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슈카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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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2025년 5월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CEO 은퇴를 선언한 내용을 소개. 그렉 아벨이 후임, 버핏은 이사회 잔류, 버크셔 주식은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힘. 일본 종합상사 투자 유지, 현금 27%(3천억 달러) 보유는 좋은 기회를 기다리기 위함, 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 AI는 게임체인저지만 과열 경계 등 버핏 발언 전달. 진행자는 장기투자·미국 투자의 행운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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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주제는 잔잔하게 들어 보겠습니다. 원래 다른 주제를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바로 워런 버핏의 은퇴입니다. 그리고 은퇴를 선언한 순간, 모인 주주들과 나눈 대화가 있습니다. 어떤 대화였는지 같이 보겠습니다.
워런 버핏은 1930년 8월생으로 현재 만 94세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이자 흔히 말하는 가치투자의 대가, 오마하의 현인입니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분이죠. "5분도 갖고 있지 마라"는 우스갯소리에 나오는 그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2025년 5월 현재,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게 있습니다. 돌아가신 게 아닙니다. 가끔 "돌아가셨냐"고 묻는 분들이 있던데, 회사에서 잘 놀다가 집으로 가셨다는 뜻의 현역 은퇴입니다. 교황과 헷갈리시면 안 돼요. 집으로 돌아가신 겁니다.
매년 5월 초에는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자본주의의 우드스탁이라고 불리죠. 이번에는 4만 명이 왔다고 합니다. 축제 분위기라서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기업들이 부스도 차립니다. 가운데서 워런 버핏과 예전에는 찰리 멍거 같은 이사들이 나와서 실적과 앞으로의 전망을 이야기하고, 질문도 미리 받아 답해줍니다. 그걸 즐기러 가는 자리입니다.
이번 총회에서 은퇴 선언이 나왔습니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대표적인 성공 투자처인 코카콜라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코카콜라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면서요.
"모두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오늘은 제60번째 연례 주주총회입니다." 만 94세이니 34살 때부터 주주총회를 연 셈이고,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총회 시작에서는 이사 한 명의 은퇴가 발표됐습니다. 론 올슨이라는 분인데,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 연령 제한에 도달했다는 겁니다. 이 연령 제한은 이번에 새로 만든 규칙입니다. 모든 이사는 만 80세가 되면 은퇴해야 합니다.
그런데 버핏 할아버지도 90세가 넘었고, 멍거 할아버지도 90세가 넘도록 하셨잖아요. 어떻게 된 걸까요? 예외가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5% 이상 가지고 있거나 지배할 수 있으면 예외로 해줍니다. 론 아저씨는 5%를 갖고 있지 않아서 여기서 그만둬야 했던 겁니다.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1.1조 달러, 한화로 약 1,500조 원입니다. 5%면 약 77조 원이죠. 즉 80세 이후에도 이사직을 하려면 77조 원 이상의 지분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나 정도 되면 더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재산이 5, 6조 정도라면 "할아버지 고생하셨으니 집에 가십시오"가 되는 규칙이죠.
워런 버핏 본인은 14.4%의 지분이 있고, 의결권으로는 30%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200조 원 규모라서 충분히 남을 수 있는 자격입니다. 그럼에도 은퇴를 선언한 셈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내용입니다. 먼저 팀 쿡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팀 쿡은 버크셔가 벌어들인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버크셔에 안겨줬습니다. 버크셔가 애플에 투자해서 엄청나게 벌었기 때문입니다. "팀 쿡, 너무 잘했어요. 제가 다 부끄러워지네요." 스티브 잡스를 잠깐 알고 지냈는데, 후계자를 잘 골랐다며 하늘에서 기뻐하고 있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질문 시간에는 관세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답변은 이랬습니다.
