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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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결론: 아마존·쿠팡 같은 온라인 공룡은 당장은 싸고 편한 '좋은 디플레'지만 장기적으로 독점·고용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물가·통화정책 논쟁] 미 연준 4월 회의 의사록 공개 후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반도체 수급 병목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으며, 일부 위원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언급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은 물가 급등을 일시적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경기 회복 평가]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이후 회복 중이며, 회복 신호만 보고 금리·유동성을 조이면 회복이 훼손될 수 있다고 봤다. 고용 지표상 취업자는 늘었지만 특정 업종 중심이라 노동시장 회복의 건전성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유통 공룡의 영향] 온라인 거대 유통 기업은 가격을 신속히 조정하고 전국 동시 가격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독점 시 가격 결정권과 경쟁자 도태·고용 질 저하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기업가치와 투자 구조] 아마존 등은 매출 대비 시가총액이 매우 크고 이익률이 낮아 '돈 벌 생각 없이 장사하는 사람들'로 비유된다.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과 플랫폼 지배를 기대하며 제로금리 자금을 계속 조달받고 있다. 쿠팡의 미국 상장과 LG 등 국내 관련 기업 주가 흐름도 언급됐다. [출연자 전망] 온라인 공룡 기업이 한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독점 이후 가격 인상과 사회적 비용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입장.
다듬은 글
물가와 연준의 판단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슈를 쉽게 풀어 전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 구독 경제에서 만나볼 전문가는 홍춘욱 이얼리서치 대표입니다.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요즘 여기저기서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오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데요. 그런데 미국 연준의 파월 의장도, 우리 한국은행도 최근 이런 물가 불안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이런 얘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 4월에 열렸던 회의 의사록이 공개됐죠. 뒤늦게 공개한 이유는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시장에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보이는데, 그 안에서 일부 위원들이 최근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병목 현상을 언급했다고 하더라고요.
반도체 병목과 공급 부족
최근 들어 가장 병목 현상이 심한 곳이 자동차 반도체입니다. 최신 자동차를 타면 전자제품을 타는 기분이 들 만큼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다양하거든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물건이라 들어가는 반도체도 첨단 제품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제품들이 많은데, 최근에도 반도체 수급 밸런스가 무너져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차를 사러 갔다가 대기 기간이 길어 기다리는 것처럼, 지금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양적 완화 축소 논란
이런 분들은 연준이 양적 완화 규모를 줄이는, 금융시장에서 흔히 테이퍼링이라고 부르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지금 매달 1000억 달러 정도를 풀고 있는데 이 규모를 줄여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면서 채권시장에 약간의 충격을 줬습니다. 다만 이건 일부 위원의 의견으로 처리됐고, 파월 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은 최근 물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조금은 우세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물가 인상이 일시적이라는 건, 여전히 물가가 너무 높은 것보다 낮은 것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죠. 소비가 진작되지 않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보는 겁니다.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겪은 경제 충격은 굉장히 컸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졌죠. 그렇게 끔찍한 충격을 받고 이제 막 회복되는 중인데, 회복의 신호가 조금 나타났다고 여기서 바로 브레이크를 걸어 버리면 경제 회복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고용 회복의 질
노동시장 얘기도 해 보면, 고용 보고서를 보면 취업자 수는 늘었을지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특정 업종이나 일부 계층에서만 고용이 늘어난 것입니다. 노동시장 회복의 건전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봐야 합니다.
국제 유가가 오르고 구리 가격이 오르니까 물가가 오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지속될까요? 특히 미국의 경우 중고차 값이 급등했는데, 신차가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오니까 중고차 값이 50% 이상 오른 겁니다. 이렇게 특정 품목에서 생긴 일시적 급등을 경제 전체의 인플레이션 신호로 보고 양적 완화 규모를 줄이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맞서고 있습니다. 여행업, 숙박업, 자영업자들은 아직도 엄청나게 힘든 상황입니다. 돈을 덜 풀어 버리면 이분들은 더 옥죄이고 힘들어지겠죠.
거대 온라인 유통의 등장
그리고 쿠팡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 온라인 쇼핑몰, 이른바 거대 온라인 플랫폼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약간은 불편한 진실로 마주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들이 다른 곳보다 싸게 물건을 공급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세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째, 싸게 살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좋은 면입니다. 둘째, 가격 변경 주기가 짧아졌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상품마다 가격표를 일일이 바꿔야 하고 바코드를 찍을 때마다 가격이 조정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반면 온라인은 컴퓨터로 상품 리스트를 한꺼번에 관리하니까 가격을 바로바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전국 동시 가격이 가능해졌습니다. 햅쌀 가격이나 생필품 가격이 지방 매장에 가면 서울과 다른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은 전국을 같은 가격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어디서 공급 과잉이 생기거나 경제 충격이 발생하면 이를 즉각 가격에 반영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우리가 푸시 문자를 자주 받는데, 그 시간과 이유가 왜 그런지 싶을 때가 있죠. 이런 일이 가능한 건 물류를 엄청나게 잘해 왔기 때문입니다. 물류에서 줄어든 비용을 활용해서 해외 컨테이너가 들어올 때마다 운송비 변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세계 경제나 환율 변화 같은 일이 생길 때마다 신속하게 가격에 반영하는 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좋은 면이 있습니다. 사고 나서 가격이 떨어져도 가격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신속한 배송 덕분에 필요할 때 바로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좋은 디플레이션과 나쁜 디플레이션
이런 거대 유통 공룡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리고 이들이 바꾸고 있는 유통 매출 구조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가 짚어 봐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 당장은 소비자에게 빠르고 싸게 좋은 물건을 가져다주니 좋습니다. 이를 '좋은 디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우리 소비자들은 굉장히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뒤에는 경제 구조 측면에서 나쁜 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잠시 광고를 듣고 오겠습니다. 조금 무서운 얘기가 나올 것 같아서요. 광고 듣고 와서 구독 경제 이어 가겠습니다.
