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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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재무장관이 대선(바이든 재선)을 위해 시장에 개입 중이라고 주장. 일본의 엔화 방어 개입으로 미국 국채 매도 압력이 생겼으나, 5월 1일 이후 미 재무부의 장기국채(2054년 만기 포함) 바이백 발표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 재정적자 상황에서의 바이백은 '악성 바이백'이며 향후 장기채 시장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 바이든 재선 여부는 주가 흐름과 연동된다고 봄. 옐런의 행보는 민주주의·시장 원칙 훼손 우려가 있다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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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시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옐런이 무엇을 했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증시가 이상 급등하거나 국제 가격이 갑자기 치솟은 뒤에는 거의 언제나 옐런이 있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선거에 사실상 올인하면서 아주 특이한 행동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 정치의 특성상 행정부가 반드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제발 선거에 그만 개입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옐런은 어떻게든 바이든을 당선시키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이대로 계속 시장을 흔들다가 어떤 일이 생길지 정말 걱정됩니다.
최근 미국 국채와 관련해 아주 중요한 일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지식한방에서 미리 말씀드린 바 있죠. 엔화 가치와 미국 국채는 엄청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려면 달러를 팔아야 하는데, 일본 은행이 달러를 현금으로 쌓아 두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미국 국채를 팔아야 합니다. 미국 국채를 팔면 금리가 튀어 오르고, 그러면 바이든에게 엄청나게 불리해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드디어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 환율 개입에 2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1조 원을 쓴 것으로 추정되고, 일본 은행 계정을 보면 이번 주에 두 번 개입한 것을 시사합니다. 옐런은 이미 4월 말 로이터 인터뷰에서 일본에 경고한 바 있습니다. 외환시장 개입은 극히 드물게 해야 하고,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날 때만 개입하며, 개입할 때는 미국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은행은 엔화 시장에 세게 개입해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한마디로 환율을 확 잡은 셈입니다.
대규모 개입은 앞으로도 실탄이 계속 필요합니다. 한 번으로 투기 세력을 잡을 수 있는 게 결코 아닙니다. 이번에 두 번이나 개입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한 번 개입하니 투기 세력이 다시 환율을 끌어올렸고, 그래서 두 번째 개입을 해서 간신히 엔화를 끌어내렸습니다. 투기 세력 입장에서는 꽃놀이 패를 쥔 셈입니다. 일본 은행의 마지노선이 160엔이라는 것을 정확히 확인했기 때문에, 엔화를 끌어올렸다 낮췄다 하면서 160엔 부근에서 계속 일본 은행이 달러를 소진하도록 얼마든지 작전을 펼 수 있습니다. 일본 은행이 스스로 패를 보여 준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은행은 달러라는 실탄이 계속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지금처럼 크다면 끝없이 실탄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면 결국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됩니다. 그러면 더 이상 실탄이 필요 없고, 미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을 필요도 없어집니다. 그래서 옐런은 파월 연준 의장이 빨리 금리를 내렸으면 하는 것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미국 국채 가격이 올라 금리도 내려가고, 일본과의 갈등도 사라집니다. 옐런은 어떻게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도록 온갖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옐런은 아예 국채 시장에 대놓고 개입했습니다. 일본이 지난주 엄청난 규모로 달러를 팔아 시장에 개입했다면, 원래대로라면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 다음 수순이고 미국 국채 금리는 올라야 합니다. 그런데 웬걸, 미국 국채 금리는 5월 1일 이후 계속 하락해서 결국 급락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옐런의 마술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옐런은 뛰어난 금융 기술자입니다. 이 모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조정할 만큼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학자로 남을지, 금융 기술자로 전락할지 저는 그 기로에 서 있다고 봅니다. 제발 학자적 양심을 지켜 주길 바라지만, 지금은 금융 기술자의 모습이 더 많이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5월 1일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의 보도자료를 보면, 20년 만에 처음으로 바이백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총 아홉 차례에 걸쳐 1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글씨가 너무 작아서 중요한 것 하나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보도자료가 주가를 급등시키고 금리를 끌어내린 아주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해석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1일, 2일, 3일, 4일에 걸쳐 미국 국채 시장에 끊임없이 영향을 줬습니다.
핵심은 깨알 같은 글씨에 있습니다. 바이백은 미국 재무부가 시중에 나와 있는 국채를 돈을 주고 다시 사 주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기가 얼마나 남은 국채를 사느냐입니다. 보도자료를 잘 읽어 보면 2054년 만기 국채까지 사들인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것이 시장을 환호하게 만든 것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애플이 주식을 소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시장에 주식이 많이 나와 있는데 회사가 번 돈으로 그 주식을 사서 소각하면 주가가 폭등합니다. 미국 재무부가 시중의 국채를 사 주면 어떻게 될까요? 국채 가격이 폭등합니다. 국채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금리가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재무부가 현금을 주고 국채를 사 주면 금리가 내려가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런데 애플 같은 기업이 주식을 소각하는 것은 흑자를 많이 본 기업이 남는 돈으로 하는 일입니다. 만약 적자 기업이 주식을 소각한다면 어떨까요? 시장은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적자가 이만큼인데 제정신이냐고,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정부는 흑자일까요, 적자일까요? 역대급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 재무부가 국채를 사 준다고 하면, 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볼 것입니다. 기업이 아니라 미국 재무부가 국채를 사 준다니 환호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국채 가격과 주가가 최근 나흘 동안 함께 올랐습니다.
뭔가 이상한 현상이 생기면 옐런을 보라는 말을 여러 번 드렸습니다. 지금 미국 증시나 국채 시장에 이상한 움직임이 있다면 항상 옐런이 중심에 있습니다.
