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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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4년 주기상 바닥(6만달러) 확인 후 올해 말 8만→10만달러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봄. 이더리움은 기술적 표준 우위에도 가격은 비트코인에 종속되며 2년 전 가격대라 저평가로 판단. 기관 자금이 가격을 결정하며 기관도 비트코인을 학습 중. 온체인·예측시장(폴리마켓 등)이 전통금융을 잠식하고, 하이닉스 50% 폭락 헤지 상품 등 한국 주가를 추종하는 글로벌 파생상품이 존재. 금융 권력은 미국으로 수렴, 달러 시스템은 강화되나 정책적으로 약달러 선호. 비트코인은 공급 한정으로 장기(40년) 상승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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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요즘 많이 쓰는 말 중에 제가 납득이 간다고 생각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죠. 사실 이 개와 늑대의 시간은 저녁 6시부터 8시 정도의 황혼을 뜻한다고 하는데요. 그때는 이미지가 실루엣만 보이기 때문에 이게 개인지 늑대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저는 투자의 세계에서 개를 맞추는 사람은 돈을 벌고, 늑대를 맞추는 사람은 돈을 잃고 잡아먹힐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도 그렇고요. 더군다나 그보다 더 큰 스케일을 봤을 때는 더 그렇습니다.
오늘 추석 명절 연휴를 마치고 저희에게 또 하나의 거대한 스케일에서 투자 조언을 주실 분을 모셨습니다. 오태민 작가님입니다. 이제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분이시죠. 작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머니올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내신 다음에 KBS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보이시더라고요. 많이 바쁘게 지내셨죠?
네.
추석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명절 때 할 작업이 있어서 논문을 썼습니다.
아, 비트코인 논문을 읽으시더니 이제는 논문을 직접 쓰시는군요. 저희 학교에서 10월 말에 국제 컨퍼런스가 있는데, 제가 발표자 중 한 명이라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새 책도 나왔죠. 제목이 정말 좀 무시무시해요, 빨간색으로요. 얼마 전에도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얼마 안 돼서 또 내셨더라고요.
올해만 제 이름이 달려서 나온 책이 네 권입니다. 올해 쓴 건 아니고 작년부터 준비했던 책들이 올해 나온 건데요. 지금은 비트코인 가격이 안 좋은 겨울이지만, 이 산업에서는 굉장히 긴박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그걸 알리기 위해 계속 책을 쓰고 있는 거죠.
비트코인을 처음 작가님과 논의할 때 제가 "비트코인이 뭐냐"고 솔직하게 무지를 드러냈었거든요. 오늘도 사실 무지가 많이 드러날 거라고 생각하는데, 무서워하지 않고 그냥 여쭤보겠습니다.
최근에 머니올라에서도 다뤘는데, 클라리티 법안이 부결돼서 크립토 쪽에서 이슈가 됐던 것 같고, 지니어스 법은 곧 실행을 앞두고 있죠. 말씀하신 대로 물밑에서 계속 뭔가 일어나고 있는데, 저희가 놓치지 않고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하는 게 있을까요? 크립토 바닥이 사실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는데, 이 세계가 워낙 겨울이다 보니 뭔가 호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클라리티 법안에 굉장히 큰 기대를 걸었는데, 다른 이유라기보다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쟁투가 사실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 가족의 이해충돌과 관련이 있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했음에도 여러 이유로 통과가 어려워지고 있죠. 아마 중간선거 전까지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SEC 의장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온체인 금융, 우리가 지금 논의할 이 신금융을 띄워 주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법은 아직 명확해지지 않았지만, 비트코인과 온체인의 주무 관청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SEC거든요.
바이든 행정부 때까지는 미국 SEC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이런 것들의 약진을 굉장히 억제하는 쪽으로 해 왔는데, 이번에 클라리티 법안이 어려워지자마자 SEC가 중요한 태도를 보여줬죠. 이 산업이 전도유망하다고 보고 파란불을 켜 주겠다는 식으로, 자기들 재량권 안에서 켜 주겠다고 나왔습니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클라리티 법안이 부결됐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습니다. 오늘도 이 부분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비트코인 가격과 무관하게 이 세계는 굉장히 분주합니다. 뒷단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쓰셨을 거라고 짐작이 되고, 오늘 모신 이유도 사실 그렇습니다. 뭐가 너무 많은데, 크립토 윈터 때문에 이쪽에 대한 관심이 조금은 시들하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특히 주도주가 AI와 반도체 쪽으로 옮겨간 다음이라서요. 그런데 너무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거잖아요. 긴박하다는 말씀을 쓰셨기에, 저도 오늘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알고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들어가기 전에 작가님은 비트코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시니 전망을 여쭤봐도 될까요?
그럼요. 비트코인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고 계절적 자산이라는 걸 보여줬죠. 어떻게 4년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신기할 정도로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올해 2월과 5월이었는데, 6만 달러가 깨졌죠. 12만 달러에 사신 분들은 굉장히 두려웠을 텐데, 6만 달러가 깨지자마자 다시 회복해서 지금 8만 달러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는 원래 힘든 해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완전히 봄이 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봄이 왔다 하더라도 꽃샘추위 같은 게 있을 수 있고요. 굉장히 희망적인 건 그래도 바닥이 확인됐다는 거예요. 6만 달러. 그래서 그다음 바닥은 아마 7만 달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지금 다시 충격을 받더라도 7만에서 지지를 받지 않을까 봅니다. 그래서 7만까지 떨어질 가능성보다는 8만에서 버티다가 10만 달러를 향해 올해 말까지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전망은 좀 예측하기 어려운데요. 이더리움은 지금 이 산업에서, 오늘 논할 신금융에서 거의 표준화된 플랫폼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자산은 아니에요. 비트코인은 "그걸 뭐에 쓰느냐"부터 설득하려면 굉장히 많은 내용을 말해야 하는데, 이더리움은 용도가 딱 있어요. 우리가 논의할 이런 신금융의 플랫폼으로 쓰이고, 그게 증명되어 가고 있죠. 이더리움이 표준화 전쟁에서 이기고 있기 때문에, 사실 이더리움이 지금 가격이면 좀 이상한 거예요. 2년 전 가격인데, 그 2년 동안 많은 일이 벌어졌거든요. 더 명확해졌고요.
그래서 이 세계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이더리움이 언제 비트코인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이른바 디커플링해서 혼자 올라갈 것인가 하는 거예요. 아직까지는 비트코인이 떨어지면 더 떨어지고 비트코인이 오르면 조금 더 오르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재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신 거네요, 이더리움의 경우.
그렇죠. 시장에서는 인정을 안 해 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산업 쪽에서는 이더리움을 거의 비트코인만큼이나 확정된 자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관련해서는 최근에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스트래티지도 더 많이 샀고요. 그러면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을 샀다는 건, 비트코인의 원래 정신인 탈중앙화나 개인적 가치와는 좀 상충되는 거 아닐까요?
