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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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빅테크 설비투자는 전년비 80% 증가했으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분기 11.4% 하락. 하락 원인은 실적이 아닌 고점 부담·공매도 공개·중국 AI 모델 등장·해지펀드 강제청산 등 수급 요인으로 분석. 세배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 손실로 44.8% 하락, 원화 강세로 달러 자산 원화 손실이 두드러짐. 메모리 사이클은 마이크론 실적(매출 542억달러, 다음 분기 전망 615억달러)으로 아직 살아있다고 판단하나 10년물 금리 상승·환율 부담을 경계. 10월 28~29일 빅테크 설비투자 숫자가 핵심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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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이 네 회사가 가장 최근 실적에서 밝힌 분기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80% 늘었습니다. 그 돈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를 사는 데 들어갑니다. 그런데 반도체 회사들을 모아 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 11% 빠졌습니다. 돈은 더 들어오는데 주가는 내려갔습니다. 이 간극은 실적 시즌에 메워질까요?
마이크론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와 모틀리풀 분석을 종합하면 결론은 이렇습니다. 3분기에 꺾인 것은 사이클이 아니라 가격이었습니다. 반도체를 사 주는 쪽의 지출도, 반도체를 파는 쪽의 매출도 3분기 내내 늘었습니다. 빠진 것은 상반기에 두 배로 오른 주가의 일부였고, 그 하락세는 실적이 아니라 공매도 공개와 빚을 내 투자한 펀드의 강제 청산 같은 수급 때문이었다는 것이 모틀리풀의 결론입니다.
다만 그 석 달 동안 미국 주식 투자자가 실제로 잃은 돈은 반도체 가격보다 다른 두 곳에서 더 많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원화 강세입니다. 지수가 11% 빠질 때 3배 상품은 45% 빠졌고, S&P 500은 달러로 2% 올랐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10% 넘게 손실이었습니다. 오늘은 9월 한 달을 먼저 정리하고, 이어서 3분기 전체를 이 세 조각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지난달 말 저희가 9월에 보겠다고 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9월 연준 회의입니다. 당시 시장이 동결보다 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연준은 9월 16일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방향은 맞았습니다. 둘째는 브로드컴 실적입니다. 인공지능용 반도체 매출이 1년 전보다 세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셋째는 8월에 반도체 안에서 벌어진 조정이 다른 종목으로 번지는지였는데, 번지지 않았습니다. 9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5% 올랐습니다.
지난달 관심 종목도 점검하겠습니다. 매수 관심으로 말씀드린 미국 발전 회사 비스트라는 8월 말 137.15달러에서 9월 말 138.35달러로 0.9% 올랐습니다. 숫자만 보면 무난해 보이지만, 이 부분은 뒤의 '틀린 것' 코너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비중을 줄일지 살펴볼 관심 종목으로 말씀드린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은 같은 기간 30% 올랐습니다. 가격만 보면 줄이자는 관점은 틀렸습니다. 저희가 근거로 든 것은 방향이 아니라 흔들림의 크기였는데, 왜 그 근거를 지금도 유지하는지는 본론의 세 번째 챕터에서 숫자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9월 시장을 한 줄로 요약하면, 금리는 올랐고 반도체는 더 올랐고 나머지는 밀렸습니다. S&P 500은 0.5% 내렸고 다우는 4.3%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1.9% 올랐습니다. 화면의 10년물 국채 금리를 보시면 8월 말 4.76%에서 9월 말 5.29%까지 한 달 사이 0.5%포인트 넘게 뛰었습니다. 이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물가가 있습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9월 초에 발표한 8월 제조업 지수는 54.6으로 여덟 달 연속 확장이었는데, 그 안의 가격 지수는 71.1이었습니다. 공장들이 사 오는 원자재 값이 여전히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경기는 좋은데 물가가 안 잡히니 연준이 올렸고, 그래서 금리에 민감한 업종이 9월에 가장 많이 빠졌습니다. 배경 지표도 짚겠습니다. 회사채 시장이 매기는 부도 위험 가격인 신용 스프레드는 8월 말 2.63%에서 9월 말 3.08%로 올라왔습니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9월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기관들의 현금 비중이 3.5%에서 3.9%로 늘었습니다. 큰손들이 조금씩 물러서기 시작한 한 달이었습니다.
