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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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년 고점 회피 사례를 소개하며 3분기(7~9월) 중간선거 시기 변동성 위험을 강조. 반도체 소부장 ETF/액티브 ETF 활용을 제안하고, 주식 대체자산으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비트코인·금)와 테일리스크 대비 채권을 언급. 앤트로픽 상장 직후 수급 교란과 락업 물량으로 거품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며 성급한 매수 불필요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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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주식으로 몇백억을 굴리던 한 분이 2017년 10월쯤 저희에게 주식 운용을 맡겼다가 5월 첫째 주까지 주식을 전부 팔아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당시 저희가 운용하던 인피니티는 운용 성과가 나빠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모니터에 "5월 첫째 주까지 주식을 다 안 팔면 나는 강아지다"라고 적어 두셨다고 합니다.
그때 2차전지 종목인 에코프로 같은 주식들이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속절없이 빠졌고, 반도체도 2018년 5월이 고점이었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면서 저는 그분이 어떻게 시장의 고점이 무너지는 걸 알았을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지금도 왜 그렇게 전부 팔라고 하셨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여러 번 미팅을 하면서 그분이 지표를 보고 판단하셨으리라 짐작하게 됐습니다.
한 번은 점심때 여의도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그분은 점심시간에도 나가지 않고 시세를 봐야 한다며 모니터를 보면서 도시락 같은 걸 드셨습니다. 그렇게 시장에 몰입해 투자하시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셨습니다. 5월 중에 판다고 적어 둔 것을 그대로 지키신 것이죠. 지나고 보니 그 결단력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주식을 들고 있으면 웬만하면 좋게 보려는 인지편향에 빠져 결국 못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분은 그런 편향을 이겨내고 과감하게 행동하셨습니다. 그분은 "계좌는 딱 3일만 덮어두고 쳐다보지도 말자"고 다짐하셨지만, 손가락이 자꾸 앱을 누르고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이건 거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시세가 오르내릴 때마다 사야 했는데, 팔았어야 했는데 하며 변동성을 전부 내가 매매로 대응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반짝이는 종목을 계속 쫓아다니게 됩니다.
이번 3분기에는 대통령 선거와 중간선거가 있어 특히 위험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럴 때는 시세를 보지 않고 휴가를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현금을 좀 마련해 두고 쉬어 오시라는 얘기를 했더니, 댓글에서 "휴가 갈 돈으로 주식을 계속 해야 한다"는 식의 비난을 받는 분도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바람이 불 때 연을 날려야 하고, 바람이 안 불 때 연을 날리려면 엄청 뛰어다녀야 합니다. 저도 게을러서, 어떻게 하면 쉽게 고수익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퀀트 분석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바람이 불 때 날리고, 시장이 역풍일 때는 피해 있어야 덜 다친다는 걸 퀀트 분석을 하며 알게 됐습니다. 쉬는 것도 투자이고 쉼표도 음악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많은 분이 "그때 쉬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십니다. 그래서 쉬는 방법을 미리 찾아야 합니다. 언제 계좌를 덮고 현금을 마련해 쉴지 구체적인 플랜과 실행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반도체 소부장 종목이 괜찮은 게 많은데, 그중 고르기 어렵다면 소부장 ETF를 사는 것도 괜찮습니다. 최근 추석 특집으로 오가장, 인감독과 함께 '신나는 패스파인더'를 촬영했는데, 두 분에게 차트 보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지금 같은 조정장에서 찾아야 할 종목 중 80%가 반도체 소부장이었습니다. 종목 선별 능력이 부족하다면 소부장 ETF가 맞고, 바이오가 강세라면 바이오 액티브 ETF도 좋습니다. 소부장도 액티브 ETF가 있으면 좋은데, 그중에서도 골라 살 만한 것이 있습니다.