제가 머니올라에 2년 전에 나왔더라고요. 2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에 기관 자금이 그렇게 많이 들어올까 하던 때였는데, 그 이후로 많은 일이 벌어졌죠. 가장 큰 일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었고요. 2025년에는 기관 자금이 ETF를 통해서 엄청나게 들어왔고, 작년 말부터는 빠졌죠. 올해는 들어오는 달도 있었고 빠지는 달도 있었는데, 기관 자금이 가격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ETF를 통해 들어오면 가격이 오르고, 빠져나가면 내리는 현상이 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기관이 비트코인을 인정했다기보다는, 제가 보기엔 기관 자금이 들어왔는데도 비트코인이 원래 패턴대로 폭락했다는 건, 기관들도 지금 이 자산을 학습하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비트코인이 4년 주기라는 걸 기관들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다치니까 개인과 비슷하게 패닉셀을 하더라고요. 그게 작년 말에 보였죠. 그러다가 비트코인의 하방이 의외로 강력하다고 생각하니까 다시 포트폴리오에 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크립토와 관련한 투자 전략을 개괄적으로 여쭤본다면, 지금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은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패닉셀 하지 말고...
패닉셀 하기에는 좀 늦었죠. 팔려면 작년 말 10만 달러나 올해 초 9만 달러 때 팔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은 애매한 상태입니다. 한 달 전에는 6만 달러대였어요. 그때는 진짜로 샀어야 되는 때였죠.
맞아요, 사라고도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습니다. 만약 다시 7자가 앞에 붙는다면 적극적인 매수를 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관련해서는 기본은 한 것 같고요. 본론으로 들어가 볼게요. 첫 번째 준비한 질문입니다. 이 책이 굉장히 도발적인 제목이라고 느꼈는데, '금융의 종말'이라고 하면 뭐가 끝난다는 건가요?
이 책 제목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 책은 원래 "한국 금융은 망했다"라는 제목을 먼저 정하고 쓴 책입니다. 한국 금융이 왜 망하는지를 논증하기 위해 쓴 책인데, 공동 저자인 손혜민 작가가 저보다 훨씬 젊고 낙관적이었어요. 그래서 "그래도 한국에 희망이지 않겠냐"며 한국이 해 나가야 할 전략도 많이 넣었죠. 기회를 더 많이 넣었어요. 그래서 책의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금융은 망했다"는 제목을 출판사도 좋아하고 독자들도 좋아했지만, 이걸 내면 우리나라 금융 당국이 너무 싫어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제 입장에서도 금융 당국에 밉보여서 좋을 게 하나도 없고요. 그래서 출판사와 고민 끝에 재미없는 '금융의 종말'로 바뀐 겁니다. 책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금융의 종말과는 좀 거리가 있어요. 메타버스 같은 것들은 더 넓어지고요.
굳이 부연하자면, 전통 금융이 굉장히 큰 충격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받을 겁니다. 은행, 증권사, 카드사를 포함해서 전통 금융이 큰 충격 앞에 놓여 있죠. 우리가 주식 투자할 때 금융지주 같은 걸 많이 사고, 주로 금리에 영향을 받아 주가를 보곤 하는데, 놓치지 말아야 할 게 또 생긴 거죠. 그런 투자를 하려고 할 때 말이에요.
그렇죠. 제 논리는 사실 여의도에서 잘 알고 있어요. 방송가 말고 금융가에서요. 그래서 많이 불려 다니기도 하고 미팅도 많이 하는데, 상업은행들도 알고 있고, 제일 금융공도 알고 있고, 증권사들도 지금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크립토 겨울이 되면서 위기감이 약간 다운된 면은 있지만, 작년 말에는 위기의식이 많았거든요. 이 책에 그런 내용을 담았는데, 지금 우리가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어마어마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증권사가 존립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만한 일들도 벌어지고 있거든요. 우리가 나눴던 도박, 보험, 증권, 선물, 옵션, 이런 것들이 전부 다른 거잖아요. 그런데 과연 다를까요? 지금 온체인이라고 하는, 오늘 논의할 신금융에서는 그런 것들의 구별이 전혀 없어요. 은행이 하는 일, 증권사가 하는 일, 보험사가 하는 일, 카지노가 하는 일을 딱딱 구별하고 관할하는 기관도 다르고 법도 다른데, 이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굉장히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대응은 상상력이 풍부한 대응이 아니고, 고정관념에서 나오는 대응을 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얼마 전 국회 자료에서 나왔는데, 강원경찰청에서 폴리마켓이라는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들을 기소했다고 발표했거든요. 폴리마켓은 기자님도 아시겠지만, 지난 지방선거 때 오세훈 시장에게 여론과 달리 걸어서 대박을 친 사람이 있어서 한국 뉴스에도 나왔죠. 그 이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폴리마켓을 도박성 사이트로 규정해서 차단을 결정했고, 같이 수사가 진행됐어요. 지금 한국의 엘리트들은 폴리마켓을 도박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골드만삭스나 미국의 주요 금융기업들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거예요. 금융기업만 그런 게 아니라 메타의 저커버그도 생각이 달라요. 메타, 즉 옛날 페이스북이 요즘 이름이 바뀌었죠, 그걸로 예측 시장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골드만삭스는 칼시나 폴리마켓 경영진들과 미팅을 하면서 투자를 하려고 하고 있고요.
폴리마켓은 스포츠 토토나 정치를 놓고 도박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파생금융이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보험에서 필요한 재보험이 하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미국 안에서도 찬반이 있고, 연방정부가 허락한 것을 주정부는 도박법으로 막아서 칼시라는 회사가 주정부들과 싸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진지하게 바라보는 건 맞아요. 우리나라도 지금 법상으로는 형법상 도박죄로 다루는 게 맞지만, 생각이 거기서 멈추면 안 되는 거죠.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온체인의 가장 큰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거예요.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폴리마켓을 차단해도 사용할 사람은 다 사용합니다. 그래서 실효성도 없어요.
설명을 단어별로 하긴 할 텐데, 온체인이라는 개념도 새로 알게 됐고, 폴리마켓 같은 예측 시장도 처음에는 "예측은 되는데 뭔가?" 했거든요. 이것도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온체인이라는 말은 블록체인, 크립토 같은 용어들이 정리되면서 나온 말입니다. SEC에서 온체인이라는 단어로 정리를 했고요. 블록체인에서 블록을 빼고 온체인이라는 말로 굳어진 건데, 쉽게 말하면 전통금융에 있던 주식, 채권, 부동산 같은 것들이 블록체인 위에 올라와서 토큰으로 거래되는 걸 좁게 온체인이라고 하고요. 크게는 비트코인부터 시작해서 크립토와 관련된 모든 산업을 온체인이라고 요즘은 부릅니다.
이미 되고 있는 것도 있죠. 미국에서 주식이 토큰화되어 팔리고 있는 것들이 있어요. 미국 주식, 채권이 먼저 시작했고, 미국 나스닥 같은 데 올라 있는 대부분의 주식이 온체인 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까 처음에 클라리티 법안 얘기를 했는데, 규제가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는 거예요. 규제가 진행되기 전에 현장에서는 이미 상품화되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세계는 아무리 미국이라도 규제가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 않아요. 물론 규제가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플레이어들이 있죠. 바로 금융권이에요. 블랙록이나 골드만삭스, 혹은 메타, 애플, 삼성전자 같은 곳은 규제가 명확해져야 들어올 수 있는데, 이 세계는 원래 그들이 만든 세계가 아니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만든 세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주식, 예를 들어 스페이스X나 엔비디아 같은 것들이 전부 토큰화되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엔트로픽 같은 것도요.
그래서 이런 온체인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규제에 선택지가 없어요. 규제를 빨리 만들어야 하는데, 안 하면 안 할수록 더 커질 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예측 시장은요?
