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KBS 1라디오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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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성공예감 이대호' 방송에 출연한 곽상준 매트릭스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급락한 국내 증시의 상황을 짚으며,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외국인 수급을 꼽았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의 신용잔고가 과거 고점 대비 절반가량 줄었지만 외국인은 여전히 수익이 남아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거래대금이 5개월째 줄어 23조 원 수준까지 감소한 점도 보유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투자 심리에 관해서도 강조했다. 공포 국면을 지나 자포자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보며,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지 않도록 숫자를 건조하게 보고 주가 확인을 자주 하지 말 것을 권했다. 특히 심리가 흔들리기 쉬운 초보 투자자에게는 시장 상황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를 사례로 들어 장부가치 기준 분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기준 주당 장부가치는 약 10만 원이며, 내년에는 18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출연자 개인의 견해이며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책과 구조 변화도 다뤘다. 한국거래소의 저PBR 기업 명단 공개, 주주환원 확대, 의무공개매수 제도 개편 등이 기업의 주주 가치 인식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과열과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제를 우려 요인으로 꼽았으며, 엔트로픽 IPO 관련 자금 조달 이슈를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방송은 단기 변동성보다 기업 가치와 수급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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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미 스쿨 시간이 월요일이라 보통 2부에서 진행하는데 일부러 시간을 당겼습니다. 오늘 10시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이 있어서 곽상준 대표님을 빨리 모실 수 있어 더 좋습니다. 매트릭스투자자문 곽상준 대표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지난주 후반에 많이 떨어져서 투자하시는 분들은 주말이 편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몇몇 분들과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조금 안심했습니다. 원래 분위기가 험악하면 생각보다 데미지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주에도 우리 시장이 충격을 많이 받았는데, 이미 상당 부분 녹여낸 상태라고 봅니다.
미국 시장이 우리 시장 수준에 맞추려면 지금보다 15% 정도는 더 빠져야 할 것 같습니다. 나스닥은 2.86% 정도 빠졌고, S&P500은 사상 최고가에서 7% 정도밖에 빠지지 않았으니 역사적 고점 대비 낙폭이 작은 편입니다.
한국은 9,330에서 무려 38% 정도 빠졌습니다. 변동성이 컸던 시기라 9,100포인트가 기준이었다고 해도 27% 정도 빠진 셈이라, 미국과 맞추려면 20% 정도는 더 빠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먼저 많이 빠졌다는 뜻입니다. 종가 기준 9,100, 장중 9,300이었던 지수가 지금은 5,600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최근 반등으로 6,000선을 잠시 회복했다가 다시 4,500포인트 수준까지 밀리기도 했는데, 이렇게 변동성이 멈추지 않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지난 2~3개월 현장에서 보니, 세 번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은 외국인 매매와 연동됐습니다.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립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2조 원 이상을 순매도했기 때문에 그동안 시장이 부진했던 것입니다.
국내 수급은 살 만큼 다 산 상태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10월 말 기준으로 많이 줄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약 4.2조 원, 하이닉스는 약 3.8조 원 수준으로 과거 고점 대비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과거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즉, 국내에서 추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반면, 외국인은 아직 수익이 많이 남아 있어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 외국인은 더 빼고 싶어 할 것이고, 이런 수급의 불균형이 지금 상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을 밸류에이션이나 실적으로 설명하면 맞지 않습니다. 실적은 매우 좋은데 수급상 물려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게 문제입니다.
거래대금도 5개월째 감소해 23조 원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보유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작년 5월 수준으로 되돌아온 것인데, 당시 지수는 3,000포인트 정도였습니다. 체감상으로는 지금이 3,300포인트 정도 수준이라고 보셔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급이 그만큼 위축되어 있다는 뜻이고, 앞으로 국내에서 나올 매도 물량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공포 국면을 지나 자포자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보시는 거죠? 자포자기를 하시는 편이 오히려 낫습니다. 공포 상태에서 헛된 행동이 나오거든요. 다만 아직 공포 국면이 지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초보 투자자가 많이 들어왔는데, 이들은 기업을 보지 않고 주가만 봅니다. 파란불이 뜨면 흔들리고 빨간불이 뜨면 안심하는 식으로 마음이 계속 왔다 갔다 합니다.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은, 심리에 내 마음의 영역을 모두 내주면 주식시장에서 큰일 난다는 점입니다. 심리가 슬퍼지고 절망적이 되면 이성이 뒤따라 "왜 내가 슬프지?"라고 분석하는데, 그러면 최악의 결정을 하게 됩니다. "AI는 끝난 것 같다, 반도체도 시차를 두고 끝날 것 같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는 식으로 감정을 이성이 합리화해 주면 안 됩니다. 하락장에서는 특히 그렇게 갖다 붙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건조하게 숫자를 보셔야 합니다.
