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홍철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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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소비 위축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시장 내러티브가 인플레에서 침체·디플레 쪽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금리는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 내러티브와 기업 실적] 기업 실적 발표에서 작년까지는 인플레 속에서도 수요가 받쳐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는 톤이었으나, 올해부터는 비용 부담에 더해 수요 침체를 언급하는 기업이 늘었고 중소기업일수록 먼저 나타났다. [스태그플레이션·침체 전망] 2차 세계대전 이후 인플레 뒤 디플레 압력이 나타난 사례를 들며, 올해부터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침체 쪽에 관심이 모일 시기라고 봄. 미국 경제를 떠받친 소비가 무너지면 주식시장도 경기침체와 함께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 [금리 전망] 금리는 보통 고점을 치는 경우가 많으며 장기금리가 안정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 금리가 안정되면 주식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을 소개. [연준 발언 평가] 파월 의장의 5월 초 75bp 인상 배제 발언은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 연준이 인플레 대응에서 물러서면 오히려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어 강하게 나가는 것이 안정성을 준다고 봄. [국내 추경과 유동성] 이번 추경은 부채를 줄이는 방향이라 경기부양보다는 긴축적 효과에 가깝다고 평가. 미국도 세수 증가로 재정적자가 개선되며 유동성이 축소되는 중이라고 설명. [한국은행 금리] 다음 주 금통위에서는 빅스텝 이후 속도 조절 차원에서 동결 후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 다만 신정부 영향으로 부동산 과열이 있으면 연속 인상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봄. [환율] 원/달러 환율은 선진국과 달리 수출과 성장률 격차가 중요하며, 기초체력을 볼 때 원화 약세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은 낮다고 봄. 다만 위안화 약세에 따라 원화도 약세를 보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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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채권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 DB금융투자 문홍철 채권 파트장님을 모셨습니다. 파트장님, 안녕하십니까.
예, 안녕하세요. 일단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조금 담백하게 가야 할 것 같은데, 먼저 기업들의 실적 얘기부터 해 볼까요. 비용 쪽 부담으로 나타날 거라는 의견들이 분분한데, 채권시장 쪽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인플레이션이 실질 구매력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구매력이 유지되기 어려울 거고, 그렇다면 결국 수요 측면에서 에트나(?)도 있지 않겠냐는 암묵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워낙 컸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그래도 금리가 급등했는데, 1분기 기업 실적발표를 보면 작년까지는 인플레가 있어도 수요가 잘 받쳐줘서 제품 판매가격에 비용 상승분을 전가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 그 톤이 바뀌었습니다. 비용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부담이 늘었는데, 수요 측면에서 침체가 일어난다는 얘기를 기업들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더 일찍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계속 그랬고요. 그러다 보니 수요 쪽 침체도 꾸준히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국면을 전쟁 직후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1·2차 세계대전 당시를 보면, 전쟁이 끝난 뒤 인플레이션이 크게 왔지만, 시차를 두고 예외 없이 물가가 오히려 크게 하락하는 디플레 압력이 생겼습니다. 물가 하락은 결국 수요 침체를 더듬게 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조금씩 스태그플레이션, 즉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국면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인플레 쪽에 더 주목했다면, 앞으로는 침체 쪽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는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소비는 미국 경제를 가장 탄탄하게 뒷받침해 온 부분인데, 이게 무너지다 보니 주식시장이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폭락하는 흐름이 나오면서 우려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긴축은 더 심해질 텐데, 채권시장 쪽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풀이해 주시죠.
시장의 내러티브가 바뀌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인플레이션이 높아도 수요가 받쳐 주니 괜찮다는 쪽이었는데, 4월 말, 5월을 지나면서는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 즉 이대로 가면 침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쪽으로 내러티브가 바뀐 것 같습니다.
과거에 이런 식으로 상황이 바뀌면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보통 금리가 고점을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가 지금까지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 아마도 조심스럽지만 장기 금리가 안정될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식도 보통 금리가 안정되면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침체 얘기가 처음 나올 때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고, 처음에는 충격이 있겠지만, 저희 차원에서는 베어마켓 속에서도 잠깐의 희망 포인트를 점검해 보고 있습니다.
금리가 고점을 찍는다는 것은 채권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다는 의견으로 들리는데, 최근 한국은행의 빅스텝 얘기가 분분합니다.
