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곰희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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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개념을 떡볶이 세트 비유로 설명하고 S&P500 지수투자를 권장한다. 지수는 장기 복리로 우상향했다고 주장하며 퇴직연금·ISA·연금저축·IRP를 활용한 3억 원 목표 연금 플랜을 제시한다. 연 7~8% 기대수익률을 가정하고, 과거 수익 추세 기반의 장기 낙관론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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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익스체인지 트레이디드 펀드(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익스체인지는 주식 시장을 뜻하고, 펀드는 주식을 모아 놓은 묶음을 뜻합니다. 즉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만든 주식 묶음 상품이라는 뜻이죠.
떡볶이, 순대, 튀김이 각각 5,000원인데 돈이 만 원뿐이라면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그런데 떡튀순 세트가 만 원에 있다면 고민이 줄어들겠죠.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이 많지만 무엇을 사야 할지 막막할 때, ETF라는 세트를 사면 여러 기업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습니다. ETF는 이런 묶음을 하나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투자 수단입니다.
ETF는 어떤 묶음을 담느냐에 따라 무한히 많은 선택지를 만듭니다. 주식 하나하나가 재료라면 ETF는 요리에 가깝습니다. 재료를 고르기보다 요리를 고르는 것이 더 쉬울 수 있죠.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500개 기업을 담은 S&P 500, 중국의 300개 기업을 담은 CSI 300, 한국의 200개 기업을 담은 코스피 200 등이 있습니다. 그중 오랫동안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려 온 것이 S&P 500입니다.
지수는 여러 수치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보기 위해 만듭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후 몸무게가 75kg이라고 하면 성공인지 실패인지 바로 알기 어렵지만, 시작 시점을 100으로 환산하면 한 달 뒤 103이 나왔을 때 늘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S&P 500은 1950년에 10으로 출발했고, 지금은 6,700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 100으로 출발해 지금 4,000을 앞두고 있습니다. 즉 시장 전체는 크게 성장했지만, 그 안에서 단기적으로는 돈을 잃는 시기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투자를 도박으로 여기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후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회사에 다니며 일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투자를 하게 되었고, 기본 투자 대상이 S&P 500으로 이어졌습니다. 퇴직연금은 퇴직 전에는 찾기 어려워 20~30년간 강제로 S&P 500을 사 모으는 효과를 냈고, 그 결과 "연금 부자"가 많아졌습니다. 이 과정은 개인의 투자 실력보다는 제도와 분위기가 만든 결과였습니다.
우리나라도 401k와 같은 퇴직연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퇴직연금 규모는 450조 원을 넘었고 ETF 시장도 25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미국과 비슷한 흐름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S&P 500을 사기로 했다면 같은 지수를 여러 운용사에서 나눠 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담고 있는 종목은 거의 같고 비용과 운용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하나만 골라도 충분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산 구성을 나누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 중 500만 원을 S&P 500에 넣고, 나머지는 금 ETF, 미국 채권 ETF, 한국 주식 등 서로 영향을 덜 받는 자산에 나눠 담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것을 쪼개는 것은 분산이 아닙니다.
또한 S&P 500이 최근 좋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항상 좋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위험합니다. 금융위기 때 S&P 500은 절반 가까이 하락했고 나스닥은 더 많이 하락했습니다. 지수 투자라도 큰 하락을 견뎌야 하므로, 변동성을 이겨낼 준비와 시장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예금은 확정 금리를 주지만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 가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면 S&P 500은 단기적으로는 들쭉날쭉하지만, 투자 기간을 1년, 3년, 10년, 20년으로 늘릴수록 손실 가능성이 크게 낮아집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10년 이상 보유했을 때 돈을 잃은 사례가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기간을 늘리는 것이 투자를 안전하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또한 S&P 500 지수는 직접 사고팔 수 없지만, 운용사들이 같은 구성으로 상품을 만들어 우리나라 증권 계좌에서도 소액으로 살 수 있습니다. 1만 원 남짓한 금액으로도 500개 기업에 나눠 투자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공식처럼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미국에서는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비율만큼 주식에 투자하라" 같은 가이드가 쓰입니다. 또 월급의 10% 정도를 꾸준히 투자하는 것을 최소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급이 300만 원이면 30만 원, 500만 원이면 50만 원 정도를 꾸준히 투자해 보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은 결과가 거의 비슷하고, 차이는 비용과 규모, 운용 능력에서 나옵니다. 다음 기준을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클수록 좋은 것** - 규모: 많은 사람이 선택한 ETF는 실패 확률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거래량: 거래가 많으면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 때 위험이 줄어듭니다. - 수익률: 같은 지수라도 미세하게 수익률 차이가 나므로 비교할 가치가 있습니다.
