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대호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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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변동성이 한국형 VKOSPI 100으로 역사상 유례없이 높고 이는 비정상이라 주장. 원인으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지연 후 7월부터 국내주식 약 60~74조원 매도 필요를 지목. 국민연금 주식 편중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시장이 망가졌다고 주장. 금리 인상은 미국 금리 영향이 한국은행 금리보다 훨씬 크다고 봄. 상단은 제한되나 주가 하락 시 국민연금이 매도하지 않을 것이므로 급등 시 조심하라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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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반갑습니다. 저는 경제방송 '김대호 TV'를 운영하고 있는 김대호입니다. 기자 생활을 25년 정도 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15년 했습니다. 두 분야 모두 경제에만 집중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3의 인생으로 유튜브에서 구독자 여러분과 경제 문제를 함께 공부해 가려고 합니다. 경제는 용어가 어렵고 딱딱하지만, 알고 보면 원리는 단순하고 실생활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국민 대부분이 경제를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일부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이나 지역주의를 내세우며 경제를 자기들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민 모두가 경제 현상을 알면 각자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그것이 모두가 잘되는 사회로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생각으로 이 방송을 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굉장히 큽니다. 경제는 원래 변합니다. 가격도 변하고,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등락이 생기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변동성은 그 정도를 넘어섭니다. 이대로 가면 국가 경제에 큰 해악이 될 수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를 '롤러코스터'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저는 그 표현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청룡열차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올라가면 내려가고,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갑니다. 지금 우리 주식 시장은 오전에 폭등했다가 오후에 폭락하고, 하늘로 솟는가 싶으면 땅으로 꺼집니다. 이것은 롤러코스터가 아니라 거의 '로또' 수준입니다. 운 좋은 사람은 흥하고 운 나쁜 사람은 망하는, 경제에 망조가 든 상태에 가깝습니다.
변동성의 정도는 'V코스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변동성 지수 VIX를 본떠 만든 한국형 변동성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이론상 최대 100까지 올라갑니다. 세상이 완전히 뒤흔들릴 때 100에 가깝습니다. 현재 미국 VIX는 15 안팎으로, 15~20은 정상 범위입니다. 40을 넘으면 위기 경고등이 켜지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우리 V코스피는 97~98까지 올라갔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변동 그 자체입니다.
V지수가 100까지 올라간 것은 세계 경제사에서도 한국이 처음입니다.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100까지 올라간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한국 경제에 상당한 혼란과 시련이 올 것이고, 경제 주체인 우리 모두에게도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와 경제학자들도 이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할 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7월부터 시작되는 국민연금 리밸런싱이 증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산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사회 안전망이 튼튼해야 사회가 든든해집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지금의 변동성을 키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한국형 V코스피가 100에 근접한 핵심 원인도 국민연금에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일반 국민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움직였습니다. 어떤 때는 주식을 사 모으다가, 정해 둔 기준을 지키지 않고 초과 보유했는데도 팔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팔기 시작합니다.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9%였고, 조정 범위(알파)를 더하면 최대 19.9%까지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 전체 자산은 약 1,770조 원이고, 국내 주식 비중은 약 32%입니다. 기준을 약 13%포인트 넘긴 셈입니다. 리밸런싱을 하겠다고 했으니 올해 초 기준으로 따지면 올해 4월까지의 기준으로 약 160조 원을 팔아야 합니다. 코스피가 8,500 정도라는 전제에서입니다. 만약 코스피가 만 포인트로 가면 200조 원 이상을 팔아야 합니다.