이번에 새 총재가 취임하면서 이번 주 금통위를 앞두고 빅스텝을 언급했는데, 시장에서는 실수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지난주 빅스텝 발언으로 시장이 많이 흔들렸는데, 저는 의외로 실수라기보다 계산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는 원론적인 발언이라거나 실수라고 많이 얘기하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5월 초 FOMC에서 파월 의장이 75bp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듯한 얘기를 했을 때 당일 시장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계속 안 좋았습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을 미적지근하게 하면 인플레는 더 오르고, 금 시장으로 도망가야 하는 상황이 되고, 거기다 침체 우려까지 생기니 억측이 생긴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통제하겠다고 말할수록 오히려 시장의 인플레 기대치가 낮아지는 역설이 생깁니다. 그래서 시장이 망가질 것을 두려워해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을 거라고 하면 오히려 더 망가지는 상황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빅스텝 발언은 방향타를 잘 잡은 발언이라고 평가합니다.
물론 이건 소수 의견입니다. 타이밍상 5월 초 파월 의장의 발언은 약간의 커뮤니케이션 실수였다고 보고 있고, 75bp 인상 배제를 바라는 시장에 대해서는 계산된 발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파트장님 의견이 소수 의견이라고 하셨지만, 주류가 된 적도 많아서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4월 FOMC 이후 복귀했으니, 6월에 실수를 주워 담을 수 있을까요.
파월 의장이 이미 바로 잡으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발언은 FOMC 당시보다 약간 약했습니다. 아마 본인도 시장을 너무 걱정하다 보니 오히려 안 좋게 됐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하게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번 주에 나온 발언은 지난 5월 초 실수를 감안해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5bp 인상을 한다고 꼭 75bp를 실제로 한다는 게 아니라, 75bp 인상 가능성을 얘기하면 시장과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겠구나 하고 생각해 50bp가 아니라 25bp 더 올려도 된다는 것입니다. 기대와 연준 사이에서 굉장히 큰 심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심리 싸움에서 연준은 최근 세게 얘기할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스럽고 관심 있게 보는 부분은, 시장이 지금 안 좋고 경기도 침체 우려가 생긴 상황에서 연준이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연준이 물러서면 시장에는 더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약간의 충격을 감안하더라도 세게 나가야 결국은 좋아진다고 봅니다. 6월 FOMC가 남아 있어서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연준이 마이웨이를 가는 것이 오늘 시장에는 더 안정성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얘기를 다시 해 볼까요. 재미있는 표현을 하셨는데, 이번 추경은 유동성을 줄이는 추경이라고 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부가 돈을 많이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추경을 하니 돈을 쓰는 것으로 생각하시죠. 그런데 순효과를 보려면 정부가 쓰기로 한 돈을 다 쓰고, 그만큼 민간의 돈을 줄이지 않아야 합니다. 주머니만 바꾸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정부가 주로 부채를 내서 돈을 쓰면 성장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부채가 늘어난다는 단점은 있지만요.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부채를 줄이는 쪽으로 편성을 했습니다. 정부는 국채를 12.4조 원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국회에 올려놨습니다. 국회에서 바뀔 수도 있지만, 정부안 자체는 그동안 썼던 부채를 줄이는 방향이기 때문에 긴축 방향으로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를 위해 세금을 걷어 쓰는 것이니 자원의 재분배 차원이지, 전체 성장률을 올리는 쪽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미국도 방향성이 똑같습니다. 엄청난 세수가 들어오고 있어서 보유한 트레저리(국채)를 계속 상환하고 있습니다. 빚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죠. 미국의 재정적자 비율도 최근 굉장히 크게 좋아졌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세금을 많이 거두면서 유동성을 긴축하고 있습니다. 세금을 많이 걷는 것과 유동성을 줄이는 것, 그리고 긴축은 정확히 같은 효과를 갖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초부터 이 상황을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유동성이 세금 때문에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데, 앞으로 속도가 완화되면 괜찮아지겠지만 당분간은 유동성 축소 국면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함께 긴축을 아주 강하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경은 원래 경기부양 효과가 있죠. 이번 2차 추경은 빚을 갚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부양 효과는 마이너스에 가깝다고 봅니다. 빚을 갚는 만큼 유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고요. 또 하나는 생산성이 높은 곳에 돈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하는 일은 결국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인데, 같은 자원을 재분배하더라도 생산성이 높은 쪽에 쓰면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이번 2차 추경이 그런 방향인지는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세금을 많이 걷어서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라면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지는 각자 판단할 부분입니다.
