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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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미국 금리 상승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크게 하락. 메모리 수요는 완판이라도 고객(코어위브·오픈AI 등 AI 데이터센터 기업)의 이자 부담과 차환 리스크가 커져 금리에 취약. 엔비디아 보증 확대가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엔비디아 CDS도 상승. 금리 방향과 발행 스프레드, HBM 현물가, 8/26 엔비디아 실적을 주시하라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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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식 한방입니다. 오늘 코스피 주가가 크게 떨어졌죠. 아무리 찾아봐도 지금 미국에서 금리가 오른 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 금리가 올랐다고 왜 메모리 주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까요? 그동안 우리나라 증권가 일부에서는 아무리 금리가 올라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주가는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이 보통 70~80%나 되니까요. 그래서 금리가 4%든 5%든 10%든 문제없을 거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미국 금리는 4.6%에서 4.7%로 조금 올랐을 뿐인데 메모리 주가만 크게 떨어졌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투자에 대한 전망도 세울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이란 전쟁이 끝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나자마자 3월에 제가 영상을 만들었는데, 게임이론상 전쟁을 오래 끌수록 유리하니 이란이 지연 전술을 쓸 것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협상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 거라고요. 실제로 이란은 전쟁을 최대한 길게 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가 오를 거라는 걱정에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올랐고,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의 국채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물가 우려도 있지만, 미국이든 유럽의 선진국이든 빚이 워낙 많이 쌓였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국가 부채가 많으니 예전만큼 싸게 돈을 빌릴 수 없는 세상이 됐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니 이에 연동된 금리들도 전반적으로 함께 올라가고 있습니다.
8월 18일 미국 증시를 보면, 다우지수는 1.3%, S&P500은 0.7% 빠졌습니다. 평소의 하락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7%가 빠졌고, 반도체 ETF는 5%가 빠졌습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금리에 가장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반도체 주가도 연결돼 있으니, 금리가 오르면 왜 메모리 주가가 떨어지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원론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주가는 미래 이익을 금리로 나눈 값입니다. 그래서 금리를 할인율이라고도 부릅니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 주가는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2%에서 4%로 오르면, 금리 상승은 주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가지 예외는 경제가 아주 호황일 때입니다. 너도나도 돈을 빌려 투자하니 금리가 오르지만, 경제가 좋아진다는 기대로 미래 이익이 커져 주가도 함께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제는 그대로인데 물가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은 그대로이고 할인율만 올라가니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각국 정부가 돈을 너무 많이 빌린 탓에,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금리가 오르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주가는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번 폭락은 이런 공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전체 지수는 크게 빠지지 않았고, 금리도 4.6%에서 4.7%로 0.1%포인트 올랐을 뿐입니다. 그런데 마이크론은 7%, SK하이닉스는 9% 넘게 빠졌습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더구나 메모리 수요가 탄탄하다는 기사가 계속 나옵니다. 2027년까지 메모리 물량이 완판됐다고 합니다. 이미 다 팔렸다는 뜻이죠. 그런데 주가는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오늘 종가 기준 고점 대비 거의 50%가 빠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반도체가 금리에 가장 취약한 산업이 됐기 때문입니다.
완판됐다는 것은 계약금을 현금으로 선납받았다는 뜻은 맞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떠올려 보세요. 2027년 입주 아파트라면 미리 계약금을 내고, 입주 날 잔금을 치릅니다. 메모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금은 받았지만, 물건을 인도할 때 나머지 잔금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이 돈이 대부분 빚으로 마련된 것이라면 금리가 계속 오를 때 문제가 생깁니다. 사들이는 기업들이 돈이 없거나 금리가 너무 높아 물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 금리가 오르면 완판된 단지도 흔들릴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즉 완판은 이미 미래 현금을 다 받았다는 뜻이 아니라, 주문을 받아 두고 나중에 잔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메모리를 인수하는 주체들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젠슨 황이 월가 여섯 개 회사로부터 5,00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자랑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블랙록 같은 대형사들이 참여했고 누구도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여섯 회사가 약속한 것은 계약을 체결해 당장 돈을 빌려주겠다는 게 아니라, 양해각서 성격의 목표치입니다. 조달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5,000억 달러 약속도 이행될지 불확실합니다. 더구나 이 돈은 이 회사들의 자기 돈이 아니라 남의 돈입니다.
