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홍철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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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전고점 부근이나 대형 기술주 힘이 약해 지수 상승은 유동성·도피 자금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봄. 연준 금리인상(2023.7) 효과 시차 약 1.5년을 근거로 2025년 초까지 미국 경기 둔화 위험, 대선 이후 증시 부담을 언급. 미 무역적자와 해외 자금 유입은 동전의 양면이라 달러 약세 시 소비 위축 우려. 기술주는 실적보다 성장 기울기(미분값)에 주가가 반응하므로 기대가 꺾이면 조정 가능, 반등 시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로 활용 권고. 배당주 선호, 한국은 주담대 3개월 코픽스 연동이라 기준금리 영향이 빠르고 정부 부양책이 있었다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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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결정 이후 일주일가량 지난 시점에서 증시 흐름을 보면, 한국은 대체로 예상대로 움직였습니다. 저희는 한국 증시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고 보수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예상과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사실 미국이 더 조정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미국은 다시 전고점 부근,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국 증시도 섹터별로 나눠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반도체가 주도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바이오 같은 작은 섹터에 쏠려 있는 것이 전체 지수로 보면 좋은 양상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주도주였던 대형 기술주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져서 고점 대비 오히려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수는 상승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찾아야 앞으로 전체 지수가 다시 잘될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의미는 사람들이 기존 주도주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했거나, 회의감을 느끼거나, 실적 전망치를 다소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금은 다른 곳으로 도망가야 합니다. 돈은 많으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전체 지수가 어느 정도 받쳐지는 것입니다. 예전에 엔비디아 같은 특정 강한 주도주가 나타나 미국 S&P500을 끌어올렸다면 그것은 순환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증시에서는 특정 종목이 힘을 받아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미국도 한국과 정도의 차이는 분명 있지만, 다소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지수 전체로 보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금리를 인하해 준 점이 있고, 유동성도 꾸준히 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동성을 푸는 주체는 연준이 금리를 내려서 풀린 측면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미국 정부가 돈을 만들어낸 면이 큽니다. 저는 정부와 중앙은행을 하나로 보는 입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중앙은행만 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중앙은행도 정부와 똑같습니다. 정부도 부채를 발행함으로써 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재무장관 옐런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옐런 장관과 파월 연준 의장이 대선 때까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선이 끝난 뒤에는 오히려 증시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내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올린 시점과 관련이 있습니다. 작년 7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는데, 금리 인상 효과가 실물경제에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1.5년이 걸립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시차가 긴 이유는 미국이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30년 모기지가 일반적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금리를 내려도 경제가 곧바로 좋아지지 않고 시차를 두고 반응합니다. 금리 인상 후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1.5년 뒤인 내년 초가 됩니다. 물론 금리를 인하하면 6개월 뒤에 효과가 나타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차는 경제학 교과서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기준금리 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시차는 각 나라가 얼마의 만기로 자금을 조달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국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한국은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이 3개월 코픽스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기준금리 변동이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됩니다. 또 한국 민간기업 중에 1년 이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단기 조달 국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은행도 기업에 대출할 때 보통 1년 단위로 빌려주고, 1년마다 금리를 다시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기준금리에 자기 조달금리와 고객에 대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정합니다. 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면 은행이 경제를 사실상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5~6월에는 기준금리가 3.5%였는데도 3%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이 나간 것입니다. 지금은 금리가 크게 올라 불가능하고, 한도 규제도 강화되었습니다. 그때 대출을 많이 해준 것은 정부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2022년에 부동산 시장이 크게 무너졌기 때문에 정부는 작년 1월부터 부양책을 사용했습니다. 그 정책이 이어져 2024년 6~7월에 주담대 금리가 3%대로 나오려면, 기준금리는 2%대 초반이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였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그래서 한국은 기준금리를 정하더라도 경기 전반을 점검할 때는 가산금리를 함께 보셔야 하고, 그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주체는 따로 있다는 점을 알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반면 미국은 주택담보대출이 기본적으로 30년 고정금리입니다. 기업들도 10년짜리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시장이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이미 장기 고정금리로 묶인 대출자에게는 효과가 곧바로 미치지 않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경기가 좋으니 금리를 올렸는데 효과가 없으니 더 올리게 됩니다. 결국 미국은 필연적으로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게 되어 있습니다. 효과가 안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늦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금리 인상 이후 효과가 나타나는 데 1.5년 정도 걸리는 것이 과거 통계입니다. 그러면 50bp를 내린 효과는 2026년 초에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작년 인상기의 영향권에 있는 상태입니다. 