**작을수록 좋은 것** - 괴리율: ETF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비싸거나 싸게 거래되는 정도입니다. 괴리가 크면 리스크가 됩니다. - 추적 오차: 지수의 움직임과 ETF의 움직임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나타냅니다. - 보수(비용): 낮을수록 좋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보수 경쟁이 치열해 0.002%와 0.001%의 차이를 크게 볼 필요는 없고, 큰 차이가 있을 때 낮은 쪽을 고르면 됩니다.
투자는 자산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소중한 돈을 맡기는 행위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자산 가격은 대체로 올라왔습니다. 2004년 3,000원이던 짜장면은 8,000원이 되었고, 5억 원이던 아파트는 20억 원이 되었으며, 1만 원이던 삼성전자 주식은 10만 원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자산이 올라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상품을 고르는 것보다 소비를 줄여 투자 금액을 늘리고 장기간 꾸준히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연금은 중간에 쉽게 뽑을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가 장기 전략을 유지하기 쉽습니다. 개별 주식이나 공격적 투자는 기대 수익이 높지만 손실 위험도 크고, 그런 투자를 주변 사람에게 권하기는 부담스럽습니다. 반면 연금을 통해 7~8% 정도의 안정적인 장기 수익률을 목표로 꾸준히 투자하면, 긴 시간이 지났을 때 큰 자산을 만들 확률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연금 계좌에서 장기간 투자했을 때 손실을 본 계좌를 찾기 어려웠다는 경험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결국 핫한 종목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높은 확률로 돈을 벌 수 있는 전략을 오래 실행하는 것입니다. 시작 지점에서 투자를 설득하고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30년 뒤 그 전략을 꾸준히 지킨 사람들이 가장 큰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연금의 3층 구조와 국민연금
연금 하면 흔히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연금보험, 주택연금을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이것들을 카테고리별로 나누면 보통 3층 연금이라고 부르죠. 1층을 깔아 주는 것이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월급을 받을 때마다 9%를 근로자와 회사가 절반씩 떼서, 근로자 이름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입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이 냈는지 기록이 쌓이고, 훗날 은퇴해서 연금을 받게 되는 시점에 그 기록에 따라 돈을 조금씩 받게 되는 거죠.
누구나 받는 연금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특이한 제도입니다. 완전한 자본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는 이런 제도가 없거든요. 내 돈으로 남의 노후를 챙겨 주는 구조니까요. 공동체 의식이 강한 우리나라만의 특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돈을 못 버는 사람을 어느 정도 도와주는 제도가 오래전부터 깔려 있었던 셈이고, 덕분에 최소한의 가난은 피할 수 있게 쌓여 있는 거죠.
금액은 사람마다 달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회사를 정규직으로 꾸준히 평범하게 다녔다는 가정 하에 약 100~150만 원 정도, 지금 우리가 체감하는 수준의 돈을 나중에 연금으로 받게 됩니다. 물론 먼 훗날에는 화폐 가치가 달라져 300~400만 원일 수도 있어요. 국민연금은 이 정도 수준을 자동으로 반영해 주기 때문에, 노후 준비를 하기에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그래서 더 준비해야 할 것이 2층인 퇴직연금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쌓이는 퇴직금을 투자로 이어지게 만드는 좋은 제도예요. 국민연금은 월급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떼어 가서 자동으로 쌓이지만, 퇴직연금은 그 돈을 투자할 수 있도록 열어 주는 종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위 마지막 층이 개인연금입니다. 개인연금은 연금저축과 IRP로 크게 나눠 생각하시면 되고, 보험사의 연금보험도 있지만 투자의 영역에서는 주로 연금저축과 IRP를 이야기합니다. 퇴직연금이 회사에서 쌓이는 퇴직금이라면, 개인연금은 내가 자발적으로 금융기관에 가서 계좌를 개설하고 노후 자금을 직접 넣는 거죠.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노후 대란이 예정된 나라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월급을 떼어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당연히 혜택을 줍니다. 그게 바로 세액공제예요. 워낙 크고 파워풀한 혜택이라서, 개인연금을 챙기는 분들은 보통 세액공제를 받거나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액션을 취하는 것이 1순위가 됩니다.
이 세 개가 쌓이면, 개인마다 금액은 다르겠지만 최소한 지금 체감하는 월 300만 원 이상을 받아야 가난하지 않고 어느 정도 여유 있는 노후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거죠.