예측 시장은 굉장히 재미있는 거죠. 사실 도박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뿐만 아니라, 내년에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 같은 것도 올라와 있어요.
예측 시장을 쉽게 말씀드리면 이런 거예요.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유벤투스가 왔을 때 호날두가 경기를 뛸 거라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50만 원이나 되는 입장권을 샀거든요. 그런데 호날두가 안 뛰었어요. 그래서 호날두도 욕을 먹었지만, 그걸 주최한 에이전시가 거의 도산 위기까지 갔었죠. 그런 경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호날두가 한국에서 뛰는 걸 직관하고 싶은 팬이라서 50만 원을 주고 티켓을 샀지만, 뛸지 안 뛸지는 호날두한테 달린 거잖아요. 호날두가 안 뛰는 쪽에 배팅하는 토큰을 사는 거예요. 호날두가 경기에 뛰면 저는 친구들과 경기를 보는 즐거움을 얻고, 안 뛰면 위로금처럼 500만 원 정도의 보상을 받는 거죠.
약간 해지 같네요.
그렇죠. 그런 것들이 시작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거의 대부분의 언론사가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굉장히 접전이라고 예상했는데, 폴리마켓에서는 한 번도 뒤집히지 않고 트럼프가 계속 일방적으로 이기고 있었거든요. 뚜껑을 열어 보니 폴리마켓이 맞았던 거예요. 그 이후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전쟁이나 여러 가지 이슈를 보도할 때 폴리마켓의 의견을 반영하는 관행이 생기고 있어요.
부작용도 있죠. 마두로 체포 작전 아시죠? 마두로 체포 때 그 작전에 관련한 군인이 친구와 같이 배팅을 해서 마두로가 체포될 거라는 토큰을 샀고, 체포에 투입됐던 장교가 구속됐습니다.
아 그렇군요. 본인이 그 작전에 뛰어드니까 너무 잘 맞힌 거죠. 폴리마켓은 우려하시는 대로 이런 내부자 정보가 횡행하는 곳이에요. 폴리마켓 자체가 비제도권에서 생겼기 때문에, 이런 내부자 정보를 환영합니다. 우리 생각에는 비도덕적이지만, 폴리마켓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좀 달라요. 내부자 정보가 가격으로 표현돼야 더 빨리 객관화된다고 보는 거죠. 그러나 공무원이나 경찰, 정치인이 자기가 의사결정하는 것을 미리 배팅한다는 건,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있는 거고요. 이게 스포츠로 넘어가면, 이미 넘어왔지만, 경기 조작이 횡행하겠죠. 선발 투수가 자기가 대량 실점하는 데 걸어 놓고 일부러 대량 실점을 할 수도 있을 거고요.
이런 부도덕한 부분까지 합치면 굉장히 문제인데, 미국도 고민이 많아요. 지금 이런 내부자 정보에 대해 조사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미국의 태도는 이걸 금지하는 쪽은 아니에요. 제도화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규제 안으로요.
왜 그럴까요?
여기에 굉장한 산업이 있기 때문이에요. 보험을 생각해 보면, 개인이 드는 생명보험 같은 것도 있지만 재보험이 있거든요. 가뭄이나 이번에 내팔에서 일어난 일처럼 기후 변화에 따라 앞으로 여러 일들이 많이 발생할 텐데, 그런 것들에 대해 보험을 들면 우리나라 자동차들이 홍수에 떠내려가도 보험이 안 되잖아요. 보험 약관에 천재지변은 예외라고 되어 있죠. 왜냐하면 천재지변은 광범위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그걸 반대편에서 받아 줄 사람이 없어요. 보험이라는 게 반대편에서 받아 줘야 성립하는 거거든요. 날씨가 따뜻해질 거라고 거는 쪽이 있으면, 추워질 거라고 거는 쪽이 있어야 성립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천재지변은 광범위하니까 반대로 받아 줄 쪽이 없어요.
그래서 천재지변 보험이 굉장히 필요한데, 그걸 반대로 받아 주는 게 재보험사 같은 곳이에요. 재보험사는 수학을 많이 하는 엘리트들이 굉장히 일어나기 어려운 확률을 계산해서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이런 것들이 폴리마켓이나 칼시 같은 예측 시장에서는 바로바로 이뤄져요. 도박꾼들이 배팅을 하기 때문에요. 기후 변화 같은 것도, 어느 지역의 국지적 기후에 대해 분명히 반대로 토큰을 사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에게 토큰을 팔아서 대비하는 거죠.
최근에 제가 증권사를 통해 들은 얘기가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장난 아니었잖아요. 하이닉스가 50% 폭락하는 것을 대비하는 보험을 미국의 한 투자은행이 한국 증권사에 팔려고 했다고 해요.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투자은행이요. 하이닉스가 오르는 분위기일 때 안 사고 반대 상품을 샀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하이닉스가 50% 폭락할 가능성을 너무 빠르게 올랐으니까 가능성이 있다고 본 거예요. 그런데 그 회사가 재보험사가 아니라 투자은행이라는 건, 투자은행은 그런 위험을 안 지거든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1천억을 갚아 줘야 하잖아요. 그럼 누가 받아 주느냐? 그 시장이 바로 폴리마켓을 비롯한 이런 예측 시장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들이 예측 시장에 올라왔어요. 그 가격을 예측하는 거죠. 테슬라가 오를까 내릴까 같은 거요. 그런데 이런 걸 오를까 내릴까 예측하는 데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주식이 한 주도 필요하지 않아요. 그걸 가지고 밤새도록 거래하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상품을 사서 그걸 적당히 조합해서 한국 증권사에 "만약을 대비해서 이거 사 둬야 돼, 하이닉스가 반토막 나면 너네가 몇 천억 받는 거야"라고 하며 100억에 파는 거죠. 이런 기능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것의 잠재성을 보고 있는 거예요.
온체인 예측 시장에 대해 설명은 잘 들었는데요. 예전에는 온체인에서 예측 시장 같은 게 있어도 별로 신경 안 썼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러면 안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게 단순히 금융 관련 주식 투자에만 연결된 게 아닐 거고, 이걸 왜 알아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한국인으로서 생각해 본다면, 폴리마켓이나 하이퍼리퀴드 같은 게 있는데, 하이퍼리퀴드는 바이너리 예측이 아니라 0과 1 사이를 예측하는 거예요. 무한수를 맞히는 거라서 연구 선물이라고 하는데, 바이너리는 예스와 노에 거는 거죠. 우리가 다르게 부르지만, 그 예측 시장과 연구 선물 시장이 한국 금융 산업의 토대를 다 흔들어 버릴 거기 때문에 알아야 해요. 그건 정책 입안자나 당국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예요.
생각을 한번 해 보세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오전 9시에 열려서 오후 3시 반에 닫히잖아요. 그런데 지금 한국 주요 주식의 내일 가격을 예측하는 시장은 24시간 7일 365일, 추석에도 돌아가요. 그러면 우리나라 시장이 열리기 전에 그 가격이 밤새 글로벌에서 돌아간 가격과 무관하지 않게 됩니다. 90%나 추종한다는 통계도 있어요. 그러니까 가격을 결정하는 건 우리가 아니에요. 바깥에서 결정하는 거죠.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만 거래하는 주식은 우리가 결정하겠지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워낙 뜨거워서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선물 시장에 올려놓고 자기들끼리 토론하고 거래하거든요. 우리가 우리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걸 알아야 합니다.
