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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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역사적 고점 근처(-0.9%)인 반면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30% 하락했다. 연준 대차대조표 확대와 달러 가치 훼손이 금·비트코인 동반 상승의 원인이었으나, 재무부의 단기 국채 발행 확대와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압박으로 비트코인이 차별화되어 하락. 파월의 단기국채 매입(월 400억 달러)이 충분한지가 비트코인 향방의 시금석이며, 금값은 장기금리에 좌우된다. 자산별 동반 랠리 시대는 끝나고 차별화 장세가 시작됐다고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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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값은 역사상 최고점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이미 회복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역사상 최고점 대비 무려 30%나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금의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금융 시장 상황을 보여 주는 아주 중요한 거울입니다. 이를 정확히 보면 주식 시장의 향방은 물론 채권 시장, 나아가 경제 상황까지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자산 가격의 미래를 보여 주는 선행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금과 비트코인 가격은 주가의 향방을 예고하는 강력한 등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금과 비트코인의 엇갈린 운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금값은 올해 10월에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 1트로이온스당 4,381달러였습니다. 지금은 4,342달러입니다. 역사적 최고점 대비 0.89%밖에 하락하지 않았으니, 거의 최고점 근처에서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좀 다릅니다. 역사상 최고가는 12만 6,000달러대였고, 지금은 8만 7,000달러에서 8만 8,000달러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최고점 대비 무려 30%가 하락한 셈입니다.
한때 금과 비트코인은 동반 상승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달러의 신뢰 하락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어마어마한 돈을 찍어냈고, 2020년 팬데믹 위기 때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많은 돈을 찍어냈습니다. 연준의 자산 변화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연준의 자산은 8,800억 달러였는데, 2025년에는 무려 6조 달러가 넘었습니다. 약 18년 만에 일곱 배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위기가 올 때마다 연준은 돈을 무지막지하게 찍어내 돈의 홍수를 만들었고, 그 돈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겨 왔습니다.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현명한 경제 주체들은 달러를 쥐고 있으면 자산이 녹아내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식이나 금, 비트코인 같은 실물 혹은 희소성 있는 자산으로 몰려들었고, 그 결과 모든 자산 가격이 동반 랠리를 펼쳤습니다. 이 랠리의 실체는 달러가 휴지 조각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경제 주체들의 현명한 대응이었던 셈입니다.
달러 가치가 얼마나 빠르게 녹아내렸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7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물가는 누적으로 56%가 올랐습니다. 무엇이든 사 두어야 한다는 심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많은 돈을 풀었기 때문에 원화도 더 빠르게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달러가 튼튼한 것은 아닙니다. 금값 대비로 달러 가치도 아주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화보다 느릴 뿐, 달러 역시 멀쩡한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돈을 어마어마하게 찍어낸 2007년부터 2025년까지 자산 가격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365% 올랐습니다. 금값은 423% 올랐습니다. S&P 500 지수는 4.5배, 금값은 다섯 배에 가깝게 오른 것입니다. 나스닥 지수는 무려 760% 올라 8.6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스닥보다 더 많이 오른 자산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첫 거래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2007년부터 계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다만 첫 거래 당시 가치가 거의 0에 가까웠으니, 사실상 무한대의 상승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팬데믹 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022년 1월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역시 비트코인이었습니다. 비트코인은 1,123%, 즉 12배 올랐습니다. 금값은 185%, 약 세 배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153%, S&P 500 지수는 110% 올랐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자산이 함께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10월부터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 무렵 대부분의 자산이 고점을 찍었습니다. 그 이후 자산별로 상황이 갈렸습니다.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무려 30% 떨어졌습니다. 금값은 0.89% 하락에 그쳐 고점 근처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스닥 지수도 2.7%밖에 떨어지지 않아 고점 근처에 있습니다. S&P 500 지수 역시 0.6% 하락해 고점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직 비트코인만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배경이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자산보다 훨씬 높게 오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 비트코인은 제도권 밖의 자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금융 시장이 스스로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켰습니다. 편입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자산을 압도하며 더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점을 찍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코인 육성 정책을 펼쳤고, 이것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비트코인을 육성했을까요? 자신이 코인을 만들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경제적 이유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 돈을 찍어내고 싶어 합니다. 그런 인물을 연준 의장으로 앉히려고 계속 고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미국 정부를 통해 계속 돈을 뿌릴 생각입니다. 이렇게 돈을 엄청나게 뿌리면 가장 큰 문제는 달러가 계속 타락한다는 것입니다. 달러가 타락하면 금값이 폭등하고, 그러면 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가 위협받게 됩니다.