매달 하나씩 공개하는 '틀린 것' 코너입니다. 이번에는 전력주입니다. 저희는 8월 말에 비스트라 같은 전력 회사를 반도체와 성격이 다른 자리로 봤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늘면 전기가 부족해지니, 반도체가 흔들릴 때 다르게 움직일 거라는 논리였습니다.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9월에 10년물 금리가 0.5%포인트 넘게 오르자 미국 유틸리티 업종은 5.9% 빠졌습니다. 전력주는 인공지능 수혜주이기 전에 빚이 많고 배당으로 평가받는 금리 민감주였습니다. 비스트라가 0.9% 오른 것은 업종 안에서는 선방한 것이지만, 금리가 오르는 달에 금리 민감 업종을 다른 성격의 자리라고 부른 것은 저희 판단의 구멍이었습니다. 전력 수요가 늘어난다는 장기 논리와 지금 금리가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느냐는 다른 질문이었고, 이 두 질문을 지표 하나로 답하려 한 것이 틀린 지점입니다.
10월 계획입니다. 볼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10월 2일 고용 보고서입니다. 고용이 강하면 금리가 한 번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둘째, 10년물 5.5%입니다. 지금 5.29%인데 5.5%를 넘으면 금리 경계를 한 단계 올려 보겠습니다. 셋째, 10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실적입니다. 21일 버티브, 28일 알파벳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29일 아마존입니다. 넷째, 10월 말 연준 회의입니다.
10월 시장을 한 줄로 보면, 반도체는 반등했지만 금리가 그 위를 누르고 있고, 실적이 심판을 보는 달입니다.
3분기를 시작할 때 저희가 세운 큰 방향은 두 가지였습니다.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은 유지한다. 그리고 그 위에 얹은 레버리지는 줄인다. 첫 번째부터 점검하겠습니다. 사이클이 꺾였다고 볼 조건으로 저희가 미리 정해 둔 것은 빅테크 설비투자가 1년 전보다 줄어드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숫자는 정반대였습니다. 줄기는커녕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 이 가정은 지켜졌습니다.
두 번째, 레버리지를 줄인다는 관점은 방향은 맞았지만 너무 늦게 말한 것이었습니다. 8월 편에서 저희는 줄여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과 실제로 줄이는 것 사이의 간격을 숙제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크게 다치는 구간은 그 숙제를 꺼내기도 전인 7월에 이미 지나갔습니다. 화면의 표가 3분기 성적표입니다. S&P 500은 2.0%, 나스닥은 2.5% 올랐고 다우는 2.7% 내렸습니다. 지수만 보면 조용한 분기였습니다. 그런데 맨 아랫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1.4% 빠졌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경로입니다. 7월 한 달에 20.6%가 빠졌고, 8월에 2%, 9월에 9.5%를 되돌렸습니다. 분기 수익률 한 줄로는 보이지 않는 깊은 골짜기가 가운데 있었던 겁니다. 같은 석 달 동안 10년물 국채 금리는 4.42%에서 5.29%로 올랐습니다. 금리가 이만큼 오르는데 S&P 500이 플러스로 끝난 것은 기업 이익 전망이 받쳐 줬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주 주간 심층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오늘 본론은 그 조용한 지수 아래에서 반도체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입니다.
**첫 번째 질문: 7월의 반도체는 왜 그렇게 빠졌을까요? 실적이 나빴기 때문일까요?**
화면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1년 차트입니다. 화살표 두 개를 표시해 뒀습니다. 미국 투자 매체 모틀리풀이 8월 초에 이 급락을 분석한 글을 원문으로 확인했는데, 원인으로 꼽은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6월 30일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와 엔비디아, 마이크론을 공매도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둘째, 7월 16일 중국의 한 인공지능 연구소가 미국 최상위 모델과 비슷한 성능의 공개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비싼 반도체가 그만큼 필요하냐는 의심을 다시 불렀습니다. 셋째, 인공지능 주식에 빚을 크게 내 투자하던 헤지펀드 한 곳이 증거금 요구를 받고 강제로 주식을 팔았습니다.
