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요약 보기
부동산 시장은 작년 1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바닥을 찍었으며, 2024년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여력이 생길 것으로 봄. 다만 펀더멘털(수출·중국 경기)과 금리 부담으로 지금은 회색지대로 신중해야 하며, 대단지·준신축 선도 아파트 위주로 갈아타기를 권함. 교통 호재는 2년 내 개통 노선(별내선 연장, 신안산선) 위주로 보고 GTX 등 장기 호재는 과대평가 경계. 자산배분 차원에서 국내외 지수 인덱스와 CD연동 ETF 현금성 자산 보유 권장.
다듬은 글
부동산 시장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렇게 폭락할 줄은 몰랐습니다. 최저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다시 오르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실거래가도 오르고 있습니다. 정말 급변하는 시장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부동산 상승 국면으로 들어선 것인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내년은 좋게 봅니다. 제가 작년 이맘때 등기를 쳤는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바닥을 찍은 달이 작년 11월입니다. 최고의 타이밍이었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역발상으로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집을 못 팔아서 안달할 때 사야 하고, 반대로 사고 싶어서 안달 날 때는 팔아야 합니다. 이걸 잘 명심하셔야 합니다.
지금은 뜨뜻미지근하게 바닥을 친 상태입니다. 2021년 9월 역사상 고점을 향해 간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펀더멘털이 2021년에 비해 너무 안 좋습니다. 수출 경기도 중국 때문에 썩 좋지 않고, 금리도 인하될 것 같긴 하지만 천천히 내려갈 겁니다.
2021년에는 대출 금리가 2%대였습니다. 제가 작년에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고 나서 집을 샀는데, 중도금을 만들기 위해 대출을 받으러 갔을 때는 6% 금리였습니다. 저처럼 신용도 좋은 사람도 6% 대출을 받았고, 그마저도 은행에서 못 받고 보험사에서 받았습니다. 그만큼 힘들 때가 살 때입니다. 그래서 자산 배분을 해두셔야 합니다. 그런 때가 왔을 때 자산을 털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 누가 물으시면 저는 회색 영역이라고 답합니다. 싸지는 않지만, 상승 여력은 내년,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생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하반기에 기회가 올 것 같습니다. 2021년에 비해 선호되는 아파트는 집값이 거의 90%까지 회복됐습니다. 지금 사서 역사상 최고가를 넘어야 수익이 납니다. 양도세, 취등록세도 비싸고, 대출 금리까지 생각하면 지금 사서 돈을 번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은 시장에 대해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그럼에도 하반기에 기회가 올 거라고 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수출이 살아나면 대기업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가 나오고, 목돈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물가가 잡히면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인하될 테니, 그 영향이 조금씩 우리 시장에도 온기를 줄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을 회색 영역으로 보는 저는 지금 적극적으로 사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반대로 지금 팔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8월에 팔았어야지"라는 말이 나오는데, 탄력이 둔화된 다음에 또 팔자는 식이 되면 안 됩니다. 시장에 대해 산다, 만다의 선택지만 있는 게 아니라 지금은 열심히 집을 보러 다니거나 경매 공부를 하며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회색 영역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타이밍을 기다리면서 시드머니를 장전하고 옥석을 가려야 합니다. 버블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고, 패닉이라고 하기에는 1년 사이에 오르내림이 있는 그런 구간입니다.
지금은 적정 가격보다 약간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1년 정도 참으면 적정 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나면 실질 가격이 떨어질 거니까요. 이런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지역별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하셨을 겁니다. 떨어질 때는 같이 떨어지는데 오를 때는 다릅니다. 그래서 양극화 속에서 고르는 팁을 드리겠습니다. 핵심은 유동성입니다. 불황에도 팔 수 있고, 불안해도 살 수 있는 집을 사야 합니다.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단지여야 합니다. 둘째, 시세가 높은 곳이면 더 좋습니다. 이걸 고르는 방법은 KB 선도 아파트 50 지수를 보시면 됩니다. 1위는 헬리오시티이고, 50위는 강서힐스테이트로 순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번에 개포 아파트가 들어오면 50위가 밀려나게 됩니다. 개포 아파트는 6,000세대가 넘고 평단 가격이 7, 8천만 원 이상이라 헬리오시티 다음 정도의 순위에 들어갈 겁니다. 내년 연말에는 둔촌주공이 들어오면서 1위가 바뀝니다. 둔촌주공은 1만 2,000세대인데, 9천 세대인 헬리오시티보다 30% 이상 단지 수가 많아서 1위가 또 바뀝니다.