많은 고수를 찾아가 공부할 때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말이 짧고 친절하지 않았고, "뻔한 걸 뭘 물어보냐"는 식이었습니다. 제가 MBTI 상으로도 T 성향이 강한데, 이 바닥에서는 T가 아니면 생존하기 힘듭니다. 다만 같은 T끼리도 더 강한 T에게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지금 처음 들어온 F 성향의 투자자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F 분들께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자주 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상승장에서는 감성이 주도했습니다. "실적이 역사상 최고다"라며 올라갈 때는 과열이 있었는데, 그때는 다른 국면을 봤어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 규모는 미국에 비해 작습니다. 미국은 부동산 30%, 금융자산 70%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부동산 70%, 금융자산 30% 수준이라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돈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작년부터 상반기까지 주식으로 돈이 들어온다고 했지만 그마저 물려 버렸습니다.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를 줄이고 예금이나 채권형, 미국 대표 지수 ETF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변동성을 겪어보지 못한 예금 중심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왔다가, 급등과 폭락을 한꺼번에 겪은 뒤 안정적인 쪽을 택한 것입니다. 자산 관리에서 보존은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 크게 깨먹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다만 과거에 안정적이었다고 미래도 안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지수가 올랐기 때문에 지수형 상품이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외 투자에서는 환율도 고려해야 합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금리 격차입니다. 한국이 금리를 두 번 올렸고 미국은 한 번 올렸는데, 앞으로 한국이 두세 번 더 올리고 미국이 한두 번 더 올릴 것이라고 하니 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입니다. 다른 요소가 중립이라면 원화 강세 요인이 됩니다. 지난 7월에는 원화 약세로 미국 투자자들이 환차손으로 코피가 터졌고, 지금 환율은 1,336원 수준입니다.
코스피는 낙폭을 거의 회복해 5,700선까지 올라왔고, 코스닥도 강보합으로 돌아섰습니다.
불안할 때는 데이터를 봐야 합니다. 전문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의 차이는 데이터를 얼마나 보느냐, 그리고 경험으로 버틸 힘이 있느냐입니다. 자꾸 쳐다보지도 말고 펼쳐보지도 말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심리를 흔들리는 바람 앞에 두면 촛불이 꺼지기 때문입니다.
6월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다 말고 화장실에서 앱을 켜봤는지 기억나십니까? 그때가 고점이었습니다. 설문을 해 보니 19 이상이 고점 부근에서 계좌 확인 횟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때는 기분만 좋았을 뿐입니다.
고점에서는 숫자를 확인하기보다 주변 환경을 파악해야 합니다. 과열된 심리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숫자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규모는 수백조 원 단위입니다.
저희는 전망보다 기업 가치에서 기름기를 뺀 실제 재산, 즉 장부 가치로 판단합니다. 영업가치나 무형자산을 빼고 회사가 쌓고 있는 실제 재산이 얼마인지 보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기준으로 주당 장부가치가 약 10만 원입니다. 2024년 5만5,000원일 때 싸다고 생각해서 6~7만 원에 진입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장부가치가 그 아래로 떨어질 수 있냐는 우려 속에서 그 구간이 길었고, 보유자들에게는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점처럼 기억됩니다. 그 장부가치가 지금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업했고, 주식시장 상장은 1975년입니다. 1975년부터 2005년까지 50년간 번 돈을 합산해도 올해와 내년에 버는 돈에 못 미칩니다. 증권가 컨센서스로 올해 영업이익은 380조 원, 내년은 590조 원, 2028년은 640조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거품을 걷어내더라도 3년 치 영업이익을 합치면 1,600조 원입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300조 원입니다. 3년 치 영업이익도 안 되는 기업가치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미래 이익은 변동될 수 있으니 저희는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벌어서 쌓아 놓은 재산, 즉 장부가치로 계산해 보면 3분기 기준 주당 10만 원입니다. 4분기에는 12만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18만 원 정도가 나옵니다. 500조 원이라면 주당 20만 원이 넘습니다. 배당은 장부에서 빠지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수준입니다.
지금 여기서 더 빠진다면 사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현금이 있는 분은 이 가격에서 기다리면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보유하신 분은 이렇게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싸다고 사려는 사람들이 있는 시점에 팔아야 하는가? 저는 예전에 삼성전자와 반도체가 오르면 나눠서 팔라고 말씀드렸다가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 뒤로 가격이 더 올라서 많이 누리지 못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제가 팔라고 했던 가격보다 지금이 더 높은 가격이라면, 다시 사야 할지도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샀던 가격과 팔았던 가격이 아니라, 그 사이에 기업가치가 얼마나 달라졌느냐입니다. 판단은 그때그때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나치게 낮은 기업 151곳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저평가 꼬리표를 붙여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려는 취지입니다. 효과가 있을까요?