나이별 추천 계좌
나이에 따라 추천하는 계좌가 조금 다릅니다.
**초년생: ISA** 초년생은 연말정산 부담이 사실 크지 않습니다. 급여가 크지 않아 돌려받을 세금도 많지 않고, 월세 세액공제나 중소기업 감면 등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세액공제를 많이 챙길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초년생이라면 ISA 계좌를 만드는 게 가장 좋습니다.
ISA는 Individual Savings Account의 약자로, 개인 종합 자산 관리 계좌입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할 수 없어서 현금 부자들은 가입이 안 되는데, 오히려 제도의 취지가 서민들의 재산 형성입니다. 실제로 부자들도 이용할 수는 있지만, ISA가 빛을 보는 건 서민들이 이용할 때예요.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서민이니까요.
ISA의 1차 목적은 목돈 만들기입니다. 3~5년을 잡고 운용하기 때문에, 초년생에게는 세액공제보다 단 1,000만 원이라도 목돈을 모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노후 준비가 멀게 느껴지더라도 ISA를 먼저 만들고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해요.
**중년생: 연금저축** 대리, 과장이 되면 급여가 오르지만 세액공제나 소득공제 항목을 더 채울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면 연말정산 부담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죠. 이때 연금저축을 개설할 필요가 생깁니다. 연금저축은 1년에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요. 다 채울 필요는 없고, 대리라면 월 10만 원, 과장이라면 월 20~30만 원 정도로 시작하면 세액공제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후년생: IRP** 임원급 정도가 되면 목돈을 모으는 것보다 노후를 챙기는 것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웬만한 목돈은 해결했고 자녀 교육도 어느 정도 끝났다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확 올 때예요. 이때는 꽉꽉 채우는 것이 중요하고, IRP가 등장합니다.
연금저축은 연 최대 6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에 50만 원을 채운 상태라면 IRP를 열어 월 25만 원을 더 채우면 합계 연 900만 원이 됩니다. 연금저축 없이 뒤늦게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분은 IRP를 바로 열고 월 75만 원을 채우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초년생은 ISA, 중년생은 연금저축, 후년생은 IRP입니다.
현실적인 목표: 3억
미디어에서는 20억은 있어야 할 것처럼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3억이라고 봅니다. 65세에 은퇴할 때까지 체감상 3억을 만드는 것이 일차 목표이고, 3억을 완성하면 노후의 가난은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저 기준으로 잡아서 꼭 달성하시길 권합니다.
3억을 만들기 위한 플랜은 이렇습니다. 초년생은 ISA로 돈 모으기를 시작하고, 중년생이 되면 연금저축을 더하고, 나중에는 IRP까지 이용하면서 여러 계좌를 활용해 세제 혜택을 받으며 꾸준히 모아 최종적으로 3억 이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30대 첫 취업 후 1~2년쯤 지나서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며 돈을 모으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그때 네 개의 통장을 개설하고, 받는 월급의 일부를 나눠서 모으게 됩니다. 모으는 기간은 55세까지로 잡고, 이후 10년 정도는 거치만 합니다. 돈을 더 버는 게 아니라 돈을 쓰지 않으면 들어 있는 돈이 계속 투자되기 때문에, 65세부터 국민연금이 나올 때 그동안 모은 연금저축을 수령 신청하면 됩니다.
그러면 30세부터 65세까지 약 30년 이상의 저축·투자 기간이 주어지고, 65세부터 100세까지 2~30년 동안 일하지 않고 쓰는 수령 기간이 주어집니다. 30대에 일찍 퇴직하는 분이라면 55~60세 정도를 은퇴 시점으로 봐야 하고요.
이 기간에는 돈을 불리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 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것입니다. 기대 수익률을 조금씩 낮추더라도, 꾸준히 빠짐없이 많이 넣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면 안 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연금저축을 모으는 초반에 돈이 작다며 적극적으로 불리겠다고 테마주에 투자했는데 30%의 수익이 났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오히려 돈을 더 넣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30%를 번 섹터가 다음 해에 훨씬 낮은 수익률을 주는 것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에요. 출금할 수 없는 계좌에서 이런 식으로 움직이면 계획이 완전히 틀어집니다.
