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헤일리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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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메모리/비메모리로 나누며, 메모리(D램·낸드)는 제조사 과점 구조이고 한국 반도체 수출의 68%를 차지한다고 설명. 2016~2018 슈퍼사이클 후 2018년 3분기부터 공급 초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정리. 5G·데이터센터·AI 확대로 향후 메모리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내용이나, 특정 종목·가격 방향에 대한 구체적 예측 발언은 없음. 영상은 2020년 4월 교육용 개념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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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숫자로 세상을 보는 헤일리입니다. 지난 반도체 공정 편에 이어서 알아두면 정말 좋은 메모리반도체 편을 준비했습니다. 반도체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왠지 멀게만 느껴지거나 어디서부터 친해져야 할지 막막했던 분이라면 오늘 영상을 끝까지 시청해 주세요.
반도체는 여러 가지 기능을 위해 전자기기 곳곳에 들어갑니다. 크게 나누면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 연산과 논리 작업을 주로 수행하는 시스템 반도체, 빛과 온도 등 외부 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센서, 그리고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 단일 기능의 개별 소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메모리, 시스템, 센서 등의 반도체를 한국에서만 특별하게 나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반도체를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눕니다. 메모리를 제외한 시스템 반도체, 센서 등을 모두 비메모리 반도체로 통칭하곤 하는데요.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할 수 있습니다. 마치 금발의 외국인이 한국에 왔을 때 그의 머리 색을 검정색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굳이 메모리 반도체를 강조해서 구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산업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메모리 반도체가 중요할까요?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약 3,190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요즘 환율로 약 390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인데요, 감이 잘 안 오신다구요? 2019년 기준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80%가 넘는 규모입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매출 기준으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2015년 전체 반도체의 30%에서 3년 만에 53%까지 상승했습니다. 최근 5년간 메모리 반도체가 반도체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반도체는 대한민국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서, 반도체 실적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좌지우지될 정도입니다. D램, MCP, 낸드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의 68%를 차지합니다. 즉 메모리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쥐고 있는 셈이죠.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메모리반도체라고 할까요? 메모리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데이터를 기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기능에 따라 크게 램(RAM)과 롬(ROM)으로 나뉩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구요? 데이터가 처리되는 공간을 여러분의 책상으로 생각해 볼까요. 보통 우리는 책상 위에서 공부나 일을 합니다. 책을 올려두기도 하고, 먹다 남은 커피를 올려두기도 하고, 주머니에 있던 잡다한 것들을 쌓아 놓기도 합니다. 책상에 든 물건은 이리저리 옮기기도 쉽고 금방 찾을 수 있죠. 그렇지만 엄마의 잔소리에 치워야 할 때도 있고, 나도 모르게 어질러질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손에 닿는 곳에서 데이터를 자유롭게 읽고 쓰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랜덤 액세스 메모리', 줄여서 '램'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이나 책상에 올려두기엔 너무 무거운 책들은 책장에 꽂아두죠. 책장은 작정하고 정리하지 않는 이상 치우는 사람이 없습니다. 보통 읽을 자료들을 넣어두는 이 책장과 같은 메모리를 '리드 온리 메모리', 즉 '롬'이라고 합니다. 따로 지우지 않는 이상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책상과도 같은 램에도 여러 종류의 반도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PC의 주기억장치 역할을 하는 D램을 꼽을 수 있습니다. 책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롬은 SSD나 USB 드라이브에 들어가는 주요 반도체인 낸드플래시가 있습니다. 효율적인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위해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필수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스마트폰처럼 작은 기기에는 D램과 낸드를 하나의 칩으로 패키징해서 넣기도 하는데, 이것을 '멀티 칩 패키지(MCP)'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D램, 낸드 등 종류는 다양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읽어내는 것이죠.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는 CPU 같은 시스템 반도체에 비해 구조가 매우 단순합니다.
이 단순한 기능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는 특이한 점이 생겨났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 낸드 등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고 수요가 많아서, 시장 초기에는 많은 업체들이 대량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몇 개의 제조사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죠. 특히 D램의 경우 전체 시장의 약 95%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 세 업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메모리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려면 제조사는 막대한 설비투자를 해야 합니다. 문제는 고난도 미세공정 때문에 들어가는 투자 금액이 어마어마하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토 공정에 필요한 노광 장비는 한 대에 2,000억 원이 넘고,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수십 대가 필요하죠.
