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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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충격으로 증시 급락, 국민연금 매수가 하락을 일부 방어했으나 추세 반전 불가. 트럼프 관세는 협상 지렛대가 아닌 목표로 보이며 경기침체 위험 증가. 마진콜·디레버리징 징후(금·채권 매도)로 금융 시스템 위기 가능성 언급. 연준 금리인하는 인플레 전망 때문에 쉽지 않아 위기 전까지 어려움. 국내 추경은 최소 50조 필요하다고 주장. 분할 매수로 안전자산 일부 집행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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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장 대응이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이럴 때 무엇을 봐야 하고, 어떤 전략적 포인트를 잡고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지 얘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프리즘투자자문의 홍춘욱 대표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미국이 크게 흔들리니까 연초에 그나마 괜찮았던 한국 증시 분위기도 동조되어 지금 하락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최근 변동성과 시장 움직임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지 먼저 듣고 싶습니다.
일단 연기금 매수는 주가를 올리는 역할이 아니라, 폭락할 때 바닥을 받치는 역할입니다. 주문을 밑에 깔아둔다고 표현하는데, 최근 시장이 붕괴되고 폭락하는 과정에서 연기금 매수가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연기금 매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하락을 둔화시키는 역할은 해 줄지언정 시장 추세를 반전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듯 빨간선이 코스피, 파란선이 연기금의 누적 순매수를 뜻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8년 크리스마스 대폭락, 2020년 코로나 때처럼 주가가 폭락할 때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순매수를 해 준 구간이 나타납니다. 이번에도 주가 폭락 폭이 커지자 국민연금이 적극 매수에 나서서, 지난해 12월 대비 이번 달에 약 10조 원이 늘었습니다. 누적 순매수 10조 원이 들어왔는데도 주식시장의 하락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그만큼 가팔랐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저가 매수를 해 주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덜 빠지는 정도이고, 국민연금이 폭락장에서 바닥을 받쳐 줬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별로 없습니다. 특별한 주주환원책이 나왔거나 주식 공급이 줄어든 것도 없습니다. 증자가 계속 나오고 LG CNS 상장 등으로 수급은 계속 나빠지고 있어서, 연기금의 저가 매수만으로 시장을 받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우리 증시가 그나마 선방한 것은 연기금이 바닥을 받쳐 줬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이중 관세 전쟁 얘기를 더 해 보겠습니다. 1차 미국과의 무역 분쟁의 결과물일까요? 당시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를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를 이용했는데, 이제는 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부과한 관세와 이번 추가 관세를 합하면 10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인데, 중간에 극적인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이십니까?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지렛대로 쓸 것이라고 믿었는데, 이제 관세 자체가 목표라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미국 경제의 모든 문제가 관세 때문이고,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일시적 문제에 불과하니 밀고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나오는 트럼프발 리스크, 즉 입만 열면 사고가 터지는 상황을 보면, 우리가 그를 협상하는 정치인으로 본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얘기가 됩니다. 앞으로도 유예 조치 같은 것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면 두 가지 시나리오밖에 없습니다. 첫째는 미국 경제가 망가져서 도저히 이 정책을 고집할 수 없어 굴복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과정에서 금융시장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이 마진콜입니다. 최근 금이나 미국채 가격마저 빠지고 있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마진콜의 징후입니다. 마진콜이 발생하면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하지 않을 경우 포지션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그러려면 유동성 있는 자산을 다 팔아 현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헤지펀드들이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그러면 1998년 LTCM 사태 같은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시 강력한 청산에 따른 연쇄적 충격이 벌어졌고, 그 충격이 금융기관에 전이되면서 돈을 빌려준 IB나 상업은행들이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연쇄적인 자금난과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러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시스템 위기로 갈 수 있습니다. 선물 부채가 역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다가 1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지금 엄청나게 스퀴즈를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8년이나 2022년처럼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를 보면, 순식간에 1000억 달러 정도가 한 방에 털리는 것이 나타납니다. 1조 달러 규모의 거대한 부채가 한꺼번에 연쇄적으로 줄어들면서, 가격 불문 매도를 부르고, 익스포저가 큰 금융기관의 리스크로 번지면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로 갈 수 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시나리오는 이 두 가지입니다.