이런 단지들이 좋은 단지입니다. 특성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부분 지어진 지 15년 안쪽의 신축, 준신축이라 인기가 좋고 전세가 잘 나갑니다. 둘째, 대단지라 대부분 3,000세대 이상이어서 급매로 팔 수도 있고 살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서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는 아파트에 살아야 갈아타기가 가능합니다. 어떤 아파트에 영원히 산다는 건 말이 안 되고, 더 좋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샀는데 안 팔리면 곤란하겠죠. 그래서 유동성이 중요합니다. 급매로 사고 급매로 팔면 됩니다. 더 좋은 입지의 아파트는 똑같이 30%가 빠져도, 10억짜리를 20억짜리로 갈아탈 때 3억이 빠졌다면 20억짜리는 6억이 빠졌으니 그 차이를 메우기 쉽습니다. 그사이 투자 소득이나 모은 돈으로 충당하면 됩니다.
갈아타기를 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3,000세대, 최소 2,000세대 이상인 준신축 단지에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50개 단지만 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단지 옆에 있는 단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서힐스테이트 옆에는 우장산 아이파크도 있습니다. 대장 아파트 옆에 있는 아파트는 함께 움직입니다. 연쇄적으로 매매가가 형성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KB 선도 아파트 50은 시험에 나오는 문제를 찍어주는 것처럼 후보군을 정리해 줍니다. 여기서 후보를 더 넓히고 싶다면 주변 아파트로 확장하시면 됩니다. 이 아파트들은 서울 다른 지역 아파트보다 월등히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양극화가 생긴 것입니다. 아파트 고르기가 어려운 분들께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택시 기사님께 물어보세요. 택시 기사님이 찾아가 주는 단지가 바로 선도 아파트 50에 준하는 아파트입니다.
그러면 질문이 나옵니다. 너무 비싸지 않냐고요. 24평 기준으로 가장 싼 곳이 9억입니다. 제가 그런 걸 맨날 뒤져보고 있는데, 취미 생활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25평, 국평 기준으로 9억 정도인데, 작년에는 7억까지 떨어졌다가 올라온 곳입니다. 투자하시는 분들은 이런 단지를 계속 즐겨찾기 해두시고 기다리세요. 전고점이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고점 대비 20~30% 조정이 나오면 사시면 됩니다. 급매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주변에도 비슷한 단지에 살아야 갈아탈 수 있습니다.
처음 집을 사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 아파트들이 힘들 수 있습니다. 대출이 한정적이니까요. 목표 단지들은 대부분 9억 이상입니다. 9억 밑으로 떨어지기를 다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색 영역입니다.
하락 가격대의 주택을 보유하신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전세 수요를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단지 전세가격이 오르면 실거주로 괜찮다는 뜻입니다. 하단이 있는 아파트들입니다. 반대로 전세가가 떨어지고 들어오려는 사람도 없다면 잘못 고르신 것입니다. 이럴 때는 대부분 전세로 잡기 때문에, 전세가가 올라오지 않으면 추가로 빠질 여력도 없습니다. 시장은 냉정합니다. 전세를 보면 실거주 수요를 알 수 있고, 사람들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투기 수요로 가격이 왔다 갔다 하더라도 실거주 수요는 전세로 확인하면 됩니다. 여기에 성장주냐 아니냐가 차이를 만듭니다. 보유하신 주택의 전세가 추이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교통망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2021년 장세는 GTX 장세였습니다. 하지만 GTX만으로 뭔가를 기대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봅니다. 공항철도를 타보셨을 겁니다. 대심도 70m 이하로 지어져서 에스컬레이터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서울역에서 공항 열차를 타려면 지하 7층까지 내려갑니다. 환승이나 승차에 15분 정도 여유를 잡아야 합니다. 도어투도어로 계산하면 내려가는 데 15분, 올라오는 데 15분, 총 30분이 걸립니다. 그만큼 깊은 역에서 나와 다시 이동해야 합니다. 신분당선 요금이 3,500원 정도로 올랐는데, GTX는 그보다 두 배인 7,000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GTX는 선거용이고 테마용이라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것에 너무 목매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 교통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줄 거라고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GTX-A도 삼성 구간이 뻥 뚫린 채로 개통되는데 쉽지 않습니다. 당장 가격에 반영한다는 건 말도 안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인 호재가 있는 지역은 두 곳입니다. 하나는 별내선, 8호선 연장선입니다. 구리 암사를 향해 가는 노선이고 굉장히 기대되는 노선입니다. 또 하나는 신안산선입니다. 여의도에서 시작해 안산까지 가는 노선으로, 2년 안에 개통되지 않는 곳은 쳐다볼 필요가 없습니다. 2년은 현실적인 기간이지만 너무 먼 미래의 호재는 사이클용에 불과합니다. 3기 신도시 개발 호재가 나왔을 때 주택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7년을 기다리면 집을 준다고 하지만 아무도 3기 신도시에 기대를 걸지 않습니다. 2기 신도시도 보통 10년이 걸리는데, 그게 우리 인생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제가 60대 중반인데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2년 내 개통할 8호선 연장 구간과 신안산선입니다. 