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경제사냥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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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년물 국채금리 5.1~5.2%로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리 급등이 나타났다. 화자는 국채금리 상승이 안전자산 대안 수익률을 높여 주식에서 자금을 빼가고 밸류에이션을 압축한다고 설명한다. 원인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인플레이션)과 미국 재정적자·이자부담을 든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지고 인상이 거론되며, 코스피·나스닥·반도체가 하락했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버틸 수 있다고 본다. 체크포인트로 미 10년물 4.75%, FOMC 의사록, 호르무즈 개방 여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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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사냥꾼입니다. 현재 국채 금리가 코스피와 나스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짚어 보겠습니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5.1%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국과 한국 증시 모두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국채 금리는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에게나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그건 틀린 이야기입니다. 국채 금리를 제대로 이해하면 지금 코스피가 8,000선에서 미끄러진 이유, 나스닥이 1.5% 하락하고 엔비디아가 4% 넘게 급락한 진짜 원인이 한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초보 투자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국채 금리의 구조를 풀어 보고, 지금의 금리 급등이 왜 여러분의 주식 계좌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지 데이터로 살펴보겠습니다. 세 가지를 보겠습니다. 첫째, 국채 금리가 정확히 무엇이며 왜 주식 시장을 흔드는지. 둘째,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 영국, 일본의 동시 금리 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셋째, 이 상황에서 투자자가 무엇을 봐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입니다.
먼저 국채 금리부터 확실히 잡고 가겠습니다. 국채는 정부가 돈이 필요할 때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쉽게 말해 나라가 국민에게 "돈을 빌려 주면 10년 뒤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이때 정부가 약속하는 이자율이 바로 국채 금리입니다. 그렇다면 금리가 높을수록 좋은 것 아닐까요? 여기서 많은 초보자가 막힙니다.
은행 예금 금리가 연 2%라고 해 보겠습니다. 매달 돈을 넣으면 1년 뒤 원금에 2%의 이자가 붙습니다. 안전하고 확실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은행이 금리 15%짜리 적금을 내놓았다고 해 봅시다. 안전도는 같은데 이자가 몇 배입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2% 적금을 해지하고 옮기겠죠. 이것이 국채 금리가 주식 시장을 흔드는 원리입니다.
국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 수단입니다. 그런데 이 안전한 국채가 5%가 넘는 이자를 준다면 투자자 머릿속에서는 이런 계산이 자동으로 돌아갑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해도 연 8~10% 벌까 말까인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미국 국채가 5%를 준다고? 그렇다면 굳이 주식을 살 이유가 있나?" 이 한 줄이 핵심입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갑니다. 같은 수익을 더 안전하게 얻을 수 있는 곳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경제 용어로는 무위험 수익률이 올랐다고 하는데,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은행 금리가 크게 오르니 주식으로 가던 돈이 멈춘 것입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셨다면 실제 숫자를 보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인 5월 16일 기준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뛰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5.2%를 찍었는데,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10년물은 4.59%까지 올랐고, 하루에만 13bp, 즉 0.13%포인트가 튀었습니다. 2년물도 4.07%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있습니다. 2년물 금리 4.07%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셔야 합니다. 현재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3.5~3.75%입니다. 그런데 2년물 금리가 4.07%라는 것은, 채권 시장 참여자들이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더 올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연준이 아직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3개월 전만 해도 시장은 올해 금리를 두 번 내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올해 금리 인하 확률은 사실상 0%에 가깝고, 오히려 내년 3월까지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금리 인상 확률이 1%였는데, 지금은 50%를 넘었습니다. 금리 인하를 믿고 주식을 샀던 투자자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셈입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것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날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돌파했습니다. 27년 만에 처음입니다. 영국 10년물 금리도 5.14%를 찍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일본, 영국, 세계 3대 경제권의 국채 금리가 동시에 치솟고 있다는 것은 한 나라의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채권 시장 전체가 경보를 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알아 둘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채권 자경단'입니다. 서부 영화에서 보안관이 없을 때 마을 사람들이 직접 총을 들고 질서를 잡는 것, 그것이 자경단입니다. 채권 자경단도 같은 원리입니다. 정부가 돈을 지나치게 많이 쓰거나 중앙은행이 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채권 투자자들이 "이 나라 재정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국채를 대거 팔아 버립니다.
