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요약 보기
미국 부채 위기는 당분간 오지 않으며 부채는 유동성이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전 재정·스테이블코인 수단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장기금리를 누를 것이다. 물가 상승률은 5월 정점 후 둔화 중이며 연준의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 달러 누르기(엔화 등 주요국 통화 강세 유도)와 M2 확대로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1,300원대로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중간선거 후 케이펙스 동력 소멸 시 불안이 올 수 있다.
다듬은 글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국 부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국채 금리는 역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고,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 독일, 우리나라까지 세계 주요국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오고, 그래서 시장은 계속 억눌려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이 부채 문제, 그러니까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 정점을 찍고 꺾일 것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레이 달리오 같은 월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3년 안에 부채 위기가 터진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채 위기가 터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3년 안에 터진다고 말하지만, 저는 3년이냐 4년이냐를 따지기보다, 적어도 중간선거 전까지는 부채 위기가 터지는 구간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 부채는 곧 유동성이 됩니다.
정부는 왜 부채를 짊어질까요? 재정을 투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재정은 결국 민간이 받습니다. 기업과 가게가 받는 것이죠. 그래서 부채 상황이 실제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미국의 연방정부 수입은 매년 약 5.5조 달러, 지출은 약 7.5조 달러입니다. 차이인 약 2조 달러가 매년 재정적자로 쌓입니다. 미국은 2002년부터 연속으로 재정적자 국면을 이어 오고 있어 누적 적자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여기에 이자 상환액이 연간 약 1조 달러,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원금 상환액이 약 10조 달러입니다.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은 약 11조 달러에 이릅니다.
만약 미국이 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채무 불이행, 즉 국가 부도가 됩니다. 1997~98년 우리나라가 겪은 IMF 외환위기가 바로 대외 채무를 갚지 못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기축통화국입니다. 달러를 찍어내서 갚고, 또 찍어내서 갚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누구도 국채를 사주지 않는다면 부채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가정이 어렵다고 봅니다.
자료에서 보시는 것처럼 '부채 늪'과 '유동성'이라는 대주제가 나옵니다. 세계적으로 부채가 늘고 있다는 것은 각국이 국채를 많이 발행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2026년 들어 중동 전쟁이 발생하면서 전쟁 참여국은 복구비와 국방비를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고 있고, 비전쟁국인 우리나라도 전쟁의 충격을 딛고 일어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재정을 투입하려면 결국 국채를 발행해야 하니, 세계적으로 높은 국채 금리 시대가 온 것입니다.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 시장은 억눌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많은 분들이 "유동성은 곧 금리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유동성이다"라고만 생각하시는데, 이는 전체 유동성의 절반만 보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뿐 아니라 재정 당국의 재정 정책도 유동성을 만듭니다. 그래서 베선트 재무장관의 행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행보, 그리고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모두 중요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선거 전략상 유동성을 풀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정을 더 투입할 것이고, 그것이 유동성 장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부채 규모도 늘고 있어 전 세계 부채 규모는 2031년까지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유동성의 범주는 크게 통화와 그 밖의 유동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거나 지급준비율을 완화하거나 양적완화를 통해 늘립니다. 반면 국채 발행, 지방채 발행, 기업의 회사채 발행 같은 것은 유동성 범주에 들어갑니다. 결국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모두 유동성의 일부입니다.
현재 통화 정책은 다소 긴축적이고 금리 인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재정 투입으로 유동성을 만드는 것을 '재정 지배(fiscal dominance)'라고 합니다. 집을 따뜻하게 하려면 보일러를 틀 수도 있고, 난로를 틀 수도 있습니다. 온풍기를 틀지 않아도 보일러를 뜨겁게 달구면 집이 따뜻해집니다. 통화 정책만이 아니라 재정 정책, 그리고 민간 기업의 힘도 모두 작용합니다.