세 가지 모두 실적이 아닙니다. 같은 글은 7월에 발표된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이 매우 강했고,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약해진 신호는 전혀 없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크게 빠졌을까요? 출발점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글에 따르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112.8% 올랐습니다. 여섯 달 만에 두 배가 된 가격에는 좋은 실적이 이미 들어가 있고, 그런 가격은 나쁜 소식이 아니라 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대목을 이렇게 읽습니다. 이익이 빠르게 늘 때는 주가가 많이 올라도 이익 대비로는 싸 보입니다. 그래서 가격이 두 배가 됐는데도 비싸다는 느낌이 없었고, 그 느낌의 부재가 빚을 내서 사는 사람을 불러들였습니다. 7월은 사이클이 꺾인 달이 아니라, 좋은 사이클 위에 쌓인 빚이 정리된 달이었다는 것이 저희의 해석입니다. 7월 29일 저점에서 반도체지수는 6월 말 대비 26.7% 아래에 있었고, 거기서 석 달이 지난 지금 낙폭의 절반 넘게 되돌렸습니다.
**두 번째 질문: 가격이 아니라 사이클 자체는 정말 멀쩡할까요?**
말이 아니라 숫자로 보겠습니다. 화면의 표는 반도체를 사 주는 쪽입니다. 빅테크 네 곳의 분기 설비투자를 합치면 1,71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0% 많습니다. 직전 분기 증가율이 74%였으니 속도가 붙은 겁니다. 알파벳은 1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파는 쪽도 보겠습니다. 엔비디아가 8월 말에 발표한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 달러로 1년 전에 두 배를 넘었습니다. 브로드컴은 9월 초 실적에서 인공지능용 반도체 매출이 1년 전에 세 배를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어제, 3분기 마지막 날 장이 끝난 뒤 마이크론이 실적을 냈습니다. 화면의 마지막 막대가 어제 발표된 분기 매출로 542억 달러입니다. 회사가 석 달 전에 스스로 제시한 전망은 500억 달러 안팎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분기 전망으로 615억 달러를 내놨습니다. 음영이 들어간 구간은 매출이 1년 전보다 줄던 하강기인데, 지금은 그 반대편 끝에 와 있습니다. 사는 쪽 지출이 80% 늘고, 파는 쪽 매출이 두 배에서 세 배로 늘었고, 다음 분기 전망도 올라갔습니다. 저희가 사이클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조건, 즉 설비투자가 1년 전보다 줄어드는 분기가 이어지는 것과는 지금 가장 먼 자리에 있습니다.
다만 조심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메모리처럼 사이클을 타는 업종은 이익이 정점일 때 가장 싸 보입니다. 매출 막대가 가장 높은 지금이 그런 자리일 수 있다는 의심은 늘 같이 들고 가야 합니다. 이 의심은 반대 시나리오 챕터에서 다시 꺼내겠습니다.
**세 번째 질문: 사이클이 멀쩡한데, 3분기에 가장 크게 다친 투자자는 누구였을까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을 들고 있던 사람입니다. 화면은 반도체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과, 그 지수의 하루 움직임을 세 배로 따라가는 상품(SOXL)을 같은 출발점에 놓은 석 달 비교입니다. 지수는 3분기에 11.4% 빠졌습니다. 세 배면 34%쯤 빠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44.8% 빠졌습니다. 10%포인트가 어디론가 사라진 겁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월별로 쪼개면 보입니다. 7월에 지수가 20.6% 빠질 때 3배 상품은 57% 빠졌습니다. 여기까지는 대략 3배에 가깝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8월입니다. 지수는 2% 올랐는데, 3배 상품은 오히려 1.7% 내렸습니다. 지수가 오른 달에 3배짜리가 내린 겁니다. 이유는 이 상품이 하루 단위로 3배를 맞추기 때문입니다. 지수가 하루 10% 내렸다가 다음 날 11% 올라 제자리로 오면, 3배 상품은 30% 내렸다가 33% 올라도 원금의 93%밖에 안 됩니다.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이 차이가 쌓입니다. 8월처럼 방향 없이 크게 흔들린 달에는 지수가 조금 올라도 3배 상품은 깎여 나갑니다.