한국인들의 고정관념, 즉 우리나라 증권 앱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상장된 주식을 거래한다는 개념이 다 깨지는 거죠. 아무리 한국에서 규제를 하더라도, 한국인들이 로빈후드 같은 앱으로 외국 거래소에서 삼성전자를 거래하는 게 그리 먼 얘기가 아닐 거예요. 비유를 하자면 오징어 게임과 넷플릭스의 관계와 같아요. 오징어 게임은 한국인이 감독했고, 한국 이야기고, 한국어고, 한국 배우들이 나왔는데 돈은 넷플릭스가 벌었잖아요.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한 일을, 우리나라 금융이 당하게 된 거예요. 우리나라 콘텐츠인데 유통되는 플랫폼은 전부 글로벌화될 거라고 보는 겁니다. 그러면 단순하게 그 플랫폼을 장악하는 사람이 새로운 권력자가 되죠.
그럼요. 아마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 텐데, 인도 예를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인도는 경제 규모가 상당히 큰 나라인데, 현금을 굉장히 좋아해요. 시골이나 낙후된 지역이 많아서 그런 면도 있고요. 그래서 모디 총리가 10년 전부터 디지털 결제 교육도 하고 UPI라는 것도 깔면서 현금 경제를 디지털 경제로 바꾸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현금은 국가 입장에서 안 보이잖아요. 인도 노동자의 90%가 비공식 고용 상태예요. 우리처럼 산재나 이런 것들이 파악이 안 되는 거죠. 자영업이나 농민, 릭샤 기사 같은 건 전부 비공식 고용인데, 세수가 너무 적어서 이걸 디지털화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국가가 볼 수 있게 만들려고요.
그런데 인도는 한국 사람들처럼 은행과 신용카드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스테이블코인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요. 현금을 좋아하는데,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굉장히 현금 같거든요. 그러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인도 정부는 자기 국민과 기업들의 경제 활동을 파악하고 싶어 했는데 못하고, 미국의 플랫폼 업체가 그걸 하게 되는 거죠. 인도인 간의 거래를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 회사나 미국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정치인 관련 사건이나 인도에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거래 내역을 보려면 인도 정부가 미국에 수사 의뢰를 해야 돼요. 인도인들끼리 벌어진 사건을 미국에 수사 의뢰해야 하는,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일들이 앞으로 빈번하게 벌어질 텐데, 이건 인도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곧 겪게 될 일이라는 거죠.
앞으로 금융 권력은 아까 말씀드린 플랫폼을 가진 사람에게 갈 거라고 했는데, 누구한테 갈까요? 권력과 돈으로 나눠 볼게요. 어디로 갈까요?
보이지만 사실 좀 다르죠. 이 새로운 금융에서 권력 부분은 가시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방금 인도 얘기를 했듯이, 결정적일 때 그걸 차단할 수 있는 권력이에요. 통제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권력이죠. 그걸 지금까지는 로컬 정부들이 갖고 있었어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같은 국민국가가 자국 국민들의 금융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정적일 때는 차단할 수도 있었고요.
동결할 수 있거나 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도 차단할 수 있었죠. 이런 통제력을 우리가 권력이라고 한다면, 권력은 전부 미국으로 수렴합니다. 아, 미국. 그런데 돈은 좀 다르죠. 돈은 이런 급변하는 상황에서 누가 벌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이미 하이퍼리퀴드는 인류 역사에서 기록을 세우고 있어요. 직원이 11명인 프로그램인데 1인당 생산성이 10억 달러가 넘는 걸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그런 흐름 속에서 이미 누가 돈을 벌지는 대충 다 나오고 있는 거죠. 일단 10년 전에 코인을 만들었던 팀들이 돈을 많이 벌었고요.
지금은 코인을 만든 사람들이 아니라, 그런 코인들을 만들었다가 거품이 꺼지고 또 손바뀜이 일어난 뒤에도 거래소 비즈니스는 꾸준히 잘 되고 있습니다. 거래소를 왜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이나 삼성, 미래에셋 같은 곳이 대답해 줄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두나무(업비트)나 코빗을 사려고 하고 있습니다. 거기는 성장도 했죠. 왜냐하면 거래소는 돈만이 아니라, 오늘 기자님께서 계속 강조하시는 플랫폼이거든요. 병목이기도 하고 정보가 모이는 곳이기도 하니까, 사실 권력은 정보에 있는 거죠.
다만 돈은 꼭 정보를 따라가는 것 같진 않아요. 돈은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돈벌이가 있을 텐데, 먼저 권력 문제를 말씀드리면 이게 심각해서 제가 오늘 또 출연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수잔 스트레인지라는 학자가 있어요. 영국 학자고 1990년대에 돌아가셨는데, 이분은 세계 질서를 네 가지 부분으로 보셨어요. 생산, 금융, 지식, 안보. 이 네 가지 부분의 설계자가 미국이고, 이 네 가지 때문에 권력은 미국으로 모인다고 본 거거든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대표적인 게 유로달러입니다. 1960년대부터 유럽을 기반으로 생긴 국제 금융이에요.
잘 들어 보십시오. 이 이야기는 누구의 얘기와 비슷해집니다. 그 국제 금융이 로컬 국가들의 힘을 빼고 시장으로 힘을 모아 왔는데, 그 시장의 규칙을 정하는 건 미국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으로 수렴한다는 거예요. 유로달러 같은 역외 금융 때문에 개별 국가들의 힘은 빠진다는 거죠. 제약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들 때문에 로컬 국가들은 힘을 뺏기는데, 그 판을 주도하는 건 미국이니까 힘이 미국으로 수렴한다고 보신 거죠. 50년 전 주장인데, 이 같은 모형으로 지금의 크립토 판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아까 인도 얘기가 아주 대표적인 비유인데요. 로컬 국가인 한국은행이나 재무부가 갖고 있던 이자율에 대한 자율적 권력이나 환율에 대한 재량권은 뺏기죠. 달러 스테이블코인 때문에 뺏깁니다. 그다음에 한국 증권 감독 기관이 갖고 있던 증권에 대한 규제나 상장 여부 결정권은 글로벌 온체인 시장에 뺏겨요. 한국에서 주식이 상장폐지되더라도 한국 시장이 결정적이지 않고, 온체인에서 그 주식이 토큰화되어 돌아다닌다면 상장폐지가 안 된 상태인 거죠. 그래서 권력들이 조금씩 루즈해져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데, 그 글로벌 시장의 판을 짜고 있는 건 미국입니다.
수잔 스트레인지가 50년 전에 한 이야기가 놀랍게도 지금 2020년대에 맞아 가고 있어요. 놀랍다는 생각이 들고요.
기자께서 질문하신, 새로운 금융 변화에서 가장 주도적인 권력을 행사할 주체는 미국과 미국의 금융 플랫폼일 겁니다. 그러면 한국은 착취를 당하거나 통제당하거나 종속이 되느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은 결정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데, 지난번에도 2년 전에도 강조드렸지만 삼성 스마트폰이에요. 책에도 썼고요. 삼성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미국만큼은 아니겠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신금융에서 굉장히 중요한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가질 수 있어요.