작년에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준비가 마무리됐습니다. OBBBA법 통과 때 부채 한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부채 한도를 올린다는 것은 개인으로 치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필요할 때 언제든 그 한도 안에서 의회 통과 없이도 부채를 끌어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럼 언제 쓸까요? 중간선거 전에 쓰겠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반드시 이긴다고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가정입니다. 이 가정에 동의하지 않으시면 제 전망에 동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동성을 폭발적으로 공급했고, 6월 중후순까지 주가가 9,300까지 치솟았습니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레버리지·단일종목 ETF 도입 등 여러 수단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들도 유동성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채 한도를 올렸으니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재정적자 비율은 GDP 대비 계속 마이너스 행보를 보일 것이고, 정부 부채는 눈덩이처럼 쌓일 것입니다. 이는 미국 재정이 위태롭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미국 재정적자는 2002년부터 지속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위기가 와야 할까요? 부채 한도를 계속 상향 조정해 주면 부채 위기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회의 결정이 더 중요합니다. 부채 한도에 다다르면 또 올릴 것인가가 핵심 관건입니다.
재정은 투입하되 국채 금리는 누르는 것이 관건입니다. 국채 발행량이 쏟아지는데 매입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리가 올라가고, 높아진 국채 금리는 민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면 유동성 증가를 이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베선트 재무장관은 바이백, 즉 장기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장기 국채를 사서 장기 금리를 누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장기 금리를 누르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그 재원은 단기 국채를 발행해서 마련하게 됩니다. 단기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밑의 돌을 빼서 위에 올리고, 또 밑의 돌을 빼서 위에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밑의 돌을 빼다 무너지면 그것이 바로 부채 위기입니다. 무너지기 전에 빨리 올려야 하는 것이죠.
이 구조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 스테이블코인입니다. 2025년에 제가 '스테이블코인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전망서를 냈는데, 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는 고객이 1달러를 내면 1코인을 발행해 줍니다. 그러면 발행업체는 받은 현금으로 미국 국채를 사게 됩니다. 즉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가 미국 국채 매입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 채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국채 매입처"라고 이해하시라고 여러 차례 말씀드려 왔습니다.
단기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그 단기 국채를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들이 사줍니다. 여기서 절실한 것은 제도입니다. 2025년에는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통과됐는데, 이는 코인 발행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입니다. 2026년에는 클래리티 액트(CLARITY Act)를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는 코인을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에 대한 제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클래리티 액트를 통과시키기를 원하지만, 실제로 통과될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간다는 것은 코인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미국은 로비의 나라입니다. 친트럼프 금융 세력들이 로비를 하고 있고, 은행 공동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대규모 수익을 챙기려는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많이 쓰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발행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미국 국채를 간접적으로 사주는 효과가 생깁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최근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것도 상당 부분 미국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물론 기업들이 시장성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관점은 테더나 서클 외에도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는 '춘추전국 시대'가 온다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끼리 경쟁하면서 발행량이 늘어나고, 그것이 곧 미국 국채 매입처로 기능하게 됩니다. 구조를 정리하면, 장기 국채를 사려면 단기 국채로 사고, 그 단기 국채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폭발적으로 늘리려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 하나 봐야 할 것은 미국 재무부가 TGA 잔고를 얼마나 사용해서 미국 국채를 매입할 것인가입니다. 약 1조 달러 가량의 TGA 잔고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이 중 일정 부분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유동성 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렇게 유동성이 집중되는 구간은 2026년 하반기, 9월 중순에서 10월 사이로 보입니다. 이 유동성 효과는 증시와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9월 초 국채 금리 급등을 우려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9월 중후순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감이 정상회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완화됩니다. 작년 11월에도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면서 금값이 떨어진 구간이 있었습니다. 완전한 평화가 왔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긴장이 완화되는 흐름은 분명합니다. 이 경우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안정됩니다. 바이백 프로그램, TGA 잔고 사용, 스테이블코인 발행 확대 같은 수단들이 함께 작동하면서 국채 금리 하향을 유도하는 국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9월 초에 국채 금리가 급등했는데 과연 유동성 장세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재정당국이 앞으로 국채 금리를 어떻게 잡아 나갈 것인가에 대해 수단은 굉장히 많고, 상당 부분 자본시장은 미국 정부의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TGA 잔고 그래프에서 보셨듯이, 쌓아 둔 것은 쓰기 위한 것입니다. 언제 쓸 것인지를 가정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풀리지 않는 숙제를 갖고 계십니다. 재무부 관점에서 재정 유동성이 풀린다 해도, 통화 정책 관점에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2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8월 말 잭슨홀 미팅을 보신 분들이 많습니다. 시장과 언론은 이를 금리 인상 신호로 해석했고, 많은 분들이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계십니다. 케빈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이것이 큰 오해라고 봅니다. 제 채널에서 잭슨홀 미팅을 라이브로 해 드렸는데, 함께 보신 분이 70~80만 명이나 될 만큼 관심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25분짜리 연설의 메시지를 금리 인상으로 읽는 것은 상당한 착각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은 이것입니다. "to a discipline, not to a decision." 즉 "나는 이 자리에 결정을 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원칙을 말하러 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는 통화 정책의 원칙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를 얘기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에만 민감하게 반응하시는데, 그가 말한 것은 결정이 아니라 원칙이었습니다. 이것은 경제를 공부하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방향성입니다.
