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상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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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CPI 발표 후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제기됨. 미 국채 수익률 4.5% 상회, 달러 강세 속 채권이 인플레이션 최약체라고 주장. 중국 전기차 대량생산으로 디플레 환경이 지속되기 어렵고 미·중 산업 분화와 리쇼어링으로 물가 하락이 어렵다고 봄. 통화 증발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금이 이를 반영해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 언급. 높은 금리 지속 시 한계기업과 중소형 은행이 부실화될 수 있으나 시점은 예측 불가, 고용 급락이 핵심 신호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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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증시 각도기 TV에 곽상준 부장님을 다시 모셨습니다. 오늘은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먼저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저는 증시 각도기 역할을 맡고 있는 곽상준이고, 신한투자증권 광화문센터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주에는 중요한 물가지표인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3%대에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겼고,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 국채 수익률은 4.5%를 넘어섰고, 달러도 강세입니다.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녹록지 않은 환경입니다.
주식은 그나마 피할 곳이 있지만, 채권 시장은 피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저는 인플레이션의 최약체가 채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장기 채권을 적극적으로 판매했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투자자들이 안타까운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은 과거와는 다른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투자를 할 때는 사람의 인지 구조, 즉 뇌과학적인 측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두뇌는 1년 전, 2년 전, 3년 전에 겪었던 일이 반복되면 앞으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두뇌는 에너지 효율을 극단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에, 과거의 패턴이 반복되면 그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고 빠르게 인식합니다.
문제는 채권 시장이 지난 40년간 강세였고, 코로나 이후에는 제로금리에 가까울 정도로 초강세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채권 투자자들은 과거의 흐름이 다시 복원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자산 가격이 변동을 거쳐 평균으로 수렴하듯, 채권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그런 흐름이 나타났어도, 1970년대에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렸습니다. 또한 2000년 이후 지속된 금리 하락과 저금리 기조에는 중요한 배경이 있습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싼 제품들을 세계에 쏟아냈습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넘쳐나면서 전 세계 물가가 하락했고, 웬만해서는 물가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디플레이션 환경이 20년간 이어졌기 때문에, 지금 채권 투자자들은 과거의 채권 강세장이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에는 그 생각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살펴보면 흐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해 11월 중국 선전을 직접 방문했는데, 그곳에서는 내연기관차가 빠르게 전기차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대략 절반 정도가 전기차였고, 하이브리드를 포함하면 그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택시와 차량 호출 서비스도 대부분 전기차였습니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약 3천만 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제품을 예전처럼 무제한으로 받아들였다가는 각국의 산업 사이클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도 최근 미국의 IRA 법과 유사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 브랜드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중 관계가 과거처럼 우호적으로 돌아가 중국산 저가 제품이 계속 공급되며 디플레이션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중 산업의 분화와 미국 내 리쇼어링(국내 생산 회귀)은 구조적으로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산 제품 가격은 떨어질 수 있어도 다른 제품들의 생산 가격이 쉽게 하락하기는 어렵고, 특히 미국에서는 자국산 제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런 흐름이 더 강할 것입니다. 이처럼 장기적인 구조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근거가 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선행 지표 성격이 있어, 이것이 낮아지기 어렵다면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는 더 커집니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돈을 너무 많이 풀었습니다. 그래서 원자재와 금이 달러 약세를 먼저 알아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니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사실이라면, 금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진 배경은 코로나 시기의 대규모 재정 지원입니다. 은행에 공급된 자금은 정상화되면 회수할 수 있지만, 시중에 직접 지급된 돈은 세금 외에는 회수가 어렵습니다. 이 돈은 사람들 사이를 돌면서 통화승수를 높이고, 1억을 뿌리면 여러 번의 거래를 거쳐 몇 억의 효과를 내게 됩니다. 이렇게 통화량이 급증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에서 1,360원대로 오르자 IMF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보면 안 됩니다. 지금은 상대 통화 비교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달러가 강세일 때 주요국 통화도 함께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원화만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 이유는 낮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153엔을 돌파했지만, 엔·원 환율은 여전히 100엔당 891원 수준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동남아 여행처럼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유로 대비 원화는 약 1,470원대로 과거 위기 때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동아시아 3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통화 약세가 상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한 나라 통화만 약세인데 강세를 유지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수출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대로 읽고, 달러 강세는 통화의 상대적 가치로 읽어야 합니다.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상황은 달러 대비 다른 통화가 아니라, 달러 대비 자산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원자재도 국면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원자재, 즉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자산은 빠르게 가격이 올랐습니다. 반면 철광석처럼 산업에 쓰이는 원자재는 아직 뚜렷하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통화 약세는 달러 대체 자산에서 먼저 반응이 나타난 것이고, 만약 철광석 같은 경기 관련 원자재까지 가격이 오른다면 그때는 인플레이션이 전면화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실제로 쉽게 일어날지는 확신할 수 없으니, 지금 단정하기보다는 국면을 나눠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국의 금리는 결코 낮지 않습니다. 약 5%대의 높은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을까요? 그건 쉽지 않다고 봅니다. 반대로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은 생겼습니다. 채권 시장이 이 점을 인식했기 때문에 패닉이 나타난 것입니다.
금리를 장기간 내리지 못하면 한계 기업들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SVB 사태에서 보았듯이, 중소형 은행들은 금리가 단계적으로 오를 때마다 보유한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커집니다. 특히 대출을 많이 취급하거나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지역은행과 일부 기업들은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들어섰습니다. 잠재적 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입니다.
반면 빅테크는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금리 상승의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채권 시장이 크게 흔들려도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3년 10월에도 채권 시장은 패닉이었지만 주식시장은 멀쩡했습니다. 이런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1% 이내로 하락했지만,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2000은 2.8% 가까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계 기업에 문제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연준이 생각하는 대로 시간이 지나면 금리를 낮출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하 때문에 잡히지는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계 기업이 속출하고, 이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해 심각한 경기 둔화가 나타나면 그때 비로소 인플레이션이 확실하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김학현 센터장님도 미국이 금리로 인플레이션을 잡은 것이 아니라 경기가 꺾이면서 잡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경기가 흔들리면서 인플레이션이 무너지고, 그때 연준이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단기적으로 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은 잠복해 있을 뿐이며, 구체적으로 언제 현실화될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미리 예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유효한 시그널은 결국 고용입니다. 고용 지표가 갑자기 무너진다면 그것이 강력한 경기 하락의 신호가 될 것입니다. 그 전까지는 경제가 굉장히 멀쩡해 보일 것이니, 겉모습에 속지 말고 고용 지표를 꾸준히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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