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병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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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S&P500 6,400대 신고가지만 밸류에이션(PER 25.9배, PBR 5.32배, 버핏지표 약 200%)이 높고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세, 고용은 둔화. 그럼에도 금리인하 기대·감세·유동성 확대와 빅테크 성장이 강세를 지지. 연방부채 확대와 국채 발행 부담으로 금리인하 압박이 커지고, 관세·통화량 확대는 물가 상승 요인. 저자는 미국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하반기에도 트럼프 정책 수혜 주도주가 이어질 것이라 판단하며, 국내 시장도 추가 상방 기대 매수 여지가 있다고 봄.
다듬은 글
제가 글을 하나 써 봤습니다. 지금 미국 상황을 제가 어떻게 보는지 정리해서 말씀드려 보려고요. 미국 시장이 받쳐 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시장만 따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 시장이 견조한 상황에서 우리 시장을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미국을 보는 겁니다. 투자 비책이라는 이름으로 몇 번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정리해서 한번에 말씀드릴 테니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저는 지금의 미국 시장을 기회의 시장이면서 동시에 위기의 시장으로 봅니다. 2023년 3월 이코노미스트 표지에는 황소가 풍선에 매달려 둥둥 떠오르는 그림이 실렸습니다. 당시 S&P 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만들고 있을 때였습니다. 3월 고가는 5,264포인트였습니다. 올해 4월 트럼프 관세 발표로 일시적으로 5,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7월 말 현재 지난주 금요일에 빠지긴 했어도, S&P 500은 6,400포인트 부근에서 다시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그때 그 이코노미스트 그림을 보고 미국은 고평가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 1,000포인트나 더 올라와 있습니다. 시장은 계속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연말 목표 지수를 7,100포인트로 올렸습니다. 한편에서는 일부 월가 투자자들이 거품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우려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는 어떻게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7월 말 6,400포인트 부근에서 S&P 500의 PER은 25.9배입니다. 5년 평균 21.9배보다 높고, 제가 보기에 미국 시장이 적정하다고 보는 수준은 20배 정도입니다. PBR은 5.32배로 장기 평균 3.74배를 크게 웃돕니다. 나스닥 PER은 41.6배로 10년 평균 24배를 훨씬 넘습니다.
워런 버핏 지표로 불리는, 시가총액을 GDP로 나눈 비율도 봐야 합니다. 현재 약 200% 전후입니다. 분석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장기 추세선이 150% 안팎이니 그보다 50%포인트 정도 위에 있는 셈입니다. 버핏 지표로 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기업 규모도 놀랍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4.4조 달러로, 독일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보다 1조 달러 이상 큽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도 약 4조 달러입니다. 2025년 기준 GDP로 비교하면 미국 28조 달러, 중국 17조 달러, 일본 4.8조 달러, 독일 4.5조 달러, 한국 1.9조 달러입니다. 개별 기업 하나의 시총이 한 나라의 GDP를 넘어서는 상황입니다.