구독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전문가의 결론을 그대로 따라가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그 전문가가 어떤 근거와 원칙에 기대고 있는지를 들으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의 물가는 어떤 상황일까요? 2026년 5월 CPI 상승률은 4.2%, 6월 3.5%, 7월 3.4%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근원 CPI도 2.9%, 2.6%, 2.5%로 하락 중입니다. 피크아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물가가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물가는 계속 오르지만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PCE 기준으로도 5월 4.1%, 6월 3.7%, 7월 3.7%이고 근원 PCE는 3.4%, 3.3%, 3.3%입니다. 생산자물가(PPI)도 5월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고, 생산자 물가 PCE 역시 4월을 정점으로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2026년 물가 상승률의 정점은 5월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다시 급등할 수도 있으니 단정하기는 어렵고, 현재로서는 하향 안정화 국면으로 볼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물가는 안정되었을까요? 아직 불안합니다. 미국 기준으로 근원 PCE 상승률이 2.0~2.4% 수준에 와야 물가가 확실히 잡혔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3.3% 수준이니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잭슨홀에서 케빈 워시가 누구였든, 어떤 연설을 했든, 똑같이 "미국 물가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연준의 책무는 물가 안정이고 반드시 잡겠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결국 연설은 교과서를 읽은 것이고 원칙을 말한 것이지, 금리 결정을 발표한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연준의 목표가 단순히 물가 안정이 아니라 '기대 인플레이션'을 꺾는 데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를 올릴 것이다",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말 자체가 구두 개입입니다. 시장이 물가가 잡힐 것이라고 믿게 만들면, 굳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누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약 2.4% 수준으로, 이미 상당히 안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 없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잭슨홀 연설을 "매파"로 읽은 것은 오해일 수 있습니다. 매의 탈을 쓴 비둘기, 즉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메시지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글자가 아니라 행간을 읽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6월 9.1%를 정점으로 추세적으로 하락해 왔습니다. 이것을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2026년 들어 중동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다시 꺾였다가, 최근 다시 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운전하다 갑자기 휴게소에 들렀다가 다시 가는 것처럼, 경로는 여전히 2%를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보고 있는 CPI 데이터는 7월 데이터입니다. 9월에 금리를 결정하는데, 우리가 받아든 것은 8월에 발표된 7월 물가입니다. 9월 중순에 발표될 CPI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5월을 정점으로 떨어지는 경로라면, 9월의 물가 상승률도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9월에 미래의 금리를 결정하면서 7월 데이터를 보는 것은 백미러를 보며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방을 주시하려면 실시간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케빈 워시 역시 실시간 데이터를 개발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실시간 물가 데이터는 클리블랜드 연준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CPI는 8월 3.36%에서 9월 3.30%로, 근원 CPI는 8월 2.36%에서 9월 2.32%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제공하는 트루플레이션(Truflation) 데이터를 보면 차이는 더 큽니다. 공식 CPI가 7월 3.4%인데, 9월 현재 트루플레이션 기준으로는 2.12% 수준입니다. 근원 물가 쪽도 3.70%에 비해 2.41%로 낮게 나타납니다. 이것이 정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연준이 실시간 데이터를 참고해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며,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금리 인하에 유리한 지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9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를 예측하는 것이 아닙니다. 9월 중순에 발표될 PPI와 CPI가 전월보다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 동의하신다면, 그 발표 시점에 시장의 기조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5, 6, 7월에 이어 8월까지 떨어졌다면 "피크아웃이 맞다, 9월 금리 인상은 없다"는 쪽으로 시장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주식을 던지고 떠났던 시장이, 이제는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풀리면서 다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
