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상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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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에 진입했으며, 6월 초 1,560원 근접 이후 약 210원 하락. 미국 증시는 유가 상승에도 상승(연준 동결 기대, 달러리치 2.3% 등). 경상수지 흑자 확대(2026년 연간 약 4,500억 달러 전망)와 한국 성장률 상향(3.3%)으로 원화 강세 흐름이 구조적이라 주장. 달러 유동성 악화로 원화표시 아리랑본드 인기, 원캐리 트레이드 부상 언급. 내년 환율 1,200원대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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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국채 파동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표시 채권이 인기를 끄는 흐름도 관측된다고 합니다. 고환율 사이클이 이제 마무리되는 거라면, 그 이후에 우리는 어떤 흐름을 준비해야 할까요?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과 함께 이 문제를 알아봅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우선 간밤 뉴욕 증시부터 어떤 부분을 주목하셨습니까?
네, 오늘 뉴욕 증시는 상승폭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유가 상승, 기준금리 인상 우려 때문에 뉴욕 증시를 어렵게 봤고 국채금리도 그렇게 봤는데, 오늘 미 연준 위원이 그 점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은 인플레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실질금리, 성장률 때문이고, 수급과 재정적자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연준 인사가 국채금리 상승이 성장률과 실질금리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죠. 유가가 오르면 기준금리가 바로 오르고 워시 의장의 발언이 증시를 어렵게 한다는 도식적 반응은 이제 한번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미국 증시는 세 가지 점에서 9월 FOMC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컸습니다. 첫째,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캐나다 중앙은행입니다. 캐나다는 미국 관세 때문에 인플레가 미국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데도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금까지 일곱 번 동결했고, 미국도 올해 다섯 차례 동결했습니다. 이 선행 지표들이 금리 인상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주가가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랐습니다. 둘째,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물가가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한 것과 결을 같이합니다. 셋째, 댈러스 연은의 분기 평균 물가 전망이 2.3%로 발표됐습니다. 인플레 목표치가 2%인데 2.3% 정도는 충분히 앵커 역할을 하는 수준입니다. 9월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으로 뉴욕 증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만큼, 오늘 유가 상승에도 3대 주가지수가 오른 것은 상승폭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국내 경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 기사 가운데 하나가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진입했다는 내용일 것 같은데, 외환시장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우리 시간으로 새벽 12시 20분 무렵 1,350원대로 진입했습니다. 지금 입장에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350원대 진입은 상당히 의미가 큽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출현 이후 6월 초에는 1,560원에 근접했습니다. 당시 일부에서는 환율이 1,700원을 넘고 2,000원까지 간다고 얘기했고, 김영익 실장 같은 분은 해외에 파킹된 자금이 들어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파킹된 해외 자금은 이미 번 돈이라서 마음먹으면 들어옵니다. 그래서 제가 그때 좀 자극적으로 환율이 '콕 떨어진다'는 표현을 썼는데, 실제로 6월 초 1,560원에서 불과 두 달 만에 210원 정도 떨어져 1,35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진짜 콕 떨어진 것이죠.
당시에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이 나왔는데, 정책 당국자 발언도 굉장히 문제가 됐습니다. 국민들이 가장 아끼는 자산이 자기 집입니다. 그걸 어떻게 닥치고 공급한다는 말을 정책 당국자가 할 수 있습니까? 이 발언이 나온 것이 불과 3개월 전입니다. 3고 현상은 고환율이 고물가, 수입물가로 이어지고 그것이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입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이 됐으니 환율부터 깨진 것이고, 환율이 잡히면 수입물가도 잡히고 금리 인상도 안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옵니다. 환율이 빨리 잡히고 있으니 소상공인이나 청년층은 지금 정말 어렵습니다. 이 점을 고려해서 금리 인상은 신중하게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은 상반기와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6월 초 1,560원 근처를 기점으로 한국 외환시장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6월 초를 기점으로 이전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6월 초 이전 원·달러 환율은 전형적인 2류 통화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원화는 절대 가치에서 엔화를 포함한 모든 통화에 약세를 보였고, 태국 바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베트남 동보다도 변동성이 심했습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인데도 절대 수준은 약세고 변동성은 커서 전형적인 2류 통화였죠. 그런데 6월 초 이후에는 커플링(동조화)이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첫째, 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의 커플링이 깨지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강달러 추세인데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둘째, 엔화와 원화의 상관성도 깨지고 있습니다. 엔화가 약세인데 원화가 강세입니다. 셋째, 위안화와의 커플링도 약화되고 있습니다. 위안화는 달러당 6.8위안 안팎에서 지극히 안정적인데,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급락해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 세 가지 디커플링을 감안하면, 6월 초 이후 원화는 전형적인 2류 통화에서 미국보다 더 중심통화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요인, 일본 요인, 중국 요인을 제외하고도 원화가 나홀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결국 우리 내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책 당국자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부 요인이 강하게 작용해 원화 가치가 안정되고 있다면, 그 내부 요인이 무엇인지 따져 봐야 합니다. 우리 경제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내부 요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 주시죠.
