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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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금·주가가 동반 급락한 원인을 미국 단기자금시장(SOFR) 경색으로 진단. 베센트 재무장관이 장기채 발행을 45%로 줄이고 단기채를 55% 발행해 10년물 금리를 낮췄으나, 단기채 수요 고갈로 SOFR 급등이 반복됨. 10월 15일·27일·30일 SOFR 급등 시 비트코인, 금, 한국 증시 순으로 타격, 외국인 대량 매도와 환율 상승 동반. 연준이 SRF로 610억 달러 유동성 공급. 장기 추세 전환의 핵심은 장기채 금리와 인플레이션이며, 12월 양적긴축 종료와 FOMC 금리 결정이 주요 이벤트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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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만 해도 모든 자산이 함께 오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인 가격이 급락했고 그다음엔 금값이 떨어졌으며 이번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모든 자산이 한꺼번에 조정을 받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해 보겠습니다. 지금 비트코인, 금, 주가가 차례로 폭락했죠. 모든 자산이 오르다가 동시에 꺾이면 여러분은 가장 먼저 유동성을 의심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느냐? 바로 미국의 단기채 시장에서 발작 현상이 생겼습니다. 한국의 주가 하락도 여기에 절반 정도는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국제적으로 큰일이 일어나면 트럼프 대통령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이번에는 사실 주범이 베센트 재무장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에브리싱 랠리라고 불리며 자산 가격이 올랐다가 갑자기 조정받은 것도 전부 베센트 재무장관의 국채 발행 꼼수에서 시작됩니다.
원래 미국 재무부에는 재정 준칙이 있습니다. 단기채는 20%만 발행하고 장기채는 80% 정도를 발행하라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신용카드를 돌려막듯 3개월짜리 국채를 계속 만기 연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장기채 비중을 크게 가져가라는 원칙입니다.
그런데 베센트 재무장관은 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가장 중요한 금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만 안정시키면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년물 금리를 억지로 끌어내리기 위해 장기채를 45%만 발행하고 단기채를 55%나 발행했습니다. 재정 준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장기채 발행을 줄이니 장기 금리가 내려갔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4.6%에서 3.9%까지 떨어졌습니다. 이것이 에브리싱 랠리를 이끈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문제는 그 대신 단기채를 무려 55%나 발행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단기채를 사 줄 자금이 미국 시장 안에 충분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기채 발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단기채를 사 줄 돈이 점점 말라 버렸습니다. 그러자 단기 금리가 맥박이 뛰듯 갑자기 치솟았다가 안정되고, 다시 치솟았다가 안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단기 금융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가 SOFR 금리입니다. 금융회사가 국채를 담보로 하룻밤 돈을 빌릴 때의 금리로, 아주 초단기 금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SOFR 금리가 맥박처럼 올랐다 떨어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9월 17일 연준이 금리를 낮췄음에도 단기채 시장은 계속 불안했습니다. 대표적인 날짜가 10월 15일입니다. 이날 SOFR 금리가 4.3%까지 올랐다가 다시 안정됐습니다. 두 번째는 10월 27일로, SOFR 금리가 4.31%까지 치솟았다가 안정됐습니다. 10월 29일 연준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그다음 날 SOFR 금리가 이전 수준으로 다시 올라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근의 안정은 연준이 개입한 결과이므로 가짜 안정입니다. 이 날짜들, 10월 15일, 27일, 30일이 자산 가격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먼저 비트코인입니다. 10월 6일 비트코인이 12만 4천 달러였을 때는 한없이 오를 것 같았지만, 7일부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월 15일에는 10만 8천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때 SOFR 금리가 4.1%에서 4.3%로 급등했다가 안정됐습니다. SOFR이 급등했다는 것은 은행들이 단기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 즉 돈의 씨가 말랐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가장 민감한 비트코인이 먼저 급락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자 중 큰 타격을 받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다음은 금입니다. 10월 27일 SOFR 금리가 4.31%까지 치솟자, 이번에는 금값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10월 19일 금값은 4,356달러였는데, SOFR이 4.16%로 맥박이 뛰었다 안정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두 번째 맥박인 10월 27일을 기점으로 금값이 폭락해, 10월 29일에는 3,90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 단기금리가 급등하면 비트코인이 먼저 무너지고 이어서 금값이 무너지는 현상이 두 번에 걸쳐 연달아 일어난 것입니다.