이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미국 빅테크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니까요. 2025년 2분기 기준 미국 3대 지수 구성 종목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의 49%를 차지하고, 나스닥은 글로벌 시총의 24%를 차지합니다. 미국 기술주의 부상이 미국 증시의 글로벌 지배력을 얼마나 키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은 강세인데, 6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3% 하락했습니다. 작년 하반기보다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동행지수는 올라가는데 선행지수는 내려가는 디커플링이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시장이 크게 조정받을 거라고 했지만, 시장은 계속 올랐습니다. 저도 판단이 틀렸다는 얘기를 계속해 왔습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실질소득 감소로 소비는 둔화되고 있고, 제조업 신규 주문은 줄고 있으며, 기업의 투자와 채용도 보류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시장이 하락한 것도 고용 지표 때문이었습니다. 비농업 고용 수치가 수정될 때마다 크게 달라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계를 두고 조작이라며 통계국장을 해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연준은 고용이 좋고 경기가 괜찮다고 말해 왔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고용도 둔화되고 있었던 겁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폴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피해가 올해 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관세로 인한 소비재 가격은 이미 오르고 있고, 11~12월경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봅니다. 이민 억제로 노동비용이 올라 서비스 물가도 상승하고 있어서, 현재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의 초기 단계이고 향후 2년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함께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경기 지표가 좋지 않은데도 시장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리 인하 기대, 감세 정책 같은 유동성 확대가 가장 큰 요인일 겁니다. 그리고 독과점적 기술력과 규모를 가진 미국 빅테크의 성장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연방 부채는 현재 약 37조 달러에서 2035년 59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감세로 생기는 재정 부족은 단기 채권을 발행해서 메우고 있습니다. 통화 공급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트럼프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달러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채권 가격도 약세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감세 법안이 발효되는 10월 1일부터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확보했습니다. 4분기에 국채를 대량 발행하는데 지금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금리 인하를 그토록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이자 부담을 계산해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미국 국가부채는 37조 달러를 넘고, 대부분이 국채입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4%대라고 하면, 이자로만 연간 약 1.5조 달러가 나갑니다. 만약 금리를 1%포인트대로 낮출 수 있다면 연간 이자를 약 1조 1,000억 달러 줄일 수 있습니다. 원화로 1,550조 원 규모인데, 우리나라 한 해 예산 약 670조 원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금액입니다. 그러니 금리를 내려야 하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관세 수입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전 세계를 흔들며 도입한 관세로,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이 거둬들인 관세 수입은 1,080억 달러라고 발표되었습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관세 수입은 2,000억에서 최대 3,000억 달러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자로 나가는 돈은 1.5조 달러입니다. 그러니 계속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금리 인하 압박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지니어스법(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법안 통과 전후 약 10일간 비트코인 ETF에는 약 57억 달러, 이더리움 ETF에는 약 28억 달러가 유입되었습니다. 트럼프는 퇴직연금 운용 자산에도 암호화폐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상원의원 워런 등은 가상화폐가 전통 금융시장과 가까워질수록 시장 붕괴 때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제이미 다이먼도 재미있는 말을 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매력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핀테크 기업에 고객을 내줄 수 있어서 JP모건 고객 전용 스테이블코인 JPMD를 제한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린 미국의 현실을 두고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트럼프는 고물가 후유증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입니다. 물가가 오르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할 겁니다. 그래서 유가를 통제하고 물가 상승을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이자 지출을 줄여야 하니 금리 상승을 누구보다 싫어할 것이고, 기준금리 인하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 방향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정책을 자세히 보면, 관세율 인상, 달러 약세, 통화량 증가는 모두 물가 상승 요인입니다.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정책을 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정책 아래서 자본시장을 유지하고 경기를 떠받치려면 유동성을 계속 공급해야 합니다. 지금은 그런 시기입니다.
버블을 쌓아 올리는 형국을 보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 신호로도 읽힙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보수적으로 물러설 것인지, 아니면 유동성이 버블을 만드는 과정을 기회로 보고 거기에 맞는 투자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입니다.
트럼프의 강력한 산업정책이 전 세계에 주도주를 만들고 있고, 한국 정부도 주주환원 정책으로 밸류업을 밀고 있습니다.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기회의 시장입니다. 고위험 자산인 주식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수익의 기회도 오지 않는다는 것은 주식 투자를 오래 해 온 사람들이 경험으로 아는 사실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미국은 추세적으로 꺾이기보다는 정책을 통해 계속 유동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급락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그 과정은 올 하반기 시황이 될 것이고, 당분간은 그런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정책에 맞는 주도주가 계속 있을 것이고, 우리 시장도 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정책이 하나씩 실행되면서 추가로 위쪽을 바라볼 수 있는 기대 매수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제가 보는 요즘 시황은 이렇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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