다만 한국의 유전자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요. 외부에서 압력이 들어올 때 우리만의 시장에서 우리만의 플랫폼을 지키는 건 잘하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게 네이버죠. 그런데 우리가 주도해서 우리 플랫폼을 남들이 다 쓰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력도 달리고, 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나가 보지 않았잖아요. 다른 나라를 딱 먹으려고 나가는 거지.
그런 면에서 상상력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사실 밥은 다 됐다고 저는 봅니다. 갤럭시 폰이 갖고 있는 확장력은 그 자체로 대단하지만, 오늘 논의한 스테이블코인과 온체인, 토큰들은 결국 휴먼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거든요. 사람과 체인, 코인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공중에 떠 있는 게 아니라 어떤 기기와 사람의 인터페이스가 필요해요. 스마트워치도 가능하고 노트북도 가능하지만, 우리가 가장 친숙한 건 스마트폰이잖아요. 환전부터 시작해서 대출까지 모든 것이 인터페이스인 스마트폰에서 이루어질 거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집중력을 갖고 정신을 차리면 권력이라는 부분에서 아쉬울 게 없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거기도 타이밍이 중요하죠. 언제가 지나면 늦어버릴까요? 타이밍이 결정적이겠죠.
아직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삼성을 앞설 만큼 애플도 이것에 대해서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거든요. 다행히 지금은 아마 크레딧(신용) 관련 영향도 있겠지만, 미국의 빅테크들은 조심하는 부분이 있어요. 워낙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밀기 때문에 트럼프와 관련 있는 미국 기업들은 빨리 움직이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같은 회사는 반신반의하는 것 같아요. 트럼프가 힘이 빠지면 또 역전되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애플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는 삼성에도 기회가 있는 건데, 애플이 정신 차리고 움직인다면 삼성도 움직일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패스트 팔로어니까요.
기자께서 질문하신 것처럼, 지금의 빅테크는 인터넷 혁명으로 나온 큰 회사들이잖아요. 신금융 혁명이 일어나면 그때는 구글, 아마존 같은 새로운 빅테크가 나올까요, 아니면 기존 빅테크가 계속 누릴까요?
재밌고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제가 12년 전에 비트코인을 처음 보고 공부한 뒤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했어요. 그런데 이더리움이 2014년에 등장했는데, 제가 비트코인을 전파할 때 이더리움 열풍이 불었거든요. 저는 한동안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별로 강조하지 않았어요. 질문은 많이 받았지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더리움이 하려는 것을 빅테크가 금방 할 수 있는데, 빅테크가 이더리움이 하도록 놔둘까? 그리고 시간이 지났죠. 12년이 지났어요. 제 답은 빅테크가 놔두더라는 거예요.
한때 구글 같은 곳에서 비탈릭 부테린과 이더리움 창시자를 스카우트하려는 제안까지 했어요. 비탈릭이 트위터에 "구글에서 나한테 취업하러 오래"라고 올려서 알려졌죠. 6년 전쯤 폭로되기도 했는데, 빅테크들은 간헐적으로 관심을 가졌어요. 메타도, 구글도요. 그런데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되어 있으니까 이런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관심을 갖더라도 간헐적이었죠.
저도 지금 프로젝트를 하고 있잖아요. 기자님도 아시겠지만, 저나 비탈릭, 리플의 창시자나 리플 CEO 같은 사람들은 영어권에서 딥다이브를 하죠. 이거 아니면 우린 죽으니까 올인하는 거예요. 그런데 빅테크들은 올인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시간을 놓쳤어요. 지금은 온체인이 되었고, 폴리마켓이나 하이퍼리퀴드 같은 특수한 경우를 빼면 전부 이더리움 호환입니다. 이더리움과 호환되지 않으면 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해요.
표준화 전쟁은 끝났어요. 이더리움입니다. 그래서 빅테크가 놔두더라고요. 제가 90% 정도로 거의 확실하다고 보는 건, 기자님이 질문하신 새로운 구글이 이미 나왔다는 거예요. 이더리움입니다.
지금 이더리움의 위치는 1994년쯤 인터넷 초창기의 야후와 같아요. 그때 구글도 없었고 페이스북도 없었는데 야후가 혼자 다 했거든요. 지금 이더리움이 야후예요. 이더리움이 실수하면 야후가 무너지고 구글로 바뀔 수도 있지만, 창시자를 보면 굉장히 영민하게 해 오고 있고 현명해서 그렇게 엎어지진 않을 것 같아요.
빅테크가 막판에 올인을 안 하니까 그렇다고 하셨는데, 올인하겠다고 하면요? 그러면 달라질 수 있죠. 빅테크들도 깨닫지 않았을까 싶어요. 우리나라 LG도 개입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처음에는 이더리움과 맞서기 위해 독자 플랫폼을 고집하다가, 얼마 전부터 이더리움 호환으로 다 돌아섰거든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산업에서 퀵머니를 쫓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에요. 돈을 넣었다 뺐다, 샀다 팔았다 하는 도박꾼들 때문에 산업이 크고 있는 건데, 그들이 쓰는 플랫폼은 거의 100% 이더리움 기반입니다. 그래서 폴리마켓이 살아남은 거예요.
만약 구글이 만든 플랫폼에서 미국 정치를 논하는 도박 사이트가 열려서 그것이 선거 투표자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미국 다수당들이 느꼈다면, 구글이나 애플이 가만 뒀겠어요? 가만 안 두죠. 그런데 이건 정부가 건드릴 수 없는 이더리움 기반이기 때문에,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미치면서 예측을 맞춘 거거든요. 저도 이걸 깨달았어요. 빅테크가 가만히 놔둔 것도 있지만, 빅테크가 못 하는 것도 있구나. 비법적이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빅테크가 못 하는 거예요. 소위 말하는 회색지대에는 못 들어가니까요.
올해 초에 에버랜드에 있는 삼성 직원 대상 대학이 있는데, 거기를 세 번이나 불려갔습니다. 이례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하니까 불렀는데, 솔직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고위 임원이. "우리 너무 하고 싶은데요, 평판 때문에 못 합니다." 못 해요. 평판을 생각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더리움을 만든 사람이나 코인베이스 CEO, 리플 CEO, 저 같은 사람은 평판 생각을 안 하거든요. 사기꾼이라고 욕을 엄청 먹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삼성전자의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는 갤럭시 휴대폰은 그런 영역과는 상관이 없나요? 말씀하신 회색지대, 그게 바로 삼성 얘기예요. 지금 기자님과 하는 이야기, 그리고 제 책 『금융의 종말』 초고를 올해 초 삼성에 가서 다 뿌렸어요. 그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삼성 임원 교육용으로 쓴 거예요. "이렇게 하면 한국이 망한다"라고 해서 썼는데, 이제 다 넘겨서 다 알고 계세요. 갤럭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마음먹으면 세계 금융을 주도할 수 있는 회사가 된다는 것도 다 알고 계세요. 저도 모르는 얘기도 해 주셨는데, 방송이니까 그건 좀 그렇고요. 하고 싶어 하시는데, 삼성 같은 회사는 모든 의사결정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질문도 가능할 것 같아요. 지금의 AI 시대를 인터넷 혁명 때와 자꾸 비교하잖아요. 버블이냐 아니냐 할 때도 그렇고요. 그때도 인터넷 기업이 뜰 거라고 많은 사람이 투자했는데, 다 돈을 번 건 아니고 오히려 잃은 사람도 있었어요. 결국 기술이 가는 방향, 좋은 기술은 그렇게 가는 게 맞는데, 그렇다고 그 기술에 투자했다고 모두 돈을 버는 건 아니죠. 이번에도 블록체인이 온체인으로 활성화되고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는 것도 기술은 그 방향으로 가지만, 엉뚱한 데 돈을 넣으면 좋은 기술이 곧 좋은 투자는 아닐 수 있죠.