세 번째 맥박은 주식시장을 쳤습니다. 10월 30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도 다음 날 SOFR 금리가 급등해 4.2%를 넘어섰습니다. 금리를 낮췄는데도 금리가 다시 올라가는, 맥박이 반복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시간은 우리보다 13~14시간 늦게 움직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미국에서 27일 이 모습을 본 뒤 28일 아침 한국 시장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10월 28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어 11월 4일, 5일, 6일에도 대량 매도가 계속됐습니다. SOFR이 세 번째로 상단을 쳤을 때부터 외국인들이 급격히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가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투매할 때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는 주식을 판 뒤 원화를 계속 들고 있는 경우로, 이때는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판 돈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로, 이때는 환율이 급등합니다. 최근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래 투자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한국에서 가장 먼저 돈을 빼 갑니다. 한국 코스피 시장은 상대적으로 꽤 크지만 완전한 선진국 시장은 아니기 때문에, 위험할 때 먼저 빠져나가기 쉬운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자본시장을 자조적으로 '현금 인출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현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외국인 장기 투자자는 미국 단기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겨도 포지션을 정리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단기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는 외국인 헤지펀드입니다. 이들에게는 오늘 자금 시장에 돈이 넘치는지 부족한지가 가장 중요하므로, 당장 현금이 필요해 한국에서 돈을 빼 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자금은 한국 시장의 장기 전망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현금 수급 문제이기 때문에, 코스피의 장기 전망과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이들이 한꺼번에 돈을 빼 나가면 코스피에 대한 투심이 꺾여 하락세로 전환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기 자금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투심이 꺾이지 않으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연준이 움직였습니다. SOFR 금리가 맥박처럼 오르내리는 것을 세 번이나 보자, 연준도 이대로 두면 단기금융시장에 발작이 일어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돈을 풀었습니다.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SRF를 통해 610억 달러를 대량 주입했습니다.
SRF는 연준이 운영하는 국채담보 초단기 대출 창구입니다. 연준이 돈을 왕창 빌려주면 단기금융시장의 자금 부족 문제는 해결됩니다. 실제로 SOFR 금리가 대폭 하락하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준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단기금융시장 불안을 막을지, 그 안심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SRF는 2021년에 처음 도입된 제도입니다.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하루짜리 돈을 빌려주는 시장에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그러나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금융시장이 평온했기 때문에 실제로 쓰인 사례는 거의 없었고, 주입된 금액도 10억이나 20억 달러 수준의 극소량이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에는 두 차례나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9월 15일 62억 달러, 10월 말부터 11월 4일까지는 무려 610억 달러였습니다.
그렇다면 연준이 이렇게 발 벗고 나서게 만든 환경을 만든 것은 누구일까요? 트럼프 대통령과 베센트 재무장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베센트 재무장관이 연준의 개입을 유도할 환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재무부는 단기채를 20%만 발행해야 하는데 55%나 발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10년물 금리는 크게 낮췄지만, 단기채 금융시장에서 돈의 씨가 말라 미국 금융시장이 발작 직전까지 갔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이 이를 미리 계산했을 것입니다. 단기채를 사 주던 돈은 MMF 같은 곳에서 나왔는데, 한때 2조 5천억 달러나 쌓여 있던 자금이 최근에는 100억 달러 정도만 남았습니다. 다른 자금원인 MMF도 거의 말라 버려서, 이제는 단기채를 아무리 발행해도 사 줄 주체가 없습니다. 장기채를 발행하면 파월 의장이 사 주지 않겠지만, 단기채 발작이 일어나면 금융시장 자체가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에 연준도 두 손 놓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단기채 55%, 장기채 45%로 발행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베센트가 유도한 대로 된 상황입니다. 단기 자금 투매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있었지만, 연준이 뜨거워하며 깜짝 놀라 적극적으로 진정시켰습니다.
앞으로 남은 유동성 이벤트가 있습니다. 8월 연준 의장이 12월 1일 양적 긴축을 공식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12월 10일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지 동결할지 결정합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모든 자산 가격이 함께 오르던 상승 추세가 하락세로 꺾일 것인가? 이 답은 단기금융시장에 있지 않습니다. 단기금융시장의 불안은 연준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장기 추세를 꺾을 중요한 변수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장기채 금리의 변화입니다. 베센트가 그동안 장기채는 발행하지 않고 단기채만 발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12월 금리를 인하할지 동결할지보다 인플레이션 여부가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한 변수라는 점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전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계 경제가 확실히 달라진 것 같습니다. 미국 단기채 시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한국 주식시장이 큰 영향을 받고, 환율까지 크게 조정받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고 시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종훈의 지식한방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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