*2편에서는 이 금리 인상 경계감이 실제로 어떻게 해소되는지, 그리고 재정 지배 구조 속에서 한국 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바뀌는 국면은 CPI 데이터와 PPI 데이터가 나올 때입니다. 제가 예측을 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여러분께 원칙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 원칙을 가지고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CPI가 반등한다면 "9월에 금리를 인상하겠네"라고 생각하게 되고, 주가는 더 강하게 곤두박질칠 수 있습니다. 그런 포인트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FOMC 회의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결정을 단행하지만 케빈 워시 한 사람이 혼자 결정하지 않습니다. 연준 위원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쉽게 말하면 다수결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당수, 거의 과반 혹은 과반에 가까운 위원들이 반트럼프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금리 인하에 동의해 줄까요? 금리 동결에 동의해 줄까요? 이런 것은 정치적으로도 함께 봐야 합니다. 다만 정치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 부분은 받아들이고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통화정책 메커니즘적으로 보면, 만약 FOMC 전에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결과가 급반전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절사평균 PCE라는 지표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미국의 물가 상황을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남자의 외모를 평가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무엇으로 외모가 좋다 나쁘다 평가하시겠습니까? 키, 몸무게, 가슴둘레, 팔뚝 굵기, 눈의 크기, 코의 높이 중 무엇으로 판단하시겠습니까? 기준을 키로 정하면 키가 큰 사람이 외모가 좋은 것이 되고, 기준을 몸무게로 바꾸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미국 물가가 불안한지 판단하는 것도 같은 문제입니다.
CPI로 볼까요, 근원 CPI로 볼까요, PCE로 볼까요, 근원 PCE로 볼까요, 아니면 절사평균 PCE로 볼까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절사평균 PCE로 보자는 입장입니다. 연설에서 "트림드 민(trimmed mean)"이라는 단어를 직접 외치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 단어를 외쳤다면 시장은 강한 비둘기로 인식했을 것이고, 그러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가 실제로 금리 인하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시장은 항상 동태적입니다. 정적이지 않습니다. "저기에 금이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미 다 캐러 가 있습니다. "저기에 금은 없다"고 해야 금을 캘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기에 위험한 구덩이가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구덩이로 빠지지 않고 반드시 우회합니다. 이런 동태적 성격을 보셔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물가를 이야기할 때 품목 개수를 언급하곤 합니다. 한국은 460여 가지 소비 품목의 가격 등락률을 계산하고, 그중 190가지 같은 식으로 일부 품목을 떼어내 물가를 말합니다. 즉 "어떤 품목을 빼고 어떤 지표로 물가를 판단할 것인가"를 따져보자는 것입니다. 전체 460여 품목의 가격 등락률을 가중평균한 것이 헤드라인 물가입니다. 여기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로 판단하면 근원 물가가 됩니다. 전쟁 등으로 국제 가격이 급등하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는 것입니다.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오를 때 강하게 오르고 떨어질 때도 유독 강하게 떨어집니다. 등락이 심합니다. 따라서 기조적으로 물가가 어떤지 확인하는 데는 좋은 지표가 아닙니다. 그래서 근원 PCE를 씁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는 덜 오르고 덜 떨어집니다.
여기서 트림드 민을 쓰면 어떻게 될까요? 유독 강하게 오르는 품목과 유독 강하게 떨어지는 품목을 제외합니다. 통계적으로는 이를 아웃라이어라고 합니다. 아웃라이어를 배제해야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더 잘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오를 때 덜 오르고, 떨어질 때도 덜 떨어집니다. 따라서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더 잘 보여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이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굳이 다른 지표로 전환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대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케빈 워시가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그가 매파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속내를 봐야 합니다. 트림드 민 기준으로 보면, 12개월 기준 PCE 상승률은 3.7%, 근원 PCE는 3.3%, 트림드 민은 2.2%로 차이가 큽니다. 미국 물가 상황을 트림드 민으로 진단한다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은 늦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케빈 워시는 물가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했고, 앞으로 통화정책의 메커니즘을 두 가지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명확한 연설을 했습니다. 그 바탕에 깔린 것은 금리 인하에 대한 적극성입니다. 케빈 워시는 매파가 아니라고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금리는 케빈 워시 혼자 결정하지 않으므로, 그가 아무리 비둘기라 해도 반대파가 금리 인상을 더 지지하면 인상으로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통화정책 기조에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과연 실시간 데이터를 채택할지, 그리고 트림드 민, 절사평균 PCE를 채택할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채택된다면 연준은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금리 인상이 어려워집니다. 