이 뉴스가 처음 나왔을 때 대단한 호재처럼 보도됐습니다. 5,000억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700조 원이고, 이는 우리나라 1년 예산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물론 엔비디아가 엄청난 회사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이 약속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돈의 정체를 보면, 월가 금융사들은 연기금, 보험사 같은 대형 기관의 돈을 굴려 줍니다. 그 돈의 상당 부분을 GPU 구매 자금으로 AI 데이터센터 기업들, 예컨대 코위브 같은 곳에 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연기금 입장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지금 연기금은 수익률을 높이고 싶은데 미국 국채 가격은 자꾸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때 월가가 고금리 상품을 제안합니다. 국채 금리가 4% 수준인데, AI 데이터센터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 12%를 드리겠다는 식입니다. 여기서 엔비디아는 GPU 중고 가격의 25%를 보증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연기금 설득이 훨씬 쉬워진 것이죠.
이 돈이 데이터센터 기업에 흘러가면 엔비디아 GPU 구매가 늘고, 여기에 들어가는 HBM 주문도 늘어납니다. 디램도 일부 관련되니 주문량이 더 크게 늘 것이고, 한국 HBM 기업들의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엔비디아가 금융회사가 됐다, 연준처럼 양적완화를 하는 것과 같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분석입니다.
첫째, 메모리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70~80%라서 금리와 무관하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메모리를 사 가는 마지막 주체는 코위브 같은 AI 데이터센터 기업인데, 이 기업들은 금리에 정말 민감합니다. 영업이익은커녕 영업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2분기 영업손실은 4,900만 달러였습니다. 문제는 이자비용입니다. 2분기 이자비용은 6억 4,000만 달러로, 영업손실의 약 14배입니다. 기타 수익을 반영한 순손실은 6억 2,600만 달러로, 영업손실의 13배 수준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코위브는 빚을 계속 늘려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그때 데이터센터 발주가 줄면 메모리 주가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계약을 맺었더라도 코위브 같은 회사가 돈을 마련하고 이자를 감당해야 계약이 이행됩니다. 이자가 불어나는 속도에 대해 시장이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이 현재 메모리 상황입니다.
이자 증가 속도도 지나치게 빠릅니다. 본업 적자는 1분기 1억 4,400만 달러에서 2분기 4,900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한 분기 만에 크게 개선된 것이죠. 그런데 이자는 5억 3,600만 달러에서 6억 4,00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본업이 좋아지는 속도보다 이자가 불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코위브는 그나마 장사가 잘되는 편입니다. 다른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더 어려울 것이고, 시장은 "너희가 이자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AI 대표주자인 오픈AI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오픈AI는 비상장이고 적자 기업이라 신용등급 자체가 없습니다. 사실상 신용이 없는 상태에서 엔비디아가 보증을 서서 신용을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하이오 데이터센터의 20년 리스 계약에서 엔비디아가 100억~150억 달러를 보증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145조 원 규모입니다. 20년짜리 장기 계약이라 장기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 장기 금리가 계속 오르면 조달 금리도 올라가 오픈AI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코위브나 오픈AI처럼 아직 적자인 기업들만이 아닙니다. 현금이 많은 빅테크조차 빚을 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100년짜리 회사채를 발행했고, 최근에는 40년짜리도 발행했습니다. 메타는 데이터센터 채권 270억 달러를 발행했는데, 국채 금리보다 2.25%포인트나 높은 금리를 줘야 했습니다. 오라클은 빚이 너무 많아 신용등급이 BBB 마이너스로 강등됐고, 부도 보험료(CDS)가 2%를 넘었습니다. 신용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빅테크가 올해 상반기에만 회사채를 1,200억 달러 발행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입니다. 예전에는 현금으로 데이터센터를 지었지만, 이제는 빅테크조차 빚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금리가 계속 오르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긴 것입니다.