국채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팔면 어떻게 될까요?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작동합니다. 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차용증이라고 했습니다. 이 차용증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정부는 낮은 이자로도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사려 하지 않으면 정부는 이자를 확 올려서라도 사 달라고 매달려야 합니다. 즉 채권 투자자들이 국채를 팔아 치우면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갑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장이 직접 금리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채권 자경단의 위력입니다.
1984년 이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는 "정부가 경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채권 자경단이 나선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이론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정부를 무릎 꿇린 사례가 있습니다. 1994년 미국에서 '채권 대학살'이라 불린 사건입니다. 당시 클린턴 정부는 복지 정책 강화를 위해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리려 했습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러다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인플레이션도 다시 올 것"이라고 판단해 미국 국채를 미친 듯이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0년물 금리는 5.2%에서 8%까지 치솟았습니다. 1년 만에 약 3%포인트가 뛴 것입니다.
체감이 어려울 수 있어 쉽게 말씀드리면, 정부가 100조 원을 빌릴 때 1년 전보다 이자를 3조 원이나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나라 살림이 순식간에 쪼들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클린턴 정부는 계획했던 재정 확대를 축소하고 긴축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채권 시장이 대통령에게 "그만 쓰라"고 강제로 브레이크를 건 것입니다. 당시 백악관 핵심 참모였던 제임스 카빌은 "다시 태어난다면 대통령이나 교황이 아니라 채권 시장으로 태어나고 싶다. 모두를 겁줄 수 있으니까"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채권 시장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주는 말입니다.
더 최근의 사례도 있습니다. 2022년 영국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영국 국채 금리가 며칠 만에 폭등했고, 파운드화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취임 45일 만에 사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를 "트러스는 채권 자경단과 정면 충돌했고 패배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2026년에 채권 자경단이 다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 이후 채권 자경단이 미국, 영국, 독일의 국채 수익률을 재평가하며 인플레이션에 관대한 정부와 중앙은행을 벌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지금의 글로벌 금리 급등은 경제 지표 하나 때문이 아닙니다. 유가, 인플레이션, 재정 적자, 그리고 채권 자경단까지 여러 힘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금리 급등을 만든 원인을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범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범인은 유가입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혔습니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이 좁은 해협을 지나는데, 흐름이 거의 멈췄습니다. 그 결과 WTI 유가는 배럴당 10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전쟁 전과 비교하면 50% 이상 오른 것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무엇이 올라갈까요? 기름값이 오르면 운송비가 오르고, 운송비가 오르면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 가격이 오르고, 제품 가격이 오르면 마트 가격이 오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시장에서 자주 듣는 말, 인플레이션이 됩니다.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를 웃돌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시장은 물가가 이 정도에서 잡히겠지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고 오히려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준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금리를 내려 돈을 풀 수가 없습니다. 물가가 뛰는 판에 돈을 더 풀면 기름에 불을 붙이는 격입니다. 오히려 금리를 올려 시중의 돈을 거둬들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 범인은 미국의 나랏빚입니다. 미국의 national debt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약 39조 달러, 한화로 약 5경 원입니다. 한국의 1년 국가 예산이 약 680조 원인데, 미국의 빚은 그 일곱 배가 넘습니다. 한국이 7년 동안 버는 돈을 전부 쏟아부어도 갚지 못하는 규모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빚 자체보다 이자입니다. 미국 정부가 매년 내는 이자는 약 1조 2천억 달러, 한화로 약 1,800조 원입니다. 미국 GDP의 4%가 넘는 돈이 이자 갚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3배가 넘게 뛴 수준입니다. 2019년에는 이자 비용이 약 4,000억 달러 수준이었으니, 6~7년 만에 세 배가 된 셈입니다.
여기에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미국 국채는 만기가 돌아오면 새 국채를 발행해 갚는 구조입니다. 카드 돌려막기와 비슷합니다. A카드 결제금을 B카드 현금서비스로 갚고, B카드 결제금을 C카드로 또 빌려 갚는 식입니다. 매년 전체 국채의 약 3분의 1이 만기가 돌아와 새로 빌려야 합니다. 예전에 금리 2% 때 빌린 빚을 지금은 5% 금리로 다시 빌리는 것입니다. 같은 금액인데 이자가 2.5배로 뛰는 구조입니다. 금리가 높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정부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이 두 가지, 유가와 나랏빚이 동시에 채권 시장을 짓누르면서 최악의 한 주가 만들어졌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채 시장은 1년 만에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 이것이 우리 계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겠습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에서는 세 단계로 충격이 전달됩니다.