키를 기준으로 하면 김광석 외모는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얼굴을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기준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기준이 무엇인지, 즉 디시플린을 말씀드리러 왔다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앞부분에서 저는 재정 정책을 말씀드렸습니다. 재정 정책 관점에서 피스컬 도미넌스, 즉 재정을 투입하고 국채를 많이 발행하며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려는 재무부의 움직임을 얘기했습니다. 두 번째는 통화당국, 케빈 워시 관점입니다. 금리 인하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저도 금리 인하가 어렵고 계속 동결할 것 같습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그 기대감이 증시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하시죠? 환율, 즉 달러를 끌어내리는, 달러를 찌그러뜨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베선트, 케빈 워시, 트럼프, 이 삼박자입니다. 이것은 다음 편에서 적극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의 달러 누르기가 시작됐습니다. 제가 그동안 환율 전망을 말씀드릴 때, 26년 하반기 끝자락을 향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향해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근거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미국 금리는 인상을 해도 한두 차례,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했습니다. 한국은 그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둘째, 미국이 달러 누르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셋째, 26년 상반기까지는 한국의 통화량 증가 속도가 미국보다 빨랐지만, 26년 하반기로 가면서 미국의 통화량 증가 속도가 한국을 역전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것들이 여러 근거 중 하나였는데, 지금부터 그 근거대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남은 기간 동안 미국이 정말 달러 누르기를 해 나갈 것인지, 왜 하는 것인지 그 본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24년 11월 스티븐 미란 보고서가 나왔었죠. 그 보고서의 핵심 쟁점은 관세 전쟁, 그다음이 환율 전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환율 전쟁을 해야 하는가? 보고서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은 무역수지 적자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만성 무역적자국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역적자로 살아가다 보면 수출도 하지만 수입을 더 많이 하는 국가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의 제조 기지가 완전히 망가집니다. 다른 나라의 제조 기지를 두고 오히려 돈을 주고 사 오는 격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미국의 산업이 망가지고, 제조 기지가 없어지고, 일자리가 사라지고, 근로자는 실업자가 됩니다. 그러면 국민이 가난해지고 재정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는 재정적자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만성 재정적자국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적자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부담은 커지고, 국채 금리도 올라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채 금리마저 올라가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국채 금리가 너무 높으니까요. 이 이야기가 기본이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역적자를 해소해야 합니다. 무역적자를 해소하려면 관세 전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관세 전쟁으로 대미 투자를 약속받고, 미국으로 제조 기지를 옮겨 가는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달러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다른 나라 통화의 가치를 강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다른 나라 통화가 강해지면 미국에서 수출하기가 유리해집니다. 미국의 제조 기지를 옮기기에도 유리해집니다. 이 관점에서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면 미국 기업들이 더 많이 수출하고, 수출 실적이 올라가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것이 논리입니다.
반대로 이를 놔두면 어떻게 될까요? 2018~2019년 1기 때 트럼프는 대중 관세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쓰고 있어서 스스로 환율을 조정했습니다. 관세율을 예를 들어 10% 올리면 위안화 가치를 10% 떨어뜨립니다. 관세 전쟁을 무마시켜 버린 셈입니다. 결국 관세 전쟁만으로는 제조 기지를 미국으로 옮기기 위한 미중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달러를 눌러야 합니다. 달러를 누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나라 통화를 올려야 합니다. 다른 나라 통화 올리기, 즉 공조와 외환시장 개입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이미 5월 무렵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왜 개입했을까요? 일본이 스스로 필요했다고 가정할 수도 있지만, 미국의 압박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26년 전망서에서 말씀드렸던, 이른바 제2의 플라자합의입니다. 또 7월 30일에는 미일 엔화 공조 개입까지 있었습니다. 엔화 가치를 끌어올려 달러 가치를 상대적으로 떨어뜨리는 방향입니다.
기초를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달러 가치는 달러 인덱스로 봅니다. 달러 인덱스는 달러와 바구니를 얼마씩 교환할 것인가를 나타냅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와 원화를 얼마씩 교환할 것인가라면, 달러 인덱스는 달러와 나머지 기축통화들을 바구니에 담아 얼마씩 교환할 것인가입니다. 그 나머지 기축통화는 유로존의 유로화, 일본의 엔화, 영국의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입니다. 이 6대 기축통화를 적당한 비율로 바구니에 넣고, 그 바구니를 달러 하나와 얼마나 교환할지 정한 것이 달러 인덱스입니다.