그래서 연금 운용은 기대 수익률을 눌러서 달성 가능한 확률을 높이며 꾸준히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균형점이 7~8% 정도예요. 주식은 30% 이상을 얻을 수 있지만 예금은 2% 정도에 그칩니다. 그 중간을 메워 주는 자산은 없어요. 아주 높은 확률로 7~8%를 꾸준히 주는 상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의 고수익 자산을 누르고 아래의 저수익 자산을 올려 섞어서 중간을 만드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리스크가 큰 주식을 섞더라도 7~8% 정도의 수익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정도 기대 수익률을 맞춘 뒤에는 매년 빠짐없이 넣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회사 열심히 다니고, 성과금 받고,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기계적으로 월급의 일부를 꾸준히 넣는 것이 중요해요. 이것을 30년 동안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0년 동안 포트폴리오를 자주 바꿀 필요도 없고, 완전히 다른 투자처를 찾아 나설 필요도 없습니다. 놀랍게도 아주 뻔한 포트폴리오들이 이미 잘 만들어져 있고, 그런 것들을 30여 년간 꾸준히 붓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금 계좌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안에서 수익이 발생해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흔히 떼는 15.4%의 세금을 내지 않고, 그 돈까지 재투자할 수 있어요. 7%의 기대 수익률로 매년 복리로 불어나면 30년 후에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됩니다.
예를 들어 30세에 시작해서 월 50만 원을 꾸준히 넣는다면 약 22년 뒤에 3억 원이 완성됩니다. 월 75만 원을 꾸준히 넣는 사람은 18년째에 3억 원을 달성하죠.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많이 넣는 것이 중요한 것도, 높은 수익률이 중요한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월 50만 원과 75만 원의 부담 차이는 큰데, 3억이 되는 시점의 차이는 4년 정도밖에 나지 않아요. 결국 적은 금액이라도 오래 꾸준히 넣으면 먼 미래에 돈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니 지금 삶을 해치면서 무리해서 많은 돈을 노후에 떼어 넣을 필요는 없어요. 한 달에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붓는 것이 중요하고, 20여 년이면 3억 원 정도가 완성됩니다. 30년 넘게 부으면 5~6억 원 이상이 되고, 이 정도면 웬만한 물가 상승도 커버할 수 있을 겁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까지 더해지면 충분히 풍요로운 노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은퇴 후: 배당으로 전환
65세가 되면 직업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돈을 더 불리기 힘들어지죠. 이때부터는 노후를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노후에 가장 큰 심리적 저항 중 하나는, 30년 넘게 모아 온 돈을 쓰는 것이 힘들다는 점입니다. 곡간을 채우는 데 30년이 걸렸는데 헐어 쓰려니 엄청난 심리적 저항감이 생기죠.
그래서 은퇴 시점에는 모았던 전체 목돈을 배당 세팅으로 바꿔야 합니다. 배당 수익률은 본인 성향에 맞춰 조정할 수 있어요. 지금 금리 기준으로 보수적으로는 4%를 맞추는 것이 가능하고, 조금 더 나아가면 6~8% 정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세팅해 두면, 이후에는 매달 일정한 금액이 따박따박 나옵니다.
이렇게 받으면 쓰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원금은 그대로 있고, 변동성은 있겠지만 팔지 않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죠. 이론적으로는 전체 원금이 급격하게 줄어들지만 않으면, 100세까지 살든 200세까지 살든 장수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렇게 짜면 안 됩니다. 모은 돈으로 매달 300만 원씩 빼 쓰겠다고 하면, 아무리 큰 돈을 모아도 10~20년 뒤에는 고갈되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전체 그림 정리
정리하면, 네 개의 계좌를 이용해 꾸준히 7%의 기대 수익률로 30여 년간 붓는 것이 핵심입니다. 은퇴 시점에는 전체 돈을 배당 세팅으로 바꾸고, 배당만 받으면서 노후 걱정 없이 사는 것. 이것이 전체 그림입니다.
예를 들어 ISA에 월 50만 원씩 넣으면 1년에 600만 원이 들어갑니다. 2년째도, 3년째도 600만 원씩 5년을 부으면 총 납입액이 약 3,000만 원이 되죠. 이 돈은 단순 예금이 아니라 투자되는 돈이므로 플러스 알파가 붙습니다. 5년째에는 ISA를 해지해 목돈을 찾는 것이 보통이에요. ISA는 3~5년 시점에 해지하면서 혜택을 받는 계좌라서 직접 매도해서 찾아야 합니다. 초년생이라면 이 목돈이 필요한 곳이 있을 테니 요긴하게 쓰시면 됩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목돈을 찾았을 때 그 돈을 통째로 연금저축 계좌에 넣는 것입니다. ISA는 연간 2,000만 원까지 넉넉하게 넣을 수 있고, 목돈이 필요 없다면 전부 연금저축으로 옮길 수도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요. 연금저축만으로는 세액공제 한도가 600만 원이라 목돈을 만드는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ISA를 함께 쓰면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ISA로 목돈을 만들고, 세액공제가 필요해지는 중년이 되면 연금저축을 열어 세액공제를 받으며 추가로 넣습니다. 연금저축은 한 번 만들면 평생 가는 계좌라서 70년 가까이 쓰게 될 수도 있어요. ISA는 3년마다 만기가 되며 돈을 옮겨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연금저축에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짜서 7%의 기대 수익률을 맞춘 뒤 수십 년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 됩니다.
