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차영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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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AI 거품론이 상당 부분 잦아들었다는 평가. 다만 매출채권 회전율 40→60일 증가와 재고 누적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 코스피는 7,000~7,500 매물대 돌파가 과제이며, 현재 시장은 외국인 주도로 공격적 매수가 없음. 변동성 완화 속 V자 반등보다 점진적 상승을 기대하고 조급함을 경계. 중국 반도체(창신메모리, 양쯔메모리) 경쟁 위협은 장기 경계 대상이나 단기에는 MSCI 신흥국 지수 내 수급 이탈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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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과 AI 거품론의 향방
엔비디아 실적이 잘 나왔기 때문에 거품론을 잠재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7월에는 전반적으로 AI 쪽 거품론, 버블론이 있었던 게 사실이죠. 주가도 움직이다 보니 그런 얘기들이 있었는데, 샌디스크 실적이 잘 나왔고, 아마존, 삼성전자, 하이닉스, 그리고 이번에 엔비디아까지 실적이 잘 나오면서 그런 얘기는 이제 좀 사그라들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번 주가 흐름도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주가는 7일 연속 빠지다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 때 이틀 연속 상승했습니다(녹화 기준). 그동안 선반영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반영되고 있는 거죠.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 쪽에 대한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기사에서 보셨겠지만 매출채권 회전율이 40일에서 60일로 늘어났습니다. 매출채권은 물건을 팔고 받은 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되기까지의 기간인데, 이 기간이 40일에서 60일로 길어졌다는 건 현금 회수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입니다. 재고도 많이 쌓여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엔비디아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엔비디아 실적이 잘 나오면서 거품론을 잠재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파는 쪽, 즉 공급 측 기업들도 앞으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놓았고, 계속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엔비디아 실적의 구체적인 증가율보다는, 이번 발표로 AI 거품론에 대한 의구심이 상당 부분 가셨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코스피 반등, 쉽지 않은 이유
빅테크 기업들이 연달아 호실적을 내면서 AI 거품론이 완화된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면 코스피 시장의 V자 반등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그걸 원하시는데, 안타깝게도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과 IM증권이 분석한 것처럼 7,000~7,500포인트 부근에 매물대가 있습니다. 개인 매물대죠. 5,000포인트 간다고 할 때 반신반의했는데, 어느 순간 6,000을 넘고 7,000에서 8,000을 넘어갈 때 상승세가 극심했습니다. 9,000을 찍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빵 터지면서 변동성이 시작됐기 때문에, 이 매물대를 넘어서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매물대라는 건 이런 겁니다. 주식이 올라갈 때 올라가는 것만 보고 샀다가 물리신 분들이 있습니다. 주가가 이렇게 안 갈 줄 몰랐다, 원금만 오면 팔아야겠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매물들을 소화하고 올라가야 하는데, 처음 이 매물대가 생길 때는 개인이 주식을 사면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개인이 주도하는 장이 아니라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죠. 중동 문제도 아직 안 끝났고, 미국 국채 금리도 올라가 있는 상태라 살펴봐야 할 여건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들어오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적이 잘 나오고 AI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으니 주가가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 삼성전자 직접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얘기까지 나왔으니 더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대는 좀 내려놓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이드카가 걸린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고, 역사에 남을 일입니다. 7월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미국에서 레오폴드 사태 등으로 이례적인 상황을 겪었는데, 지금은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보고, 주신 분들은 잘하셨습니다. V자 반등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V자 반등보다는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흐름으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속도를 낮추는 데 적응해야 조급증을 덜 느끼게 됩니다. 예전 같은 상승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변동성과 언론 보도를 대하는 법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 같은데,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최근 "한국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미친 증시"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도 하루에도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남아 있는데, 변동성이 해소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돌이켜 보면 그 말을 한 곳이 언론사라는 점을 봐야 합니다. 언론은 기사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증권사에서 나온 얘기였다면 심각하게 볼 수 있겠지만, 언론사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건 다른 얘기입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좀 심한 얘기를 했는데 그게 증권사 의견과 다르다면,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증권사 말을 믿어야 하죠. 그리고 그 얘기가 나왔던 시점도 이미 좀 지난 시점입니다. 7월의 변동성을 보고 한 얘기이기 때문에, 지금 그 얘기를 끌고 와서 우리 시장에 변동성이 있다고 보는 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청자분들이 명심하셔야 할 것은 출처입니다. 블룸버그가 얘기했든, 캐시 우드가 얘기했든, 워렌 버핏이 얘기했든 누가 한 얘기인지가 중요합니다. 실질적으로 투자하고 매매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얘기들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지만, 언론 플레이를 하려는 모습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언론에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으로 굉장히 자극적인 것들이 실리는 특성이 있으니, 그런 점을 감안하시면 됩니다. 말들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의견이고 월스트리트의 의견인 거죠. 그걸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 불안감을 느낄 것인지는 본인의 판단입니다. 변동성이 한때 있었지만 최근에는 잦아들었습니다. 제가 5개월 전 모습을 보셨다면 엄청 뚱뚱한 사람으로 보셨을 겁니다. 3개월 사이에 약의 힘을 빌려 살이 좀 빠졌는데, 아직 완전히 다 빠지진 않았지만 시간차가 있는 것이죠. 블룸버그나 월스트리트 저널의 얘기를 무조건 무시할 필요는 없지만, 7월 말과 8월 초에 나온 얘기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모리 경쟁과 수급 리스크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제가 또 흔들렸던 건 중국 메모리가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앞지를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실제로 2분기 D램 출하량도 3위를 기록했는데, 이런 부분을 위협으로 느껴야 할까요?
구체적으로 느끼는 부분보다는 수급적인 요소를 더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것이냐 하는 고민은 어쨌든 앞으로 따라잡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건 분명합니다. 과거 일본 전자제품이 최고로 쳐졌지만 지금은 별로 거론되지 않는 것처럼, 중국의 기술 패권에 대해서는 시간이 갈수록 굉장히 경계해야 합니다. 중국 로봇이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된 것만 봐도, 치고 나올 수 있다는 건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문제는 수급입니다. 우리나라는 MSCI 신흥국 지수에 묶여 있습니다. 세계 투자자들이 보는 지표인데, 미중 갈등 속에서 자본이 중국으로 넘어가느냐고 하면, 자본은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이익이 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1조 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 매니저라면, 신흥국에서 반도체 섹터를 30% 정도 포함시켰을 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정도였겠죠. 그런데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같은 기업이 지수에 편입되면, 그 비중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어떻게 채우느냐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팔아서 그 분량을 채우는 겁니다. 포트폴리오를 그렇게 구성해 놓았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죠. 그래서 창신메모리가 상장했을 때 외국인 수급이 일주일 정도 빠졌습니다. 지금 양쯔메모리가 IPO를 한다고 하니, 여기서도 수급이 또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그들의 실력이 우리보다 높은지는 나중 문제입니다. 지금 당장은 수급적인 요소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 반도체가 어떻게 되든, 주주로서는 수급이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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