그 부분은 정말 맞는 말씀이에요. 저는 제 안목이 형편없었다는 고백부터 드릴게요. 사람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장 큰 수혜주가 뭐냐고 물어볼 텐데, 놀랍게도 10년 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떠들어 온 저 같은 사람도 제대로 못 본 게 있어요. 골드러시 때 청바지를 팔았던 리바이스 같은 이야기인데, 엔비디아가 수혜를 받았거든요.
2017년 가상자산 붐이 한창일 때,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면 비닐하우스까지 만들어서 이더리움을 채굴했어요. 이더리움은 GPU로 채굴하는데, GPU를 제일 많이 만드는 회사가 엔비디아죠. 당시 AI는 기대만큼 성과가 안 나와서 엔비디아가 돈을 못 벌며 굉장히 배고팠던 시절이었어요. 그 갭을 메워 준 게 크립토였습니다. 누가 이더리움을 사지 엔비디아 주식을 사겠어요? 그런데 이더리움을 채굴하려면 엔비디아 GPU가 필요했죠. 엔비디아가 그 어려운 시절을 견디고 나니 AI가 터져서 오늘의 엔비디아가 된 거잖아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이 삼성 반도체에 칩을 주문하다가, 자기와 경쟁하는 갤럭시를 만든다고 주문을 TSMC로 바꿨어요. 그래서 삼성 파운드리가 수요를 찾지 못했는데, 중국의 채굴업자에게 비트코인 채굴기를 제작해 줬어요. 그렇게 계곡을 건너왔죠. 삼성 반도체도 소문이 나면 회색지대니까 소문이 나면 안 된다며 비밀리에 한 비즈니스였어요. 삼성에서 저한테 얘기해 줘서 저도 알게 됐는데, 크립토와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떴다고 하지만 결국 반도체 회사들이 돈을 벌었어요. 비슷한 일이 앞으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온체인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 도박꾼은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죠. 자기들끼리는 신나게 하지만, 무엇이 리바이스 청바지가 될지에 대한 안목이 필요한 거예요. 저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안전한 건 방송이고요. 이 모든 것과 관련된 것들은 다 이더리움 기반이니까, 이더리움이 불안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비트코인으로 가시면 거의 청바지에 근접하지 않을까요.
제가 지금 1억 원이 있어서 투자하고 싶다고 해 봅시다. 5년, 10년 뒤에 "그때 이걸로 투자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게 될 게 있을까요, 아니면 "그때 그거 하길 너무 잘했다" 하게 될까요? 굉장히 인문학적인 질문을 하셨는데, 답을 주신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지인이 12년 전 제가 비트코인을 사라고 했을 때 꿈쩍도 안 하던 사람이 생각을 바꿔서, 저한테 똑같은 걸 개인적으로 물어보더라고요. 1억 원이 있는데 유동자금이니 비트코인을 사면 되겠냐고요. 그래서 저는 그러지 말고 이더리움을 사시라고 했어요. 이더리움이 어느 가격대가 되면 팔고 비트코인으로 가시라고요. 이건 제 친구한테만 해 줄 수 있는 얘기고, 여기서는 못 하죠. 간접적으로 하는 거예요. 알아들으시라고요.
사람들이 굉장히 의아해합니다. 제가 올해 낸 책 중 하나가 『이더리움 없는 미래는 없다』인데요. 우리 세계는 부족주의가 굉장히 강해요. 비트코인 주장하는 사람은 비트코인만, 이더리움 주장하는 사람은 이더리움만, 리플 주장하는 사람은 리플만 주장하고, 다른 걸 주장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사기꾼이라고 하죠. 저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로 알려져 있어서, 제가 이더리움 책을 쓰니까 다들 의아해하는 거예요.
제 영향을 받은 주변 사람들은 전부 이더리움을 사 버렸어요. 그런데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많이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원성을 엄청 듣고 있어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비트코인은 다른 맥락에서 중요한 자산이지만, 우리가 오늘 논의하는 이야기 속에서는 이더리움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지금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이 이더리움 위에 있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한국과 인도와 유럽의 국가 권력을 훼손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더리움은 실체가 있는 거고, 비트코인만큼 어렵지 않고 이야기가 직관적이에요. 가격도 지금 많이 떨어진 상태고요.
『달러 역설』과 『금융의 종말』보다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이 나왔네요. 그 책이 더 많이 팔리더라고요. 이더리움 투자자가 많은가 봐요.
사연이 재밌어요. 제 독자들은 대부분 아는 이야기인데요. 제가 비트코인을 발견한 2014년에 킨텍스에서 비트코인 컨퍼런스가 열렸어요. 연사가 12명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저였고, 12명 중에 비탈릭 부테린이 있었어요. 12사도 같은 거죠. 비탈릭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가 열아홉 살, 고3이었어요. 얼굴이 좀 외계인처럼 생겼고, 이더리움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였죠. 코드를 만들어서 저커버그를 이기고 프로그래머 상을 받았다고 해서, 외신 기자들이 비탈릭 때문에 몰려들었어요.
그런데 설명을 들어 보니 이더리움을 도저히 사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 친구가 세 개 섹션에서 비트코인을 비판하면서 싼 코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거예요. 코인이 싸야 된다, 저렴해야 된다, 가스비로 써야 하니까 비싸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죠. 비트코인이 40만 원인데 너무 비싸다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가 만든 이더리움은 가격이 싸야 하니까 무한 발행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살 수가 있겠어요? 2,100만 개로 정해진 비트코인을 두고, 무한 발행되고 창시자가 싼 코인을 얘기하는데요.
그래서 그때 비트코인 한 개면 이더리움 2,000개를 받을 수 있었어요. 제자들이 이더리움을 사도 되냐고 물어서 제가 데리고 갔거든요. 그래서 제가 "쟤 보니까 프로그램은 잘 짜겠지만, 입문학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내 말 믿지 마" 했는데, 그건 제 판단 착오였어요.
2018년에 제가 제자에게 "이더리움은 안 없어진다"라고 하고 저도 샀어요. 반성하는 의미로 꽤 많이 샀죠. 2018년 이더리움이 폭락해서 한 개당 20만 원이 되었거든요. 지식인으로서 제가 이더리움을 무시하고 창시자가 어리다는 이유로 편 가르기 한 걸 반성한 거예요. 지금은 300만, 400만 원, 600만 원까지 갔으니 괜찮죠.
이더리움이 구글과 애플을 다 이겼다고 전망한 건 작년부터입니다. 작년 여름을 지나면서 캐시 우드나 우리가 존경하는 세계의 투자자들이 전부 이더리움으로 돌아섰어요. 그 사람들은 저보다 정보가 많을 텐데, 이더리움을 판단할 정보는 어려운 정보가 아니거든요. 미국 주류 기업들, 월가 플레이어들이 어디에 자신들의 토큰을 올릴지 고민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이더리움으로 돌아섰다고 가설을 세우고 그들의 말과 행동을 봤더니 맞더라고요.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이더리움을 주목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 산업은 비트코인이 열었지만 이더리움이 성숙기로 끌고 간다고 전망하고 있어요.
