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상준 · 한국인
요약 보기
금감원의 코스닥 퇴출 기준 강화(동전주 포함, 퇴출 대상 50여개→150여개 가능)를 환영하나, 공급자 중심 상장 정책을 비판하고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전환을 주장. 미국 ETF는 10년간 연 7~8% 상승했으나 코스닥 지수는 하락, 코스닥 적자기업 500여개. 코스피는 적정가이며 외국인 유입으로 강세 시작. 엔/원 환율은 일본의 160엔 방어 요구로 엔 약세가 제한되고 달러 유입으로 원화 강세 가능성 제시.
다듬은 글
네. 예고해 드린 대로 곽상준 매트릭스 투자자문 대표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곽 대표님, 그동안 말씀하셨던 내용들이 정책에 많이 반영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예를 들어 부실한 기업을 시장에서 걸러내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코스닥에서 오늘 발표한 내용이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먼저 뉴스하이킥에 감사드립니다. 여기 나와서 보람을 느끼고, 구독자분들 수준이 높아서 이렇게 영향력 있는 언론이 있구나 하고 놀라고 있습니다. 저희가 간절히 바랐던 것이 거래소가 바뀌고 시장 분위기가 선진국형으로 바뀌는 것인데, 그에 대한 응답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금융위원장께서 코스닥에 문제가 많으니 퇴출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핵심은 미국처럼 주가가 1달러 이하인 페니스탁을 퇴출하는 제도가 있다는 겁니다. 미국은 180일의 유예 기간을 주고 안 되면 퇴출시킵니다. 한국에도 1,000원 미만의 동전주가 꽤 많습니다. 이런 주식을 퇴출 기준에 넣겠다는 겁니다. 기존에는 약 1,700개 중 50여 개 정도가 퇴출 대상이었는데, 기준을 올리면 150개 정도까지 늘 수 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뉴스하이킥의 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드립니다.
다만 앞부분을 보면 문제 있는 기업은 퇴출시키고 좋은 기업이 상장돼 투자하기 좋게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인데, 곰곰이 보니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기업을 상장시키는 데 더 초점이 가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거래소의 업무 평가에서는 얼마나 많은 기업을 상장시키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그런 흐름이 남아 있습니다. 자본시장이 산업의 자본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도 약 260조 원이 미국 시장으로 빠져나갔습니다. 한국 시장의 질이 나빴기 때문입니다. 몇몇 기업을 퇴출하고 좋은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것은 좋은 방향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마인드로 넘어가야 합니다.
왜 그런 말씀을 드리냐면, 미국 주식은 눈 감고 투자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주식이 많아서 그렇다는 말씀이신가요?
시장 관리를 잘하기 때문입니다. 부실한 기업이 걸러지기 때문에 무엇에 투자해도 괜찮다는 겁니다. 개별 종목으로 가면 오르는 것도 있고 떨어지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시장 전체를 사는 ETF가 있습니다. 미국 시장 전체를 사는 ETF에 투자하면 지난 10년간 매년 7~8%씩 꾸준히 올랐습니다. 시장을 잘 관리해 줬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은 지난 10년간 시가총액은 늘었는데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 빠졌습니다. 이번 조치는 감사하고 좋지만, 사람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 시장 전체를 사면 결국 손해 보지 않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더 적극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년 기준으로 코스닥에서 적자 기업이 500여 개가 넘습니다. 3년으로 넓혀 봐도 200여 개가 적자입니다. 바이오 기업은 제품을 만들 때까지 어려우니 다른 트랙이 필요하지만, 계속 적자를 내는 기업을 살려둘 이유가 있을까요?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이런 기업들은 훨씬 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일반인은 전문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가 좋아질 것 같아 투자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고 기다리면 다시 오르는 경험을 하면, 자금은 계속 들어옵니다. 자금이 모이면 기업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공급 중심 마인드로 가다 보니 이것을 개선해 더 좋은 기업이 상장되게 하겠다는 것인데, 저희 입장에서는 그것도 필요하지만 시장이 맑아지고 사회 경제 발전과 함께 발전하는 시장을 만들어 주면, 들어온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 굳이 들어오라고 하지 않아도 자금이 들어올 겁니다.