더 무거운 산수가 있습니다. 20.6% 빠진 지수는 26%만 올라도 본전입니다. 57% 빠진 3배 상품은 133%가 올라야 본전입니다. 9월에 30%가 올랐지만 6월 말 가격까지는 아직 80% 넘게 더 올라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상품을 방향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크기의 문제로 다룹니다. 반도체가 오를 거라고 믿어도 3배 상품에 얼마나 싣느냐는 별개의 결정입니다. 확신이 없으면 판단을 뒤집기보다 크기를 줄이는 쪽이 맞습니다. 비중을 줄일지 살펴보자던 관점이 가격으로는 틀렸는데도 유지되는 이유가 이 표입니다.
**네 번째 질문: 한국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한 사람에게 3분기는 지수 성적표와 같았을까요?**
화면은 원·달러 환율입니다. 6월 말 1,542원이던 환율이 9월 말 1,350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석 달 만에 달러 값이 원화로 12.4% 싸진 겁니다. 한국 경제 매체 아주프레스는 원화가 3분기에 두드러지게 강했던 통화였다고 전하면서, 한국은행이 그 배경으로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외환수급 개선을 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걸 주식 수익률에 겹쳐 보겠습니다. S&P 500은 달러로 2.0% 올랐습니다. 그런데 6월 말에 원화를 달러로 바꿔 샀다가 9월 말에 다시 원화로 바꾸면 10.6% 손실입니다. 이건 저희가 지수와 환율로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나스닥도 달러로는 2.5% 올랐지만 원화로는 10% 넘게 손실입니다. 지수가 올랐는데 원화로 보면 두 자릿수 손실이 난 분기였던 겁니다.
반도체에 투자한 사람은 가격에서 11%, 환율에서 12%를 같이 맞았습니다. 3분기에 한국의 미국 주식 투자자가 본 손실에서 가장 큰 조각은 종목 선택이 아니라 환율이었다는 것이 저희가 이번 분기에 가장 늦게 깨달은 사실입니다. 환율은 주가처럼 매일 화면에 뜨지 않아서, 손실이 종목 탓으로 읽히기 쉽습니다. 달러 자산의 성과는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을 따로 적어 교차 확인해야 원인이 섞이지 않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 같은 석 달 동안 한국 반도체 대형주는 미국과 같이 움직였을까요?**
화면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지수의 3분기 비교입니다. 방향은 같았고 폭은 한국이 훨씬 컸습니다. 미국 반도체지수가 11.4% 빠진 3분기에 SK하이닉스는 33%, 삼성전자는 20% 가까이 내렸습니다. 코스피도 19% 가까이 빠졌습니다. 7월 한 달만 보면 SK하이닉스는 35% 내렸습니다. 메모리 회사는 이익이 사이클을 크게 타기 때문에, 시장이 정점을 의심하는 순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반응합니다. 미국에서도 마이크론은 7월 말 저점에서 6월 말 대비 36% 아래에 있었습니다.
다만 9월의 회복 속도는 달랐습니다. 9월에 마이크론은 11% 올랐는데, SK하이닉스는 6%, 삼성전자는 3%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여기에 묘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주식은 한국이 더 많이 빠졌는데, 통화는 원화가 강해졌습니다. 보통은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나가면 통화도 약해지는데, 이번에는 둘이 따로 움직였습니다. 마이크론이 어제 내놓은 다음 분기 전망이 한국 메모리 두 회사의 10월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되는지가 이 간극의 다음 시험대입니다. 이 주제는 다음 주 심층편에서 따로 깊게 다루겠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 저희가 틀렸다면 어디서 먼저 신호가 나올까요?**
세 군데를 보고 있습니다. 첫째는 메모리 현물 가격입니다. 대만 시장조사 회사 트렌드포스의 9월 중순 집계를 보면, 구형 메모리 현물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한 주 상승폭이 0.5%에 못 미칠 만큼 느려졌고, 최신 규격 메모리는 사겠다는 움직임이 줄면서 일부 가격이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현물 가격은 기업 가격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마이크론의 매출 막대가 가장 높은 지금, 가장 먼저 꺾일 수 있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둘째는 포지션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9월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매수는 넉 달째 기관들이 꼽은 가장 붐비는 거래입니다. 7월 급락은 붐비는 자리에서 팔 사람이 생겼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미 보여 줬습니다. 그 자리가 석 달 만에 다시 붐비고 있습니다.
