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장열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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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바닥은 지났다는 판단이지만 주가는 박스권을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유예(1년 연장)는 근본 대책이 아니므로 일시적 안도 요인으로 보며, 추가 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봄. TSMC 미국 공장 가격 인상은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 있으나, 파운드리 적자 지속으로 실적 영향은 당장 제한적이라고 평가. 메모리 가격 하락과 빅테크 실적 개선의 시차로 인해 실적 턴어라운드는 하반기 말 무렵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 AI 서버 수요 확인 시점은 가을~겨울로 봄. DDR5 전환은 내년 2분기 무렵 본격화될 것으로 보며, AI 수요가 메모리 수요의 10%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을 언급. 2분기 실적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5만원대(약 59,800원 전후 하단 언급), 하이닉스 78,900원 하단 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봄. 단기 저점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언급. 단기 투자 관점에서는 반도체 대형주보다 자동차·조선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이 유리하다고 제시. 반도체 소부장 중에서는 노광 공정 핵심 부품(펠리클, 감광액 PR 소재) 업체를 주목하며, SNS텍(펠리클, 삼성 투자), 동진쎄미켐(PR 소재) 등을 언급. 특히 동진쎄미켐은 실적 대비 저평가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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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바닥 판단과 장비 반입 유예의 의미
네, 증시 인사이트 이어가겠습니다. 우리 시장은 반도체가 살아나야 합니다. 수출도 마찬가지고요. 반도체가 반등해야 이 지루한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서 유니스토리자산운용 김장열 투자전략본부장 모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반도체 경기 저점을 지났다, 지나고 있다 하면서 주가 반등 기대가 높았는데 왜 안 움직일까요? 주식 바닥은 지났습니다. 지난 10월인가 2월인가가 바닥이었잖아요. 그다음에 경기 바닥이라는 정의는 어떻게 달려 있을까요? 경기 바닥으로 따지면 1분기가 바닥이었는지, 2분기까지 더 가봐야 됩니다. 하지만 업체들이 바닥을 만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액션은 80%는 이미 취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경기 바닥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할 게 없으니까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요즘은 지정학보다 지정학(?) 같은 정책 변수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반도체가 아주 대표적이죠.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기간을 1년 유예해 줬습니다. 원래 올해 10월 말이었는데 내년 10월로 늦춰지는 건데, 이러면 좀 나아지는 겁니까, 부담은 여전한 것 같은데요? 말씀드리기 전에, 오늘 아침에 1년 연장이 아니라 또 다른 차원의 논의가 있을 거라는 기사도 나왔어요. 1년 연장인지 다른 차원이 뭔지 모르지만, 일단 1년 연장으로 한번 가는 것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유예라는 건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기 때문에, 예전에 20나노 공정으로 10만 원짜리 제품을 만들던 장비를 계속 넣어도 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생산량에 캡이 있다는 겁니다. 10년 동안 5%밖에 못 늘려요. 사실상 생산성은 그대로라는 거죠. 단기적으로는 없는 것보다 낫지만, 1년 벌었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뉴스가 오늘 나왔으니 그 내용을 지켜봐야 합니다. 반도체 수요의 40% 정도가 중국으로 가니까 중국을 포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 상태로 가면 노후화는 시간문제입니다.
TSMC 가격 인상과 미국 공장 경쟁력
대만 TSMC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런 가격 인상이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 있습니까?
