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요약 보기
5월 초 외국인이 하루 약 7조원 순매도해 변동성이 커졌으나, 시총 대비 0.1% 수준이고 2월 같은 추세적 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봄. 한국과 미국이 AI 수혜주 중심으로 동반 상승해 외국인이 한국만 팔 이유가 적다고 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이 강해 한국 펀더멘털 확인, 예금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머니무브) 지속 전망, 외국 개인투자자의 SK하이닉스·삼성전자 관심 증가와 미국 상장 한국 관련 ETF 유입 언급.
다듬은 글
5월 들어 지수가 7,500포인트까지 올랐는데, 수급 변동성이 너무 큰 것 같아요. 지난 이틀간 6조 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오늘 하루에만 거의 7조 원을 다시 팔았거든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투자자들이 준비해야 할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네, 외국인이 오늘도 7조 원이 넘게 순매도했죠. 걱정되실 수 있는데, 우리 시장의 규모가 이미 많이 커졌다는 점을 자주 잊게 됩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6,000조 원을 넘어섰고,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세계 7위까지 올라왔어요. 그래서 외국인이 7조 원을 팔면 크게 보여도 시가총액의 0.1%밖에 안 됩니다. 이 정도 거래 규모와 거래량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이런 수준의 오르내림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걱정하며 보는 이유는 2월에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매도했고, 3월에 전쟁 때문에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2월을 돌아보면 1월 말 5,000포인트를 넘고, 2월 말에는 6,000포인트까지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한 달 사이에 외국인이 대규모로 팔았어요. 당시 한국 증시는 가파르게 올랐는데 미국은 오히려 사모대출 이슈 등으로 빠졌죠.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이 너무 과하게 올랐으니 한국 주식을 파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지금은 양상이 다릅니다.
첫째, 4월 초 이후 한국과 미국이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둘째, 상승의 이유가 같아요. 미국과 한국 모두 AI 수혜주들이 랠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유가 같다 보니 미국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만 콕 집어서 팔아야 할 이유가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2월처럼 추세적인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지수 6,000포인트 돌파 때처럼 리밸런싱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는 말씀이네요.
맞습니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 체력을 확실히 확인시켜 줬어요.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만으로 세계 4위권의 엄청난 이익을 만들어냈고,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속도대로라면 연말쯤에는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기업 다섯 곳 안에 한국 기업 두 곳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을 빼고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외국인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외국인 자금뿐 아니라 국내 개인의 자금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증시 호황에 모두가 MTS, HTS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정기예금 잔액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어요. 예금에서 주식으로,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이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우선 퇴직자들이 많이 나오면서 퇴직금을 예금에 넣어두고 금리만 받던 분들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하셨습니다. 여기저기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은퇴 후 이걸로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생겼어요. 물가도 너무 올랐고요.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장기 자산이 주식이라는 인식 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퇴직연금 같은 대규모 자금과 여유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2월 말 기준으로 150조 원 정도이고, 평균 금리는 3% 안팎입니다. 1년 동안 맡겨두면 3%를 받는 거죠. 그런데 작년에 코스피 지수에만 투자했어도 75% 올랐고, 올해 초부터 투자했다면 5월 초 현재 또 75% 올랐습니다. 비교가 안 되죠. 물론 직접 비교할 수는 없고 변동성도 크지만, 예금에 묶어두는 기회비용이 어느 때보다 커져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은 기존 자금을 대출로 끌어 모아 들어가는 속도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니, 전반적으로 장기 투자 자금의 흐름은 주식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수급 주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외 개인 투자자, 이른바 외국 개미입니다. 한국 증시에 외국인도 직접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몇 달 전부터 레딧 같은 미국 커뮤니티에 "SK하이닉스를 어떻게 사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외국 개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급에 미칠 영향력은 어떻게 보시나요?
레딧은 미국에서 가장 활성화된 커뮤니티라서, 저도 여론을 체크하려고 자주 들어가 봅니다. 거기서 한국 증시와 한국 종목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천지개벽할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마이크론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더 잘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미국 투자자는 이른바 홈바이어스, 즉 자국 편향이 아주 강합니다. 지난 15년간 미국 시장이 전 세계를 압도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작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한국이 1등을 했고 올해도 1등을 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유럽, 올해는 브라질 같은 신흥국들이 미국 시장을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미국 주식만 사던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ETF에 강하게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4월 중순까지 같은 기간 미국 주식 투자 수익은 1%밖에 안 늘었는데, 해외 주식 투자는 370%나 늘었습니다. 금액 자체도 미국 주식에 투자한 만큼 넣었다는 점이 의미가 있어요. 미국 안에 갇혀 있던 우물 안 개구리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투자자 기대감이 커진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최근 증권주가 이틀 전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기대가 높아졌는데, 저는 이렇게 봅니다. 한국의 서학개미는 밤새 투자할 만큼 부지런하지만,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그렇게 부지런할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에 상장된 한국 관련 ETF 투자는 많이 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D램 등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ETF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5%가량 담겨 있고, 4월에는 자금이 유입되는 상위 10개 ETF 안에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직접 투자보다는 미국 상장 ETF를 통한 투자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