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형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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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마이크론 서버용 반도체에 보안 이유로 제재해 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 마이크론 중국 매출 약 10조원(전체 매출의 약 25%) 타격 우려. 공백을 한국 기업이 메우면 득이지만, 미국 의회는 한국 기업의 중국 공백 메우기 자제를 압박. 한국 중국 공장 대상 미국 규제 유예는 올해 10월 만료 예정으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음. 일본 80년대 사례와 비교하며 한국이 득실 기로에 있다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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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지구촌은 반도체 전쟁입니다. 한국이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소식들은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관련된 얘기를 짚어보겠습니다.
자,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에서 이번엔 중국이 미국을 때렸습니다. 제재라는 것인데요. 그리고 우리를 놔두고 미국과 일본은 손잡고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관련된 얘기를 지금부터 나눠보겠습니다. IT 전문 기자 출신인 이형수 대표님이 나오셨는데, 한 가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미국 반도체 기업에 중국이 제재를 가했다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만 계속 제재를 했는데, 중국 입장에서는 계속 두들겨 맞기만 했거든요. 근데 이번에 처음으로 반격을 한 거죠. 그래서 앞으로 중국도 공세로 나가겠다, 이렇게 선전포고를 한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이크론이라는 미국 반도체 회사가 반도체 칩을 생산해서 불편한 관계지만 중국에 수출을 해왔는데, 앞으로 미국 마이크론 반도체는 중국이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잖아요. 전부를 쓰지 않겠다는 건 아니고, 마이크론의 작년 매출을 보면 한 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조 원입니다. 그중 10조 원 정도가 중국이나 홍콩을 통해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그중 서버용 제품에 대해서만 제재를 한 거고요. 이게 향후 모바일이나 PC까지 확장된다면,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매출의 25%가 사라지는 거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이정훈 동아일보 논술위원이 나오셨는데요. 중국은 이 서버용 반도체가 안보상 위험하다고 하는데, 미국 제품은 왜 위험하다는 거죠?
중국이 마이크론 제재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이유는, 중국 정부 인프라에서 위험을 초래하고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정확히 어떤 제품에서 어떤 문제가 발견됐는지는 아직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언론을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스토리지 제품, 그리고 서버, 자동차, 통신 분야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연히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제한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도 앞서 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지난해 이미 중국 반도체 회사 36개를 같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한 바 있거든요. 반도체가 군사, 통신 같은 분야의 핵심인 건 맞고,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핵심 품목이다 보니 국가안보 영역에 들어가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기술 분야를 제재할 때마다 국가안보가 이렇게 거론되는 것은 결국 명분일 수도 있다는 측면이 보입니다. 그 밑에는 미중 간의 치열한 첨단 기술 경쟁과 확보 경쟁, 견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죠.
아주 단순하게 질문을 드려 보겠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도 수입하지만, 미국 마이크론 제품도 수입했잖아요. 그걸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면, 국산 한국 반도체를 사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우리한테 득이 되는 겁니까?
맞습니다. 일단 메모리, 특히 D램 같은 경우는 세계 3사 과점 체제거든요. 과거 치킨 게임을 통해 수십 개의 회사가 망했고, 살아남은 회사가 지금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뿐입니다.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 마이크론 제품을 쓰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면 우리에게도 득이 되는 결정입니까?
생각만큼 그렇지 않다는 해석도 있는데, 경제적인 이유로만 보면 당연히 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반도체가 지금 정치 영역이 됐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마이크론의 공백을 한국 반도체 기업이 메우지 말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하죠.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굉장히 곤란한 상황인 겁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미국산 제품을 중국이 수입하지 않아 시장에 공백이 생겼으니 우리 제품을 팔면 되겠다는 게 1차적으로 드는 생각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정부, 특히 의회는 공개적으로 한국이 중국이 수입하지 않기로 한 영역에서 더 팔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죠. 미국이 우리에게 이렇게 요구할 수 있는 겁니까?
경제는 경제 논리로만 풀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원칙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국 기업들이 손실을 볼 위험에 처했거든요. 그러니 동맹국이 그 이익을 대신 가져가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고, 관련 요구는 의회를 중심으로 굉장히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고요. 그래서 국익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서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도 이것은 어느 날 갑자기 꺼낸 카드가 아니라고 합니다. 최소 3년 전부터 미국의 패권 전쟁에 맞서 여러 준비를 해왔다는 게 외신에도 보도되고 있죠. 중국에 진출한 여러 미국 기업들 가운데 어디를 어떻게 제재하는 것이 중국의 손실은 적으면서 상대국에 상징적 타격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래서 마이크론을 선택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도 한국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을 중국에 더 주지 말라고 공개적으로는 말하지 못하겠죠.
하지만 물밑에서는 그런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무엇보다 긴밀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 마이크론 수입 중단으로 생긴 공백을 국산 제품으로 메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 양국 정부는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의회 하원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같은 얘기를 했죠. 워싱턴에서 그런 기류가 강하다는 건 사실상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럼 우리에게는 어떤 선택지가 있는 겁니까?
이 문제는 찬성이냐 반대냐 흑백논리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요구를 들어줄지 말지는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문제고요. 만약 이번에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받을 카드가 하나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중국 기술 제재를 하면서 중국 내 한국 기업들에 대해 1년 유예를 해줬는데, 이 유예가 올 10월에 만료됩니다. 그러니 1년 더 유예를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반도체 팹(공장)은 기술과 장비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반토막 나버리기 때문입니다.
중국에 있는 한국 팹에 대해 규제를 했다는 건 무슨 얘기죠?
미국이 중국에 대해 처음으로 반도체 기술 제재를 한 건 트럼프 대통령 때였습니다. 미국이 패권 전쟁을 벌일 때는 늘 성공 방정식이 있거든요. 보통 무역으로 도발하고, 기술로 목을 죄고, 마지막에는 금융으로 항복을 받아냅니다. 과거 일본의 80년대 사례가 대표적이죠. 당시 슈퍼 301조라는 초법적인 무역 보복 조치로 도발하고,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기술을 옥죄고, 플라자 합의로 금융을 통해 일본을 굴복시켰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성공 방정식이 중국에 적용되는 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으로 계속 도발했고, 당시 10나노 미만 기술이 중국에 못 들어가도록 막았습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 때 규제가 점점 촘촘해졌고, 파운드리는 14나노까지 규제가 강화되었고, 낸드플래시까지 규제가 확대되면서 우리나라도 같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습니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죠. 1980년대 일본이 전 세계 돈을 쓸어 모으던 시절에 미국이 일본의 환율 정책에 개입하고 일본의 반도체 시장을 누르는 바람에, 우리는 90년대 이후 반도체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한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자, 미국이 중국을 누르고 있단 말이죠. 이 국면에서 우리가 득을 볼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손해가 될지,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미중이 서로 보복하는 이 국면에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선택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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