많은 회사들이 설비투자를 한 만큼 생산에 나섭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필요한 물량보다 공급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제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합니다.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투자금이 컸던 만큼 제조사의 손실도 막대해지죠. 그래서 제조사들은 더 빠르고 용량이 큰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공정 방식과 새로운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그래서 또다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게 되죠. 높은 가격에 먼저 시장을 선점하려면 빠르고 작고 용량이 큰 제품을 먼저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기술 발전과 미세공정 설비에 누가 먼저, 빨리 투자할 수 있는지가 너무나 중요하죠.
이렇게 설비를 투자하고 공급이 많아지면 제품 가격이 다시 하락해 손실을 보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 사이 대규모 투자나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제조사, 또는 미세공정 기술을 따라오지 못한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접게 되었습니다. 특히 D램의 경우 90년대 초반 20개가 넘던 업체가 2009년에는 10개로, 2013년 이후로는 단 3개 업체만 살아남았습니다.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초 격차로 해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신규 업체가 등장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져 버렸습니다. 결국 D램 시장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이 세 업체가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D램이 책상이라면, 우리가 책을 꽂아두는 책장처럼 쓰이는 메모리는 CD와 디스크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 낸드플래시 개발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2000년대 초반 반도체 업체들이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낸드플래시는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로 자리 잡게 되었죠. 낸드플래시 시장도 D램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습니다. 기술과 설비투자를 감당하는 기업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먹히게 되었죠.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조사들은 기술개발과 대규모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언제 대박이 날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비싸게, 많이 팔면 됩니다. 제품 가격이 올라가려면 제품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위 말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찾아왔습니다. 수요가 급증하자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공급 과잉으로 치킨 게임을 반복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죠.
2배 넘는 가격에 반도체를 판매하면 누가 가장 기쁠까요? 바로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 실적입니다. D램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15년 매출 48조, 영업이익 23조였던 것이 2018년에는 3년 만에 매출 86조, 영업이익은 무려 45조로 240% 이상 상승하게 됩니다. 만들기만 하면 높은 가격에 팔릴 정도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재빨리 가동률을 높이고 대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며 공급을 늘렸습니다. 그런데 늘어나는 수요보다 더 많은 D램을 생산하게 되면서 2018년 3분기부터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2018년 3분기 이후 제품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도 떨어졌는데 수요가 그만큼 증가하지 않아서 제품 가격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죠. 슈퍼 사이클을 맞아 2017년, 2018년에 큰 실적을 기록했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은 2019년 제품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역사는 반복될까요? 여러 번의 치킨 게임을 거치며 이미 D램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가 안정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세공정 기술이 더 크게 발전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다시 큰 이익을 얻기는 어려울까요? 과거 2017년처럼 수요가 크게 증가해 가격이 다시 상승한다면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는 그동안 어디에서 쓰여 왔고, 앞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을까요? 메모리 반도체를 책상 역할을 하는 D램과 책장 역할을 하는 낸드플래시로 나누어 보면, 이 슈퍼 사이클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인 D램은 주로 스마트폰, 서버, 노트북, 데스크톱, 태블릿, PC 등에 쓰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은 기기에서도 데이터를 더 빠르고 많이 처리할 수 있게 되자, 자연스럽게 메모리 수요도 증가하게 되었죠.
전 세계 모바일 인터넷 트래픽을 살펴보면 비디오 스트리밍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300메가짜리 동영상을 보려면 로딩이 2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고화질 영상도 끊김 없이 스트리밍으로 봅니다. 1초만 영상이 멈춰도 "어, 잘못됐나?" 하고 생각하죠. 3G, 4G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선 데이터 트래픽도 같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도 고사양 그래픽 게임, 클라우드 등 더 많은 저장 공간을 요구합니다. 2019년부터 5G가 탑재된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무선 데이터 트래픽도 함께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4G 스마트폰에서 5G 스마트폰으로 교체되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회사들은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램 용량이 크면 시스템 구동이 신속하고 여러 앱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용량이 크고 빠른 D램의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죠. 전반적인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OTT,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많아지고, 서버 수요도 늘어납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과 같은 공룡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늘리면서, 지난 5년간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당연히 이 서버를 이루는 D램 수요도 같이 급격히 늘었죠.
일을 잘하려면 큰 책상만큼이나 책장도 필요하죠. 자연스럽게 낸드플래시 수요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더 빨리 읽고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앞으로 더욱 많이 필요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시장이 매우 기대되는 것이 바로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준비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우리나라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여러분이 메모리 반도체와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은 콘텐츠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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