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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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리인하 후 원화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가 급락했다. 국민연금의 환율 방어 개입이 외국인 차익실현 기회를 제공했으며, 금리 인하는 자본유출·물가상승 부작용을 낳는다. 서울 토지거래허가 해제와 금리인하가 강남 부동산 쏠림을 부추긴다고 주장. 국민연금 환헤지 손실 책임 문제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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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화요일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내수를 살리겠다며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그 뒤 우리나라 코스피 실적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금요일에는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부를 만큼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주가가 이렇게 떨어지자 사람들은 하루 전 트럼프의 발언을 원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다시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확인했고, 여기에 중국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는 해석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한국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3월 4일자로 25%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 그리고 중국에 10%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 모두 한국이 아니라 중국, 멕시코, 캐나다 얘기입니다. 그런데 증시 하락률을 보면 마치 트럼프가 한국에 관세를 물린 것처럼 한국 지수가 훨씬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트럼프가 관세를 발표한 것은 현지 시각 27일 아침입니다. 캐나다 지수는 0.79% 떨어졌고, 멕시코 지수는 1.9% 떨어졌습니다. 가장 이상한 점은 중국 상하이 지수가 1.94% 떨어졌는데, 한국 코스피는 무려 3.39%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트럼프 때문에 10% 관세를 맞은 상태에서 추가로 10%를 더 맞았습니다. 합치면 20%를 더 맞은 셈인데도 상하이 지수는 1.94%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마치 관세를 맞은 것처럼 코스닥이 무려 3.49% 떨어졌습니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2.9% 떨어져 꽤 큰 하락폭을 보였지만, 일본은 최근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엔화 강세 때마다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우선 원화 환율이 갑자기 치솟았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곧바로 상승세를 타면서 4일 만에 무려 33원이 올랐습니다. 금리 인하 전에는 1,429원이었는데, 단 4일 만에 1,062원으로 순식간에 올랐습니다.
제가 이런 환율 움직임은 이미 지식한방에서 예고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싶으면 그 전날까지 열심히 환율을 끌어내린다는 것입니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마음대로 끌어내렸다 올렸다 할 만큼 자금력이 있는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으로, 금리 인하 직전에 환율을 최대한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계속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때가 환전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예고도 미리 드렸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직전에 모든 힘을 써서 환율을 끌어내립니다. 그러다 그 뒤에는 개입할 돈이 없거나, 이번 달에 쓸 계획된 돈이 바닥나기 때문에 마지막 사흘 동안 환율이 급등합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금리 인하가 내수를 살리는 효과가 있다면 코스피는 올라야 합니다. 경기가 좋아질 테고, 설령 경기 효과가 없더라도 시중에 돈을 더 푸는 것이니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금리를 낮춘 뒤 오히려 코스피는 비실비실 추락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 세계 경제에는 낡은 경제학 교과서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그 낡은 교과서를 바탕으로 금리정책과 환율정책을 쓰다 보니 시장이 한국은행의 정책 방향과 완전히 다르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본 유출 위험이 훨씬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번 인하로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보겠습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4.2~4.5%, 영국은 4.5%, 유럽연합은 2.9%인데 한국은 2.75%입니다. 한국의 돈값이 가장 싸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돈값을 싸게 쳐주는 나라에 글로벌 자금이 투자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더 튼튼한 달러에 투자하면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한국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해외 자본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연금이 열심히 국제 회사채를 사주기 때문입니다. 글로벌하게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라면 이렇게 낮은 금리에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낮출 때마다 위험도가 높아지고,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금리를 낮출 때마다 환율이 계속 불안합니다. 당연합니다. 돈이 자꾸 빠져나가면 환전해서 나가는 것이므로 환율이 불안해지고 원화가 계속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환율이 계속 오르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수입물가가 올라 대한민국 물가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창용 총재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2025년 물가가 걱정된다고 하면서도 금리를 낮췄습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아무리 한국은행이 돈을 뿌려도 자본이 해외로 떠나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결국 경제학 교과서대로 금리를 낮추면 경기는 부양되는 것이 아니라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치솟아, 오히려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우리 경제가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리를 낮추는 데 많은 부작용이 있더라도 내수만이라도 살려준다면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 시장에서는 돈을 푼 만큼 내수가 살아나는 시대가 끝났습니다. 