기업들이 부끄럽게 느끼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대기업들이 선도해서 주주환원을 많이 하고 있어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밑에서부터 세상을 바꾸는 힘이 큰 나라입니다. 위에서 "이렇게 합시다"라고 해도 잘 안 되고, 개인 투자자들이 먼저 목소리를 내야 움직입니다. 상법 개정도 정치인들이 잘 몰랐는데 밑에서 목소리가 커지니까 표가 된다고 판단해서 들어온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주주환원도 적지 않습니다. 3분기에 주당 4,000원을 지급하고, 올해 말까지 총 30조 원을 푸는 것입니다. 과거 주주환원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했다가 많이 욕을 먹었는데, 삼성전자처럼 ROE가 좋은 회사는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투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주주들의 권한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기업지배구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당연해진 것은 기업에 큰 압박이 될 것입니다.
추가로 주가 누르기 방지법 같은 제도도 제대로 통과되면 선진 증시로 가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기업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 시가평가를 적용하면서 순자산이 줄어들면 회사가 쪼그라들어 보이니, 자산을 뻥튀기하려고 시가평가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자산가치를 올리면 PBR이 낮아져 저평가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다만 비상장기업은 순자산의 0.8배 등으로 증여·상속 때 평가를 받는데, 상장사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기준을 일치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왼쪽 운동장에서는 업사이드를 가져가고 오른쪽 운동장에서는 빨리 부르면 어디에 맞춰 일을 하겠습니까?
최근 대통령이 M&A 활성화를 위해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개편했는데, 50% 플러스 1주를 넘기면 의무공개매수를 하도록 한 내용에 주주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주주들이 원하는 대로 100% 주식을 다 사주면 M&A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주가를 너무 눌러왔기 때문에 대주주 프리미엄과 경영권 프리미엄이 생긴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룰을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이해가 쉽고 외국인도 들어옵니다.
대통령의 SNS 글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소액주주에게 기회의 평등을 주라는 것이고, M&A가 불편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대주주가 50~150% 프리미엄을 받고 팔고, M&A가 끝나면 주가가 폭락하는 부작용이 심했습니다. 이를 고쳐보자는 목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상속·증여세 이슈와도 맞닿아 있어 이야기가 커지긴 하겠지만, 이 부분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중간선거가 코앞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수요일쯤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현금흐름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정파나 목소리가 커지면 국내 기업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핵심은 미국 경제를 이해할 때 AI에 올인했다는 점입니다. 2025년 7월쯤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공식 발표하자, 너무 많은 기업이 "돈을 버는 사업"인 데이터센터에 뛰어들었습니다. 쿠팡 이후 한국의 물류센터 붐과 비슷합니다. 현재 미국 데이터센터가 순간 전력 기준으로 약 57GW를 쓰고 있고, 건설 중인 것이 25~50GW, 신청된 것은 400GW가 넘습니다. 미국이 1년에 순간 전력으로 약 700GW 정도를 쓰는데, 있는 것과 짓는 것, 앞으로 짓겠다는 것을 모두 합하면 거의 700GW에 육박합니다. 말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금리가 오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를 계속 짓기 위해 돈이 필요해졌고, 빅테크처럼 돈을 잘 버는 회사조차 현금을 다 쓰고 추가로 대출과 채권 발행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를 좋지 않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빅테크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들은 알아서 돈을 벌고, 빌리고, 투자할 것입니다. 문제는 네오클라우드라고 불리는, 원래 클라우드 사업을 하지 않다가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들입니다. 돈이 부족한데도 많이 빌리다 보니 신용도가 떨어지고 금리가 크게 올랐습니다. 이것이 악순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우려입니다. 투자는 많이 해야 하는데 금리는 더 올라가니 조달 비용과 이자 비용이 커지고, 현금흐름은 더 나빠집니다. 지난주 알파벳도 하루 만에 약 670조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습니다. 이런 염려가 계속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업가의 확신과 투자자의 마음이 미국에서 맞붙은 대결이라고 봅니다. 기업가들은 미래가 보이기 때문에 10년 이상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고, 투자자들은 예전처럼 배당을 잘 주던 기업들이 과도한 투자를 하는 데 대해 의문을 갖게 된 것입니다.