아까 비트코인은 7만 선이 오면 눈여겨보라고 하셨고, 이더리움은 가격보다 틈틈이 사시라고 하셨는데요. 이더리움은 이미 처참할 정도로 낮아졌어요. 이더리움은 틈틈이 사시면, 제가 보기엔 비트코인보다 빠른 시간 안에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어요. 비트코인은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굉장히 좋은 자산이에요. 그래서 이더리움에서 번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전략을 쓰시는 거고요.
그 부분도 여쭤보고 싶었어요. 이더리움이 이렇게 좋은데 어느 순간 다시 비트코인으로 옮겨갈 플랜을 세우시는지요.
이더리움은 가격이 올라가는 데 한계가 있어요. 이더리움은 산업에 좋은 거지, 코인 자체가 필연적으로 올라가야 할 이유는 없어요. 이더리움 가격이 올라가면 이더리움 기반 시스템의 거래 비용이 증가해서 멈춰요. 그래서 비탈릭이 싼 코인이라고 말한 거예요. 이 딜레마를 지난 10년간 해결해 왔는데, 여기서 깊게 들어가긴 어렵고 간단히 말하면 조금 해결했어요. 올해 초에는 이더리움 거래량이 사상 최대였어요. 이더리움 기반으로 거래된 것들의 거래량이 역대 최대인데, 이더 가격은 안 좋았죠. 투자자들은 실망했겠지만, 2014년에 제가 웃자고 한 얘기가 아니라 거기에 답이 있어요. 비탈릭이 꿈꾸던 게 달성된 거죠. 거래는 엄청나게 되는데 가격은 안 좋은 거예요. 이더리움은 산업으로서 쓰이니까 굉장히 전망이 있는 자산이지만, 어느 순간 성숙기에 들어가야 해요.
비트코인은 가격에 상한이 없는 자산이에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저를 미쳤다고 하겠지만요. 2,100만 개로 정해져 있죠. 세계 슈퍼리치들보다 숫자가 적어서, 슈퍼리치들도 하나씩 갖기 어려운 걸 빨리 마련하라고 제가 얘기하잖아요. 한강뷰가 보이는 강남 아파트를 다 살 수는 없지만 화장실만 살 수 있다면 안 사시겠느냐고 하면, 다들 산다고 하더라고요. 왜 사죠? 통째로 갖고 싶은 부자들에게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기 때문이죠. 비트코인도 부자들이 결국 좋아할 수밖에 없으니 알박기를 하셔야 됩니다.
비트코인이 지지부진하면 투자자들은 기회비용이 워낙 크니까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죠. 그러면 비트코인을 떠나고, 수급에 문제가 생겨서 오랫동안 횡보하게 돼요. 현명한 투자자는 작년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투자하지 않았겠죠. 삼성과 하이닉스에 투자했겠죠.
투자라는 건 종목이 아무리 좋아도 전체 그림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비트코인과 이더를 강조한 사람들은 투자적으로는 어리석은 거죠. 우리는 이걸 좋아하니까요. 그런데 애정 없이 전체 그림을 놓고 보면 채권이 될 수도 있고 반도체주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 속에서도 비트코인이냐고 물으면 상당히 어려운 대답이 되겠죠.
그래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주식이 우리 노후를 책임질 정도로 앞으로 40년 동안 오를 것 같진 않지 않습니까? 그런데 비트코인은 제가 미쳤다고 하시겠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같아도 40년 동안 계속 오를 겁니다.
40년 동안 계속 오른다고요? 감이 안 잡힙니다. 12년 전에 제가 비트코인 얘기를 할 때도 사람들이 지금 기자님 같은 표정이었어요. 이 대화 박제해 놓으시고, 40년 후에 한번 열어 보시면 됩니다. 건강하셔야 돼요.
AI 시대가 주는 충격을 크게 보면 결국 유효 노동의 문제예요. 유효 노동이라는 말이 생소하실 텐데, 힘과 건강이 있는데도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이 산업 사회에 엄청나게 생깁니다. 정년퇴직도 있고 AI에 밀려나기도 하죠. 그러면 국가가 대응을 해야 하는데, 이건 사회 문제니까요. 그래서 국가는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어요. 돈을 찍어내는 게 국가의 답입니다.
제 말을 믿으셔야 돼요. 국가가 돈을 찍어내는 답을 택하기 때문에, 2,100만 개로 한정된 비트코인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소비가 미덕인 세상이 오면 오히려 비트코인이 빛을 바랄 거예요. 산업 사회가 일본을 시작으로 초고령 사회로 들어가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AI의 충격도 있으니, 결국 국가들은 연금을 조정하기보다 돈을 찍어내는 선택을 할 거예요.
연금을 조정하려면 정권이 희생해야 하는데, 인플레이션은 정권의 희생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비트코인을 가지셔야 돼요.
우리나라는 더 특수한 문제가 있어요. 이건 얘기해도 될 것 같은데,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도 관련이 있어서, 그 법이 상속을 어렵게 만들어 놨어요. 지난 대선에서는 상속세를 없앤다는 말이 잠깐 있었지만,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고요. 오늘 제가 잠깐 보니까 토지 공개념을 입법화하는 과정으로 들어가고 있더라고요. 그게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제 친구가 있는데, 저와 굉장히 가까워요. 아버지가 한 100억 대의 임야를 갖고 계신데, 거기서 목장을 하셔요. 젖소가 100마리입니다. 젖소는 택시랑 비슷해요. 숫자를 함부로 못 늘린다고 하더라고요. 이력제 같은 게 있어서 한 마리 한 마리가 다 우유를 생산하니까요. 그 우유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일종의 면허가 있는데, 국가 면허는 아니고 우유 업체가 주는 허가 같은 거래요. 그러니까 이 친구는 부자죠, 이미.
근데 사는 건 부자가 아니에요. 주말마다 저는 안 하는데, 그 목장에서 소똥 속에서 사니까요. 뭐 슈퍼카를 몰 수도 있는데, 맨날 소똥 묻히고 살아요. 제가 10년 전에 조언을 했죠. "아버님, 이제 얼마 안 남으셨는데 다 비트코인으로 바꾸셔야 돼요. 안 그러면 뺏겨요." 그런데 이분들, 자수성가하시고 노동으로 재산을 일군 분들에게는 특징이 있어요. 굉장히 성실하셔서 자기가 죽을 거라는 걸 가정하지 않으세요. 자기 죽기 전에 자식들이 재산을 가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를 불경하게 여기시고요. 그리고 금융자산에 대해서 굉장히 배타적이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얼마 전에 돌아가신 분이 있어요. 제 친구는 젖소 100마리 대신에 비트코인 100마리를 가질 수 있었거든요. 그러면 국가한테 거의 안 뺏깁니다. 그런데 젖소 100마리는 국가한테 거의 뺏기죠. 아버님의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서 친구가 가졌다면, 그때도 안 뺏기고 지금도 안 뺏겼을 거예요. 지금은 부모님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려고 하면 그 사이에 증여가 발생하죠. 그러니까 이제는 아들이 현금으로 사야 되는 거예요. 공식적으로는 이럴 수밖에 없는데, 비트코인과 관련해서는 합법적인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요.