이 노선들은 5년 안에 천지개벽을 할 테니,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한번 들어가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세권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교통 범위를 넓혀서 보면, 역세권 아파트가 좋은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피해를 보는 쪽은 택시 기사님일 겁니다. 택시비보다 훨씬 싸니까요. 그래도 매일 출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게 부동산 가격에도 반영됩니다. 역에 내리자마자 집 앞에 있는 초역세권이나 도보 3분 거리는 분명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아무리 멀어도 도어투도어로 해결된다면 그런 아파트가 얼마나 있을까요. 제가 SRT 동탄역에 내려서 근처 아파트를 보면, 앞에는 상가와 오피스텔뿐이고 주거 단지는 뒤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도시 개발이 대부분 그런 식입니다. 주상복합, 소형 아파트가 역 앞에 있고, 주거 단지는 뒤쪽에 있습니다. 호텔과 상업 용지가 많고, 아이 키우기 좋지 않은 환경을 지난 뒤에야 아파트가 나옵니다. 판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우리가 살 만한 집이 있느냐는 측면에서 보면 역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가 몇 개나 될까요. 제가 좋아하는 아비뉴프랑에서 판교역까지 걸으면 15분 정도 걸립니다. 내려가서 15분, GTX를 타서 30분을 기다린다면, 버스를 타고 다니는 서울의 산꼭대기 아파트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시간으로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KTX가 들어오는데도 뜨지 않는 동네를 하나 예로 들어볼까요. 원주입니다. 저는 원주를 좋아합니다. 원주시청에서 강의를 자주 부르는데, 갈 때마다 차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원주는 KTX역이 세 곳 있습니다. 원주역, 남원주역, 만종역입니다. 그런데 이 역들 간에 환승이 안 됩니다. 중앙선과 강릉선 KTX끼리 환승이 안 되는 것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지역 땅을 가진 분들끼리 싸웠을 수도 있습니다. 원주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도시가 워낙 많습니다. 또 하나는 선형 문제입니다. 250km 이상 고속으로 달리는 KTX 이음 노선을 모두 원하면, 탈선 위험 때문에 급커브를 틀 수 없습니다. 그래서 노선이 갈라진 뒤 다시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각 지역이 자기 동네 노선이 가야 한다고 외친 결과, 이런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런 도시가 굉장히 많습니다.
만종역에 내려서 혁신도시로 가려면 택시비가 얼마나 나올까요. 2만 원 정도 나옵니다. 기차를 타고 거기까지 갔는데, 버스를 타면 한 시간이 걸립니다. 요즘은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제가 건강보험공단에 강의를 다닐 때 만종역에서 택시를 타면 늘 2만 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익산역에서 전주 혁신도시를 가도 택시비는 2만 5,000원입니다. 이런 곳에 단지를 만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잘 보면 살 만한 아파트가 없고, 그런 상황에서 버티는 아파트들만 비쌉니다. 대표적인 게 동탄의 롯데캐슬이나 포레나입니다. 공원 앞에 저층 아파트를 짓는 이유를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직주근접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공원은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시 설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도시가 많습니다. 제가 이야기한 도시가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사례를 보면서 교통 범위까지 넓혀서 가치가 오를 단지와 지역을 판단하는 방법을 잘 구분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부동산 상승의 기회를 노리면서 재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박사님이 팁을 많이 주셨습니다. 저라면 주식도 좋아 보입니다. 돈이 있다면 1은 한국 주식, 1은 미국 주식으로 나눕니다. 어디가 튈지 모르니까요. 나머지 3분의 1은 혹시 모르니 현금 유동성으로 둡니다. 지금은 금리도 좋으니 CD 연동 ETF에 넣겠습니다. 내년에 시장이 조정받지 않으면 아쉽겠지만, 경매 등 목돈이 필요할 때 큰 손실을 보면 곤란합니다. 그러니 개별 종목보다는 코스피200이나 S&P500 같은 인덱스에 투자하시고, CD 연동 금리 상품에 넣어두세요. 그렇게 준비된 상태로 기회를 노리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색 영역에서 빠질 때가 찬스입니다. 지금 회색 영역은 너무 뜨겁지도, 너무 냉랭하지도 않아서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파트와 지역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또 다닐 때 용적률도 꼭 보시고, 리모델링이 힘든 아파트를 싸다고 사놓으면 고생합니다. 전세 흐름도 꼭 확인하시고요.
마지막으로 2023년 한 해를 잘 버텨오신 구독자분들께 인생 선배로서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기회는 계속 자주 옵니다. "이 가격에 영원히 못 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멀리하세요. 등기 한번 쳐본 적 없는 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매매할 때 비용이 얼마나 들고, 얼마나 고민이 되는지, 대출을 받을 때 서류가 얼마나 필요한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마세요. 시장은 오를 때도 있고 패닉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장기 추세가 오른다는 것이지, 안 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는 왜 그렇게 조급해할까요. 결국 흙수저의 멘탈이 약해서 로또처럼 긁어보려는 심리 때문입니다. 멘탈부터라도 동수저, 운수저가 되다 보면 실제로 그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