며 속상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건 심리적인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투자 심리는 당연히 존재하는데, 지금 코스피가 6천 후반 초반까지 내려와서 사실상 박스권 하단을 이탈한 상태입니다. 만약 5~6월에 폭등장으로 9천까지 가지 않고 지금 레벨에 왔다면 강세장 속 조정 국면으로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9천을 찍고 5천까지 빠졌다가 다시 이 정도로 올라오면서 흐름이 만들어지다 보니, 많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은 "건드리면 안 되는 시장"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추세가 아직 불안불안하고, 더군다나 오늘 코스피가 200일선을 이탈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질문은 "바닥은 어디고 반등은 가능한가"일 것 같습니다. 저는 반등이 나올 만한 조건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6,000포인트는 쉽게 깨지더라도 일시적 이탈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반등을 얘기하는 근거는, 오늘까지 연속 하락으로 지수가 약 13% 빠졌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낙폭 과대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닥을 잡을 때는 기준이 되는 지표가 있어야 하는데, 저는 여전히 밸류에이션을 보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PER이 대략 4배 후반까지 내려왔습니다. 참고로 400까지 내려간 건 7월 폭락장에서도 하루 이틀 정도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자리는 기술적으로나 밸류에이션상으로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봅니다.
더 중요한 건, 이 반등이 단순한 데드캣 바운스나 일시적 되돌림이 아니라, 8~9월처럼 저점을 높여 가는 흐름으로 복귀하느냐입니다. 기회 요인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지금 시장 심리가 매우 나쁘고, 수급도 꼬여 있으며, 기반이 얇아졌습니다. 누가 사서 시장을 다시 저점 높이기로 끌어올릴 수 있겠냐는 의문 때문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 예정된 미국 CPI나 ASML 실적, 그리고 10월 중 여러 이벤트가 투자 심리를 돌릴 수 있는 재료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단을 열어 두되, 6,000포인트 일시적 이탈 정도는 감안해야 합니다. 그런데 열어 두는 강도를 보면 하단보다 상단을 더 열어 두고 가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대만이나 나스닥, 뉴욕 증시에 비해 투자 심리가 훨씬 열악합니다. 그 배경에는 수급 기반이 취약해졌다는 점이 큽니다. 많은 분들이 이 상황을 돌파할 솔루션으로 외국인 유입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이유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국채금리 상황과 매크로에 대한 불안감이 큽니다.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에 자산을 배분하는 외국인들은 매크로 부담이 커지면 많이 오른 곳의 변동성을 줄여야 합니다. 그 대상이 한국이 된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차익 실현입니다. 코스피는 전 세계 1위 수익률을 대만에 내줬습니다. 대만은 연초 대비 70% 넘게 올랐고, 코스피는 강세를 반영해도 60%대 중후반 정도입니다. 환율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환차익까지 포함해 충분히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는 구간입니다.
그러면 누군가 물꼬를 터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촉매가 필요합니다. 이번 10월은 만만치 않은 장세인데, 촉매가 될 재료는 있었습니다. 마이크론 실적이 10월 1일 새벽에 발표됐고, 삼성전자 실적도 잘 나왔습니다. 메타는 어제 AI 관련 신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재료는 있는데 주가가 안 움직입니다. 반도체주에 대한 우려가 크진 않지만, 이익의 지속력에 대해 굉장히 많은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실적이 좋은 건 상관없지만, 내년과 내후년 이익이 가치 있게 올라갈 수 있느냐가 시장의 고민입니다. 매크로와 더불어, 이달 예정된 미국 빅테크 실적과 capex 확인, 그리고 우리나라 주도주 실적으로 이 과제를 풀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장세로 전환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올해 4분기 영업이익 120조 얘기가 나왔고, 올해 전체로는 500조 가까이, 내년은 600조를 넘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내년이 올해보다 훨씬 성장하는데도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면, 이미 선반영된 것으로 봐야 할까요?
대략 2027년 실적까지는 지난 1년 동안 반영이 돼 있다고 봅니다. 지난 1년을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최대 이상 올라 있지 않습니까. 그 과정에서 2027년 숫자는 반영이 됐고, 이제 시장은 2028년 숫자까지 좀 더 가시성 있게 보고 싶어 하는 쪽으로 전환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제 미국에서 반도체가 빠졌는데, CXMT가 서버용 DDR5 양산에 성공했다는 게 아니라 출시를 공개할 거라는 일정만 발표했는데도 주가가 빠졌습니다. 반도체가 오랫동안 주도주로서 지위를 누려왔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의 검증 기준도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시장의 요구 사항이 높아지고 수급 기반이 취약해진 것, 이 모두가 사실상 2028년 이후 숫자를 더 가시적으로 원하는 시장의 니즈가 반영된 약간의 변수, 악재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뉴욕 시장에서 반도체 약세의 원인이 됐던 브로드컴 CEO와 인텔 CEO의 자금 조달 관련 발언도 나왔습니다. 이것이 기존 AI 관련 불확실성, 수익성 논란, 성장성 논란에 추가되는 요인일까요? 저는 이것이 금리 때문에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시장이 감당하고 있던 AI 불확실성의 범주 안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브로드컴 CEO의 발언이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이벤트이긴 하지만, 금리와 연관된 AI 산업의 수익성, 자본 조달 이슈는 작년 가을부터 시장이 알고 있던 사안입니다. 반도체 쪽의 수급 기반과 심리가 취약해서 외부 노이즈성 악재에도 쉽게 흔들리는 상태입니다.