그동안 기준을 지켰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일이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준을 초과해도 팔지 않다가 이제 와서 한꺼번에 팔아야 하니, 매도 폭탄의 규모가 훨씬 커집니다. 변동성을 키운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더 문제는 기준 자체를 바꿨다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은 올해 5월 기준 비중을 14.9%에서 약 20%로 기습적으로 올렸습니다. 국민적 합의도 없었고, 내부에서 조용히 결정했습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전체 자산의 28%까지 보유해도 팔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32%를 넘고 있으니 28%까지 줄이려면 최소 60조 원에서 최대 74조 원을 팔아야 합니다. 리밸런싱 의무 기간이 6개월이므로 12월까지 매달 8~9조 원씩 팔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증시 규모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 8개월 동안 한 푼도 팔지 않다가 갑자기 매도로 돌아서니,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큰 복병이 나타난 셈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준이 있었다면 왜 지키지 않았는지, 지키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왜 지금 와서 지키겠다고 하는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국민연금이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다가, 지키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스탠스를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장과 책임 구조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중대한 결정이 국민적 합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투명성 문제가 큽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왜 문제일까요. 얼핏 보면 한국 주식을 많이 사서 주가가 오르면 국민연금도 이익을 보고 국민 노후자산도 안전해지니 좋아 보입니다. 그러나 경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좋다면 세계 모든 연기금이 주식을 사서 끌어올렸을 것입니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위험자산입니다. 오르내림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느 정도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적절한지 포트폴리오를 설계합니다. 국민연금도 나라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운용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연못 속 고래'에 비유되곤 합니다. 연못 속에 고래 한 마리가 들어 있는 형국이라, 고래가 움직이면 연못 전체가 흔들립니다. 국민연금은 세계 3위 안에 드는 규모입니다. 미국은 연금이 여러 기금으로 나뉘어 있지만, 우리는 한 덩어리로 되어 있어 한번 움직이면 시장에 큰 풍파를 일으킵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편중해 보유하면서 생긴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국내 채권 시장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국민연금은 국채와 회사채를 많이 삽니다. 특히 국채는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 노후자산 운용에 적합합니다. 그런데 주식 비중이 높아지면서 채권을 살 돈이 줄었습니다. 그 결과 국채 금리가 작년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하지 않은 이후에 국채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 금리가 올라서 한국 금리도 올랐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비슷하거나 떨어졌고, 미국 기준금리도 내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채 금리만 올랐습니다. 이유는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채권을 사지 않고, 만기가 된 채권을 그냥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도 한두 종목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소수 종목만 오르고 나머지는 오히려 떨어집니다. 그러면 자금이 순환하지 못합니다. 주식은 누군가 팔고 그 돈으로 다른 주식이나 소비에 쓰여야 돈이 도는데, 지금은 돈이 몇몇 반도체 종목으로 몰려 묶여 있습니다. 5월 소비 지표를 보면 GDP는 수출 덕분에 늘었지만 소비는 감소했습니다. 주가가 한쪽에 몰리고 국민연금까지 그쪽에 몰리는 것은 국민 경제에 해악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 신인도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한국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서 번번이 탈락했습니다. 실물 경제는 이미 선진국 수준인데 금융 시장은 아직 신흥국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국제 투자자들이 신뢰하려면 제도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국민연금이 스스로 만든 기준을 이유 없이 지키지 않는 것은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기조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경제 정책 수단 중 금융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금리입니다. 금리를 올리면 돈을 빌린 사람의 이자 부담이 늘어납니다. 특히 차입이 많은 기업은 비용이 늘어 투자를 줄이게 됩니다. 그러면 주가도 떨어지기 쉽습니다.
다만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시장에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제한적입니다. 우리나라는 금리를 정상적인 방식으로 운용해 오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금리는 주된 변수가 아니라 종속 변수에 가깝습니다. 국내 금융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미국 기준금리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에는 강하게 충격이 옵니다. 반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그보다 영향이 작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국민연금의 매도 일정입니다. 7월 1일부터 리밸런싱에 들어갔으므로, 국민연금이 얼마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팔지가 6개월 동안 시장의 상수가 됩니다. 주가가 조금 오르면 국민연금도 수익을 내기 위해 팔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상승 구간에서 매도 압력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을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국민연금은 손실을 우려해 쉽게 팔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주가가 급격하게 오를 때는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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