"우리는 적자가 점점 커져 국가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역을 무기로 삼으면 안 됩니다. 무역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전쟁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50년 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자유로운 무역의 결과로 엄청나게 중요한 나라가 됐습니다. 지금 하는 정책을 보면 75억 명이 미국을 좋아하지 않게 만들고 있어요. 75억 명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더 많이 무역하고 더 부유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세 정책이 옳다고도 현명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머지 세계가 번영하는 게 우리를 희생시키는 일이 아닙니다. 이건 제로섬 게임이 아니에요. 세계가 더 번영할수록 우리도 더 번영하고, 우리와 우리 자녀들은 더 안전한 세계에 살게 될 겁니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다는 가운데, 버크셔가 크게 투자한 일본 5대 종합상사를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버크셔가 일본에 투자한 지 6년쯤 됐습니다. 당시 일본 기업 2천~3천 개의 안내서를 다 읽어봤는데, 지금은 글씨가 너무 작아 못 읽겠다고 했습니다. 그 가운데 다섯 회사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고, 그래서 투자했다는 겁니다. 지분은 10%를 넘지 않겠다고 경영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미 10%에 거의 가깝게 샀다고 합니다. 더 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아쉬움도 드러냈습니다.
차기 CEO로 선정된 그렉 아벨도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일본 종합상사 투자는 매우 훌륭했다. 차익 실현할 생각은 없다. 50년 또는 영구적으로 유지하고 싶다." 오히려 버크셔가 너무 커진 게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지금 약 20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1,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버크셔는 3,00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습니다. 총자산의 27%, 400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25년 전 13% 수준이었던 걸 생각하면 두 배가 된 셈이고, 미국 국채 시장에서도 큰손이 됐습니다. 경기가 나쁘다고 보는 건지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렉 아벨은 농담으로 받았습니다. 자신이 투자 최종 결정을 담당하기 때문에 자기가 잘한 것처럼 보이려고 일부러 남겨뒀다는 의심이 있을 수 있는데,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버핏의 답은 이렇습니다.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1,000억 달러도 당장 투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일정하게 오지 않고 불규칙하게 옵니다. 우리는 현금을 최소로 가지고 싶지만, 기회가 오지 않으니 기다립니다. 항상 올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올인하면 정작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살 돈이 없으니까요. 패시브 투자도 나쁘지 않지만, 우리는 패시브 투자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내일, 다음 주, 다음 달의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얘기에 시간을 쏟아요. 시장 전망은 말하기 쉽기 때문이죠. 다음 주에 오를 것 같냐, 코스피 3천 갈 것 같냐... 그건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보물은 내일 올 수도, 5년 뒤, 50년 뒤에 올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보물이 왔을 때 살 수 있는 돈과 그걸 알아볼 눈이 있느냐입니다. 지금은 현금을 쥐고 있는 게 아니라 기회를 쥐고 있는 겁니다."
버핏은 기회가 오는 시점을 인생에 비유했습니다. 기회가 5일 뒤, 5년 뒤, 50년 뒤에 올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올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겁니다. 10살이면 내일 죽을 확률이 낮지만, 115살의 남자라면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과 같다고요.
여기서 농담이 이어졌습니다. 동업자였던 찰리 멍거에게 "형, 성전환 수술을 하면 수명이 길어지지 않을까요? 조금 더 오래 살아야 투자할 기회가 더 오잖아요"라고 제안했었다는 겁니다. 멍거는 끝까지 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만 99세까지 사셨다고 합니다. 이 농담은 지금도 주주총회에서 웃음을 주는 대목입니다. 멍거가 무덤에서 들었다면 벌떡 일어나 때리러 올 거라는 말까지 덧붙였죠.
한국에서는 주식보다 부동산이 대세라는 얘기가 많은데, 왜 주식을 사느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버핏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부동산은 거래 협상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듭니다. 소유권을 넘기는 일도 번거롭죠. 그리고 대량의 부동산이 헐값에 나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금융위기 같은 때 가끔 나올 뿐입니다. 반면 주식은 몇 년에 한 번씩 반토막이 나고, 툭하면 반토막이 나기도 합니다. 기회가 훨씬 많아요. 거래도 클릭 한 번이면 끝나고, 누굴 만나 협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주식이 투자하기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21살로 돌아가 평생 주식만 하든 부동산만 하든 골라야 한다면 저는 주식을 고르겠습니다. at least in the United States, 미국에서는요."
