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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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경제는 고물가·고금리·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뉴레짐(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전망. 물가는 2024년 4분기에야 2% 목표 근접 예상, 미국 기준금리는 4분기경 1~2회 인하 가능성.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은 괴리될 것이며, 주식은 2024년 2분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상승 가능, 집값은 강보합·미진한 상승 전망. 개인은 1~2분기 현금 보유 후 중반 이후 주식 비중 확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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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장 소식, 오늘도 5초 단위로 이어갑니다. 물가는 여전히 높고 금리도 내려갈 줄 모르는 가운데, 경제 전망마저 어두운 모습입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까지 터지면서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과 싸워야 할 거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이 스태그플레이션이 깊은 흉터를 남길 거라는 경고도 나옵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을 모시고 2024년 경제 전망을 들어보겠습니다. 실장님,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찬바람이 부니까 또 내년 경제 전망이 나왔죠. 매년 경제 전망서를 펴내고 있는데, 올해도 표지에 '스태그플레이션 2024년 경제 전망'이라고 적었습니다. 내년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정말 우려해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네, 우리 한국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섰고, 글로벌 경제도 스태그플레이션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개념 자체가 고물가를 동반한 경기 침체인데, 올해 한국 경제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라는 숙제가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내년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경제는 2024년에도 말 그대로 경기 침체 국면이고, 고물가라는 숙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정의에 부합하는 경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 전망서를 펴낼 때마다 핵심 키워드가 있잖아요. 올해의 키워드가 '상흔', 상처 흔적이라고 하던데 무슨 뜻입니까?
매년 경제 전망서에서 그 해를 '점'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점들을 2050년까지 이으면 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상점'은 상처의 흔적을 뜻합니다. 코로나19의 상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상처가 있었죠. 그 상처는 지워지고 있지만, 흉터, 즉 상처의 흔적은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흔적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본 것입니다.
작년에는 '내핍 점'이라고 표현하셨죠?
네, 내핍 점이라는 건 모두가 궁핍을 견뎌내는 해라는 뜻이었습니다. 실제로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23년에는 명목 소득은 정체된 반면, 물건을 살 수 있는 실질 소득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프로 보면, 명목 소득은 파란색 선으로 유지되지만 실질 소득인 빨간색 선은 떨어집니다. 실질적으로 2천만 가구가 가난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작년 이맘때 제가 제시한 가구당 소득 394만 원, 실질 기준 367만 원 역시 모두 줄어들었습니다. 가계가 가난해지면 소비 여력이 줄고, 기업은 판매 실적이 떨어지며, 정부는 세수가 위축되어 세출을 늘리기 어렵습니다. 가계, 기업, 정부 3대 경제 주체가 모두 가난해지는 해였고, 그래서 '내핍'이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그 궁핍을 이겨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점'이라는 키워드를 썼습니다. 내년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상처가 흉터로 남게 되는 겁니다.
책을 보니 지금의 시절을 '뉴 레짐', 새로운 체제라고 표현하셨더군요. 무슨 의미인가요?
뉴 레짐은 새로운 체제가 된다는 뜻입니다. 제 목소리가 항상 이렇게 나쁜 건 아니고, 어제처럼 일정이 많으면 목소리가 이렇게 가는 거거든요. 그래도 열심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이 목소리가 평생 간다면 그게 제 뉴 노멀이 되겠죠. 같은 맥락으로, 고물가·고금리·저성장이 2023년에 끝나지 않고 2024년, 2025년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의 새로운 체제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고물가는 실물 경제에 부담이 되고, 고금리는 기업의 경영 활동을 어렵게 합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면 굉장히 무섭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처럼 신규 사업 진출이 줄고 스타트업 육성도 안 됩니다. 실물 경제는 이렇게 어두운데, 자산 시장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은 조금 뒤에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고물가와 고금리, 저성장을 깨고 혁신을 통해 성장해야 하는데, 첫 번째로 고물가부터 보죠. 올해 미국 물가가 조금 잡힐 듯하던데 내년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는 건가요?