주식은 정치와 달리 세력 싸움이 아니라서, 남들과 반대로 외롭게 투자할 때 수익이 더 큰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 이쪽으로 간다고 할 때 반대쪽을 가더라도 그 사람을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건전한 투자 문화에서 서로 격려하고 지식을 공유하면서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자신의 분야를 알려 주고, 반도체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전문가들이 설명해 주는 식입니다. 반도체·자동차·핸드폰 수출로 달러를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금융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영국처럼 제조 경쟁력을 잃고도 잘 사는 나라들은 금융을 쥐고 있습니다. 우리 투자자들과 주식 시장이 건전해지고 실력자가 늘어나 서학개미가 해외 투자 수익으로 달러를 벌어 들이고, 그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어 내수가 살아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AI 기업들의 속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데이비드 삭스 과학기술 자문위원회 공동의장은 AI 기업들이 속도를 늦추자는 동기가 순전히 이타적인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안전장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인간의 통제 아래 있지 않은 초지능은 만들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AI 모델에 적용할 행동 강령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도 이번 주 스코틀랜드에서 AI 관계자들과 만나 인류를 위한 AI 원칙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경쟁 관계인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샘 올트먼,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AI 서밋에서 만났을 때도 손을 잡지 않을 만큼 감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통 의견을 낸다는 것은 비즈니스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옵니다. 여기에는 안정성 논의가 결국 신규 업체의 진입을 막고 성장 사다리를 걷어차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석유화학, 탄소배출권 같은 규제도 1·2차 산업혁명을 거친 선진국이 후발 산업국의 산업화를 막으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비난이 있었습니다. 위험을 과장해 안전 사업을 키우려는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50억 달러를 운용하는 독립계 ETF 운용사 TCM을 이끄는 인물이 전통적 자산배분 전략의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주식·채권 60대 40 같은 포트폴리오가 최근 시장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식이 하락할 때 채권이 받쳐 주길 기대하지만, 주요국 국가부채 등이 채권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 그는 주식, 채권, 대체자산,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화폐가치 하락 대비 거래), 꼬리위험(테일리스크) 대비 자산에 각 25%씩 투자하는 4분할 포트폴리오를 제안했습니다.
주식은 AI 병목 테마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광산·철도 등 무겁고 오래 쓰는 자산, 그리고 100년을 살아남는 '린디 주식'에 투자하라고 했습니다. 예로 코카콜라(1919년 상장)와 허쉬(1927년 상장)를 들었습니다. 채권을 대신할 '채권 너머 자산'으로는 손해보험사 주식과 합병 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등을 제시했습니다. 금리 상승기에도 방어력이 좋은 자산들입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자산으로는 비트코인, 디지털 크레딧, 금을 들었습니다. 비트코인과 금은 명목화폐와 달리 발행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꼬리위험 대비 자산으로는 미국 단기국채, 관리형 선물 등을 꼽았습니다.
꼬리위험은 정규분포상 시그마 2 이상, 혹은 시그마 3 수준처럼 발생 확률이 아주 낮은 위험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안전자산으로 도망가면서 금리가 급락하고 국채 가격이 급등합니다. 그래서 글로벌 채권에 투자해 둘 필요도 있습니다. 최근 서울 집값이 80여 주 연속 상승하는 것도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주식으로 화폐가치 하락을 헤지해야 합니다. 결국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물가 상승으로 내 돈이 녹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앤스로픽 IPO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국내 일반 투자자가 IPO에 직접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입니다. 공모주 펀드인 우리자산운용의 미국 단기채 공모주 펀드는 현지 운용사 누버거 번과 협업해 앤스로픽 공모주를 배정받을 예정입니다. 다만 물량 경쟁이 치열해 배정 물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ETF 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보다 상장 후 편입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이스X 상장 사례를 보면, 상장 후 3일 동안 급등해 225달러까지 올랐다가 이후 쭉 빠졌습니다. 상장을 앞둔 6월 초에는 시장도 좀 빠졌습니다. 대형 공룡 기업이 상장하면 수급이 교란되면서 시장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앤스로픽도 약 2조 달러 규모로 상장하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스페이스X도 상장 후 6개월간 보호예수(락업) 물량이 계속 나왔는데, 상장 후 거품이 빠지는 흐름이 반복됐습니다. 종목가가 134달러에서 104달러까지 빠졌다가 지금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앤스로픽도 처음부터 급하게 살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공모가가 정해지고 실제 상장 가격을 보고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오늘 9월 15일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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