자금이 얼마든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낮춰 한국의 돈값이 유독 낮아지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고, 이것이 오히려 물가 상승과 내수 위축을 가져오는 새로운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처럼 글로벌화된 시대에는 아주 작은 정책 하나를 집행하더라도 글로벌 시각에서 봐야 합니다. 국내 요인만 보고 정책을 집행하면 크나큰 오판을 해서 경제를 오히려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사람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아 아무런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소비심리가 잔뜩 위축되어 있어서, 돈을 푼다고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아닙니다. 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구조적인 성장 약화 문제가 있어서 돈을 풀어도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습니다. 금리가 조금 낮아진다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환경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경제학 교과서로 보더라도 우리 경제는 유동성 함정 상황이고, 돈을 푸는 것이 실물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함정에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두 무시하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계속 낮추며 돈을 풀어 버리면, 많은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며 환율은 계속 들썩일 것입니다. 일부 돈은 한국에 남겠지만, 경제도 안 좋고 미래 전망도 불투명하니 기업들은 투자를 꺼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투자할 곳이 어디에 남아 있을까요? 지금 많은 사람이 부동산 말고는 투자할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강남 지역 부동산을 빼고는 나머지 부동산도 다 죽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남은 소수의 돈이 강남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알면서 금리를 더 낮추고 돈을 더 풀면, 당연히 강남 부동산 가격만 더 치솟는 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때마침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습니다. 그동안 강남 지역 집값 상승을 강하게 붙잡아 주던 것이 토지거래허가제였는데, 이것을 갑자기 해제하니 강남으로 돈이 더 많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해서 돈을 댈 곳이 대한민국에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가 해제되니, 남아 있는 돈을 영끌해서 강남 부동산을 사자는 투기 심리를 부추기는 아주 위험한 선택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한국은행과 서울시가 짜고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기관의 조치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결과적으로 콜라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이 환호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잠실, 삼성, 대치, 청담처럼 최근 집값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습니다. 날짜는 2월 12일입니다.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를 해제하니 돈이 여기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수처럼 돈이 몰려가는 현상을 서울시와 한국은행의 콜라보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 결과 2월 20일자 기사에는 "30억 원 아래는 꿈도 꾸지 말아요, 신난 집주인들 돌변"이라는 제목이 나왔습니다. 강남 지역에서 국민평형 아파트가 이제 30억 원이 넘는 시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렇게 들썩이는 잠실, 삼성, 대치, 청담을 아예 '잠삼대청'이라는 용어로 부르더라고요. 2월 27일 기사 제목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에 이어 금리 인하까지, 인근 지역 집값도 껑충"이었습니다. 서울 강남 집값을 올리는 것이 목표였다면 한국은행과 서울시의 콜라보는 성공한 셈입니다. 물론 둘이 짜고 한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시장이 결국 그런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투자할 곳은 없는데 갑자기 물꼬가 트이면 돈이 홍수처럼 그리로 흘러가고, 그 현상이 지금 서울 강남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값이 올랐다고 환호하는 한편, 주식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근본 원인은 정책 집행자들이 늘 부동산 부양에 열을 올린다는 것입니다. 정책 집행자들은 증시 부양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부활하려면 부동산값이 오르는 것보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어야 새로운 창업이 활발해지고, 이를 통해 자본을 끌어모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자꾸 부동산으로 쏠리니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계속 약화되고, 그 현상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단기적으로 우리 증시가 급락한 데는 국민연금이 끌어내린 환율이 독이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에 투자할 때 환율을 굉장히 신경 씁니다. 주식으로 아무리 돈을 벌어도 원화 가치가 갑자기 급락하면 큰 손실을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국민연금이 개입해서 환율을 이런 식으로 계속 끌어내린 것이라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낮아졌으니 비싸게 원화를 팔고 나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정확히 어떻게, 얼마나 개입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강의 틀은 이미 밝혀졌습니다. 