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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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중금리와 한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으로 전이되어 가계 대출이자 부담과 생활비를 줄인다는 거시경제-실물 연결을 강조. 경제를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며 금리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음. 이해관계·정치적 편향을 배제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2050년까지 경제전망서 발간 계획을 밝힘.
다듬은 글
미국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했다고 해요. 그랬더니 시중 금리가 뛰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니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함께 올랐고, 대출을 가진 사람들이 갚아야 할 이자 부담이 더 커졌어요.
예를 들어 우리 아버지 월급이 500만 원이고, 이자 상환액이 종전에는 50만 원이었는데 55만 원으로 늘었다고 해볼게요. 그러면 어머니에게 드릴 생활비가 5만 원 줄어들고,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 가짓수도 줄어듭니다. 나에게 주시던 용돈도 하루 1,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었어요. 전에는 학교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빠다코코넛 빵(빵빠레)을 꼭 사 먹었는데, 이제는 그걸 사 먹을 수 없게 됐습니다.
결국 미국 연준 의장의 금리 결정이 내 빵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셈이에요. 이런 관계를 알아채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경제를 아는 일입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안에서 살아가고 있고,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언어가 바로 경제예요.
미국에서 영어를 몰라도 살 수는 있지만, 즐겁고 좋고 유리하게 살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제를 모르고 투자하는 일은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아요. 주식, 부동산, 코인 같은 투자 대상은 모두 물가, 금리, 환율 같은 거시 경제의 수많은 변수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갑니다. 거시 경제 흐름을 이해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투자하면 한두 번은 성공할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거시 경제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 있게 적절한 자산 관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김혜수 배우가 맡은 역할은 한국은행의 정책 담당자였어요. 그는 외환 위기가 올 가능성을 진단하고, 그것을 막기 위한 정책과 위기가 닥쳤을 때의 대응책을 고민합니다. 이것이 적절한 의사결정입니다.
한 배우는 외환 투자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강달러가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이고, 실제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높은 1,900원대 환율을 목격하게 되죠. 그는 현금성 자산을 미리 달러로 바꿔 두어 큰 이익을 얻습니다.
반면 허준호 배우가 맡은 공장장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지만, 공장 밖의 외부 환경 변화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환 위기와 국가 부도가 왔는데도 그런 줄도 모르고 열심히만 일했어요. 결국 그가 당한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처한 외부 환경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 그것이 경제 공부이고 실물 경제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경제를 판단할 때 이해관계에 얽매이면 잘못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차전지 주식을 가진 사람은 그 섹터에 긍정적인 얘기만 하게 되고, 대출이 많은 사람은 금리 인하를 바라는 마음이 분석에 담기게 됩니다. 정치적 성향도 마찬가지예요. 원자력 산업이나 중국에 대한 평가가 정치 성향에 따라 갈리면, 원자력은 무조건 좋거나 무조건 나쁘다는 식이 되어 버립니다. 실제로는 경제 여건에 따라 유망 산업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말이죠. 저 역시 경제적 이해관계와 정치적 생각이 있겠지만, 그것을 드러내며 경제를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제가 경제를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지키는 원칙 중 하나입니다.
경제를 논할 때 하나의 변수만 꼽으라면 저는 금리를 고르겠습니다. 금리는 마치 중력과 같아서, 자산 시장의 방향과 실물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제학은 관계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 국채 금리를 올리고, 미국 주식 시장을 조정시키고, 그 여파가 한국 주식 시장과 국채 금리, 대출 이자, 가계 살림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읽어내는 것이 경제 공부의 핵심입니다.
저는 독자와 구독자 여러분께 약속한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가 어떨까요?"라는 질문에 매년 가장 먼저 찾아가 답을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19년을 시작으로 매년 빠짐없이 경제 전망서를 대중서로 발간해 왔고, 2050년까지 경제 전망서를 발간하기로 약속한 상태입니다. 제 꿈은 2050년까지 전망서를 내고, 여러분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가끔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거나 사업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직접 데이터를 만지고,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얻는 인사이트가 매우 크다고 믿습니다. 한 숫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감각은 남에게 맡겨서는 얻을 수 없어요. 그래서 직접 데이터를 다루고, 그 바탕 위에서 인사이트를 글로 담아내는 작업을 2050년 경제 전망서까지 계속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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