가장 나쁜 시기는 작년 7월에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이후로, 여기에 1.5년을 더하면 내년 초까지 미국 경제는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지나게 될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글로벌하게 보았을 때 가장 심각한 상태인데, 미국이 더 어려워진다면 당연히 예상되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미국이 너무 좋으면 달러가 강세가 되고, 그러면 모든 자산이 미국으로 쏠립니다. 이것이 되돌려지면 굉장히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생깁니다. 이것을 단순히 미국 자산을 팔고 미국 자산이 안 좋아진다는 식으로 보면 1차원적인 해석입니다. 경제를 더 크게, 전 세계 경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미국에 투자했다는 것은 미국으로 돈이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미국 경제는 좋아지고, 미국인들은 소비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미국이 물건을 직접 만들어 팔지 않으니 수입이 늘어나고, 그 결과 무역적자가 쌓입니다. 즉 미국의 무역적자와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반드시 일치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의 기본 원리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관세로 줄이겠다고 하지만, 무역적자는 관세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한 나라가 얼마나 소비를 많이 하고, 그 소비를 외부 자금이 떠받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무역적자와 외국 자금 유입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무엇이 먼저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둘 중 하나가 줄면 나머지도 반드시 줄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 달러가 약해져서 미국으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미국은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소비가 망가진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결국 미국 경제가 크게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 점은 자산시장에서도 시사점을 줍니다.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가 많다 보니,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IT 관련주입니다. 이것을 보유한 분들은 투자 전략을 조심스럽게 세워야 합니다. 저희는 주식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자고 말씀드리는 입장입니다. 인덱스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동안 기대감이 과했던 종목들에 대해서는 비중을 줄이시기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채권으로 옮기는 것이 좋지만, 주식을 하시는 분들은 보통 주식 안에서만 왔다 갔다 하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종목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채권과 금을 좋게 보고 있습니다. 금리가 떨어질 때는 배당주가 상당히 좋습니다. 미국에는 한국과 달리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이 많습니다. 이런 주식들은 저금리 환경에서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가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므로, 종목 선택 관점에서는 괜찮은 전략이 될 것입니다.
미국 시장의 주도주에 대해 말씀드렸고, 한국 시장의 주도주에 대해서도 지금 고민이 깊습니다. 최근 모건스탠리 같은 곳이 밝은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희망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월말에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의 실적이 잘 나와 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실적이 잘 나오면 반등할 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등은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기 좋은 기회입니다.
AI가 앞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메인 테마가 된다는 점은 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금융시장에 있으면서 느낀 점은, 산업이 잘되는 것과 그 산업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것은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AI 관련 기술이나 반도체 수요는 계속 좋아질 것입니다. 문제는 주가가 이미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셰일 혁명입니다. 2010년대 초반 셰일 혁명은 엄청난 기대를 불어넣었고, 수백조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돈들이 지금은 상당 부분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셰일이 망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도 잘 되고 있고,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초기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이유는 초반에 기대가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투자자들이 헐값에 사들여 살려냈고, 지금의 최고점을 만들었습니다.
기술주에 투자하실 때는 상당히 냉정해져야 합니다. 잘 갈 때는 굉장히 잘 가지만, 중간에 반드시 빠져나오는 국면이 생깁니다. 그것이 지금인지, 나중인지는 저도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하실 때, 반도체나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계속 있다는 점은 중요하지만, 문제는 주가가 그 실적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대가 높으니 실적이 조금만 실망스러워도 주가가 크게 떨어집니다. 실적이 나쁘지 않아도, 시장의 기대치를 넘지 못하면 주가는 하락합니다. 기대를 낮춰야 합니다. 특히 기대가 높은 종목은 약간이라도 비싸게 평가되어 있다면, 주가가 멀티플 곱하기로 떨어지기 때문에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인지, 내년 초인지, 연말인지, 대선 이후인지는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저는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포트폴리오를 서서히 방어적으로 조절할 때라고 봅니다. 업황이 계속 좋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빠져나올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의 말을 들을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실적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실적은 증가하고 있고 좋은 것은 맞습니다. 다만 주가는 실적이 아니라 성장의 속도, 즉 미분값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기울기가 꺾이는지를 봐야 합니다. 매출이 천억 원에서 천백억 원으로 늘었지만 기대치가 천이백억 원이었다면, 실적은 좋아도 주가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실적 증가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면, 그 이후에는 빠져나와야 합니다. 저는 실전 기술이나 반도체 세부 내용은 잘 모르고 AI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도 판단의 기준은 기울기에 맞춰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한국은행은 금리 완화 속도가 느립니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이번 반등장은 정부가 만든 것입니다. 10월에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은 가계 부채 문제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내수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가 핵심 변수입니다. 90년대 일본식 장기 침체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것은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보기 어렵고, 충분히 비관적으로 대비해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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