그리고 여러분 미국에서 태어난 건 행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여러분은 아주 운이 좋습니다. 다른 나라는 다를 수 있어요." 이 발언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 미국 증권시장의 기회를 강조한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혁신에 대해서는 버크셔 부회장 아짓 jain이 답했습니다. 어르신이고, 대부분의 이사가 80대입니다. AI가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모든 방식을 바꿀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버크셔는 AI에 막 뛰어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차세대 유행을 쫓느라 엄청난 돈을 낭비할 겁니다. 우리는 가장 빠르거나 선두에 서는 데 익숙하지 않아요. 그런 건 보통 VC나 엔젤 투자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기회가 구체화되고 위험과 상승을 계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좋은 가격에 그때 삽니다. 1,000%, 10,000% 수익은 못 낼 수도 있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요."
버핏은 농담도 했습니다. "저는 10년 동안 AI 분야에서 개발되는 모든 걸 아짓과 바꾸지 않겠습니다. AI 개발사의 의견과 AI의 의견을 듣더라도 저는 아짓을 선택할 겁니다." 두 사람의 사이가 좋다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버크셔가 최근 포틸로 핫도그에 투자한 것을 두고, 맛있어서 샀냐 포트폴리오에 맞아서 샀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버핏은 "포틸로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그렉이 샀나 봐요?"라며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시카고에 좋은 핫도그가 많죠"라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사실 우리 회사가 투자한 회사 대부분을 잘 몰라요. 그렉이 요즘 투자를 많이 해서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그래도 그 포틸로를 샀는데 성과가 나쁘지 않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제가 알았으면 아마 안 샀을 것 같아요. 잘했다, 그렉!" 자신이 모르는 게 오히려 좋은 투자로 이어졌다는 농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의 번영이 지속될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금융위기 때 "나는 미국의 번영을 믿는다"고 말하고 철도 회사를 샀던 유명한 사례가 있는데,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버핏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행운의 날은 제가 태어난 날입니다. 제가 태어날 당시 전 세계 신생아 중 3%만 미국에서 태어났어요. 게다가 1930년대에는 흑백 차별이 심했습니다. 제가 백인으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행운이었습니다. 그 이후 90여 년 동안 미국은 매번 큰 변화를 겪었고, 항상 비판거리가 있었으며, 매번 '이번엔 다르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제가 다시 태어난다면, 미국에서 태어나게 해 달라고 엄마 뱃속에서 신과 협상했을 겁니다. 그만큼 미국에서 태어나는 게 행운이니까요."
매번 장기 투자만 강조하시는데, 빠르게 손절해야 할 때도 있지 않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버핏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빠르게 행동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오해하시는데, 사실 우리는 누구보다 빠르게 행동했기 때문에 큰돈을 벌었습니다. 느리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1966년 뉴욕에서 걸려온 전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한 사업가가 동업자가 죽어서 그 미망인과 함께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며, 회사를 600만 달러에 팔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살펴보니 현금이 200만 달러, 부동산이 200만 달러였고, 매년 이익이 200만 달러씩 나는 회사였습니다. 자산만 400만 달러인데 600만 달러에 팔겠다니 이해가 안 됐죠. 멍거와 함께 복도로 나가서 "이 사람이 정말 회사를 우리에게 판다면 심리학 책은 다 버려라.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가격에 팔지 않는다. 사람의 심리는 알 수 없지만, 이런 기회는 그렇게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기다리는 게 인내심이 아니라, 그런 전화가 왔을 때 빠르게 행동하는 게 기회를 잡는 것이라는 겁니다. 인내심은 그런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죠.
이어서 한국 코스피의 사례를 빗대어 말할 수 있습니다. 자산을 팔면 시가총액의 다섯 배가 나오는 기업, PBR이 0.2인데 보유 부동산만 10조 원인데 기업가치가 2조 원인 기업, 1년에 2조 원을 버는데 시가총액이 3조 원인 기업. 이런 걸 안 사고 버틸 수 있을까요? 그런 가격에 나온 기회는 바로 손이 나가야 합니다.