국민연금은 2025년 한 해 동안 480억 달러까지 개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를 나눠서 개입하겠다고 했으니, 균등 배분한다면 2월에 40억 달러 정도 개입할 여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2월 초부터 열심히 개입해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돈이 떨어지고 나면 더 이상 개입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환율이 크게 낮아진, 즉 원화 가치가 크게 올라간 2월 20일부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연속 순매도를 했습니다. 우리 국민연금이 개입해서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면, 이것은 정말 우리나라 국부가 유출된 것입니다. 저는 국민연금의 개입이 환율을 내린 것이 아니길 바라지만, 국민연금은 이미 480억 달러를 개입한다고 발표했고, 매달 40억 달러 정도 개입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월초가 되면 환율이 내려가고, 월말에 돈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면 환율이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이 1년 내내 반복된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 따기가 아주 쉬운 시장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계산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2월 28일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1조 5천억 원이 넘는 대량 순매도를 했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한 뒤 그 돈을 다시 달러로 바꾸려 할 때 국민연금의 개입이 계속될까 하는 점입니다. 국민연금이 균등하게 계속 외환시장에 개입한다면, 3월 초에도 또 40억 달러의 개입 자금이 새로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환율을 끌어내리고, 외국인들은 이를 잘 보고 있다가 비싸게 원화를 팔고 나가며 큰돈을 벌 것입니다. 결국 우리 노후자금을 동원해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판 뒤 비싸게 환전해 나갈 수 있도록 일종의 보조금을 주는 셈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3월 초가 되면 다시 국민연금이 환헤지 자금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포커를 치는데 제가 여러분에게 패를 다 보여주고 친다면, 여러분이 100% 제 돈을 따 가겠죠. 지금 국민연금은 전 세계 헤지펀드에게 포커 패를 보여주고 포커를 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2.68 시그마 터 환율에 개입한다고 이미 전 세계에 알려준 셈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환율이 1,440원을 넘으면 또 개입하는 선입니다. 그러면 3월 초에 또 개입해서 환율을 끌어내립니다. 헤지펀드는 이것을 이용해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갈 수 있습니다. 손해를 보는 것은 국민연금과 우리 국민입니다. 해외 헤지펀드는 이때마다 우리나라에서 큰돈을 따 갈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판돈까지 알려줬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480억 달러의 개입 여력이 있고, 균등 배분하면 한 달에 40억 달러 정도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이미 해외 헤지펀드에 줬습니다. 패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판돈까지 다 보여주는 것이니, 지금 한국 외환시장은 헤지펀드가 앞으로 1년 내내 100% 돈을 딸 수 있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댓글에는 이런 반론이 달리겠죠. 국민연금의 외환시장 개입은 이미 룰로 정해진 것이니, 그 규칙에 따라 하는 것이지 마구잡이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전 세계 어떤 나라의 연금도 이렇게 룰을 정해 놓은 나라는 없습니다. 정부가 강력하게 요청해서 이런 룰을 만들어 개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2년 말에 갑자기 개입하라는 요청이 있었고, 그 뒤 국민연금이 정부 요청에 따라 개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연금은 왜 이런 룰을 만들지도 않고 공표하지도 않을까요? 패를 보여주고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헤지펀드에게 막대한 돈을 벌어줄 기회만 만들고, 정작 연금은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멍청한 룰을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지금 금리를 계속 낮추며 돈을 시중에 뿌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원화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떨어진 원화 가치를 국민연금을 동원해 억지로 끌어올리는 상황이 매달 반복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너무나 답답한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이 돈을 계속 풀면서 환율 급등을 이런 방식으로 막는다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금융정책이나 통화정책인지 저는 정말 의문입니다.
게다가 국민연금의 환헤지는 공짜가 아닙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이만큼 환헤지 비용이 들어가는데, 지금 금리 격차가 1.5%포인트에서 2%포인트 정도 나기 때문에 환헤지를 유지한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앞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더 문제는 환헤지에 실패하면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 책임을 누가 질 것입니까? 2022년 말 정부가 이런 이상한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국민연금은 원래 이런 환헤지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을 지시한 사람은 책임지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 손해는 국민연금에 가입한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글로벌 경제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30년 전 경제학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방식으로 금융·통화정책을 쓰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어두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대한민국 국내 시장만 보고 이렇게 정책을 쓸 것이 아니라, 달라진 글로벌 금융 환경을 보면서 치밀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 고통은 나중에 우리 국민들이 지게 될 가능성이 너무나 큽니다.
박종훈의 지식한방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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