세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태도를 보면, 우리가 트럼프를 정치인으로 잘못 봤던 것 같습니다. 1기 때의 트럼프와 지금의 트럼프는 다릅니다. 4년을 쉬는 동안 더 독해져서 돌아왔고, 아집도 세졌습니다. 트럼프가 이를 협상 도구로 쓸 것이라는 근거 중 하나가, 미국인들의 주식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었습니다. 401K에서 약 80%가 주식을 갖고 있는데, 주식시장이 이렇게 망가지면 트럼프가 견딜 수 있겠느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401K 규모만 약 8조 달러이고, 지금 20%가 날아갔으니 약 1조 6천억 달러가 사라진 셈입니다. 미국 GDP가 약 25조 달러인데, GDP의 거의 10%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는 규모입니다. 이 상황에서 소비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면 정책을 멈출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습니다. 경제 충격은 일시적이고, 지금 밀어붙이는 관세의 긍정적 효과는 장기적이니 당장은 참으라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모든 시나리오를 점검해야 하며, 지렛대가 나올 수도 있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결국 미국은 경기침체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경기침체 논란이 있는데, 이번에 JP모건이 경기침체 확률이 70%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내용을 보면 결국 이런 스토리입니다. 미국 전체 소비지출의 약 70%를 65세 이상 노인층이 떠받치고 있는데, 이들은 401K 혜택을 보고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입니다. 필수재 소비는 중산층이나 중하층이 좌우하지만,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나 여행 같은 서비스는 65세 이상 자산가층이 좌우합니다. 이들의 자산이 주식에 편중되어 있는데, 주가가 무너지면 경기가 나빠진다는 것이 JP모건의 설명입니다.
결국 경기가 나빠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반등을 못 하면 소비심리가 꺾이고 경기가 나빠진다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가 하락을 막아야 하는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별로 없습니다. 바로 그 문제를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경기침체 이슈가 나오면 파월 풋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있는데, 연준은 이번에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여 잡았습니다. 3월 FOMC에서도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려면 명분이 필요한데, 그 명분이라는 것이 앞서 말씀드린 금융시스템 붕괴나 금융기관 부실이 부각되는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터진 다음의 얘기가 되는 것이죠.
파월이 나와서 시장을 안정시켜 주면 좋겠지만, 시장에서 그럴 만한 빌미가 나와야 합니다. 그 빌미는 금융시장 시스템 붕괴가 우려될 때쯤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인플레 지표가 굉장히 개선되는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문제는 관세 부과가 4월 9일부터 적용되면 인플레 영향이 재화에 소진되는 데 한두 달 걸린다는 점입니다. 6월부터 인플레 영향이 나타납니다. 물론 그 전부터 가격 인상이 나올 겁니다. 6월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면, 연준 입장에서 5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일부에서는 5월부터 매번 열리는 FOMC마다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연준이 스탠스를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도 금리 인상을 못 하다가 다음 달에야 했습니다. 연준도 정치적 조직이라서, 주식시장이 빠졌다고 금리를 인하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를 상쇄할 만한 요인이 있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조정해 주거나,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될 만한 경고가 나와야 합니다. 물론 전자가 훨씬 좋지만, 후자가 나온다면 한 번 더 레벨 다운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뀌길 기대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위기 가능성이 높아졌고, 트럼프의 스탠스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면 위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국내를 보겠습니다. 추경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10조 원 규모로 산불과 AI 쪽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거의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는 지금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추경을 최소 50조 원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중앙정부 재정 지출을 보면 2022년 380조 원이던 것이 지금 350조 원으로 줄었고, 2025년 예산은 거기서 또 10조 원 줄어 340조 원입니다.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재정 지출은 계속 줄었습니다. 그러면 정부가 경기에 대해 마이너스 압력을 계속 가한 것입니다. 정부마저 돈을 안 쓰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금은 국민연금 같은 것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결국 중앙정부 지출을 봐야 하는데, 3년 연속으로 재정 지출을 삭감해 놓은 상황에서 올해 추경이 10조, 20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경제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인지 모르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나라는 25% 상호관세를 맞았고, 대행 체제라서 사실상 의사결정권자도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질 텐데, 그로 인한 충격을 생각하면 사람들의 심리가 완전히 꺾여 있습니다. 이를 돌려놓을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고, 경기가 실제로 좋아지면 내년 예산을 깎으면 되는 문제입니다. 너무 낙관적인 마인드가 안타깝습니다.
그러면 지금 자산 배분은 어떻게 가져가야 합니까? 위기가 목전에 있고 그런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가 되는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요?
일단 금이나 미국채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일부는 둬야 합니다. 이것을 지금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늦었다고 봅니다. 패닉 상황에서 정상적인 자산 배분 기준으로 보면 이미 트리거가 다 작동했습니다. 나스닥이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것은 위기가 이미 왔다는 뜻입니다. 이때 우리가 단번에 주식을 살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분할 매수할지를 선택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는 그것밖에 없습니다. 지금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이 보이시죠? 일부 금융기관이 금이나 채권도 팔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첫 번째 자금 집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채권과 골드를 조금 팔아서, 지금 추락하고 있는 주식을 1차로 사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전액을 한꺼번에 사자는 콜은 지금 나올 수 없고, 위기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니 분할로 접근해야 합니다. 시간이 우리를 말라 비틀어지게 만들 수도 있는 이벤트들이 남아 있으니, 오늘이 바닥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조금씩 대응해 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프리즘투자자문의 홍춘욱 대표와 함께 시장 대응과 시장 상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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