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요약 보기
한국 증시가 글로벌 대비 부진한 이유는 고금리·고물가 속 실적 장세에서 삼성전자·2차전지 실적 부진 때문이며, 미국 금리 인하 지연으로 유동성 랠리 기대는 낮다. 고환율은 수출기업에 유리하므로 주식 매수 기회로 보고, 반도체(하이닉스·한미반도체 등)는 AI 수요로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상반기 마무리 시 손절 기회 놓침, 악화 실적주 보유, 실적 모멘텀 없는 내수주 점검이 필요하다.
다듬은 글
네, 시장이 예상보다 힘을 탄력적으로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수급도 다소 아쉬운 시장인데, 이럴 때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 큰 숲을 보면서 투자 전략을 세워 보겠습니다. 체슬리투자자문 박세익 대표입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우리나라가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우리 증시가 많이 하락했고, 오늘은 시초가를 보니 미국 증시 대비 선전하겠다 싶었는데 상승 탄력이 둔화돼 있습니다. 우리 증시가 글로벌 대비 부진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 시장에서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이 답답하시고 짜증도 나실 텐데, 지금 시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하면 분명 이런 답답한 장세 속에서도 기회가 있습니다. 중국 주식도 올해 들어 플러스를 내고 있고, 나스닥이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 넘게 오른 것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너무 답답한 흐름은 아닙니다. 작년 연말 우리나라 코스피 종가가 2,655였는데 지금 2,647이니 많이 힘드실 만도 합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올해 시장의 특징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전개되는 **실적 장세**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이든 한국이든 일본, 유럽이든 실적 서프라이즈가 나는 종목들이 차별화되어 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1등 주식인 삼성전자가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지 못하니 시장이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코스닥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닥 상위 종목을 차지하고 있는 2차전지 섹터는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실적 쇼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코스피·코스닥이 부진한 것입니다.
그럼 미국 시장은 다 올랐나, 한국 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 미국의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도 연초 이후 여전히 좋은 수익률을 내지 못하고 코스피와 거의 같이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장세는 철저히 실적에 의해 움직입니다.
우리가 금리 인하를 바라는 이유는, 금리가 내려가면 유동성 랠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계속 늦어지면서 지금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식 위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실적 주도주가, 한국 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 같은 주식이 중심으로 움직였습니다. 일본 시장도 도요타가 6개월 수익률 28%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고금리·고물가 속에서도 실적을 잘 내는 기업 중심으로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에 따라 실적 전망을 주목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금요일 미국 PCE 물가지수 발표가 시장 방향성을 바꿀 수 있는 이벤트가 될 수 있을까요?
페드워치에서 나오는 금리 인하 가능성은 9월이 아니라 그 이후로 넘어가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발표될 물가 지표가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번 PCE 발표에서 투자자들이 환호할 만한 물가 지표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수적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럼 왜 물가는 잘 안 떨어지고 금리 인하는 늦어질까요?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을 하고 있는데, 반대로 미국 정부는 사실상 경기 부양을 하고 있습니다. 각종 보조금 정책, 칩스법(반도체 보조금), IRA 법안 등 돈을 오히려 풀고 있죠. 그래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반밖에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정부도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고요. 미국의 긴축이 잘 작동하지 않으니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가 기대보다 더딘 것입니다.
그렇다고 고금리 상황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결국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고환율의 수혜를 보는 수출 기업이 차별화돼서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수출이 잘되는 화장품을 비롯한 여러 수출 기업들이 강세입니다. 조금 답답하시더라도 수출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하반기까지 끌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인덱스가 오르면서 원화도 급격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달러 인덱스 상승폭보다 원화 약세폭이 커서 외국인 자금 이탈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환율이 다시 얼마나 오를지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 작년 10월에는 1,440원대까지 갔었고 1,400원도 넘었죠. 하지만 지금 1,379원 수준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은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코로나 때 환율이 1,300원까지 올랐을 때 주식을 사는 게 맞았습니다. 2022년 10월에 1,444원을 찍었을 때도 외환위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지만, 결국 그 환율에서 주식을 사는 게 맞았습니다. 작년 10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금리가 5%를 찍고 우리 환율이 1,400원을 찍었을 때도 11~12월 랠리가 있었습니다. 고환율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했을 때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비관적 전망보다, 이럴 때 주식을 사는 게 맞습니다. 특히 수출 기업 위주로요.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 미용기기 등 수출이 잘되는 기업들은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 사는 게 맞았습니다.
IMF 때도 오토바이 헬멧 회사 등 수출 기업들이 큰돈을 벌었던 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환율을 너무 걱정하기보다 달러를 잘 벌어오는 기업에 초점을 맞추시면 됩니다.
대표적으로 수출이 증가할 수 있는 쪽이 반도체입니다. 간밤에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차익 매물이 나오며 3.77% 하락했고, 오늘 SK하이닉스도 3.53% 떨어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주식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반도체를 보시면 2022년 11월 챗GPT 발표 이후 엔비디아를 비롯해 반도체 주식들이 계단식 상승을 해 왔습니다. 엔비디아의 밸류체인에 있는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TSMC, 마이크론 등도 계단식으로 올랐고, 중간중간 실적 모멘텀이 끝나면 변동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HBM3 대응이 늦어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주분들이 답답하실 텐데, 최근 AI 서버를 만드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델 같은 기업이 1년 새 네 배 가까이 오르는 등 서버 모멘텀이 강합니다. 그동안 AI 반도체 가속기인 HBM과 GPU 중심으로 올랐다면, AI를 가동하려면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D램 같은 범용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번 7월 실적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시면 됩니다. 올해 2분기, 3분기 계속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니, 이번에도 조정을 받을 때 반도체 주식을 저가 매수할 기회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6월이 다가왔습니다. 상반기 마무리 전략을 간략히 제시해 주시겠습니까?
지금 실적 장세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분들은 세 가지를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하드랜딩 우려로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해서 눌림목이 왔을 때도 주식을 사지 못하고 기회를 놓쳤는지 돌아보세요.
둘째, 장기 성장 스토리만 믿고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물타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세요.
셋째, 고금리·고환율 상황에서 주가가 부진한 내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면, 실적이 우량한 기업은 하반기 금리 인하 시 빠르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내수 기업 중에서도 상승이 부진한 기업은 실적 모멘텀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서 보유할지 손절할지 결정하시면 됩니다.
체슬리투자자문의 박세익 대표였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