막대한 자금과 적자 기업의 성장
목요일에 만나는 구독 경제, 오늘은 홍춘욱 이얼리서치 대표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공룡 유통 기업, 아마존과 쿠팡 등으로 인해 소비자는 싼 가격에 어디서나 바로바로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경제 구조에는 나쁜 영향을 준다는 말씀으로 앞서 마무리하셨는데요. 이렇게 공룡이라고 부를 만큼 엄청난 물류 시설과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과거 우리나라를 움직였던 구경제와는 다른 점이 여기 있습니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이 돈을 기꺼이 대주고 있다는 거죠.
비유를 하나 하자면, 아마존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약 400조 원 정도인데 시가총액은 1000조 원이 넘었습니다. 매출액에 비해 주가가 3배 가까이 높게 형성된 거죠. 매출은 400조 원이나 되지만 이익률은 5~6%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이렇게 높다는 건 투자자들이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첫째, 이 회사 주가가 끊임없이 오를 것이므로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때 참여하면 주가 상승으로 보상받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둘째, 이 회사가 앞으로 세상을 지배할 것이고 2, 3등 사업자는 힘을 못 쓰게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플랫폼, 즉 장터를 가진 회사가 되는 거죠. 수많은 사람이 사고팔며 모두가 이익을 보는 시장을 만들고, 그 장터에서 수수료를 받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점점 커지는 구조입니다.
쿠팡을 두고 저희는 '돈 벌 생각 없이 장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마존도 마찬가지고요. 당장은 이익을 낼 생각이 없는 겁니다. 대신 투자를 많이 받아 물류센터를 짓는 데 씁니다. 쿠팡은 한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우리 돈으로 5조 원 가까운 자금을 받았는데, 이것도 미국 주주들이 주식을 사 준 덕분이죠. 그 돈으로 물류센터를 짓는 겁니다. 아마존조차 400조 원 매출을 가지고도 이익이 거의 없었던 시기가 길었고, 최근에야 이익이 늘었습니다.
테슬라 같은 회사에 투자자들이 꿈을 가지는 이유도 같습니다. 이 회사는 주가가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고, 앞서 말한 세 가지 변화, 즉 가격을 빨리 바꾸고 전국 동시 가격을 만들고 해외 변화에 따라 싼 물건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죠. 쿠팡이 미국 상장 당시 한때 시가총액이 100조 원을 넘어 삼성전자 다음 2위 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어떻게 봤을까요? 한국 온라인 시장을 다 잡으라는 것이 목표일 겁니다. 한국은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세계적으로 크고, 초고속 통신망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물류 경쟁도 치열하죠. 한국에서 성공하면 미래가 굉장히 밝고,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독점의 위험
좋은 이야기만 할 수는 없으니 나쁜 이야기도 해 보겠습니다. 아마존 이야기를 하자면, 아직 완전한 독점까지는 멀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거의 제로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주주들이 배당을 달라고 하지 않고, 주가 상승만 기다리니까요. 그렇다면 무제한에 가까운 돈을 제로 금리로 계속 조달해서 시장의 경쟁자들을 하나씩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미국 영화사 MGM을 인수한 것도 그런 예죠. 온라인으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세계 2위 규모입니다. 넷플릭스 다음이죠. 미국인 중에 아마존 계정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객 기반이 탄탄하고, 회비를 내고 신속한 배달을 받는 프라임 회원도 많이 확보하고 있어요. 회비를 내면 그 회원비를 건지기 위해 더 많이 사게 되고, 그래서 미국 중산층의 상징이라고까지 하죠.
이런 거대한 시장에서 소비자와 판매자를 모두 쥐고 시장을 독점하면 기업에게는 좋겠지만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독점 기업이 가격을 올리거나 인하 요구를 거부할 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최근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둘째, 경쟁에서 밀린 기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유사 업종의 소상공인이나 식당들이 폐업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여기에 무인 매장까지 만들어지는 걸 보면, 이런 구조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세상의 투자자들이 여기에 계속 돈을 넣어 주고 있으니, 소비자들은 아마존의 가격을 수용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죠. 이를 제동 걸기는 굉장히 어렵고, 소비자들의 반발도 현재로선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독점이 되어 버리면 가격은 자기들 마음대로 조정하겠죠. 결국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다 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말씀드린 '나쁜 디플레이션'이 바로 이것입니다. 기업의 이익은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과정에서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경쟁자들은 도태되겠죠. 그런데 여기서 과연 그만큼의 고용이 생길 것인지, 그리고 새로 생기는 고용이 해고된 사람들에게 만족스러운 조건과 일자리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최근 물가 지표가 그렇게 높게 나오는데도 일시적이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구조적 경쟁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싸고 좋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 이 공룡 기업들의 문제는 좀 섬뜩한 이야기로 오늘 마무리하겠습니다.
구독 경제,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춘욱 이얼리서치 대표였습니다. 평일 저녁 6시 5분, 다음 방송에서 다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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