달러 가치를 누르는 방법은 다른 나라 통화 가치를 올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대식 제2의 플라자합의이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달러 인덱스를 떨어뜨리는 흐름입니다. 최근 세계 주요국 통화 가치의 흐름을 보면 강한 흐름입니다. 유독 엔화만 많이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엔화 가치마저 올려 버리면 엔화는 어떻게 될까요?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더 강하게 떨어지겠죠. 이것이 달러 누르기입니다. 달러 누르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원달러 환율을 전망할 때 달러 누르기만 본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미 금리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전제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대응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26년에 역대급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의 역대급 수출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죠. 그런데 이렇게 역대급 수출로 엄청난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치솟는 것이 정상일까요? 이상합니다. 그럼 무엇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기업들이 달러를 벌어들이고 그 달러를 들고 있고, 원화로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구해야 할 것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라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강제할 수는 없지만, 정부는 기업들이 거둬들인 많은 달러 수출액을 원화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 요구가 상당 부분 먹히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주된 변수입니다.
이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후반대를 찍고 하향하는 경로로 가고 있으니, 앞으로는 기업들에게 압박을 가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알아서 원화를 보유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방향만 바꿔 놓으면, 원화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기업들의 스스로 판단이 같아집니다. 원화로 바꾸지 마세요라고 뜯어말려도 바꿉니다. 기업은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니까요. 이 움직임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게 원달러 환율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원달러 환율이 오랫동안 치솟다가 떨어져 내려옵니다. 달러 인덱스는 26년 7월 무렵을 기점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속도가 달러 인덱스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더 빠릅니다. 이것은 달러 인덱스가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흐름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 이상의 무엇은 금리 인상을 통한 한미 금리차 축소, 그리고 우리 기업들의 대규모 환전이 함께 만난 것이라고 평가하면 됩니다.
이제부터는 왜 제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향해 갈 것이라고 봤는지, 그 주된 근거, 가장 중요한 근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의 것들도 근거가 되지만, 더 주된 근거는 이것입니다. 미국은 결국 달러를 눌러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 달러 누르기의 본질과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인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이 M2 증가율입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즉 돈이 많이 풀리면 돈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떨어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통화를 더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습니다. 미국도 늘리지만 우리나라는 더 빠른 속도로 늘립니다. 어떤 나라의 돈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질까요? 한국 돈의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집니다. 그런 상황이 언제였을까요? 26년 상반기입니다. 자료는 26년 6월까지의 데이터입니다. 미국의 M2 증가율보다 한국의 M2 증가율이 훨씬 빠릅니다. 두 배 이상입니다. M2 증가율 지표는 개정 전과 개정 후 데이터가 두 가지 있는데, 저는 추세를 일관되게 비교하기 위해 개정 후가 아닌 개정 전 지표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6년 6월까지는 미국도 돈을 풀었습니다. 5.4% 속도로요. 그런데 한국은 12.3% 속도로 M2를 늘렸습니다. 돈을 많이 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어느 나라 돈 가치가 더 강하게 떨어졌을까요? 원달러 환율이 6~7월 정점을 기준으로 1,600원에 가깝게 올라간 흐름은 바로 이 M2 증가율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봅니다. 이제 트럼프의 시대가 옵니다. 26년 하반기에는 중간선거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M2를 늘려 나갈 것으로 봅니다. 한국의 M2 증가율이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의 M2 증가율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미국의 M2 증가율이 더 강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강한 증가 과정을 미리 예상하고 환율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환율은 선행성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의 M2 증가 패턴을 보시면, 2020~2021년에는 최대 26%의 속도로 올렸습니다. 줄일 때는 아예 줄여버립니다. 23년이 그랬습니다. 지금은 다시 늘리는 기조인데, 제대로 늘리는 구간은 9월과 10월이 될 것으로 봅니다. 이 M2 증가율 데이터는 사후적으로만 확인이 가능합니다. 지금은 9월 초인데, 제가 보는 M2 데이터는 6월 데이터입니다. 7, 8, 9월 데이터는 그 뒤에 나옵니다. 9월과 10월 데이터는 사실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옵니다. 그러니 저는 이런 가정을 두고 접근하는 것입니다. 이 가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면 제 환율 전망을 굳이 신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이런 전제하에 이 부분에 가중치를 두고 환율에 대한 의견을 드리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한미 금리차, M2 증가 속도, 기업의 환전 속도 등이 맞물려 달러 누르기가 결국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미국은 왜 환율을 누르려 하는가입니다. 