시간이 지나 세액공제를 더 많이 받아야 할 때나 나이가 더 들었을 때, IRP가 추가됩니다. ISA, 연금저축, IRP 세 개가 만들어진 상태가 되죠. 네 번째 계좌가 필요한 이유는 한도 때문입니다. 연금저축은 연 600만 원, 월 50만 원이 최대이고, IRP는 연 300만 원, 월 125만 원이 최대입니다. 두 개를 합쳐도 월 175만 원 정도에 그치죠. 노후 준비를 더 많이 하고 싶은 분들은 네 번째 연금저축 계좌를 추가로 만듭니다. 이 계좌는 세액공제는 받지 않지만 과세이연 혜택이 여전히 있어서 충분히 좋은 선택지입니다. 네 개를 모두 갖추면 돈이 훨씬 넉넉해집니다.
55세가 넘으면 세액공제를 받아 온 연금저축과 IRP를 하나로 합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러면 계좌가 세 개로 줄고, ISA는 주기적으로 생겼다 없어지므로 주력 계좌는 두 개가 됩니다. 은퇴할 때는 퇴직금을 받은 퇴직 IRP가 하나 더 추가됩니다. 평생 나를 따라다니던 퇴직금을 은퇴 시점에 IRP로 받는 것이죠. 그래서 계좌는 늘었다 줄었다 하지만, 항상 네 개 정도를 관리하게 됩니다. 이것들을 잘 챙겨야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은퇴 시점에 남는 것은 그동안 모인 목돈이 담긴 가장 큰 연금저축 하나와, 퇴직금을 받은 IRP 하나입니다. ISA는 그때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안의 돈은 이미 연금 계좌로 옮겨져 있겠죠. 이 자산을 세금을 고려해 수령하는 전략은 그 시점에 공부하면 여러 방법이 있으니, 지금은 만드는 데 집중하셔도 충분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50만 원으로 시작하지 않고 더 작게 시작하지만, 점점 늘려서 나중에는 200~300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만약 50만 원씩 30년 동안만 넣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ISA에서 모아 연금저축으로 옮기고 연금으로 수령할 때 나오는 금액이 3억 원입니다. 22년 차에 달성되죠. 50만 원은 체감상 큰 금액인데, 그래도 3억이 만들어집니다. 최소한 3억이라는 목표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늦었다고 생각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최근에 이런 정보를 접하셨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제가 현업에 있을 때만 해도 연금 상품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았거든요. 노후를 걱정하는 것만큼 외면받던 주제도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셨다는 것에 대해 슬퍼하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중요한 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늦게 시작해도 15년은 있다
연금 준비는 기본적으로 65세까지 붓는다고 가정하죠. 60세에 시작한다면 5년밖에 붓지 못합니다. 하지만 연금을 수령하는 기간은 강제로 10년을 쓰게 되어 있어요. 게다가 연금저축은 열고 나서 최소 5년 이상 납입해야 수령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누가 시작하든 최소 15년은 주어지는 셈입니다. 45세에 시작해도 15년이 주어지죠.
그렇다면 15년이 부족한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60세에 시작했다 해도 5년 동안 집중적으로 부을 수 있어요. 그분은 아마 다른 자산으로 돈을 모았을 겁니다. 예적금이 있거나 부동산이 있을 수 있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대가로 높은 급여를 받고 있을 수도 있죠. 남들보다 충분히 많은 금액을 넣을 여유가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5년 동안 ISA에 2,000만 원, 연금저축에 1,800만 원을 채운다고 해 봅시다. 늦었으니 IRP는 바로 털어 넣는 편이 낫겠죠. 그러면 총 3,800만 원을 넣을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7%의 기대 수익률로 불릴 수 있고, 그 후 실제로 일자리를 잃고 퇴직하더라도 5년간 꽉꽉 채운 목돈으로 배당 세팅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남은 10년 동안 수령하는 돈도 완전히 배당으로 쓰지 않고 일부는 계속 투자하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추가로 불어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늦었다고 하기에는 긴 시간이 아닐까요?
