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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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성장률은 올해(2.2%)보다 낮은 1.8~1.9% 전망. 수출 둔화(반도체·자동차 증가세 약화),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계엄 사태로 인한 투자·소비 위축과 부의 효과, 가계부채(GDP 대비 92%)가 소비를 억누름. 코스피는 명목GDP 대비 약 25% 저평가로 단기 반등 여지, 장기 연 5% 성장 가능. 외국인 매도 지속은 비관 시각 반영. 잠재성장률 하락 대응 위해 재정 확대(추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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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내년 경제 성장은 올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2.2% 성장이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1% 후반, 예를 들어 1.8~1.9% 정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에 성장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소비 증가세가 올해나 내년이나 아주 낮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올 상반기까지는 수출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우리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자동차 수출 증가세가 특히 많이 둔화될 것이고, 수출 증가세 둔화 때문에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경제는 불확실성이 굉장히 큽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관세를 어떻게 부과할지 불확실하니 기업들이 미래 투자를 미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로 경기가 굉장히 위축됐기 때문에 기업 투자는 더 미뤄질 것 같고, 소비 심리도 불안해질 것입니다.
최근 계엄 사태로 코스피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부가 줄어들고, 이른바 부의 효과를 통해 소비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 역시 한국 경제가 불안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과거 두 차례 탄핵을 겪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심각한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2004년에는 중국 경제가 굉장히 좋아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잘 됐고, 2017년에는 전 세계 경제가 좋았고 특히 반도체 수출이 아주 잘 됐습니다. 그래서 2017~2018년에는 수출 증가율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반면 현재는 올해 상반기 수출은 잘 됐지만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서, 과거 두 번보다 지금이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고용은 매월 10만 명 안팎으로 늘고 있지만, 그 고용 증가는 주로 60세 이상에서 나타납니다. 정부가 어르신들에게 간단한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늘어난 것입니다. 실제로 일할 사람들인 20~40대의 고용은 전혀 늘지 않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나야 소득이 생기고 소비도 할 수 있는데, 그 일자리가 별로 늘지 않아 소비 증가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소비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가계부채가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는 92%로, 한때 100%에 근접했다가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에 매달 이자를 내고 때로는 원금도 갚아야 하니, 쓸 돈이 상대적으로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년에도 소비는 부진하고 성장률은 1.8% 정도로 낮을 것 같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보통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경기 침체로 봅니다. 내년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이니 그런 의미에서는 경기 침체가 아닙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잠재성장률 이하로 성장할 때를 경기 침체로 보기도 합니다. 우리 잠재성장률은 2% 정도인데 내년에 1.8% 안팎으로 성장하면 능력 이하 성장이니 그런 의미에서는 경기 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마이너스 성장 수준은 아닙니다. 혼란이 짧게 끝나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혼란이 계속되면 불확실성이 지속돼 외국인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한국 방문을 연기하는 사례도 있고, 다른 나라 국가 수반의 방한이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태가 빨리 끝나야 하며, 오래 끌면 외국인의 직접 투자와 증권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우리 전체 수출의 거의 20%를 차지합니다. 자동차 수출은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가지만, 반도체 수출은 중국과 홍콩으로 절반 이상이 갑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이 잘된 것은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과 홍콩 경제가 부분적으로 살아나면서 그쪽 수출이 잘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반도체 규제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홍콩으로 가는 고성능 반도체 수출은 많지 않지만, 만약 미국이 규제를 한다면 반도체 수출의 주 시장인 미국과 홍콩 쪽으로의 수출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 금액은 지난 9월 136억 달러였는데, 그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는 물량과 금액이 모두 증가했지만, 7월 이후에는 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최근 반도체 가격도 하락하면서 금액마저 줄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주도했는데 그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출 증가율 전반이 낮아질 것 같습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수출은 8% 이상 증가했지만, 11월 한 달만 보면 수출 증가율은 1.4%로 많이 둔화됐습니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수출을 주도했던 품목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수준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입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모든 수입품에 20%, 중국산에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관세를 부과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우리 자동차 수출의 50% 이상이 미국으로 가는데,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관세를 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차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미국 소비자들이 자국산 차를 사게 될 것이고, 자동차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트럼프가 관세를 그렇게 많이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연준의 목표인 2%보다 높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은 미국 중산층은 먹고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5년간 미국 중간 가구의 실질 소득은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올랐지만 물가 상승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를 많이 부과해 물가가 오르면 그 사람들이 다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 1기 때 중국산 관세를 엄청 부과했지만, 미국 월마트 진열 상품의 48%가 중국산이었고 이를 미국에서 그렇게 싸게 생산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관세를 그렇게 많이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올리더라도 중국과 우리나라를 차별화해서 올릴 가능성이 높아서, 우리 상품에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측면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면서 자산 가격 상승률도 낮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 명목 GDP는 연평균 5% 정도 상승했고 코스피는 연평균 7% 정도 상승했습니다. 잠재 명목 성장률은 실질 성장률에 물가 상승률을 더한 것으로 약 3.8%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코스피는 장기적으로 연평균 5% 정도 상승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우리 주가가 저평가돼 있습니다. 경제가 나쁘고 성장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명목 GDP 대비로 평가해 보면 코스피가 약 25% 정도 저평가돼 있습니다. 저평가된 25%가 해소될 때까지는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 코스피는 세계에서 가장 부진했고, 특히 코스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명목 GDP나 PER, PBR 등 여러 지표에서 모두 저평가돼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가장 부진했던 우리 코스피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내년에는 미국 주가보다 상승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 투자은행들은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성장률을 1.8%로 낮췄고, 주식 비중을 그동안의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이런 외국인들의 시각이 비관적으로 바뀌면서 올 8월 이후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원·달러 환율이 130원대까지 오른 것은 우리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점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하워드 막스는 국내 신문 한 면에 걸쳐 인터뷰를 했는데, 굉장히 쉬우면서도 의미 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식은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것인데, 미국 주식은 비싸고 한국 주식은 싸니 이제 한국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관과 사람들이 비관적일 때는 낙관적인 생각을 해볼 만하고, 많은 사람들이 낙관적일 때는 비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비관적인 시각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반대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것입니다. 우리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10%였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5%대로 떨어졌고, 지금은 2%, 1%대에 진입하는 상황으로 가정합니다.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원, 생산성을 고려했을 때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인데, 하락의 주된 이유는 노동 감소입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생산 측면에서 잠재성장 능력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드니 소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인구를 늘릴 수는 없으니, 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 투자를 늘리며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노사 대타협 같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생산성이 올라가면 잠재성장률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기업 부채와 가계 부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 반면, 정부 부채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럴 때는 정부가 재정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많아 금리를 내려도 소비와 투자가 크게 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 즉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예산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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