6월 초 1,560원 때도 우리 대외 건전성 지표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성장률도 좋습니다. 한국은행 전망치를 보면, 올해 성장률 전망이 작년 12월에는 1.8%였는데 5월에는 2.6%, 지난주 8월 전망에서는 3.3%로 올라갔습니다. 글로벌 IB들은 4%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환 측면을 보면,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180~190억 달러 수준이었고, 연간으로 4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행은 연간 경상수지 흑자를 450억 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외환 보유액이 충분한지 많이 얘기하는데,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저장된 스톡은 주전자 크기가 아무리 커도 실제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전자 구멍에서 나오는 플로(흐름)입니다. 올해 경상수지가 450억 달러 흑자라는 플로가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초부터 환율이 1,500원, 1,560원까지 가는 것은 이상하고 결국 떨어질 것이라고 말씀드렸던 근거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내년에 경상수지 430억 달러 정도가 나오고 기타 누락 항목을 잘 관리한다면, 환율이 1,200원대, 원화 기준 엔화 환율도 700원대까지 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른 변수가 있긴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수준입니다.
결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니 시차가 있더라도 원화 강세 흐름은 오게 되어 있었다는 진단이시군요. 그런 가운데 풍부한 외화 유동성을 활용해 국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제 신문에서는 SK 등의 ADR 자금 유입이 끝나가니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사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떨어졌지 않습니까? 환율에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합니다. SK ADR도 얼마 안 됩니다. 265억 달러 정도인데 그게 다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특정 요인 하나로 환율을 설명하면 안 됩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이 1,350원에 주목받는 이유는 국제 자금 시장에서 원화 표시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재정적자 때문에 신규 국채 발행이 어렵고, 연준이 인플레 우려로 RP 등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어 달러 공급이 쉽지 않습니다. 달러 유동성 지수를 보면, 높을수록 신용 경색이 아니라는 뜻인데, 2020년 3월 금리 인상 이전에는 0.58로 자금 조달이 쉬웠습니다. 2023년 4월에는 4.06까지 올라 크레딧 크런치, 즉 달러 부족이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계산해 보니 7.54까지 올랐습니다. 2024년 4월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달러 자금 조달 여건이 어려워지니 자금은 다른 통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화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제 자금 시장에서 원화 표시 채권, 이른바 '아리랑 본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리랑 본드 얘기를 오랜만에 듣습니다. 실제로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왔습니까?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올해 3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이 원화 표시 채권으로 8,400만~8,50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베트남 빈그룹도 대규모 아리랑 본드를 추진하면서 주관사까지 선정해 조달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이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원화 조달에 성공하자 APP 그룹도 아리랑 본드 계획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 대기업도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줄이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롯데렌탈, 하나금융 등이 그렇습니다. 달러 채권 금리가 높아서입니다. 한국의 대표 은행이 보증을 서도 금리가 4.5%이고, 무보증이면 5%까지 올라갑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하나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4.5%가 안 되니, 달러 표시 채권보다 국내 시중은행에서 대출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나오는 것입니다. 원화 표시 채권이 인기를 끌면서 국제 자금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AI 기업들도 아리랑 본드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AI 반도체의 펀더멘털, 즉 2027~2028년까지의 성장 전망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SK가 흔들린 이유는 레버리지 상품 때문에 단기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지, 펀더멘털 문제가 아닙니다. AI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장기 저금리 자금 조달이 중요한데, 미국에서는 달러 자금이 부족합니다. 미국 국채 시장과 AI 반도체가 같은 달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메타 같은 AI 기업이 원화 표시 채권인 아리랑 본드를 발행하려 하고 있고, 스위스 프랑 채권, 유로 채권도 발행하려 합니다. 이는 국제 자금 시장에서 원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메타가 원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려는 것은 우리 위상이 높아진 것입니다. 반대로 정책 당국자가 경제를 스스로 악화시키는 발언을 하면, 그 위상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메타 규모 자체보다는 구조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에 비해 한국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낮으니,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달러를 통화 스왑해 원화를 조달하면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 커질 수 있습니다. 환차익을 노린 원 캐리 트레이드도 고려해 볼 구간입니다.
환율 수준, 국제 자금 조달 시장, 아리랑 본드를 봤습니다. 캐리 트레이드 여건도 보면 좋겠습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하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얘기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청산은 되지 않습니다.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본국에 되돌려 넣으려면 디폴트 우려가 없어야 하는데, 일본 정부 부채 문제 때문에 디폴트 우려가 있는데 누가 돈을 집어넣겠습니까? 엔화가 강세되면 해외 엔 자금이 들어와 미국 국채를 팔아 엔화를 사야 하는데, 베센트 재무장관이나 다카이치 총리가 우려하는 이유는 엔 캐리 자금이 청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티핑 포인트를 지났습니다. 버스가 떠나고 손을 흔든다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엔 캐리 청산은 어렵습니다. 그 대신 유로 캐리, 스위스 프랑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미국보다 낮긴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2개월 만에 210원 떨어졌으니 환차익이 더 큽니다. 캐리 자금은 금리차와 환차익을 봅니다. 미국 금리가 높아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원화 쪽이 매력적이니 원 캐리 트레이드가 고개를 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뉴욕 금융시장이 여전히 국제 금융의 중심일 수 있을까요?
뉴욕은 건물도 많고 시장도 크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사회민주주의 방향으로 가면서 신뢰를 잃는다면 과연 국제금융의 중심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자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환율 절대 수준, 외환 시장, 트레이드 시장 모두에서 위상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펀더멘털이 받쳐 주고 있으니, 이 흐름을 잘 연결해 나가야 합니다. 정책 당국이 국제 금융과 대외 신뢰를 잘 챙겨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국제 시장의 큰 흐름을 보면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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