연령별 최악의 습관
연령별로 최악의 습관이 다릅니다.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20대** 사실 가장 어려운 시기입니다. 제가 20대 때를 떠올려 보면, 투자를 가장 엉망으로 했던 것 같아요. 왜일까요? 20대가 시간이 가장 많은데도, 가장 조급했기 때문입니다. 20대가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젊음이라는 가치를 더 크게 부여하죠.
저도 나이가 들어 보니 20대의 젊음보다 차라리 조금 더 부유한 30대가 훨씬 낫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여유 있는 40대가 훨씬 행복하죠. 그런데도 20대에는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40대에 필요한 건 나중 일이야, 지금 20대가 즐거워야 해", "지금 사고 싶은 거 하나 더 사고, 지금 경험하는 게 중요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돈을 빨리 벌려고 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짧은 20대였지만, 20대 후반에 평생 해야 할 어이없고 부끄러운 투자들을 그때 다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는 다시 하지 않았고요.
이겨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은 그때와 달리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매체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것도 많다고 생각해요. 좋은 책, 좋은 영상, 좋은 채널이 많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많이 접하신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20대에 딱 맞는 좋은 투자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는 언제나 좋은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걸 하기 위한 장벽이 많은데, 20대에는 그것이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40대가 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익이 큰 것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그 점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30~40대: 부동산과 주식 고민**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 중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분들로부터 정말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특히 3, 40대이거나 어느 정도 가정을 꾸리고 맞벌이를 하시는 분들이 이 고민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부동산 투자가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고 그 틈을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은데, 안타깝게도 이런 방식은 보통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부동산 투자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만큼은 부동산 투자가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어요. 그렇다면 두 부부가 부동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로 했다면, 다른 주식 투자는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연금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연금을 주식 투자와 직결시키지 않고 말씀드리는 부분입니다.
짬을 이용해서 주식 기사 보고, 부동산 대금으로 "우리 5년만 투자하자" 하는 투자는 절대 반대합니다. 돈이라는 게 참 야속하고 얄밉거든요. 미스터 마켓이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5년 투자하면 4년 동안은 엄청 즐겁게 해주다가 5년째에 다 뺏어 갑니다. 그리고 나중에 집을 매수할 때 엄청 고생하죠. 그걸 너무 많이 봐서 저는 그런 투자는 미스터 마켓이 거부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오래 있을 돈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을 주지 않아요.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우리의 메인 투자가 부동산이라면 그것대로 하되, 연금저축이나 IRP를 열어서 한 달에 조금이라도 각자 자기 연금을 붓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확률도 훨씬 높을 거고요. 그렇게 해도 되는 이유는, 주식 투자를 안 하더라도 자산의 대부분이 이미 부동산에 투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상태는 사실 나쁘지 않아요.
가장 힘든 건 둘 다 하는 거죠. 소비만 하면서 끝나는 삶이 최악입니다. 부동산도 자산이고 언젠가는 올라갑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예요. 변동성만 다를 뿐입니다.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니 긍정적인 삶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어려운 건 지금 세대가 부동산에 투입금이 너무 많이 필요하니 "그냥 포기하자, 주식도 테마주나 하면서 그냥 더 많이 쓰자" 하며 소비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저는 그게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빚을 많이 내고 있더라도 자산을 가지고 있는 행위는 괜찮다고 봅니다.
5, 60대 분들은 어느 정도 자원이 있습니다. 그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이것들을 현금화해서 따박따박 받을 수 있는 형태를 생각하실 것 같아요. 과거에는 상업용 부동산을 매수해서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사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많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투자는 어려움이 많다는 걸 많이들 알고 계시죠. 쉽지 않고, 노동이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배당 ETF를 활용하는 방법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지금은 투자로 돈을 많이 불리기보다, 그동안 자산화되어 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잘 배당으로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이때 월배당 ETF가 중요한데, 월배당 ETF를 고를 때도 어떤 자산을 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현금을 많이 낳아주는 자산을 담고 있는 ETF를 고르는 게 핵심이에요.