셋째는 설비투자를 대는 돈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기관들은 빅테크의 지출에서 번지는 신용 위험을 새 걱정거리로 꼽았습니다. 설비투자 80% 증가는 누군가 그 돈을 빌려주고 있다는 뜻이고, 신용 스프레드가 한 달 사이 방향을 바꾼 것과 같은 그림 안에 있습니다. 금리 5.3%에서 빌린 돈으로 짓는 데이터센터는 금리 4%대일 때와 계산이 다릅니다. 세 가지 모두 아직 경보는 아닙니다. 하지만 사이클 판단을 설비투자라는 지표 하나로 결론 내지 않으려고, 이 셋을 같이 적어 둡니다.
가장 크게 틀린 것은 가격이 많이 내려온 것을 싸다고 읽은 것입니다. 저희는 8월 중순에 많이 내린 종목은 서둘러 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 원칙은 지수 상품이나 이익이 나는 회사에서는 맞았습니다. 그때 내려와 있던 반도체 지수 상품들은 이후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익이 없는 적자 성장주에서는 틀렸습니다. 화면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사 퀀텀스케이프는 8월 중순 이후에만 25%가 더 빠졌습니다. 차이는 가치를 셀 수 있느냐였습니다. 이익이 나는 회사는 주가를 이익으로 나눠서 과거보다 싼지 비싼지 따질 수 있습니다. 적자 회사는 나눌 이익이 없으니, 싸 보인다는 느낌은 사실 예전 가격보다 낮다는 뜻일 뿐이었습니다. 낙폭은 저평가가 아닙니다. 적자 회사에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싼가가 아니라, 가진 현금으로 몇 분기를 버티느냐였고, 저희는 그 질문을 분기 말이 되어서야 꺼냈습니다.
가장 중요한 날짜는 10월 28일과 29일입니다.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이틀 사이에 실적을 내고, 오늘 본 설비투자 표의 다음 줄이 채워집니다. 증가율이 80% 근처를 유지하면 오늘의 결론은 한 분기 더 유효합니다. 10% 아래로 떨어지면 저희는 사이클 판단을 다시 합니다. 두 번째는 그 뒤에 이어지는 엔비디아 실적입니다. 세 번째는 연말에 나올 마이크론의 다음 분기 실적입니다. 어제 제시한 615억 달러 전망을 실제로 맞추는지가 메모리 정점 논쟁의 답입니다. 네 번째는 환율입니다. 원·달러가 1,350원 아래로 더 내려가면 달러 자산의 원화 성과는 주가와 무관하게 한 번 더 깎입니다. 다섯 번째는 10년물 5.5%와 신용 스프레드입니다.
사이클이 살아 있다는 결론의 가장 새로운 근거는 어제 나온 메모리 회사의 실적입니다. 마이크론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공시 원문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원문에 적힌 것은 분기 매출 542억 달러, 그리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 615억 달러 안팎입니다. 석 달 전 같은 회사가 낸 전망을 넘어섰고, 다음 기준은 그보다 더 높게 잡은 겁니다. 여기까지가 원문이고, 이걸 메모리 수요가 아직 공급을 앞서고 있다는 신호로 본 것은 저희 해석입니다. 그래서 사이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같은 원문에서 이익률 전망은 이번 분기보다 조금 낮게 제시됐습니다. 다음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망에 못 미치거나 이익률이 더 내려가면 이 판단을 다시 열겠습니다.
3분기에 꺾인 것은 사이클이 아니라 가격이었다는 결론은 7월 급락의 원인에서 나왔습니다. 미국 투자 매체 모틀리풀이 8월 7일에 낸 분석을 원문으로 읽었습니다. 원문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가 상반기에 112.8% 오른 뒤 7월에 21.2% 빠졌다고 짚었고, 원인으로 유명 투자자의 공매도 공개, 중국 인공지능 모델의 등장, 헤지펀드의 강제 청산을 들었습니다. 같은 달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은 매우 강했다고도 적었습니다. 저희는 이걸 좋은 사이클 위에 쌓인 빚이 정리된 것으로 읽었는데, 이 표현은 원문이 아니라 저희 해석입니다. 그래서 방향은 유지하되 레버리지의 크기는 줄여서 보는 관점을 택했습니다. 10월 말 빅테크 설비투자가 실제로 꺾여 나오면, 7월은 수급이 아니라 사이클의 예고였다고 고쳐 읽겠습니다.