앞에서 계속 말씀드린 것처럼 환율을 누르고, 금리를 누르고, 국채 금리를 누르고, 재정과 유동성을 투입하는 것은 결국 같은 방향입니다. 국채 금리를 떨어뜨리고,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같은 움직임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은 만성 무역적자국인데, 이제 무역적자 규모를 줄여 나가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이 무슨 수출을 얼마나 한다고 수출을 늘리겠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입니다. 무역수지가 적자라고 해서 수출을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출량도 많지만 수입량이 더 많은 것뿐입니다. 그것이 무역수지 적자의 개념입니다. 보통 무역수지 흑자국은 수출액 자체가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미국의 수출액 추이를 보시면, 2020년 이후 수출액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5년, 26년에 들어서 재화와 서비스 수출이 드라마틱하게 늘고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이 달러를 누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과적으로 수출을 늘리자는 것입니다. 수출을 늘리면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법니다.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면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재산성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달러를 누르면 미국 내 제조 기지와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체감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것을 유도하는 것이 달러 누르기입니다. 그 달러 누르기를 통해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이고 미국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1, 2, 3편에 걸쳐 왜 유동성을 집중시키는지, 왜 달러를 누르는지, 왜 금리를 누르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GDP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케펙스(설비투자) 투자라는 점입니다. 자료를 보세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미국의 순수출로 컴퓨터나 그 밖의 장비 같은 것을 많이 수출합니다. 다른 하나는 주황색으로 표시된 소프트웨어 케펙스 투자로, 이것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니 미국 경제의 절대적인 기어를 쥐고 있는 것은 케펙스 투자와 반도체 등 수출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이나 빅테크 기업, 자동차 기업 같은 주력 산업들이 수출을 늘리고 케펙스 투자를 멈추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알파벳, 구글 같은 경우도 이미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현금이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합니까? 방법은 하나입니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국채 금리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그래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케펙스 투자를 멈추지 않고, 수출도 계속 진행됩니다. 그러면 미국 GDP 3분기 데이터가 좋게 나오겠죠. 3분기는 7, 8, 9월입니다. 3분기 GDP 속보치는 언제 발표될까요? 10월 말입니다. 그렇다면 10월 말에 미국 GDP 데이터는 좋게 나와야 할까요, 꼬꾸라지게 나와야 할까요? 좋게 나와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0월 말에 GDP가 좋게 나와야 11월 3일 중간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니까요.
결과적으로 케펙스 투자를 멈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3분기를 살아가고 있지만, 3분기 동안 케펙스 투자를 계속 늘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국채 금리를 끌어내려야 하고, 기준금리도 가급적 인하하는 것이 좋으며,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중간선거 전략상, 미국 경제의 절대적 비중이 케펙스 투자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케펙스 투자를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그러면 중간선거가 끝나면 케펙스 투자를 유인할 동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고, 그때는 상당히 불안한 시장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9월과 10월에는 유동성을 밀어 넣겠지만, 그 유동성 국면이 10월 어느 시점에는 마무리되는 구간이 선행적으로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가정합니다.
물론 여러분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시는 것입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전략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판단해 보시고, 그것이 시장에 어떤 힘으로 작용할지 가정해 보신다면, 나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것이 AI가 이끄는 돈의 흐름입니다. 원래라면 세계 경제는 저성장으로 치닫게 마련이고, 한국 경제는 중동 전쟁의 가장 취약한 국가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런데 AI enabling 산업, 즉 반도체를 비롯해 AI가 가능하게 만드는 재화의 수출액이 절대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중동 전쟁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성장률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 직후에는 0.8% 성장, 어쩌면 1%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지금은 한국은행이 3.3% 성장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AI의 강한 흐름입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아래로 흐르지 못하도록 막는 힘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 AI가 이끄는 돈의 흐름을 여러분이 들여다보셔야 하고, 그 흐름에 따라 나의 자산도 옮겨 나가야 합니다. 그런 방향으로 해야 여러분이 성공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 의견을 드리며 마무리하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