빚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만기입니다. 만기가 왔을 때 갚을 돈이 있는지, 아니면 새로 빚을 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파산 여부가 갈립니다. 코위브의 경우 2026년 만기는 44억 달러이지만, 2027년 만기는 62억 달러가 돌아옵니다. 2024년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7%였는데 지금은 4.7%입니다. 만기가 돌아와 새로 빚을 내야 하면 금리 부담이 훨씬 커집니다. 연말에는 금리가 내려갈 줄 알았는데 내려가지 않으니, 코위브가 이자를 감당하며 데이터센터를 계획대로 지을 수 있느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래 시장은 베선트 재무장관을 믿었습니다. 그는 장기 금리를 낮추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유능한 인물로 평가받았습니다. 일본 엔화까지 동원해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려고 온갖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조차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래도 엔비디아가 보증을 서주지 않느냐, 그것도 700조 원이 넘는다"고 생각할 겁니다. 엔비디아 보증은 어디까지나 기업 대출의 '가산금리'를 낮춰 주는 역할입니다. 대출 금리는 시장 금리(국채 금리 기반)에 가산금리를 더한 값입니다. 엔비디아가 신용을 빌려줘 가산금리를 낮출 수는 있어도, 시장 금리 자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엔비디아가 연준이 됐다거나 은행 역할을 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너무 장밋빛으로 포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금리 자체가 오르면 엔비디아 보증이 있어도 대출 금리는 올라갑니다. 최근 장기 금리는 베선트 장관의 노력에도 잘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10년물은 4.7% 부근에서 버티고 있고, 30년물은 5.3% 부근에서 좀처럼 내려가지 않습니다. 이번에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외부에서 시장 금리가 오를 때 엔비디아도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커집니다.
실제로 엔비디아 자체의 부도 보험료(CDS)도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5월 말에는 40bp였는데 8월 18일에는 80.8bp까지 올랐습니다.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부도 위험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7월 말에는 83까지 올랐다가, 젠슨 황이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변명하자 잠시 72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말이 아니라 숫자를 믿었고, 결국 다시 80.8로 올라갔습니다. 보증을 서는 엔비디아조차 부도 보험료가 오르면, 엔비디아 보증이 있어도 대출 금리는 올라갑니다.
장기 국채 금리를 올린 주범은 사실상 엔비디아 생태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는 원래 준칙이 있습니다. 전체 자금의 약 80%를 장기 국채로 조달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가 재정이 단기 빚 돌려막기로 불안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베선트 장관은 장기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공급이 늘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장기 국채 발행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대신 1개월, 3개월짜리 단기 국채를 주로 발행해 돌려막기를 했습니다. 빚은 계속 늘었고 단기 국채 발행량은 폭증했습니다.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장기 금리를 누르려고 온갖 꼼수를 쓴 것입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많은 기업에 보증을 서 주면서 기업들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게 됐습니다. 데이터센터 짓는 돈은 석 달짜리 단기 자금으로 감당할 수 없으니, 1년, 3년, 5년짜리 장기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그 결과 국채와 기업 회사채가 장기 금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습니다. 정부는 발행을 줄였지만, 엔비디아 때문에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를 쏟아내면서 미국 장기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장기 국채 상승 압력을 만든 것은 엔비디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너무 올라 이제 통제가 안 됩니다. 베선트 장관이 노력해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도 빚이 많지만, AI 기업들이 이렇게 빚을 많이 냈으니 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쪽이 엔비디아 생태계, 즉 돈을 너무 많이 빌린 AI 데이터센터 기업, 오픈AI, 빅테크 기업들입니다. "쟤네들 돈을 너무 많이 빌렸네"라는 인식이 퍼진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부풀린 빚으로 금리를 끌어올렸고, 그 여파로 엔비디아 생태계가 타격을 받는 연쇄 반응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본질에는 담보 수명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주택은 보통 60년 정도 씁니다. 제가 스탠퍼드 대학에 있을 때 60년 넘은 목조주택에 살아본 적이 있는데, 삐걱거리긴 해도 잘 버팁니다. 돌로 지은 집은 7, 80년이 지나도 외풍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택은 담보 가치가 오래갑니다. 발전소는 40년, 철도는 30년 정도 씁니다. 이런 자산을 담보로 장기 대출을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GPU는 회계상 감가상각 기간이 4~6년입니다. GPU가 고장 나서가 아닙니다. 새로운 GPU가 나오면 헌 GPU는 빌리려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루빈이 나오면 H100을 누가 빌리겠습니까. 임대료가 떨어지니 중고 가격이 한 토막, 또 한 토막 나고 있습니다. GPU를 담보로 빚을 내면 길어야 5년 정도만 빌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계속 만기를 돌려 차환해야 하고, 그때마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됩니다. 지금 AI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8월 18일 엔비디아는 2%대 하락에 그쳤는데, 메모리 기업들은 7~9%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채찍 효과' 때문입니다. 공급망의 끝으로 갈수록 주가 변동폭이 커지는 현상입니다. 채찍의 손잡이는 AI 서비스 기업, 즉 코위브 같은 데이터센터 기업이고, 가운데는 GPU를 주문하는 엔비디아입니다. HBM은 그 끝에서 납품하는 회사라 재고 조정폭이 엔비디아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주가가 올라갈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크게 떨어집니다.