반대되는 쪽 근거도 확인했습니다. 대만 시장조사 회사 트렌드포스가 9월 16일에 낸 메모리 현물 가격 점검을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원문에 따르면 구형 메모리 현물 평균은 한 주 사이 0.47% 올랐고, 최신 규격 메모리는 움직임이 줄면서 일부 칩 가격이 약해지는 조짐을 보였습니다. 원문은 여기까지만 말합니다. 이걸 사이클 정점의 가장 이른 신호일 수 있다고 본 것은 저희 추론이고, 한 주치 자료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판단을 바꾸지는 않되, 메모리 가격을 10월의 감시 항목으로 올렸습니다. 현물 가격이 두 달 연속 내리거나 10월 말 계약 가격이 전달보다 낮게 나오면 경보로 바꾸겠습니다.
10월 관심 종목 두 개입니다. 매수 관심은 데이터센터 냉각과 전력 장비를 만드는 버티브입니다. 왜 지금이냐면, 빅테크 설비투자의 흐름을 가장 먼저 숫자로 보여 주는 회사가 10월 21일에 실적을 내기 때문입니다. 시장 구조로 보면, 9월 반도체 반등에서 소외된 자리입니다. 반도체지수가 9.5% 오른 9월에 이 회사는 6.7% 빠졌고, 3분기 전체로는 28% 내렸습니다. 무효 조건은 이번 실적에서 수주 잔고나 다음 분기 전망이 줄어드는 경우이고, 재평가 시점은 10월 21일 실적 직후입니다.
비중을 줄일지 살펴볼 관심 종목은 이번 달에도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입니다. 새 근거는 금리입니다. 9월의 30% 상승은 반도체지수 9.5% 상승의 세 배였고, 10년물이 5.5%를 넘는 날에는 같은 배율이 반대로 작동합니다. 무효 조건은 10년물이 5% 아래로 한 달 넘게 내려오는 경우이고, 재평가는 10월 말 연준 회의입니다.
4분기 시장을 한 줄로 보면, 사이클 숫자는 가장 좋은데 가격은 아직 6월 말 아래에 있고, 금리와 환율이 양쪽에서 조이는 국면입니다. 4분기 매수 관심은 브로드컴입니다. 왜 지금이냐면, 오늘의 간극이 가장 선명한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9월 초 실적에서 인공지능용 반도체 매출이 1년 전에 세 배를 넘었는데, 주가는 3분기에 6.9% 빠졌고 9월 한 달에도 5% 내렸습니다. 시장 구조로 보면, 9월 반도체 반등이 메모리와 레버리지 쪽에 몰리는 동안 뒤에 남은 자리입니다. 빅테크가 직접 설계하는 맞춤형 반도체를 만들어 주는 회사라, 10월 28일과 29일의 설비투자 숫자가 곧 이 회사의 주문 전망입니다. 무효 조건은 그 설비투자 증가율이 눈에 띄게 꺾이는 경우이고, 재평가 시점은 이 회사의 다음 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비중을 줄일지 살펴볼 종목은 퀀텀스케이프입니다. 앞서 '틀린 것' 코너에서 본 그 종목입니다. 왜 지금이냐면, 10월 21일 실적에서 현금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다시 나오기 때문입니다. 시장 구조로 보면, 금리 5.3%는 이익이 먼 미래에 있는 회사에 가장 불리한 환경입니다. 애널리스트 추정으로도 내년까지 적자가 이어집니다. 3분기 주가는 38.6% 내렸습니다. 무효 조건은 양산 일정이 당겨지거나 완성차 회사와의 공급 계약이 매출로 잡히기 시작하는 경우이고, 재평가는 10월 21일 실적입니다.
오늘 관심 종목으로 본 버티브, 브로드컴, 퀀텀스케이프와 3배 레버리지 반도체 상품, 여러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댓글로 의견 남겨 주세요. 이 종목들은 일반적인 워치리스트이며 매수, 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돈은 더 들어오는데 주가는 빠진 3분기의 간극. 답은 10월 28일과 29일 빅테크 실적에서 나옵니다. 그날 설비투자 숫자가 나오면 오늘의 표를 다음 주에 채워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주 심층편은 마이크론 실적으로 본 메모리 사이클, 그리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편입니다. 미국 주식을 따라가는 채널 '미주따'였습니다. 구독과 알림 설정해 두시면 실적 시즌을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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