바이백은 언제 있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마지막 사례는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입니다. 그때 바이백이 이루어진 이유는 애플처럼 흑자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1970년 이후 재정 흑자를 기록한 해가 딱 4년뿐입니다. 54년 동안 4년만 흑자였고, 그때가 1998년부터 2001년이었습니다. 흑자가 나니까 그 돈으로 국채를 다시 사 준 것입니다. 애플이 돈을 벌어 주식을 사 준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당시 바이백은 건강했고 문제가 없었습니다.
지금 미국의 재정적자는 어떨까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반짝 흑자를 보았던 때와 비교하면 정반대입니다. 적자 상태에서 국채를 사 준다는 것은 옐런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바이백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재정 흑자일 때 하는 것과 적자일 때 하는 것이 있고, 적자일 때도 다시 나뉩니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채를 사는 것, 혹은 비슷한 만기의 국채를 새로 발행하면서 바꿔치기하는 것은 시장 충격이 덜한 비교적 괜찮은 바이백입니다. 하지만 만기가 많이 남은 국채를 사는 것은 진짜 위험한 악성 바이백입니다. 당장은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결국 또 빚을 내서 장기 국채를 사 주거나 그 국채를 다시 토해 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장기 국채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그 부메랑은 대선이 끝날 무렵이나 그 이후에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옐런이 택한 것은 바로 이 두 번째 종류, 즉 2054년 만기 국채까지 포함한 악성 바이백입니다. 재무부가 스스로 최악의 바이백을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옐런에게는 두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첫째, 천문학적인 국채 발행이 눈앞에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미국을 도와주기는커녕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트럼프가 훨씬 유리해지고, 금리가 급등하면 높은 금리에 장기 국채를 발행해야 합니다. 미국의 국채 발행 규모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고, 높은 금리로 5년, 10년 갚아 나가야 하니 엄청난 재정 부담이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국 은행들의 불안도 커지고 미국 사람들의 삶도 더 힘들어집니다. 그러면 바이든의 재선은 사실상 끝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듯이, 미국 대선을 석 달 앞두고 주가가 오르면 83% 확률로 재선에 성공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재선에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든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고, 그래서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둘째, 옐런은 지금 사실상 모든 국채를 단기 국채로 발행해 왔습니다. 짙은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그 단기 국채입니다. 국채 자문위원회(TBAC)는 단기채 비중을 15~20% 이내로 제한하도록 권고해 왔는데, 옐런은 장기 국채를 발행하면 바이든 재선에 악영향을 줄까 봐 계속 단기채만 발행해 왔습니다. TBAC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계속 경고했고, 옐런도 하반기에는 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이대로 가면 하반기에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옐런이 바이백을 발표한 것입니다. 재무부가 엄청난 물량의 장기 국채를 시장에 쏟아 내면 금리가 오르니까, 재무부가 그것을 다시 사 준다는 다소 황당한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그것도 재정적자가 한창일 때 말입니다.
이것은 옐런의 도박입니다. 시장은 당장 환호합니다. 장기 국채 금리가 내려가니 당장은 분명히 호재입니다.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시장은 일단 주식과 국채를 사고 보자는 반응입니다.
옐런의 남편은 조지 애컬로프입니다. 제가 아주 존경하는 위대한 경제학자 중 한 명이고, 옐런 역시 정말 경제학자로서 학자적 양심을 지키는 분이라고 굳게 믿어 왔습니다. 그런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경제학자 부부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이제는 영원까지 팔겠다는 식으로, 주식을 사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런 투기적 주식 매입이 나중에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새로운 신세계로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시장 경제는 시장에 맡겨야 하는데 재무부가 자꾸 개입해 시장을 조작하는 것은 미국답지 않습니다. 미국은 건전한 민주주의를 갖고 있고, 자본시장은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 온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자본시장의 수호자라고 할 수 있는 옐런이 이렇게 변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옐런의 속마음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것이 5월 1일 세도나 포럼 연설입니다. 옐런은 미국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021년 1월 6일 폭도들의 국회의사당 습격이 무서웠다고 말했습니다. 재무부 장관이 쓰는 표현치고는 솔직한 심정이 드러난 말입니다. 1월 6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 불복하며 부정선거라고 주장했고,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날입니다. 미국 헌정사상 처음 있었던 일이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그러니 옐런이 최근 그 얘기를 꺼냈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속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진짜 악이 아니라 약한 악이다. 진짜 악인 트럼프와 싸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이다"라는 변명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이것을 100%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트럼프가 아무리 위험한 인물이라 해도, 옐런이 하는 일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큽니다.
또 옐런은 강력한 경제를 건설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연준의 긴축이 미국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은 독립 기관입니다. 재무부 장관이 연준에 "당신이 미국 경제를 망치고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연준 파워에 대한 협박이나 다름없습니다. 옐런은 자꾸 선을 위태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옐런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조금은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이고 자본주의 시장의 파수꾼인 나라의 재무부 장관이, 선을 계속 넘으며 "과악과 싸우기 위해 스스로 악해지는 길"을 택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입니다. 미국이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달러 패권을 갖고 있고, 그 부담을 다른 나라에 전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가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다른 나라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나 신용 불안을 대신 떠안게 된다면, 결국 미국의 소프트 파워가 깎여 나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결국 저는 옐런의 도박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옐런이 다 저질러 놓았기 때문에, 옐런이 성공해야 지금의 미국 경제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도 보장됩니다. 그러니 성공하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문제는 자꾸 선을 더 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만하고, 적당한 선에서 수습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옐런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식한방에서 계속 추적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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