물가 부분에서 말씀드리면, 2023년에 해결했어야 할 과제가 바로 물가입니다. 인플레이션을 분명히 해결했어야 했는데, 목표하는 물가 상승률 2%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듯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 흐름이 있는데, 2024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다소 떨어집니다. 하지만 목표 수준인 2%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정의에 부합하는 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경쟁적으로 공격적으로 인상했습니다. 올해 전망서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예측하셨는데, 실제로 인하는 이루어지지 않았죠.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없거나, 있다면 한두 차례 정도일 것으로 봅니다. 아예 없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세계에 드리워진 가장 중요한 경제적 숙제가 중동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중동 전쟁의 전개에 따라 국제유가가 최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이는 다시 물가를 자극합니다. 그렇게 되면 2024년 금리 인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지금은 중동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시나리오를 알 수 없으니, 현재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경우 물가 상승률은 떨어지지만, 2024년 4분기쯤 되어야 2% 목표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미국 경제 입장에서는 월별 물가 상승률도 2%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해야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전제로는 2024년 4분기쯤에 한두 차례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정리하면, 지정학적 위기가 악화되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통제된다면 미국 기준금리는 내년 4분기쯤 한두 차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 인하 폭은 크지 않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고금리는 계속 유지된다고 보셔야 합니다.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서 개인들은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까요? 먼저 증시부터 보죠. 올해 증시가 부진했고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내년 한 해는 어떻게 전망하세요?
제가 2023년 전망을 할 때, 주식 시장은 2022년 10월을 저점으로 2023년 반등은 하지만 2,500선 언저리에 맴돌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2024년 증시 흐름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연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2024년 4분기쯤 금리 인하가 있다면, 그보다 앞선 2024년 2분기쯤부터 증시에 돈이 들어올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물가 흐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힌다는 전제에서 그렇습니다.
2024년 2분기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뉴 레짐 시대에 실물 경제는 고물가·고금리·저성장의 하방 압력을 받지만 자산 시장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 『이코노미스트』지가 '더 빅 디커플링(The Great Decoupling)'이라고 표현했듯이, 실물 경제와 금융 경제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2020년 팬데믹 때 실물 경제는 무너졌지만 자산 시장은 많이 올랐습니다.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이죠. 2022년에는 실물 경제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주가는 무너졌습니다. 2023년에는 경기 침체 국면이지만 2022년보다는 나은 상황입니다. 집값도 2023년 중반부터 상승 반전했습니다. 그러니 실물 경제가 침체한다고 해서 주식과 부동산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지 마시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수요와 공급을 보셔야 합니다. 그 수요는 결국 돈의 이동이고, 그 이동의 배경에는 심리가 있습니다. 2022년 주가가 무너졌던 것은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지금 금리가 더 높은데도 그때보다 금리 인상 공포가 덜하니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을 나눠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2분기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 증시의 큰 변수가 되겠네요. 부동산도 말씀하셨듯 회복세인데, 내년에도 이어질까요?
제가 2023년 경제 전망서를 낼 때도 2023년 중반까지는 집값이 조정되다가 중반부터 상승 반전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집값도 경기와 맞물려 움직입니다. 다만 엇박자가 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같은 주요 서방 국가들은 우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도입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보다 더 높은 물가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린 겁니다. 그런데 이들 나라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집값이 상승 반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상승 반전해 전고점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실물 경제 현상과 자산 시장의 흐름이 따로 움직인다는 것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2024년에도 인플레가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집값이 떨어진다 해도 실제로는 더 강하게 떨어지는 셈입니다. 인플레 속에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의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체감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더 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기회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의 상승세는 상승 반전이 맞긴 하지만 그 흐름이 강하지 않습니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강한 상승세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강보합에 가까운 미진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그 미진한 상승세 속에서 특징적인 것이 있을까요?
하나 특징적인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입니다. 그래프에서 하락세가 가장 강했던 지점, 즉 지난주 대비 강하게 떨어졌던 시점이 2022년 10월과 11월입니다. 그 시점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점이었고, 이후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높은 금리지만 고점보다는 내려온 것입니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 10월과 11월에 다시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집값 상승세가 더 꺾일 겁니다. 강한 상승세는 어렵고, 살포시 하락세로 전환될 수도 있습니다. 2024년에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고 전제할 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강한 상승세는 전망하지 않지만, 미약한 상승 흐름은 유지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집값의 등락률이 강한 상승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전망에서는 개인들에게 현금을 보유하라고 조언하셨는데, 내년에는 자산 운용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2024년 1분기와 2분기까지는 현금 보유를 추천드립니다. 현금은 저축이나 금융 시스템에 넣어두면 저축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24년 중반쯤이 되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집중되면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밖의 자산 관리 전략은 기회가 되면 추가로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네, 2024년 경제 전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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