이런 자산을 인컴형 자산이라고 부릅니다. 배당주, 고배당주, 배당성장주, 채권, 우량 채권, 하이일드, 리츠, 인프라 펀드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입니다. 가지고 있으면 현금은 많이 나오지만, 그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올라가지는 않아요. 그래서 인컴형 자산은 보통 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안 맞는 투자에 가깝습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안정적으로 나오는 현금으로 삶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데 쓰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의 삶에서는 안 아픈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지키려면 액티브한 노후를 초반에 보내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뒤로 갈수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아픈 경우가 많거든요. 그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프기 시작하면 치료하느라 많은 에너지가 들고, 노는 것도 즐겁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누구나 행복한 노후를 보내려면, 노후의 전반부인 65세부터 10여 년 정도는 높은 확률로 건강하니까, 이때 액티브한 시니어로서 여행도 많이 가고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이때 쓸 수 있는 방법은, 가지고 있는 자산을 통째로 팔아서 현금을 만들고 조금씩 쓰는 것인데, 앞서 말씀드렸듯 이건 안 됩니다. 그보다는 그동안 모아 온 자산을 인컴형 자산으로 월배당화해서, 초반에는 쓰는 재미를 많이 누리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얘기가 지금의 5, 60대 분들에게는 특히 유효할 것 같아요.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건 아주 애매하고 어렵습니다. 부동산은 투자라고도 하고 투기라고도 부르고, 주식도 투자라고도 하고 투기라고도 부르죠. 이를 규정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양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투기는 반복할수록 가난해지는 것이고, 투자는 반복할수록 부유해지는 것입니다.
누군가 투기의 형태로 아주 핫한 테마주를 그냥 샀다고 해봅시다. 남들이 많이 사니까 핫하고, 일시적으로 돈을 벌 수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쫓아 들어오는 만큼 내가 산 뒤에도 쭉 올라갈 수 있고, 운 좋게 팔면 큰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크게 샀다면요. 하지만 그건 투기입니다. 반복이 불가능하거든요. 같은 투자를 열 번 했을 때 아홉 번 맞혀도, 한 번 틀리면 전재산을 잃습니다. 그게 투기예요.
반면 투자는 반복할수록 부유해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제가 책에서 말씀드린 배당 투자, 자산배분 투자, 또는 미국 지수를 사는 투자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면, 저는 가난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주 높은 확률로 부유해질 거라고 봅니다. 시간이 계속 흐르고, 그 시간을 계속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화폐가 가져오는 인플레이션도 자연스럽게 수익으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즉, 시간을 내 편에 둔 투자를 하는 것이죠. 반대로 투기로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투자가 가진 장기 복리 효과는 빠진 채 하는 것이니 승산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지금도 많고 앞으로도 많을 거라는 겁니다. 우리가 그런 투자를 많이 쫓게 되는 건 본성이기 때문이에요. 여러 가지 작용이 있는데, 예를 들어 우리는 많은 사람이 가는 쪽으로 갔을 때 불안감을 덜 느낍니다. 옛날 원시 시대부터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죽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을 따라갔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데, 투자에서는 이게 나쁘게 작용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사고파는 주식을 내가 하고 있을 때 마음이 편해지는 거죠. 이런 본능 때문에 첫째로,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게 됩니다. 둘째로, 많은 책을 보면 투자를 하면서 실제로 돈을 번 사람은 일부라는 기록이 과거에도 많이 있습니다. 투자 인구가 더 많아진다고 해도 그 비율은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많은 사람에게 올바른 투자를 외쳐서 그런 투자를 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돈을 버는 쪽은 소수입니다. 많은 사람이 잃는 쪽은 그 나머지 영역인데, 내가 혹시 여기에 있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증권사에 다닐 때 투자 대회를 많이 봤는데, 아주 높은 확률로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 최상위권이었습니다. 20% 이상의 상위권에 들어가요. 그 말은, 거래가 많아질수록 투자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도박적인 위험 상품을 쫓는 것도 불필요하지만, 잦은 거래를 피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급여의 10%를 주식으로 보내는 미국식의 간단한 방법이고, 제가 강조하는 방법은 얼마를 벌든 절반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300만 원을 번다면 뚝 잘라서 150만 원을 쓰는 거죠. 150만 원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생활하기엔 더 그렇겠죠. 그런데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제 주변에서 제가 보는 사람들은 다 그 이상을 저축해요. 그 이상 저축한다는 건 이미 그 이상을 투자로 보내고 있다는 뜻이고요.
처음에는 고통입니다. 300만 원을 다 쓰면 치킨도 많이 먹을 수 있는데, 절반을 줄이려면 치킨도 참고 콜라도 빼고, 여러 어려움이 있죠. 그런데 그 고통을 참다 보면 투자금이 커지고, 수익이 커지면 나중에 수익금을 떼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그 수익금으로 쓰는 것까지 만들어 가다 보면 투자 금액이 점점 커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정말 많아요. 투자금이 커져야 거기서 나오는 수입으로 뭐든 해볼 수 있고, 더 많이 모은 친구들은 그 수익금을 떼서 해외여행도 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해외여행을 가려고 월급을 모으고, 1년 내내 모아서 다 써 버리잖아요.