투자 심리와 수급은 좋은 여건이 아니지만, 원론적인 이야기이긴 해도 실적 모멘텀과 가시성 자체는 여전히 높다고 봅니다.
주도주가 흔들리는 배경을 정리하면, 사이클이 워낙 길고 세게 가다 보니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측면이 있습니다. 사이클은 말 그대로 언젠가 꺾이기 마련입니다. 예전 주도주인 철강, 화학, 자동차도 모두 그랬습니다. 반도체도 시클리컬 관점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AI 투자 사이클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이 내년에 이어질지, 내후년에 이어질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가야 합니다.
지금 반도체주가 꺾여도, 밸류에이션이 이렇게 싼데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으니 반도체에 시클리컬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예전 주도주 사이클을 봤던 시각보다 시계를 좀 더 넓혀야 합니다. AI 투자 사이클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업사이드도 계속 열어 두고 가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은 반도체주를 줄이고 싶고, 추격 매도로라도 돈을 건지고 반도체 말고 다른 데로 가자는 유혹에 충분히 빠질 수 있습니다. 지쳐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다만 말씀드린 대로 수급과 심리만 지금 안 좋은 상태이고, 실적이나 이번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아무도 모른다"는 건 하방뿐 아니라 상방으로도 열어 둬야 한다는 시사점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도체 대형주와 애플, 엔비디아, TSMC가 다른 이유는, 이들은 높은 영업이익률과 꾸준한 매출 성장률이 이미 검증된 회사들이라는 점입니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회사들은 폭발적인 수요로 구조적 성장이라는 말이 나온 지 2년 정도밖에 안 됐습니다. 그래서 아직 반도체 이익의 변동성에 대해 다들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TSMC는 지난 7~8년간 이익률과 이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주가 그 길로 갈 수 있을지는 아직 시장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가는 미래를 당겨 오는 것이니, 2027년 실적까지는 이미 다 반영됐다는 말씀이 맞는다면, 올해 상반기 주도주들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모건스탠리가 이달 초 "LTA 계약이 2028년까지 수년간 가시성을 확보했다"고 얘기했는데, LTA 계약이 가시성을 판단하는 핵심 키가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LTA 계약이 2030년까지 맺어진다면 2030년까지 가시성이 거의 확보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반도체주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보고서 말고 실적으로 계속 증명하라는 현상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대금도 줄고 ETF 자금도 줄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시장에 돈이 진짜 없는 걸까요? 물려서 매도를 못 하는 것도 있지만, 시중 대기 자금은 있습니다. 예금은 아직 100조원 초반 내외에서 오가고 있고, MMF나 단기형 상품으로 자금이 몰려 있습니다. 그 돈들은 상황만 바뀌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는 자금입니다. 결국 개인들이 사는 걸 주저하게 되고, 외국인이 계속 파는 건 거의 반도체 대형주 때문이라고 봅니다.
반도체 대형주는 상방 때 코스피를 함께 끌어올리며 시장 분위기를 좋게 만든 주체였습니다. 지금은 반도체 대형주가 부진하니 시장 분위기가 나빠졌고, 그것이 전체적으로 투자 심리와 수급 이탈을 유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장중 중반 이후 낙폭을 되돌릴 것이라고 보지만, 본격적인 반등은 10월 내내 이벤트를 치르며 확인하고 가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더 안 빠진다, 지금이 바닥이다, 역사적 저점 매수다"라고 외치는 것도 지금은 옳은 판단이 아니라고 보고 있어서 솔직히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금리도 증시 발목을 계속 잡고 있습니다. 미국 10년 금리가 올라가면서 월스트리트에서는 금리가 오래 높게 유지되는 것을 "higher for longer"라고 표현합니다. 이익도 마찬가지로 높은 이익 레벨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아직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나지 않았으니, 올해 높은 이익 레벨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큽니다. 그래서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이 사실상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ASML이나 TSMC 실적이 줄줄이 나오고, 이달 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나옵니다. 주주환원 관련 내용도 나올 수 있고 나와야 할 것입니다. 적절한 타이밍을 고르고 있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전략가이시니 답해 주셔야겠습니다. 오늘 6% 가까이 빠져 5,000선까지 내려왔는데, 추격 매도를 하고 싶은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참에 정리하고 당분간 주식을 쉬자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자리에서는 기술적으로나 밸류에이션상으로 여기서 더 하방으로 밀리기보다 되돌릴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지금 굳이 매도에 동참하기보다는 기존 포지션을 그대로 들고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반도체, 반도체 소부장, 전력기기, AI 인프라 전반의 밸류체인이 최근 3~4일 동안 연쇄 급락을 맞았는데, 이는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빠진 측면이 있습니다. 그동안 주가가 오를 때 못 담으셨던 분들은, 특히 반도체 소부장 같은 종목은 이제 저가 매수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 장에서 무슨 적극성을 더하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뚜렷한 펀더멘털적 이유 없이 장이 폭락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나중의 수익률이 달라졌던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는 시장을 냉정하게 봐야 할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지영 연구원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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