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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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식 좋은 기업 선별 4원칙(이해 가능한 사업, 장기 경제 전망, 신뢰할 수 있는 경영진, 합리적 가격)과 해자(경쟁우위) 개념을 소개한다. 코카콜라·디즈니 등 브랜드 충성도와 특허·지속 현금창출력이 있는 기업이 해자가 강하다고 설명한다. 경영진은 실적과 능력뿐 아니라 주주와의 이해관계, 소통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CEO 면담에 의존하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이사회 구성, 과도한 보상, 사모펀드 매각 사례)를 지적하며 주주환원 개선을 촉구한다. 결론적으로 버핏의 4가지 조건에 모두 맞는 국내 기업은 현재까지 찾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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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투자할 때 워런 버핏을 빼놓을 수가 없거든요. 책에도 워런 버핏이 좋은 기업을 고르는 방법이 나오는데, 일단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책에서는 워런 버핏이 기업을 고르는 기준을 말씀해 주셨거든요. 예, 궁금합니다.
오늘 버핏은 자기 회사, 자기 돈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똑똑한 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판단하는 데 능한 사람이에요. 어떻게 보면 어른들보다 더 현명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 사람은 멘탈이 굉장히 강하고, 멘탈이 강하다 보니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그 사업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장기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경영진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마지막 네 번째는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조건이 맞으면 그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괜찮다는 것이죠. 이런 원칙에 근거해서 투자한 회사들이 가장 대표적인 게 See's Candies라는 유명한 사탕 회사인데, 이 회사는 가격이 싸다고 평가받을 때만 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기업들은 어떻게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핵심은 '해자(Moat)'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 주변에 깊은 해자를 파서 적군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경쟁자가 쉽게 침범할 수 없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유럽이나 일본 오사카의 오래된 성을 가보면 해자가 깊게 파여 있고, 성을 공격하려면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는 다른 경쟁자가 어떤 영역도 침범하지 못하는 '대체 불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가 코카콜라, 나이키, 디즈니 같은 회사들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전 세계 누구나 알고, 우리나라에서도 갤럭시, 오징어 게임처럼 누구나 아는 브랜드죠.
두 번째는 특허로 보호받는 기업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어서 매년 엄청난 돈을 벌어다 주는 특허가 있는 회사들이 있죠. 신약 물질을 만들어 수출하는 제약 회사들도 특허 덕분에 강력한 해자를 갖추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이 되느냐, 그리고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느냐입니다.
세 번째로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브랜드 충성도'입니다. 고객들이 충성심을 가지고 제품을 사게 되는 경우죠. 예를 들어 샤넬, 명품 브랜드처럼 고객들이 브랜드를 넘어선 충성의 영역에 있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경영진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경영자가 주주와 이해관계가 맞는지,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경영진을 직접 만나보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 뒤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기관에 다닐 때 CEO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말은 정말 잘하고 굉장히 신뢰가 가지만 돌아서서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CEO를 직접 만나는 것이 오히려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신뢰 관계를 만들려면 문화를 바꿔야 하는데, 가장 빨리 바뀌는 방법은 혼이 나는 것입니다. 주주들을 우습게 보고 함께 가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혼이 나야 합니다. 그런데 혼이 나지 않으면 계속 그런 행동이 반복되죠.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문 앞의 야만인들(Barbarians at the Gate)』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RJR 나비스코는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회사였는데, 경영진들이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었습니다. 경영진이 되면 재벌이 되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보수를 받고, 주변 관계자들에게도 끝없는 혜택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친구들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계속 연임하면서 스톡옵션으로 큰돈을 벌었죠. 퇴임할 때는 황금 낙하산이라고 불리는 거액의 퇴직금까지 받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은행들의 CEO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죠.
이렇게 주주들이 화가 나 있을 때, KKR 같은 사모펀드가 나타납니다. KKR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만인'으로 알려져 있는 투자회사입니다. 이들은 공개매수를 통해 회사를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을 다 팔아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은 전부 잘려 나가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너무 싸게 평가되는 기업은 야만인들의 먹잇감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대한통운 같은 회사가 대표적인데, 그 덕분에 기업이 바뀌었고 전체 이익의 40~5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그 회사가 왜 그런 상황까지 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5년 그 사건 이후 6~7년째 꾸준히 배당을 잘하고 주주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시장이 기업을 바꾼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 보면 제가 이 책에서 계속 말하고 싶었던 것이 있습니다. 10년, 20년 뒤에도 유효한 투자 고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씁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투자 책은 5년, 10년 뒤에는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케인스 같은 사람들의 주장은 지금 읽어도 진리처럼 느껴지는 대목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5년, 10년 뒤에 읽었을 때 "그때는 그랬지", "지금은 기업들이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식으로 읽히면 좋겠습니다. 그게 저 같은 작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기도 하고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문화가 바뀌고, 기업들이 바뀌면 정말 좋겠습니다. 현재까지는 워런 버핏이 말한 네 가지 조건에 모두 맞는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좋은 기업을 고르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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