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차영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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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는 외국인의 롱샷 전략 등 수급 기능을 살려 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개인투자자는 숏 전략의 난이도와 무한 손실 위험으로 준비가 필요하다. 1년 넘은 금지로 인한 왜곡이 재개 시 충격을 줄 수 있고, 불법 공매도 적발 미흡과 금융당국의 사과·책임 필요성도 지적됨. 삼성전자는 펀더멘털 변화 없이 수급으로 반등했다는 진단. 과거 2차전지 금지 조치는 오히려 역효과였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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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금방 다시 시작될 줄 알았는데 1년 4개월이 걸렸습니다. 물론 저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을 때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빨리만 돌아온다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게 됐어요. 이번에는 또 연장하면 엄청난 욕을 먹을 테니 이번에는 재개하겠죠.
공매도는 사실 시장의 한 기능입니다. 1년 넘게 멈춰 있다가 돌아오게 됐으니, 하루 3개월 정도가 아니라 1년 넘게 누적된 효과가 있어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듭니다. 그러면 소장님께서는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으신가요?
저는 오히려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고, 일부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많이 오른 주식들이 지금 빠질 거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특정 종목들이 거론되면서 저는 그중 절반 정도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단지 주가가 많이 올라 있다는 이유만으로 빠질 거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펀더멘털에 따라 오른 주가라면, 공매도로 인한 조정이 있더라도 그건 제도가 수행하는 하나의 역할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투자 대가 중 빅터 스텐젠할이라는 투자자가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대개 날씬한데 유일하게 그 사람만 뚱뚱해요. 제가 상당히 존경하는 분인데, 그분이 쓴 번역서의 첫 장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룰을 인정하자. 룰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내가 방법을 찾아야지, 룰을 무시하고 가는 것은 아니다." 공매도가 있다는 것은 하나의 룰이고, 저는 공매도를 긍정적인 룰로 보고 그 논쟁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싶어요.
공매도가 왜 긍정적이냐면, 외국인 입장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에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샀어요. 그런데 역대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1년 내내 팔았던 해는 2014년 단 한 번뿐입니다. 팔았다 샀다 하면서 가격 기능이 조절되는 거죠.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공매도는 무조건 많이 오른 종목을 때리는 것이 아닙니다. 많이 떨어진 종목에 대해서도 조정 기능이 있어요. 많이 빠진 주식을 사려면 불안하니까 파생상품과 연계한 롱 전략을 펼쳐야 하는데, 공매도가 가능해야 이런 전략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7만 전자에서 5만 전자까지 빠지는 동안 외국인들은 팔기만 하고 사지 못했어요. 과거였다면 해외 애널리스트들이 "6만 전자였을 때 외국인들이 롱 전략으로 충분히 받쳤을 것"이라고 얘기했을 법한 상황입니다.
지금 삼성전자가 6만 전자를 향해 가는 이유 중 하나는 5만 원에서 5만 5천 원 사이에서 기관들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게 외국인들의 롱 전략에 대한 선취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고, 지금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죠. 그렇다고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바뀌었나요? 여전히 HBM 납품은 못 하고 있고, 어려운 상황은 그대로입니다. 6만 원에서 5만 원 갈 때와 논리가 변한 게 없어요. 그런데 왜 주가는 20% 가까이, 적어도 15% 가까이 올라왔을까요? 그게 바로 수급 논리로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또 하나, 지금 시장에서 보면 2차전지도 올라올 겁니다. 2차전지는 공매도 제외 종목이었는데, 이쪽이 올라올 수 있겠죠. 전력기기는 빠질 수도 있고요. 전력기기는 그동안 많이 올랐는데, 2차전지는 못 올랐습니다. 반도체를 롱 전략으로 치지 못하니까 외국인들이 그걸 가지고 운용했던 부분도 있어요. 그런 점들을 보면 제도를 이용해 시장의 하방을 받치려는 외국인 수급이 3월 31일 이후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만약 공매도 때문에 어떤 종목이 빠진다면, 그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해요. 주가가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은 못 하더라도, 공매도가 막혀서 사야 할 걸 못 샀던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기능을 할 것으로 봅니다. 공매도는 분명 시장의 기능인데, 그동안 잘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회적인 방법을 찾다 보니 수급이 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컸던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도 있었죠.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어도 심판이 제대로 판정하고 호각을 불어야 하는데, 그 심판은 어디 갔느냐는 얘기입니다. 이 불만은 충분히 인정할 만합니다.
지난주에 나온 기사를 보면, 공매도를 처음 적발했을 때 외국계 IB 중 하나가 대표적으로 걸렸습니다. 당시 역대급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했는데, 결국 법정으로 갔고 1심에서 그 IB가 이겼어요. 당국이 증거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는 뜻이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규제를 위반한 사람을 잡아내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만큼 입증하지 못할 정도로 규제 틀이 느슨했다는 얘기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공매도는 있어야 하는 제도이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순기능이 더 많은 제도입니다. 선진 시장에서는 당연히 있는 제도인데, 한국에는 없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의 격에 맞지 않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되었어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못 하고 있죠.
그래서 공매도 재개가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재평가 모멘텀이 된다는 것, 그리고 수급과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은 당연히 좋게 봅니다.