첫째, 돈의 이동입니다. 앞서 말한 적금 이야기를 떠올려 보십시오. 국채 금리가 5%를 넘으면 굳이 위험한 주식에 돈을 넣을 이유가 줄어듭니다. 실제로 금요일 하루 동안 에너지 섹터를 제외한 S&P500의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습니다. 에너지 주만 2.32% 올랐고, 나머지 10여 개 업종은 모두 빠졌습니다. 이 충격은 주말을 지나 5월 18일 월요일 한국 시장에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코스피는 장 시작과 동시에 4% 넘게 폭락해 7,167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52주 최고치 8,460선에서 거의 900포인트가 빠진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4,900억 원 넘게 사들였지만 낙폭을 막지 못했습니다. 상승 종목은 60개, 하락 종목은 817개였습니다. 상장 종목 10개 중 9개가 떨어진 것입니다.
금요일 밤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나스닥이 1.5%,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 빠지자, 월요일 아침 한국 시장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입니다. 미국 금리 상승, 미국 증시 하락, 다음 날 한국 증시 직격이라는 도미노가 실시간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둘째, 기업의 이자 비용이 늘어납니다. 기업은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을 하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돈을 빌립니다. 금리가 오르면 빌린 돈에 붙는 이자가 커집니다. 집을 사려고 3억 원을 대출받는다고 해 보겠습니다. 금리가 3%일 때 연간 이자는 900만 원입니다. 금리가 5%로 오르면 같은 3억 원에 대한 이자가 1,500만 원이 됩니다. 매달 50만 원을 더 내야 하는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자 비용이 커지면 순이익이 줄고, 순이익이 줄면 투자자들은 "이 기업은 돈을 덜 번다"며 주식을 팔게 됩니다.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종목마다 타격의 정도가 다릅니다. 삼성전자처럼 지금 당장 큰돈을 벌고 있는 기업은 타격이 덜합니다. 이미 벌어들이는 현금이 있어 이자가 조금 올라도 버틸 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직 돈은 못 벌고 "5년 뒤 대박 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른 성장주는 가장 크게 흔들립니다.
셋째, 밸류에이션 압축입니다. 조금 어려운 개념이니 예를 들겠습니다. 어떤 치킨집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이 가게가 5년 뒤에 1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5년 뒤의 1억 원이 지금의 1억 원과 같은 가치일까요? 아닙니다. 지금 1억 원을 은행에 넣어 두면 이자가 붙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2%일 때 5년 뒤 1억 원의 현재 가치는 약 9,000만 원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5%로 오르면 같은 1억 원의 현재 가치는 약 7,800만 원으로 떨어집니다. 가게가 버는 돈은 똑같이 1억 원인데, 금리 하나 때문에 가격표가 1,200만 원이나 싸진 것입니다. 이것이 월가에서 말하는 밸류에이션 압축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돈의 가치가 깎이고, 그러면 성장주의 현재 주가도 깎입니다. 지금 나스닥에서 정확히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여기에 환율도 더해집니다. 요즘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환율입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가 올라 원화는 약해집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00원까지 올랐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를 100만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환율이 1,400원일 때 약 714달러였던 가치가, 환율이 1,500원이 되면 약 667달러로 줄어듭니다. 주가는 그대로인데 달러 기준 가치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외국인은 들고만 있어도 손해라고 판단해 매도에 나섭니다. 여기에 미국 국채만 사도 5%를 주는데 굳이 위험한 신흥국 주식을 살 이유도 줄어듭니다. 높은 금리와 강달러가 겹쳐 코스피를 이중으로 짓누르는 구조입니다.
과거에도 이런 패턴은 반복되었습니다. 2022년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올렸을 때 코스피는 2,500선에서 2,200선까지 떨어졌고, 나스닥은 같은 기간 30% 넘게 조정받았습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성장주와 신흥국 시장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초보 투자자가 여기서 헷갈려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은 무조건 끝인가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도 다 팔아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금리 상승이 주식 시장 전체에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모든 주식이 똑같이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곡괭이이자 청바지입니다. AI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데이터센터가 돌아가려면 메모리 반도체는 필요합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34만 원에서 59만 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234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올려 잡았습니다. 핵심 근거는 두 회사의 선행 PER이 약 6배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TSMC 수준인 PER 20배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 가격이 실적 대비 크게 싸다는 주장입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은 금리가 올라도 버팁니다. 미래의 꿈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히려 3% 오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 스퀘어가 포트폴리오의 15.3%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배팅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반응했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는 꿈을 파는 기업보다 이미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로서 지금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세 가지만 짚겠습니다.