지금 말씀을 간단히 정리하면, 정리 작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좋긴 좋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말했던 기준은 코스닥 시가총액 150억 원 미만, 매출액 30억 원 미만입니다. 매출 30억 원이면 동네에서 잘되는 음식점도 넘습니다. 상장된 기업이 너무 많습니다. 상장의 문턱을 올려야 합니다. 국가대표가 모이는 시장인데, 조기축구에서 좀 찬다고 국가대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조기축구에서 공 좀 차면 바로 국가대표 발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인들은 시장에 투자할 때 잘 되겠지 하고 투자하는데, 그걸 구분할 눈이 고도로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잘 모르고 투자하는 사람도 많이 다치지 않게 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시장은 우리끼리 "여긴 프로의 시장이야"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아마추어가 들어오면 "코 베인다"고 하지요. 아마추어도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줘야 안심하고 투자할 것이고, 그래야 자금을 조달하고 싶은 기업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토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대략 20조 원 이상으로 예측되는데, 지금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회사는 한국에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자본의 용광로가 못 된 것입니다. 그 이유는 공급 중심의 마인드로 시장을 다뤄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소비자를 좀 보여 달라는 겁니다.
중요한 말씀이네요. 오늘 발표 방향은 맞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상장폐지되는 주주들은 피해를 보겠지만, 구조화하면 실적이 계속 나쁘고 적자가 나고 부채가 많은 기업은 하면 안 되겠구나 하고 자동으로 알게 됩니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즉 투자자 중심으로 마인드를 옮겨 주시면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을 보호하게 되고, 한국 자본시장이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장을 신경 쓰기보다 보호에 관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상장을 많이 했으니 이제 다음 단계는 보호입니다. 모회사, 자회사, 손자회사까지 상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 투자자 입장에서 가치 평가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중복 상장이 되어 있으면 모회사와 자회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지분이 어떻게 나뉘는지 헷갈려서 평가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 모두 공급 중심 마인드에서 생긴 현상입니다.
조금 급진적으로 말씀드리면, 정부와 관료들이 애쓰신 것은 감사하지만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거래소가 알아서 하면 됩니다. 거래소가 투명하게 하려면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코스닥에서 우량 기업 100~200개를 추려서 코스닥 1부 리그를 만들고, 안 되는 기업은 2부, 3부 리그로 나누는 겁니다. 3부, 4부는 조만간 퇴출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알려 주는 겁니다. K리그처럼 1부, 2부, 3부로 나누면 좀 더 투명해질 것입니다.
지금은 구조가 안 되니까 코스닥에서 덩치가 좀 커지면 무조건 코스피로 이전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코스닥에서 자금 조달이 안 되고, 좋은 기업이 더 못 들어오게 됩니다. 근원적으로 마인드를 바꾸고 리그를 나누면 더 투명해지고 빨라집니다. 거래소가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는 답답하죠.
그렇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은 거래소를 민간 기업화하는 것이라고 늘 말씀하시죠?
그렇습니다. 너무 급진적으로 들리면 국민주 방식으로, 옛날 한전이나 포스코처럼 국민들에게 주식을 나눠 주고 상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배당을 받고, 기업이 좋아지려면 품질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품질 관리를 잘한다는 것은 시장 관리를 잘한다는 뜻입니다. 민간 기업이 되면 이사장은 주주들이 뽑고 이사회가 선임합니다. 위에서 낙하산으로 꽂는 구조가 아닙니다.
제가 정말 답답한 것은 한국 관료들은 주식 투자가 원천적으로 잘 안 되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주식을 잘 아는 분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아는 분들이 수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니 깊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표면적으로 지수 6,000, 7,000을 보내겠다는 얘기를 하지만, 투자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떨어집니다. 저는 그게 안타깝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정부가 놓치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자본시장이 발전한 나라 중에 국가가 직접 주식 시장을 핸들링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중국, 대만, 한국 정도입니다.