여기서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투자와 소비를 구분할 때 제가 했던 실수를 여러분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미래의 소비를 투자라고 착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2년 뒤에 스페인에 가려고 매달 10만 원씩 모으면서 펀드를 샀는데, 그건 투자가 아닙니다. 2년 동안 모아서 수익금이 생기더라도, 그 수익금까지 스페인 여행에 쓰겠다는 거잖아요. 그건 미래의 소비일 뿐입니다. 계획을 짤 때 저축이나 투자로 넣으면 안 되는 돈이었어요. 저는 그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아까웠고, 그래서 다시 제대로 만들 때는 급여의 절반을 투자로 보내되, 아까 말씀드린 대로 ISA와 연금저축에 나눠서 보냅니다. ISA는 1순위, 연금저축은 2순위로요. ISA에서 3년 이상 지나 목돈이 되어 찾을 때, 그때 수익금이 붙어서 나오게 됩니다. 그 수익금 일부를 떼어서 맛있는 것을 사 먹거나 옷을 사거나 여행을 가는 것까지, 그때 하는 게 더 좋은 선순환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할 때 우리가 선택지가 정말 많다는 걸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을 투자의 전부라고 느끼지만, 증권사에서 다루는 상품 중에서 주식은 일부이고, 기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입니다. 나머지 것들은 비어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증권사에 가도 1%, 2%짜리 상품도 있고, 3%, 4%, 5%, 6%, 7%, 8%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이런 많은 것들을 다 제쳐 두고 "투자는 주식이지" 하면서 개별 주식으로 바로 가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투자를 주식으로 시작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주식은 가장 좋은 자산이고, 기업의 소유권 일부를 가진다는 점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지분증권이라는 말의 줄임말이기도 하죠. 익히기도 쉬워서 주식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다만 거기서 끝나면 안 됩니다. 시작은 주식이라도, 그 밑에 있는 수많은 선택지를 놓치면 안 돼요. 예를 들어 증권사에는 예금에 준하는 단기 금리형 상품이 많습니다. 발행어음도 있고, CD, 코퍼, 소파, MMF, 국채도 있습니다. 국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고, 예금보다 더 안전하죠. 이런 자산들은 위험하지 않고, 아주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목돈을 놀리지 말라고 했을 때, 그 돈이 처음으로 가야 할 곳은 주식이 아니라 바로 이런 자산이 되는 겁니다. 여기서 조금씩 섞어서 자산배분을 하는 방법도 있고, 여기서 아주 우량한 배당주들을 고른다고 해도, 4, 5%, 또는 5, 6, 7%까지도 만드는 방법은 정말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차근차근 거쳐서 주식까지 이르는 게 사실 아주 좋은 순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 제가 연금 책을 쓰고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된 사실도 참 놀랍고,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여러분께 연금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입니다. 그만큼 연금의 필요성을 느끼시는 분들, 연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내심 아주 뿌듯합니다. 책을 쓰고 연금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말씀드리면서 늘 생각했습니다. 높은 확률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지금 여기 계신 분들과, 우리가 노인이 되어 30년 뒤에 만났을 때 웃으면서 만날 수 있을까? 이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책이든 모든 생각이든, 그 결과점을 먼 미래로 보냈어요. 노후의 저도 알 수 없는 미래로요. 그래서 그런 고민을 많이 하면서 책을 썼고,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종합했을 때 답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확신도 생겼고, 적어도 제가 쓴 책의 메시지대로 하셨다면 노후가 불행해지지는 않겠구나, 오히려 정말 행복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이 영상을 보시고 "나도 연금 투자를 시작해 봐야겠다"는 행동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느끼셨다면, 저와 약속 하나만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책 에필로그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30년 뒤에 제가 그때도 유튜브를 하고 있다면 저는 노인이 되어 있겠죠. 70대가 되어 있을 텐데, 그때 댓글 하나 남겨 주세요. 제가 기대하는 댓글은 이런 겁니다. "30년 전에 이 책과 이 채널에서 보고, 연금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던 게, 지금 30년이 지나 내가 노인이 된 지금 어떤 자산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래서 고맙다." 이 메시지 한 줄만 남겨 주신다면, 그런 댓글을 읽는 게 아마 유튜버로서 가장 행복한 노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때 저도 유튜브에서 돈을 받고 있겠죠.
그런 미래를 꿈꾸면서, 한 명이라도 더 본인의 연금을 준비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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