제가 이 친구 얘기를 한 건 실제 사례이고요. 이상하게도 한국의 1대 부자들은 비트코인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나이가 너무 드셨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금융자산에 대한 배척도 있었죠. 그런데 이분들이 모르는 게 있어요. 본인이 사후에 자식들에게 갈 재산의 대부분을 국가가 가져간다는 걸 몸으로는 모르셔요. 그런데 상속을 한 번씩 경험하잖아요. 그러면 2세들은 달라요. 그걸 한번 경험했기 때문이죠. 그러면 찾습니다. 뭘 찾을까요? 국가가 뻔히 보고 있는 땅이나 아파트가 답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전 세계의 부자들이 결국은 비트코인으로 갑니다. 유일무이하죠. 부자 아빠나 부자 엄마가 없는 평범한 시민이라도, 강남 아파트 화장실 발판을 사는 마음으로 비트코인을 하나 딱 가지면 감동이 와요. 전 인류가 수십억인데 2,100만 개밖에 없는 걸 내가 하나 갖고 있구나 하고요. 가격이 12만 달러에서 6만 달러로 떨어지면 패닉이 오죠? 그래도 그 개수에 만족하게 되는 거예요.
12만 달러일 때는 제가 이런 얘기를 잘 안 했어요. 저도 떨렸거든요. 작년 방송에서 가격이 한참 높을 때 더 가냐고 물으면 저도 상당히 조심스러웠어요. 제가 아무리 사라고 해도 사지 않으실 분들 중에는 사서 저를 원망하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지금은 제가 많이 떠드는데, 이유가 있어요. 제 12년 경험상 지금은 괜찮아요. 사서 반토막 나는 걸 상상하기 어렵거든요. 머니올라에서 조회수를 많이 이끌어 주신 "고래가 움직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었는데, 그 리스크는 이제 다 잡았다고 보시는 거예요?
아, 그게 작년 말 폭락의 원인이었어요. 제가 10만 달러가 어려울 거라고 예측은 했는데, 제가 좀 낭만적으로 봤죠. 비트코인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문제는, 가치가 거의 없을 때 투자했던 초창기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거예요. 이분들이 그때 털고 나갔어야 했는데 상당수가 남아 있고, 지쳤어요. 이분들은 보통 만 개 이상을 갖고 있어서, 20만 달러가 안 돼도 괜찮아요. 이분들이 생각한 목표가 10만 달러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작년 하반기에 이분들이 50만 개를 쏟아냈어요. 기관들이 그걸 받아내다가 지쳐서 포기했고, 그래서 폭락을 그냥 놔둔 거죠. 고래들이 일으킨 거예요.
그래서 40년 타임라인을 말씀하셨군요. 네, 일단 그들이 다 나가야 돼요. 40년은 길지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자산은 정말 유일무이하게 비트코인인 것 같기도 하고요.
오늘 방송을 통해 저는 또 하나를 배웠어요. 코인으로 대변되는 크립토 중 가장 대장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도박성으로만 봤다면, 오늘은 비트코인이 더 확고한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이더리움은 실체가 있어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가격이 낮은 것조차 합리화되는, 그게 원래 목적이라는 말씀을 들었어요. 그래서 이 두 가지는 쓸모와 쓰임이 확실한, 상징적인 것이 아닌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책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결국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전망으로 돌아갔네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지만, 저희는 현명한 소비자이자 이 세상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이 책을 왜 꼭 읽어야 하는지 저자분께 여쭤보겠습니다.
네. 이 책은 지금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에 대한 보고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공식화된 지 2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온체인이라는 세계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토큰화해서 이미 거래하고 있어요. 규제가 따라오지 않으니까 우리가 시간이 늦춰졌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고요. 규제 바깥에서 엄청나게 진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금융당국이 폴리마켓을 차단하고 도박법을 적용하려고 하는 상상력에 갇혀 있다고 가정해 보죠. 삼성전자 갤럭시도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여러분과 저는 4년 후에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방송가와 콘텐츠 산업에 했던 일을 금융에서 보게 될 거예요. 한국 기업의 주식을 한국 시장이 아니라 외국 앱을 통해 토큰화된 자산으로 거래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상황은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라도 함께 지켜봐야 합니다.
보내 드리기 전에 달러에 대한 질문도 간단히 드릴게요. 미국이 결국 권력의 중심이니 달러도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 대답은 이래요. 달러가 강하냐 안 하냐는 달러의 건강도와 달러의 강세·약세를 구별해서 봐야 하는데, 둘 사이의 관계는 의외로 거리가 있어요. 내 건강과 체중이 전혀 무관하지는 않지만, 보통의 수준에서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요. 체중이 급감하면 위험 신호인 것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체중과 건강은 이렇게 관련이 없죠.
즉 강달러이면서 달러 시스템은 약해질 수 있고, 약달러이지만 달러 시스템은 더 강해질 수 있어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달러가 비싸냐 싸냐의 문제가 아니라, 달러 시스템이 더 지배적이 될 것이냐의 문제예요. IMF 보고서에서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경고했듯이, 전 세계의 자국 통화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달러가 들어설 거예요. 그러니 달러 시스템의 지배적 지위는 더 강화되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강달러입니다. 다만 미국 정치권은 수출 경쟁력 때문에 약달러를 원하고, 트럼프도 그렇죠. 그러니 이 부분은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AI가 에이전틱 AI 시대를 맞아 결제와 금융, 저축까지 하게 되면 많이 달라질까요? 네, 그 책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요. 머신 이코노미가 시작됩니다. 영세한 크리에이터에게 굉장히 좋은 시대가 올 거예요. 포털이 왜 생겼는지 생각해 보면, 결제가 집중되었기 때문이에요. 결제가 왜 집중되냐면, 결제가 번거롭기 때문이죠. 10원, 50원짜리 기사를 보기 위해 회원 등록을 하고 결제하기가 어려우니까, 공짜 기사를 열고 광고를 포털이 몰아서 신문사에 배분했던 거예요. 그런데 AI가 결제의 주체가 되면 그런 장벽이 없어집니다. AI가 내가 읽은 기사 일부를 건당으로 지불하면서 가져오겠죠. 그러면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 신문사나 방송사가 자기 기사를 직접 팔 수 있고, 웹툰 작가도 자기 플랫폼에서 자기 웹툰을 팔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AI 결제는 영세한 크리에이터에게 아주 좋은 신호예요.
앞으로는 AI가 투자까지 대신하는 시대가 올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러면 머신 이코노미도 굉장히 큰 변화죠. AI와 알고리즘을 가진 사람에게 결국 부가 더 쏠릴 거예요. 그렇죠. AI가 투자까지 대신하게 되면, 좋은 알고리즘을 사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더 좋은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회사가 돈을 벌겠죠.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되고요.
일단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 추천하신 것들을 하나씩 알아보면서, 이런 책을 계속 읽으며 따라가 보겠습니다. 작가님, 『달러의 역설』에 이어 금융 책을 정말 많이 쓰셨는데, 다음 책은 언제 나오나요?
다음 책은 올해가 가기 전에 금방 나올 것 같아요. 지금 머신 이코노미에 대해 책을 쓰고 있습니다.
아, AI에 대한 관심이 많으니 그 책이 나오면 저희가 또 뵙고 따라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으로 활동하셔서 그런지 비유가 더 재밌었고요. 오늘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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