민간 기업으로 넘어가면 정부가 요청한다고 무조건 상장시키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사회 저변에서 상장을 많이 시켜야 한다는 욕구가 있으니 그걸 들어준 것입니다. 그 피해는 결국 어디로 갔습니까?
일반 투자자에게 갔습니다. 사실 이것은 경제민주화입니다. 주식 시장은 민주화가 너무 안 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를 보호하면 자금 규모가 커지고, 그러면 큰 기업도 들어와서 고래도 수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그러면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훌륭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져서 선순환이 시작됩니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재미있는 기사를 봤는데,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 출근하던 분들이 수천 명이었는데 장사가 잘돼 3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기업이 잘되면 동네가 번쩍번쩍합니다. 기업이 잘돼야 합니다.
이제 코스피 시장으로 가 보겠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여전히 한국 코스피는 적정합니다. 적정가에 있어서 아직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강세장이 시작됐고, 외국인들도 한국 시장 강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넘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엔화가 어떻게 되느냐인데, 엔화가 약세로만 가지 않는다면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는 계속 진행될 것 같습니다. 주식 시장에 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이 부분도 염두에 두시면 좋겠습니다.
엔화요?
네. 엔화가 약세면 한국 원화도 같이 약세가 됩니다. 그래서 이게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놀랍게도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했음에도 엔화 약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돈을 엄청 풀 거라고 봤기 때문에 당연히 엔화 약세가 될 거라고 봤는데, 지금 며칠 동안은 엔화가 강세여서 달러 대비 엔화가 153엔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156엔 하던 것이 떨어진 겁니다. 이 기조가 유지되고,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외국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번 홍콩 투자자들을 만났는데 한국 시장에 눈을 번뜩이며 보고 있더군요. 외국계에 상장된 한국물 ETF에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도 잠깐 줄었다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3~5억 달러 정도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달러가 계속 유입되니 원화 강세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일반인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돈을 풀겠다고 약속했으니, 엔화가 싸지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엔화가 싸지면 원화도 혼자서 강세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도 달러당 7위안에서 6.91까지 떨어지면서 이 지역 통화들이 다 강세입니다. 여기에는 복잡한 얘기가 있는데, 미국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이 일본입니다. 미국이 일본의 요구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일본의 환율 요구는 160엔이 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60엔 아래로 유지시켜 달라는 요청을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받아들였습니다. 왜일까요?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7,000억 달러 미만까지 줄였는데, 일본은 여전히 1조 3,000억 달러 정도를 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본이 국채를 던져 버리면 미국이 난리 납니다. 채권은 주식보다 훨씬 민감합니다. 빚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갚으라고 던지면 이자가 천정부지로 올라가서 나라가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의 요구를 그냥 무시할 수 없고, 최근 보름 동안은 엔화를 약세로 만들지 않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지속되면 원화도 엔화 때문에 약세가 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기업들은 돈을 많이 벌고, 외국인 투자자의 돈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작년에 정치 문제로 원화 약세가 심했던 흐름이 굳이 그렇게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달러가 계속 더 싸질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그렇습니다. 기업이 돈을 벌어 달러가 들어오고,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와서 달러가 들어옵니다. 달러 자산은 조심해야겠네요?
달러가 한국에 넘칩니다. 발행이 많지 않으면 달러가 한국에 넘쳐나게 됩니다. 그러면 환헤지 상품, ETF 하시는 분들은 헤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인가요?
작년 연말에 놀랐던 것이, 많은 한국분들이 원화 약세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260조 원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간 것은 원화 약세 요인입니다. 하지만 제가 시장에 오래 있어 보니 돈은 수익률을 쫓아갑니다.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돈이 흘러갑니다. 작년과 올해 기준으로는 한국의 수익률이 높습니다. 이것이 올해 연말까지 강세가 이어지면 돈이 빨려 들어올 것입니다. 이미 외국인은 들어오고 있고, 한국 사람 말고도 말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곽상준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