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상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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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와 파운드리의 접점이 늘어나는 흐름을 설명. 마이크론이 TSMC와 HBM 패키징 협업을 한다는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를 짚고, 삼성·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마이크론이 뒤처져 있어 협업으로 엔비디아 납품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분석. 2023년 HBM 시장 점유율 전망(하이닉스·삼성 약 47~48%, 마이크론 5% 이하)을 제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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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세상 읽어주는 남자 이상훈입니다. 오늘은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접점이 늘어난다는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마이크론과 관련해서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에 눈에 띄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론이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TSMC와 손을 잡는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무언가가 있는데요. 사실 메모리 업체와 파운드리가 직접 협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메모리는 아시다시피 설계와 제조를 한꺼번에 하죠. 파운드리가 고객의 특화된 칩을 만드는 것과 달리, 인텔이 쓰든 AMD가 쓰든 엔비디아가 쓰든 모두 같은 표준 칩을 만드는 것이 바로 메모리입니다.
그래서 제조 난이도도 파운드리보다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메모리는 생산 원가 경쟁을 바탕으로 박리다매 구조이지만, 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기본이고 기본적으로 고수익 칩을 만드는 산업입니다. 수량은 적을지 몰라도 칩이 맞춤형이기 때문에, 파운드리가 만드는 칩은 기본적으로 비싸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이에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모두 칩을 제조하는 업체로서 시너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파운드리는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먼저 EUV를 도입했고, 이 부분의 공정도 받아들였습니다. 파운드리는 특정 고객에 특화된 칩을 만드는 만큼 칩 단가가 높기 때문에 최신 공정 도입도 용이합니다. 고객이 아주 높은 성능의 칩을 요구할 경우에는 비싼 장비와 최신 노드를 적용한, 생산 단가가 높은 공정을 파운드리가 일찌감치 활용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메모리도 이 부분을 도입한 상태죠. 파운드리에서 쌓인 제조 노하우가 메모리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고, 고가의 장비도 같이 쓰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장비를 돌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간의 교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나시겠지만, 통상 메모리 기업이 협업하는 파트는 CPU, GPU 등 프로세서 업체였습니다.
요즘 칩 기술 트렌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메모리와 AI 프로세서를 결합하는 것입니다. HBM, PIM, CXL 등이 모두 그런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융복합해서 전통적인 메모리 칩의 기능을 뛰어넘고, 메모리를 보다 능동적인 소자로 거듭나게 하려고 기업들이 골몰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메모리, 프로세서 칩 각각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두 제품의 융합과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방향이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인텔과 AMD 프로세서 중 어떤 것이 더 낫냐고 판단할 때, 자동 반사적으로 "메모리 업체는 어떤 곳과 협력했고 기능이 뭐냐" 등을 질문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디지타임스 보도는 마이크론이 TSMC와 손을 잡았다는 것이죠. 메모리 업체와 파운드리의 결합은 이전에는 상상이 잘 안 가는 그림입니다. 그래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다시 마이크론과 TSMC를 보겠습니다.
마이크론이 TSMC와 협업하는 부분은 바로 패키징입니다. 마이크론이 TSMC 3D 팹릭 얼라이언스의 파트너를 맺었다는 것인데요. HBM3 제품 개발에 TSMC와 협업하고 있고, 이를 통해 AI, HPC 설계 애플리케이션에 원활한 통합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실 메모리의 절대 강자라는 삼성도 TSMC 3D 팹릭 얼라이언스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삼성은 자신이 직접 파운드리를 하기 때문에 마이크론과는 입장이 좀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패키징 기술이 매우 중요해졌고, 후공정 단계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 업체 간 협업도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짚을 부분이 있습니다.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이 HBM3 제품 개발에 TSMC와 협업 중이라고 했지만, 마이크론은 공식적으로 HBM3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HBM3 Gen2'를 쓰고 있죠.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는 내년 초에 HBM3 Gen2 메모리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에 엔비디아가 HBM3 Gen2의 주요 고객 중 하나라는 점도 밝혔는데요. 이번에 TSMC와 협력하는 것도 이때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순으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마이크론이 HBM3 Gen2라는 명명법을 쓰는 이유는 HBM 시장에서 경쟁사들보다 많이 늦었기 때문입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에 최초로 HBM3 양산에 성공했고, 이미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에는 HBM3E 공급도 시작될 것입니다. 하이닉스에 한 방 맞은 삼성도 HBM3 납품을 엔비디아에 조만간 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내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가 더 많습니다. 한 발, 아니 두 발 정도 늦은 것이죠.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자신의 신제품인 HBM3 Gen2가 HBM3보다는 낮다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HBM3 뒤에 Gen2를 붙였다고 봐야 합니다. 삼성도 '샤인볼트'라고 명명하고 있는 상황이죠. 후발 주자로서 시장 진입이 늦었다는 점을 감추려는 속셈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크론으로서는 파운드리 파트너인 TSMC와 협업을 강화해서 엔비디아에 메모리를 납품하기 위한 끈을 잇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내년 HBM3와 3E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마음이 더 바쁠 수밖에 없는데요. 이대로는 시장 점유율이 더 쪼그라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이닉스가 50%, 삼성이 40%, 마이크론이 10% 수준인데요. 내년에는 HBM 시장에서 하이닉스와 삼성이 47~48% 정도로 비슷해지고, 마이크론은 5% 아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스피드를 바짝 올리고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갈수록 패키징 기술, 즉 후공정 기술이 중요해진다는 말씀은 여러 번 드렸는데요. 특히 AI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AI 칩은 기본적으로 사이즈가 큽니다. 기업용, 서버용 칩이기 때문에 성능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그런 만큼 AI 칩은 메모리로 GDDR이 아닌 HBM을 쓰고 있죠. 그래서 나온 것이 CoWoS, 즉 실리콘 기반 인터포저라는 판에 로직 칩과 HBM을 한 번에 올리는 패키징 기술입니다.
TSMC의 고급 패키징 설비가 부족해서, A100, H100 등을 만드는 엔비디아, MI300 등을 만드는 AMD 모두 마음이 급한 상황입니다. 삼성은 이런 병목의 어려움을 간파하고, TSMC 같은 전문 패키징 업체 사이의 빈틈을 파고들기 위해 패키징을 직접 맡아 해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특히 HBM은 삼성 메모리가 직접 만드는 만큼, 패키징 공정상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면 이점이 있다는 점을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고객이란 엔비디아, AMD 같은 팹리스를 말하는 것이죠.
이제는 미세 공정이 최극단까지 왔습니다. 그러면서 칩 간 융복합 패키징 방법 등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 관점에서 반도체 영역의 칸막이가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론과 TSMC의 협업도 그런 관점에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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