이것도 아까와 똑같은 얘기인데, 근본적인 이유를 봐야 합니다. TSMC도 삼성도 올해, 내년을 거쳐 내년 말쯤 뉴욕이나 미국 공장이 가동되거나 완공이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부대시설, 인건비, 토지 등 여러 비용이 들어가서, 아무리 지원을 받더라도 기본적으로 경비가 50% 정도 늘어난다고 봅니다. 대만이나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경비가 늘어나니까 그걸 가격에 전가해야 되는 거죠. 수요가 없는데도 올릴 수 있느냐는 가봐야 아는 거고, 일단 그렇게 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TSMC가 만드는 건 지금의 D램이 아니에요. 메모리가 아닙니다. 메모리 가격은 1년 사이에 70% 빠져서 적자가 현금 이하라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비메모리 파운드리에서 TSMC는 여전히 30% 이상 마진이 남습니다. 그러니까 마진을 적절히 유지하겠다는 거고, 가격을 한번 바꿔볼 수 있는 거죠. 공장 건립에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비치면서 미국과 협상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삼성에게 나쁘지 않습니다.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 확보와 수율
삼성전자가 최근 수율 안정화를 무기로 대형 고객사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들이 있습니다. TSMC에 비춰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격차가 좀 줄어들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아닙니다. 물론 엔비디아 등 몇 군데 업체에서 올해가 아니라 내년, 다음 버전부터는 삼성을 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받는 주문은 대부분 중국이나 우리가 잘 모르는 설계 전문업체들로부터 오는 게 더 많아요. 의미 있게 올라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고, 파운드리는 아직도 적자입니다. 의미 있게 돈을 벌려면 규모가 더 커져야 하고, 그러려면 더 큰 업체들이 확실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임팩트는 아직 없을 것 같습니다. 수율이 좀 나아지는 건 맞습니다. 그건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 업황 회복의 조건: 빅테크 투자와 시차
1분기 우리 반도체 업체들이 적자를 낸 원인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메모리 가격 때문이죠. 결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1분기 빅테크들의 실적이 상당히 좋았어요. 우리 반도체 기업에게는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시차의 문제가 있습니다. 빅테크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건 자체적으로 원가를 줄인 측면이 있는데, 원가를 줄였다고 바로 CAPEX를 늘리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지금 당장의 효과를 삼성하이닉스가 본다고 보면 많이 잘못 본 거고, 시간을 두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챗GPT로 촉발된 AI로 인해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인되는 시점은 언제쯤일까요? 아마 가을이나 겨울쯤일 것 같습니다. 올해 하반기 끝 무렵쯤에 빅테크들의 투자 증가가 본격화되면서 삼성 안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엔비디아의 핵심 GPU 칩을 만들 때 D램이 같이 붙습니다. 그 메모리가 500GB 정도 되는데, 1테라바이트는 1000기가바이트니까, 흔히 얘기하는 기존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보다 4~5배 큽니다. 문제는 판매 대수입니다. AI 서버는 지금 몇만 대 수준인데, 일반 서버는 몇백만 대예요. 임팩트가 한 자릿수밖에 안 되죠. 하지만 AI 칩 경쟁이 늘어나고 메모리가 더 늘어나면, 전체 D램 수요에서 10% 이상의 의미 있는 비중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이 연말쯤이면 충분히 가시화되어 내년을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지금보다는 6개월 정도 지나야 그 효과가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분기 실적 쇼크와 주가 하방
2분기에 과연 진짜 바닥인지, 아니면 2분기에 더 나쁜 숫자가 나와서 쇼크가 될지 어떻게 보십니까?
더 나쁜 실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실적이 나온다고 해서 전 저점 비슷하게 가느냐는 질문에는, 삼성전자가 6만 원 밑으로, 5만 9,800원까지, SK하이닉스가 7만 8,90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반도체가 바닥이 아니고 더 내려간다는 것만으로 삼성전자가 그렇게 내려갈 일은 없습니다. 거시 환경, 미국의 매크로 충격이 오면 같이 빠질 수는 있지만, 그 이상 빠질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불확실 요인이 한두 달 더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감산 효과가 5, 6월쯤부터 나타나는데 6월까지 가격에 전혀 반영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목줄 타는 업체부터 감산을 더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빠질 때 저점 매수가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요. 지금은 약보합이나 약세가 더 갈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이미 리액션을 취했고 다음 액션이 뭐가 나올지 알기 때문에 주가는 지지되거나, 짜증 나는 흐름이 있을 수 있어도 시간이 결국 이쪽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을 한곳에 다 넣은 입장이라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보다 단기적으로 실적이 나오는 자동차, 조선주, 아니면 반도체 내 소부장 쪽에서 고르는 게 훨씬 유리한 건 맞습니다.