좀 과할 정도로 잘 돼 있거든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과한 편입니다. 예전에 보잉 사례를 보면 정말 과했어요. 갖고 있던 돈을 다 주주에게 돌려줬을 뿐 아니라 대출까지 받아서 주주 환원을 했습니다. 주주 환원을 하려고 대출까지 받는 회사가 흔들리니까 결국 망해 버렸죠. 자금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반대로 여유 자금을 너무 쌓아 놓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이 마르면 주주 환원을 못 할 텐데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 몇몇 업체는 쓰러질 수 있으니 실제로 문제는 있을 것 같아요.
네오클라우드 기업 중에 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빅테크들이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이 파고를 넘고 옥석이 가려지고 나면, 예전 인터넷 기업 중 살아남은 기업처럼 AI 데이터센터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드러나게 될 거예요. 보통 중간선거 전에 시장이 빠지고 중간선거 이후에 지수가 항상 올랐거든요. 이렇게 빠져 주고 나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니까, 중간선거 이후 미국 시장도 반등할 여지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겁니다. 엔트로픽이 11월에 IPO를 하기로 했거든요. 데이터센터가 돈을 번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를 쓰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고, 이용자가 많아져 임대 요금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임대 요금이 오르니까 아마존이나 애저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35~39%씩 마진을 냈고, 그래서 네오클라우드가 따로 붙은 거예요. 이렇게 높은 마진을 누리게 해 준 핵심 고객 기업을 따져 보면 오픈AI와 엔트로픽입니다.
이들이 쓰겠다고 한 돈은 천문학적입니다. 몇천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하고, 지어만 주면 다 써 주겠다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지난 주말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엔트로픽이 상장하고 나서도 투자적격 등급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설이 나왔습니다. 투자적격 등급이라는 건 A냐, BBB-냐, BB-냐를 가르는 개념인데, 회사채를 발행할 때 등급이 금리를 결정합니다. BB- 같은 등급을 받으면 15% 넘는 금리를 줘야 할 거예요. 그렇게 비싸게 돈을 빌려 데이터센터를 쓰면 비용도 오르고 자금 조달 비용도 오르니, 두 가지가 합쳐져 이중으로 부담이 됩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IPO 전에는 외부 자금 조달로 돈을 쓸 수 있었는데, IPO 이후에는 어디서 자금을 조달할 것인가? 주주들에게 또 손을 내밀 것인가? 유상증자를 하거나 채권을 발행해서 외부 자금을 끌어와야 합니다. 저희가 보기에 IPO로 당길 수 있는 돈은 300억 달러 내외인데, 그 정도로는 이들이 쓰는 돈을 다 감당할 수 없어요. 너무 많이 쓰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상장하자마자 유상증자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런데 실제로 그 일을 한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스페이스X예요. 우리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약간 뻔뻔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아주 영악한 방식인데, 중간에 가로채 버린 겁니다. 엔트로픽과 오픈AI가 당길 돈을 먼저 다 당겨 간 셈이에요.
스페이스X가 먼저 상장했고, 오픈AI나 엔트로픽은 상장을 하거나 돈을 더 많이 당겨야 하는데 충분히 못 당겼을 때, 과연 데이터센터에 돈을 충분히 지불할 수 있을지가 지금부터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상장으로 자본금을 많이 확보하고 금방 다 쓰고 다시 유상증자를 하는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는 상당히 익숙한 그림입니다. 미국에서는 낯설죠. 미국은 벌어서 환원하는 기업이 많고, 우리는 주주에게 투자를 받아 계속 투자만 하는 기업이 많았어요. 그래서 밸류에이션 차이도 극심했습니다. 지금은 한국이 엄청나게 벌어서 환원하고 있고, 미국 빅테크는 투자와 증자, 회사채 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어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과 미국의 기업 가치 평가 격차도 이제는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변화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봅니다. 내년부터 한국은 두 회사만 해도 200조 가까운 돈이 주주 환원으로 나가게 되니, 시장에 머물러 있을 돈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셈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상장이 너무 많이 됐기 때문입니다. 코스피 기준으로 매년 3% 정도의 물량이 상장을 통해 추가됐어요. 대표적인 예가 코스닥입니다. 2000년에 코스닥 지수는 3,000포인트였고, 그때 시가총액은 최대 100조 근처였습니다. 평소에는 40~50조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 코스닥 지수는 700포인트 수준이에요. 그렇다면 시가총액이 쪼그라들었을까요? 오히려 10배 이상, 약 열 배쯤 늘어서 지금은 400조가 넘습니다. 물타기가 많이 되어서 지수가 빠진 것이고, 기업 수도 1,700개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 거래소는 물이 빠져나가면서 오히려 좋아지고, 미국은 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물타기를 보게 되실 겁니다. 주식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한국과, 다시 주식 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미국. 그동안의 입장이 완전히 바뀌는 셈입니다.
시간이 다 됐네요. 매트릭스투자자문 곽상준 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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