다만 너무 빠르게 행동하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덧붙이겠습니다. 제가 수년간 코스피에 투자해 보니 기회는 있지만, 그 결과를 보여주기까지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시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보험사에 아직도 투자하고 계신데, 장기적으로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버핏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1972년에 이 회사 지분 절반을 5,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현재는 100%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1분기 매출은 20억 달러, 이익은 10억 달러였습니다. 인수 이익 외에도 보험사로서 290억 달러의 유동자산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5,000만 달러에 이런 기업을 산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회사가 1930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거의 90년 동안 같은 상품을 팔면서 계속 성장해 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팔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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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주총회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장기 투자, 현금을 쥐고 기회를 기다리는 인내,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움직이는 결단입니다. 버핏은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가 남긴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 투자 원칙의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이어서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936년과 2025년의 버크셔를 비교하면 달라진 건 파는 상품과 판매 방식뿐이고, 회사의 본질은 그대로입니다. 이 질문을 한 친구는 아마 이런 걸 물어본 것 같아요.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자동차 보험업이 어려워질 텐데, 지금 빨리 파는 게 남는 것 아니냐고요. 하지만 50년, 60년 가지고 있어도 엄청나게 벌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사고가 줄어드니 누가 자동차 보험을 들겠느냐, 누가 보더라도 미래 없는 시장이니 빨리 손 털고 나오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이었죠.
이렇게 답했습니다. 자동차 보험 시장은 분명히 변할 겁니다. 지난 100년 동안도 그랬고요. 1951년에 제가 그 기업을 샀을 때 평균 보험료가 연 40달러였습니다. 놀랍게도 70년이 흐른 지금 자동차는 점점 더 안전해지고 있고, 사고도 덜 나는데 보험료는 연 2천 달러입니다. 더 안전해지고 사람들이 덜 죽고 덜 다치는데 보험료는 50배가 늘었어요. 그러니 자율주행 시대가 와도 더 안전해진다고 해서 보험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어떤 변화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경험으로 판단하면 그렇습니다.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변화를 단순하게 볼 게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질 변화까지 계속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인생에는 삶을 극적으로 바꿔놓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게 기회고, 몇 번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소중하게 여기십시오. 버크셔 해서웨이가 훌륭한 건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이고, 우리는 그들을 통해 평생의 자산을 만들었습니다. 귀 기울여 듣고, 모든 페이지를 넘기는 게 중요합니다. 인생에서 운이 좋다면 그 행운을 잘 활용하십시오.
후계자로 꼽은 그렉이 너무 평범해 보인다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별로 한 것도 없어 보이고, 그렉의 추천으로 대박 났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 없다고요. 저도 그런 평가를 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죽은 뒤 팀 쿡을 두고도 평범하고 혁신이 없어 보인다는 말이 많았죠. 지금 팀 쿡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십시오. 저는 살면서 다섯 명의 상사를 만났는데 모두 좋았고, 그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의 소리와 내 소리는 같을 수 없다고요. 자신의 소리를 언제 찾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렉도 언젠가는 자신의 소리를 찾을 겁니다. 지금 우리가 모를 뿐이죠. 그러니 초봉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누구 밑에서 일할지를 더 가치 있게 보십시오. 주변 사람의 습관을 내가 물려받게 되니까요.
결혼생활도 중요합니다. 아주 중요해요. 당신의 소리를 못 찾더라도 낙담하지 마십시오. 결국 찾게 됩니다. 첫 데이트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하지 못할 수도 있고, 때로는 다음 사람을 기다리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미국 달러 약세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 바로 그겁니다. 정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고, 이를 막을 시스템을 우리는 아직 만들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대표를 뽑을 수 있지만 결국 통화 약세로 가는 압력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걱정하는 건 미국의 재정 정책입니다. 모든 동기는 화폐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어떤 지역에서는 화폐 때문에 통제 불능에 빠지기도 합니다. 수세기 전의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지금이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아요. 통화 가치는 매우 위험한 요소라서 늘 경계해야 하고, 그래서 버크셔는 엔화나 유로화 같은 다른 통화 포지션도 갖추곤 합니다.