DDR5 전환의 의미
아까 DDR5 램을 살짝 언급하셨는데, DDR5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D램은 원래 데이터가 움직일 때 올라갈 때만 신호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모두 신호를 받게 됐고, 그걸 더블 데이터 레이트로 해서 DDR이 된 거예요. 세월이 지나면서 DDR4, DDR5로 바뀌었는데, 생산 준비는 다 됐지만 세대가 바뀔 때마다 마더보드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CPU가 먼저 바뀌어야 수요가 생기는데, CPU를 만드는 인텔이 제품을 늦게 내놓는 바람에 D램은 준비됐는데 시스템에 적용을 못 했던 거죠. DDR5는 기본 스피드가 2.3배 정도 빠르고, 전력 소모도 많이 줄며,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데도 매우 유리합니다. AI는 메모리가 기본적으로 한두 배 이상 더 들어가야 하니까, DDR4로는 못 하는 걸 DDR5가 가능하게 해서 승수 효과가 꽤 클 수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돼서, 내년 2분기쯤에는 DDR5가 대다수를 차지할 것 같습니다.
지금 문제는 수요도 공급도 미지근하다는 겁니다. 글로벌 소비시장이 회복되거나, 챗GPT 같은 AI 모델 구축에 DDR5가 왕창 들어가야 하는데, 얼마나 늘어날까요? 지금 챗GPT 관련 수요는 D램 시장의 5% 정도에 영향을 줍니다. 메모리가 더 클 수도 있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 말고도 따로 뛰어들면, 지금 몇만 대 파는 게 아니라 10만 대 수준으로 판매가 늘어날 수 있고, 그러면 임팩트가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두 자릿수 수요, 즉 D램 시장에서 4%가 아니라 15%까지 될 수 있다는 가늠자가 올해 연말쯤 잡힐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의미 있게 올라갈 수 있는데, 지금 5월 초와 12월 사이에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투자 전략: 반도체 소부장 중심의 접근
결국 지금 당장 2분기에 반도체주를 적극적으로 주목하기보다는 투자 전략을 짜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전략이 좋을까요?
대형주가 주식 시장을 끌어내리는 악역만 안 한다면, 반도체 내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은 사진을 찍는 공정, 즉 포토 공정입니다. 노광 장비 한 대가 3,000억~4,000억 원대인데, 우리는 그 장비를 못 만들지만, 노광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을 때 필름을 보호하는 펠리클이라는 보호막이 있습니다. 펠리클 하나가 4,000만~5,000만 원인데, 향후 시장이 1조~2조 원까지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펠리클을 만드는 회사가 전 세계에 한 곳밖에 없어요. 한국 기업 중 에스앤에스텍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삼성전자가 투자했습니다. 삼성 혼자서는 못 하니 이 업체를 실질적인 대안으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임박했다고 느껴집니다. 이 회사는 내년, 내후년 실적을 미리 당길 수 있어서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업사이드가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감광액, PR이라는 소재입니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재인데, 예전에는 일본이 꽉 잡고 있던 소재를 우리도 국산화하고 있습니다. 그 회사 중 하나가 동진쎄미켐인데, 많이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1분기 실적이 며칠 전에 나왔는데 상당히 좋았습니다. 시장 반응은 커버하는 애널리스트가 적어서 보수적이지만, 실질적으로 피하는 경로가 없고 EUV 공정 노광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에 업사이드는 꾸준히 있다고 봅니다. 에스앤에스텍은 주가가 많이 올라 엄청 다이내믹하게 움직였지만, 실적 대비 저평가된 건 동진쎄미켐이라고 봅니다. 이런 특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의 감산과 임팩트가 크지 않기 때문에, 삼성 감산과 별로 상관없이 지금도 살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주로 뭉뚱그려 있지만,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가졌느냐, 이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유니스토리자산운용 김장열 본부장과 함께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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