이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의 특징입니다. 한국 산업의 대부분도 채찍의 끝에 있습니다. 자동차처럼 완성품 조립은 채찍 중간쯤에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산업은 부품이나 중간재를 공급하기 때문에 채찍의 끝에 놓입니다. 채찍 효과라는 개념을 모르고 코스피에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올라갈 때 훨씬 더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 훨씬 더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런 현상은 메모리 역사에서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2018년에도 연준이 금리를 네 차례 연속 인상하자, 그해 가을 데이터센터 발주가 줄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도 돈을 빌려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리가 오르니 "지금 돈값이 비쌀 때 굳이 투자할 필요 있나, 나중에 하자"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그동안 디램을 대량으로 쌓아 둔 상태에서 연말에 재고를 소진하고 더는 사지 않겠다고 하자, 마이크론 주가는 고점 대비 40%나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반도체는 원래 금리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영업이익률이 70%를 넘는다는 사실만으로 금리와 무관하다고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금리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0년물이나 30년물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베선트 장관마저 금리에 밀린다면, 발주가 함께 줄어들면서 메모리가 가장 먼저, 가장 깊게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나친 걱정이라는 반론도 많습니다. AI 혁명은 후퇴할 리 없고 계속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메모리 수요가 악화됐다는 뉴스는 없었고, 2028년까지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런 관점과 금리 리스크를 함께 놓고 판단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미국 주식시장 전체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메모리 주가가 떨어지면서 섹터 조정이 일어난 것이라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S&P 500 지수는 0.7% 정도만 떨어졌으니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제 생각에 지금 여러 지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이 사슬이 반대로 돌면서 메모리 주가가 다시 크게 오를 수 있지만, 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면 그 역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러분, 다른 것보다 금리를 봐야 한다는 말씀을 제가 지식한방에서 여러 차례 드렸습니다.
첫째,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의 방향입니다. 지금 금리는 이미 상당히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절대치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둘째, 발행 스프레드입니다. AI 관련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지불하는 금리가 시장 금리보다 훨씬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발행 스프레드가 확대된다고 합니다. 또 기업이 망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료인 CDS(크레딧 디폴트 스왑)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HBM의 현물가와 장기 계약가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8월 26일에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라는 중요한 행사도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입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사이클이 깨졌다, 빅테크처럼 메모리도 영원히 오를 뿐이다"라고 주장해 왔고, 그래서 미국 국채 금리나 HBM 현물가는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이클 산업에 투자할 때는 이것이 숙명입니다. 금리부터 현물가까지 모두 확인하지 않고 투자하면 고점에 물릴 수 있습니다.
사이클 산업은 주가가 실적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최고치를 찍을 때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기 시작하고, 실적이 최악일 때 주가가 반등합니다. 그러니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한다면 앞서 말한 지표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앞서 올린 두 편의 영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8월 15일 영상에서는 코스피가 7,000을 찍은 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다뤘고, 팬딩에 올린 긴급 매크로 영상에서는 젠슨 황의 아슬아슬한 도박을 다뤘습니다. 오늘 영상은 이 내용을 마무리하는 편입니다. 세 편을 차례대로 보셔야 흐름이 이해되기 때문에, 이 내용을 칼럼으로 정리해 댓글창에 올려 두었으니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코스피가 7,000을 찍었을 때 "이것이 데드캣 바운스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젠슨 황의 이중 행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중 행보가 미국 국채 금리를 올렸고, 금리 상승이 다시 엔비디아 생태계를 타격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메모리 기업들의 주가는 메모리 기업 자신이 지불하는 금리보다, 고객이 지불하는 금리가 더 중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코어위브나 오픈AI가 지불하는 금리가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10년물 국채 금리보다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오히려 HBM이나 메모리 반도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재무장관 베센트가 중간선거까지 금리를 눌러 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0년물과 30년물 장기 금리가 잡히지 않는다면 시장에는 큰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약 80일 남은 중간선거까지 금리를 잡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선거가 끝난 뒤에도 금리를 끌어내릴 카드가 남아 있는지 역시 앞으로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결국 중간선거 전후의 금리 흐름을 함께 지켜보셔야 합니다.
오늘의 지식한방은 칼럼으로 정리해 댓글창에 올려 두었으니 함께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으로 박종훈의 지식한방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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