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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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는 부채 누적과 자산 거품 붕괴 과정에 있으며, 시대 흐름을 읽으면 기회가 된다. 코로나 이후 대규모 재정·통화 확대로 V자 회복했으나 정부·기업·가계 부채가 급증했다. 미국 장기금리는 최저치에서 급등해 채권 거품은 거의 붕괴했고, 주식시장은 거품의 약 3분의 2가 해소된 것으로 보며 주택시장은 하락 초기라고 진단. 달러 장기 하락, 원화 강세, 금리 정점 후 하락을 전망했다. 한국 가계부채 부담으로 소비 중심 저성장이 예상되며 하반기 추경 편성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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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나 성공한 CEO들을 만나 보면 공통적으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시대에 당하지 말자는 겁니다. 개인에게 당하면 일부 자산을 잃을 수 있지만, 시대에 당하면 모든 자산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거죠. 거꾸로 시대의 흐름을 알면 개인도 부자가 될 수 있고, 기업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 삼성전자가 9만 원이었습니다. 그때 10만 전자 이야기가 많이 나왔죠. 그런데 저는 그때 코스피가 3,300을 찍었을 때 2,200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이야기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으로 보면, 삼성전자를 9만 원에 사는 게 아니라 6만 원에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늘은 1시간 동안 거시경제의 흐름을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세계 경제가 오랫동안 어렵습니다. 부채 문제가 드러나고 있고, 모든 자산에 거품이 생겼다가 붕괴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시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기 전망을 해 보면 달러 가치는 하락 추세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원화 환율은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오를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작년에 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금리는 이미 정점을 치고 장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봅니다.
경제는 장기적으로는 성장합니다. 다만 중간중간 어려운 시기가 있었죠.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있었고, 2020년 코로나 때문에 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침체에 빠졌습니다. 지금도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죠. 언론에서는 제가 닥터 둠(Dr. Doom)처럼 표현하기도 했는데, 저는 세 번의 어려운 시기를 미리 경고했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 시기가 오히려 자산을 불릴 수 있었던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하지만, 실제 경제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사이클을 따릅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것처럼, 경제가 성장하려면 가계는 소비하고, 기업은 투자하고, 정부는 돈을 쓰고, 수출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2008년 미국에서 위기가 오자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멈췄습니다. 경제가 나빠진 거죠. 쉽게 말해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가 그만큼 부족해진 겁니다. 그래서 각국 정부가 과감한 재정 정책을 펼쳤습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돈을 쓰면서 재정 지출을 늘린 거죠.
각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납니다. 이렇게 소비, 투자, 정부 지출이 늘면서 2019년까지 세계 경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돈을 계속 쓰면서 정부 부채가 늘었고, 가계와 기업도 부실해졌습니다. 한마디로 부채가 쌓인 겁니다. 그래서 저는 2019년 책에서 이런 부채 문제 때문에 2020년 주가가 급락하고 세계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썼습니다. 실제로 코로나가 터지면서 소비, 투자, 정부 지출이 줄어들고 경제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정부는 다시 돈을 썼고, 중앙은행도 또 돈을 풀었습니다.
2020년 하반기부터 경제는 굉장히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2020년 세계 경제는 마이너스 3% 성장을 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 있는 -3% 성장이었죠. 그런데 2021년에는 6%가 성장했습니다. 그야말로 V자형 회복입니다. 그만큼 정부가 돈을 많이 썼고,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경제주체들의 부채가 너무 많이 늘었다는 겁니다.
선진국은 정부 부채가 많이 늘었습니다. 2008년 GDP 대비 선진국 정부 부채 비율은 76%였는데, 코로나 때 돈을 많이 쓰면서 136%까지 늘었습니다. 신흥국은 기업 부채가 문제였습니다. 59%에서 121%까지 늘었죠.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문제입니다. 우리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는 주제죠.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왜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요? 80년대 말 3저 호황으로 경기가 너무 좋아서 대기업들이 낙관적으로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90년대에 수요가 부족해지면서 기업이 부실해지고 은행도 부실해졌죠. 1997년의 위기는 그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뼈아픈 구조조정이었죠. 당시 30대 재벌 중 11개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었고, 우리 정부는 구조조정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때 가계부채는 GDP 대비 50%였고, 정부 부채는 6%밖에 안 됐습니다. 정부 재정이 건실했기 때문에 공적자금 167조 원을 투입해 빠르게 구조조정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기업 부채는 그때보다 높습니다. 가계부채는 세계적으로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여기에 정부 부채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부채로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도 대표적으로 부채에 의존해 성장한 나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기업 부채는 높은 편이 아니지만, 가계부채가 이렇게 높은 나라는 없습니다.
가계부채가 많다고 당장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계부채가 높으면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듭니다. 가계가 한 달에 100만 원을 번다면 40만 원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30대는 소득의 44%를 상환에 쓰고 있습니다. 부채가 많으니 가계의 소비 능력이 줄고, 우리 경제는 소비 중심으로 낮은 성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다행히 우리나라 정부 부채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돈을 쓸 여력이 있고, 앞으로 쓸 것으로 봅니다. 저는 올해 하반기에 정부가 추경 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자산에서 거품이 생겼다가 붕괴되는 과정이 진행 중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다른 나라도 방향은 같습니다. 'M2 대비 GDP' 같은 지표를 보면, 미국이 돈을 얼마나 풀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돈이 수직으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돈을 많이 푼 경우는 역사상 없었습니다.
돈을 이렇게 풀자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0.5%까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채권시장에 엄청난 거품이 생긴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돈을 줄이고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0.5%까지 떨어졌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까지 올라왔죠. 이번에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것도 채권 투자 때문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겁니다. 제가 미국 국채 수익률의 적정 수준을 추정해 보니 4% 정도입니다. 채권시장의 거품은 거의 다 붕괴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 여러분께 채권을 사라고 계속 권해 드렸습니다. 우리나라 채권 수익률도 지금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채권 투자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어떨까요? 흔히 '버핏 지수'라고 부르는 지표가 있습니다. 미국 전체 주식시가총액을 GDP로 나눈 값인데,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생겼습니다. 수직으로 올랐다가 지금은 수직으로 떨어졌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거품이 3분의 2 정도 해소됐고, 3분의 1 정도는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은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은 것은 주택시장입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떠올려 보십시오. 당시 집값이 거의 두 배 올랐습니다. 집값이 오르자 가계는 돈을 빌려 집을 샀고,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소비를 늘렸습니다. 금융회사들은 집을 담보로 빌려준 돈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았는데, 집값이 급락하자 가계와 금융회사가 함께 부실해지며 위기가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집값이 그때보다 더 많이 올랐습니다. 소득, 물가, 임대료에 비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작년 6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리하면, 채권시장은 거품이 거의 붕괴됐고, 주식시장은 3분의 2가량 붕괴됐으며, 부동산시장은 이제 하락 국면의 초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부채로 성장했고, 자산에도 거품이 생겼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금리가 낮고 경기가 좋다면 이 구조를 지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물가 안정이죠. 그래서 미 연준은 금리를 매우 빠르게 올렸습니다. 기준금리 상단으로 보면 작년 3월 0.25%에서 4.75%까지 수직으로 올렸습니다. 이렇게 금리를 올리면 자산 거품은 붕괴될 수밖에 없고, 부채 문제도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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