몽골에서 온 한 청중이 버핏 씨가 한국, 중국, 인도 지도자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조언한다고 들었다며 몽골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답했어요.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인 통화를 보유한다는 평판을 쌓으라고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는 나라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사업 친화적이고 통화를 중시하는 나라라는 평판을 받으면 아주 좋은 징조가 될 겁니다.
투자 철학을 어떻게 가져갈지 물었을 때는 누구와 어울리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모든 결정을 대신 내려줄 사람은 없지만, 함께 일하고 존경하고 친구가 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삶이 발전합니다. 나보다 나은 사람과 어울리십시오. 그래야 그들의 방향으로 함께 나갑니다. 버크셔는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이만큼 잘될 수 있었어요. 지금 운이 좋지 않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운이 좋습니다. 성장의 나라 한국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얼마나 운이 좋습니까.
최근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하락을 기회로 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100억 달러는 푼돈이고, 지난 100일의 하락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버크셔를 인수한 뒤 주가가 짧은 기간에 50% 하락해 반토막 난 적이 세 번 있었는데, 회사에 근본적인 문제가 없었어요. 이번 나스닥의 조금 빠진 정도는 큰 변화가 아닙니다. 그 정도 하락은 주기적으로 일어나요. 세상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놀라운 일들은 그에 맞춰 극적으로 일어납니다. 그게 주식 시장입니다. 투자할 때는 먼저 문 앞에서 내 감정을 살펴보십시오.
언제 주식을 사느냐는 질문에는, 아주 보수적으로 평가했을 때 거의 확실히 저평가라고 판단될 때만 산다고 답했습니다. 그런 기회는 정말 가끔 옵니다. 그래서 주로 대차대조표를 봅니다. 손익계산서보다 숨기거나 조작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투자자가 되는 방법을 묻자, 인생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은 놀라운 영향을 준다고 했습니다. 정식 선생님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찰리 멍거에게 역사상 누구와도 밥을 먹을 수 있다면 누구와 먹겠느냐고 물었더니, 찰리는 "나는 이미 모든 사람과 점심을 먹었다. 그들의 책을 읽었으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저도 1만 시간의 법칙을 믿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데 10시간만 투자해도 사람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어요. 책을 읽으십시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자녀들만 아는 얘기지만, 오늘 저는 은퇴하고 그렉이 CEO를 맡을 때가 왔습니다. 앞으로 그렉이 버크셔의 최종 결정권자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사회에 남아 있을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은 그렉의 몫입니다. 버크셔 주식은 한 주도 팔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두겠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렉이 나보다 더 잘할 테니, 주식을 안 파는 게 경제적으로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나는 뛰어난 사람들과 일하며 지금까지 엄청난 성공을 거뒀는데, 그보다 뛰어난 사람이 CEO를 맡는다니 이거 대박 아닙니까?
은퇴를 발표하자 장내에서는 기립 박수가 나왔습니다. 이 박수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가 떠나는 게 아쉬워서 치는 박수일 수도 있고, 그렉이 더 잘할 것 같으니 기뻐서 치는 환영의 박수일 수도 있겠죠.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땡큐! 이것이 60년을 이어온 버크셔 해서웨이와 워런 버핏의 마지막 주주총회 장면입니다.
이로써 워런 버핏의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집으로 쉬러 가시고 이사회 활동은 계속하신다고 합니다. 버크셔의 CEO로서 워런 버핏 투자의 마지막 문이 닫히는 것이고, 커튼콜이 끝났습니다. 워런 버핏 할아버지가 더 오래 건강하게 인생을 즐기시기를 기원합니다. 주식 투자자들의 꿈과 같은 인물이었고, 그런 분이 되신 것만으로도 성공한 투자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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