이번에는 자영업자에게 돈을 푸는 것이니, 생산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세수 상황도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국채 발행 계획을 줄이는 방향이고, 이는 축소 효과와 연관됩니다. 정부가 올해 12.4조 원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이미 발행한 채권을 바이백해서 상환하는 것입니다. 개인으로 치면 마이너스 통장을 쓰다가 그걸 갚는 방식입니다.
정부가 이번에 세수가 많이 들어왔는데, 경기가 좋아서 많이 들어온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걷히기로 했던 세수가 지난해 힘들어서 올해로 이연된 것입니다. 기업 실적이 좋았고,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세수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만큼 세수가 플러스가 되니까요.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정부가 빚을 내면 금리가 올라가는데, 경제학에서는 이를 구축효과라고 합니다. 정부가 빚을 많이 내니 시장금리가 올랐고, 실제로도 많이 올랐습니다. 이것이 물량 부담 우려로 나타났는데, 앞으로 부채를 갚아 나가면서 물량 부담은 상당히 완화되고, 채권 금리가 고점을 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부채를 줄이는 흐름이라 물량 부담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총체적으로 보면 글로벌 흐름은 부채를 줄이는 쪽입니다. 건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고요. 금리는 일단 인플레이션 때문에 올랐는데, 폭에 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다음 주 한국은행 금통위가 열리는데, 미국이 빅스텝을 했으니 한국도 따라 올려야 하는지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건전성이 좋다면 시장에서는 인상을 기대하지만, 워낙 규모가 커서 섣불리 누를 수 없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저는 동결을 예상합니다. 앞으로 인상은 계속 선택할 것이지만, 이번에는 한 번 쉬어 갈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또 올리면 속도가 빠르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계속 올리는 방향은 맞고, 계속 갈 겁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단기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큽니다. 가계부채는 대부분 단기 금리에 연동되어 있고, 기업들도 조달할 때 단기 금리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과 경제에 바로 충격이 가해집니다. 미국은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들의 10년물 조달처럼 장기 금리가 중요해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릴 때 장기 금리에 대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완만합니다.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한국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크기 때문에 올릴 때도 조심스럽고, 내릴 때도 신중합니다.
가계부채 통제 차원에서 올린 것은 맞지만, 빨리 올리면 부담이 커지니 속도 조절 차원에서 한 번 쉬고, 그다음에 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새 총재께서 인플레 기대심리를 잡고, 최근 신정부 영향으로 부동산 쪽이 들썩이는 곳도 있고, 힘든 곳도 있으니, 이런 것들에 대해 충격을 주거나 통제해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빅스텝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속 인상까지는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시장은 이미 그것을 예상하고 있지 않습니까.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한데, 달러화는 1300원을 넘어서 훌쩍 넘어가는 것 아닌가요.
원·달러 환율을 계속 추적해 보고 연구해 보면, 선진국 환율의 움직임과는 많이 다릅니다. 선진국은 금리 차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고, 낮은 나라에서는 돈을 빌리죠. 예를 들어 엔화가 싸면 금리가 낮으니 빌려서 미국의 높은 금리에 투자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한국 금리가 낮다고 해서 한국에서 돈을 빌려서 미국에 투자하지는 않잖습니까.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수출이 훨씬 중요합니다. 수출 성장세가 얼마나 잘 나오는지, 그리고 미국 대비 성장세가 높은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이미 작년부터 약세를 보였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상승했습니다. 오랜 기간 그렇게 만들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적정 수준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를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분위기상 위안화가 갑자기 약해졌습니다. 위안화는 이미 작년부터 약세였고, 올해 3월까지도 약했는데, 이번에 뒤늦게 따라가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작년부터 원화 약세가 있었습니다. 분위기 때문에 원화도 약세로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기초체력을 생각하면 원화 약세는 과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소비 위축 우려, 연준의 긴축정책이 주식시장과 채권에 미치는 영향, 국내 상황, 그리고 유동성을 줄이는 추경의 의미까지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DB금융투자 문홍철 채권 파트장님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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