그동안 종목 공매도가 안 되니까,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에 투자하면서 롱을 엉뚱한 곳에 걸었습니다. 쉽게 말해 지수에 걸었어요. 지수를 움직이니 삼성전자가 거꾸로 두드려 맞은 겁니다. 삼성전자 주식이나 코스피 종목을 맞추려면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을 봐야 하는데, 지수 움직임만 보게 되니 시장 자체가 왜곡됐습니다. 함수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거죠.
이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종목별 롱 전략도 가능해졌으니, 시장이 다시 제대로 세팅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매도 재개 시점에 금융당국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는데, "불법"이라는 단어를 당국이 한두 번 쓰는 것도 아니고, 불법이 계속 이루어졌는데 손을 제대로 대지 않았다는 건 창피한 일 아닌가요?
물론 이번에 90일 차입 기간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조치가 나왔으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처럼 늦었지만 잘한 일이라고 박수는 쳐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박수를 치기 전에 사과 표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입은 상처와 손해에 대해 약간이나마 치유가 될 수 있습니다.
공매도 금지는 과거에도 몇 번 있었는데, 금융위기나 코로나처럼 대격변기에 한시적으로만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년 11월 6일에 금지가 결정됐고, 그날이 일요일 밤이었어요. 그 이틀 전에 국회에서 금감원장과 금융위원장이 "공매도는 절대 안 된다"는 식으로 단호하게 얘기했는데, 바로 이틀 만에 금지가 됐죠.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금지가 됐는데, 당시 무차입 공매도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때 "길어야 반년, 총선 지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던 것이 지금은 2년이 넘었습니다. 이렇게 긴 기간 시장을 운용해 온 것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합니다.
갑작스럽게 풀리는 거라서, 개인 투자자분들은 준비가 덜 돼 있을 것 같습니다. 공매도 시장이 돌아오면서 그동안 왜곡됐던 것들이 한꺼번에 바뀔 때, 개인 투자자들이 준비를 못 했다면 일정한 충격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기관들은 이미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공매도를 준비하기 위한 물량과 작전을 짜고, 롱 전략 등을 준비해 두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그 전략 속에서 초반에 무방비로 당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공매도는 일반 주식 투자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은 투자입니다. 허용되었다고 해서 쉽게 덤벼들 만한 만만한 전략이 아닙니다. 개인 투자자는 보통 상승에 롱을 걸잖아요. 제가 증권사에 있을 때 선물에서 숏을 쳐 보니, 롱과 숏의 방향 설정이 잘 맞지 않더라고요. 그냥 숏 플레이어라고 생각하면 숏만 보면 되는데, 실제로는 "주가는 올랐으면 좋겠다, 빠졌으면 좋겠다"가 섞이면서 방향 설정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인이 하기에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두 번째로, 공매도의 손실은 이론적으로 무한합니다. 만 원짜리 주식을 샀다가 휴지 조각이 되면 만 원을 잃는 것으로 끝나지만, 공매도는 주가가 100만 원, 1천만 원으로 올라가면 이론적으로 손실이 무한대가 됩니다. 그래서 주가가 조금만 반등해도 숏 커버링이 확 들어옵니다. 개인들도 결국 숏 커버를 할 수밖에 없어요.
공매도 재개를 보고 "나도 한번 숏을 쳐 볼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증권사 리포트에서 거론된 종목들처럼 최근 단기간에 많이 오른 종목이나 1년 내내 오른 종목들에 숏을 쳐 보자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사전에 충분히 학습하셔야 합니다. 공매도와 관련된 책은 국내 저자와 외국 저자가 쓴 것이 각각 한 권씩 나와 있으니, 참고용으로 한번 보시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감독당국에 한마디만 더 드리면, 지금까지 불법 공매도를 왜 못 잡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시스템이 완비됐기 때문에 99%는 잡을 수 있다"는 식으로 강하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도 못 잡으면 욕을 먹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NSDS 시스템 등으로 내부 통제와 거래소 간 상호 체크를 이중으로 해서 잡겠다고 했으니, 좋습니다.
한국 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하려면, 주가 조작이나 각종 회계 부정이 없어야 하듯이 불법 공매도라는 말 자체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감독당국이 철두철미하게 기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일요일 오후 6시에 발표됐을 때, 월요일에 2차전지 주식들이 죄다 상한가를 갔었습니다. 기억하실 거예요. 그런데 화요일부터 빠졌죠. 저도 그때 세 종목 정도를 보고 있었는데, 세 종목 모두 시가부터 상한가를 찍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의심이 많았습니다.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서, 개미 투자자들이 2차전지에 많이 물려 있으니 공매도 때문에 빠진다고 생각해 금지시켜 주면 인기가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2차전지가 시장의 중심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2차전지 주식들은 결국 안 한 것보다 못하게 돼 버렸어요. 6개월이라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대형주 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나 포스코홀딩스 같은 종목은 롱 전략이 통하는 주식들이었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입니다. LG엔솔은 그때 시가총액 2위였죠. 그러니 공매도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밀리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불필요한 변동성을 키우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전에 올랐던 것이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못 올랐던 게 아니라, 펀더멘털에 의해 주가가 형성됐던 부분도 봐야 합니다. 그런데 그때 분위기는 그게 아니었죠. 2차전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저도 신상에 변화가 올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면 방송에서 쫓겨나는 분위기였어요. 그만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안타깝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매도 금지였습니다. 이번만큼은 구구절절한 변명 없이, 말하는 대로 불법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제대로 된 시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기울어진 운동장"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시동 경제평론가님, 차영주 경제연구소장님이셨습니다.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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