첫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4.75% 돌파 여부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전략가가 바로 이 지점을 짚었습니다. 역사적으로 10년물 금리가 4.75%를 넘으면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급격히 꺾이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현재 금리는 4.59%이므로 4.75%까지 약 0.16%포인트가 남았습니다. 이 선을 넘는지가 하나의 분기점입니다.
둘째, 이번 주 수요일 공개되는 FOMC 의사록입니다. 지난 5월 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얼마나 진지하게 논의했는지가 담겨 있습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본격적으로 나온다면 채권 시장은 물론 주식 시장도 한 번 더 출렁일 수 있습니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입니다. 호르무즈 봉쇄는 단순한 위험 프리미엄이 아니라 실제 공급 차질입니다. 이 해협이 열리기 전까지 유가는 고공행진을 멈추기 어렵고, 유가가 내려오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압력도 꺾이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 금리는 높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결국 모든 도미노의 시작점은 호르무즈입니다.
비관만 할 수는 없으니 긍정적인 신호도 객관적으로 보겠습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지난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CPI 발표가 4%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CPI가 4%를 찍으면 금리 인상은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됩니다. 야데니리서치도 2026년 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5년 연속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물가 자극, 안정적인 고용 시장이 금리 인하를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하트넷 전략가는 6월 초를 일부 기술주 비중을 줄이기 좋은 시기로 봐야 한다고 제시했고, 6월 12일 예정된 스페이스X 상장이 시장 유동성을 대거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반대 의견도 함께 봐야 공정합니다. UBS는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오히려 지금이 우량 채권을 살 기회라고 반박했습니다. 에버코어ISI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했을 때 대부분은 AI 자본지출 사이클이 2~3년 이상 더 이어질 것으로 답했습니다. 금리가 올라도 반도체와 하이퍼스케일러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평가입니다. 건들락과 씨티그룹은 금리가 더 오른다고 보는 반면, UBS와 에버코어는 시장이 과잉 반응했다고 봅니다. 월가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갈린다는 것은, 지금이 한 방향으로 몰빵할 때가 아니라 양쪽 시나리오를 모두 열어 두고 대비해야 할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주 가장 큰 변수는 수요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입니다. 월가 예상치는 매출 788억~800억 달러, 주당순이익 1.74~1.86달러 수준입니다.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돈다면 금리 부담에도 기술주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대에 못 미치면 고금리와 실적 실망이 겹치면서 나스닥과 코스피 반도체주의 추가 조정이 올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큰 그림을 보겠습니다. 금리가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결국 경기가 둔화됩니다. 경기가 둔화되면 연준은 금리를 내려야 합니다. 그때가 다음 상승장의 출발선입니다. 지금은 그 출발선이 오기 전에 버티는 구간입니다. 이 구간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 실적이 금리 부담을 이길 만큼 강한지 따지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약 307조 원, SK하이닉스는 약 281조 원입니다. 이 숫자가 유지되는 한, 금리가 5%에 이르더라도 한국 반도체 대장주의 구조적 상승 동력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데이터도 참고할 만합니다. 금리가 오른다고 모든 주식이 무조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1%에서 5.25%까지 17차례 연속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S&P500은 오히려 약 15% 올랐습니다. 기업 실적이 금리 인상 속도보다 빠르게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2000년 닷컴 버블 때는 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기업 실적이 꺾였고, 나스닥은 78% 폭락했습니다. 결국 금리 인상 자체보다 금리 인상 속도를 실적이 따라갈 수 있느냐가 진짜 문제입니다.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KB증권 기준으로 D램 평균판매단가가 전년 대비 크게 오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2026년 영업이익률이 78.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입니다. 이 실적이 유지되는 한 금리 부담을 버틸 체력이 있습니다. 다만 실적이 꺾이는 순간에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정리하겠습니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나랏빚과 이자 부담, 국채 금리 급등, 그리고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압축이라는 도미노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인 우리가 봐야 할 것은 금리가 더 오르느냐가 아닙니다. 내가 보유한 기업의 실적이 금리 부담을 이길 만큼 강한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만 기억해 주십시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4.75%입니다. 이 선을 넘으면 시장이 한 단계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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