홍수가 났을 때 한쪽 둑을 무너뜨리면 물이 그쪽으로 확 빠져나갑니다. 비트코인 쪽으로 둑을 무너뜨린 셈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계속 키우는 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정말로 커져서 금처럼 달러를 위협하는 자산이 된다면, 트럼프 입장에서도 좋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충분히 키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 제도권 편입을 가속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베선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에 불리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이런 판단을 보여 주는 중요한 징표입니다.
이제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 금융 시장에 돈이 얼마나 머무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자주 사고팔기 때문에 단기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기 금융 시장에 돈이 넘치면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자금이 부족해 신용 경색이 생기면 하락합니다. 엔캐리 트레이드도 중요합니다. 일반 투자자는 보통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사지만, 대형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일본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 자금 조달 비용이 만만치 않아져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단기 금융 시장과 엔캐리 트레이드가 줄어들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기 힘들어집니다.
이런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최대 적은 베선트 재무장관입니다. 미국에는 국채 발행 준칙이 있습니다. 재무부 스스로 지키는 규칙인데, 전체 국채 발행량 가운데 단기물은 20%, 장기물은 80%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베선트는 이 준칙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2025년 신규 발행의 55%를 단기물로 채우고, 장기물은 45%만 발행했습니다. 새로 발행하는 국채를 전부 단기물로 돌리다 보니 단기물 비중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원래 누적 발행량의 20%여야 할 단기물이 어느새 32%까지 올라갔습니다.
미국 국채가 단기물 위주로 발행되니 단기 금융 시장에서 국채가 엄청나게 쏟아졌습니다. 국채는 돈을 빌리면서 증서를 주는 것이므로, 정부가 시장의 돈을 엄청나게 빌려 간다는 뜻입니다. 진공청소기처럼 돈을 빨아들이니 단기 금융 시장의 자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단기 금리를 나타내는 SOFR 금리는 원래 연준이 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발작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미국 단기 금융에서 달러 품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값은 왜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금과 비트코인은 투자하는 자금의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금은 보통 중장기 투자를 합니다. 그래서 중장기 금리에 민감합니다. 베선트 장관이 단기 국채를 왕창 발행하고 장기 국채는 덜 발행했기 때문에 장기 국채 금리는 덜 올랐습니다. 그래서 금은 오히려 매수세가 붙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초단기 투자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단기 금리에 민감합니다. 베선트가 단기 국채만 계속 발행하자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점 대비 30% 하락한 것입니다.
만약 베선트가 내년에도 이런 행보를 반복하면 비트코인 가격 압박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바로 파월 연준 의장입니다. 파월은 12월 FOMC 회의 이후 매월 단기 국채를 4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8조 5,000억 원어치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예상은 150억 달러였는데, 이보다 훨씬 많이 사 주겠다는 것은 미국 단기 금융 시장의 자금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연준은 11월까지 양적 긴축을 하다가 12월 12일부터 단기 국채를 대량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이라 연준의 방향이 무엇인지 헷갈립니다. 금융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온탕과 냉탕을 계속 오가면 금융 시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파월이 12월 12일부터 당장 매입을 시작했다는 것은, 단기 금융 시장의 자금난이 매우 심각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비트코인 가격이 무조건 오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매달 400억 달러가 단기 금융 시장에 충분한가 하는 점입니다. 400억 달러가 크다고 볼 수도 있고 작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베선트가 올해 발행한 미국 국채는 약 2조 달러입니다. 이 가운데 55%, 약 1조 달러가 단기 국채였습니다. 단기 금융 시장의 자금을 이미 완전히 빨아들인 상황에서, 한 달 400억 달러어치를 사 주는 것이 과연 시장에 충분할까요? 충분하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를 것입니다. 부족하다면 자금 시장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가격 압박도 지속될 것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미국 단기 금융 시장의 자금 흐름을 보여 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저도 비트코인 가격의 미래를 정확히 맞힐 수는 없습니다. 파월 연준 역시 모를 것입니다. 150억 달러 정도를 풀 것처럼 흘리다가 갑자기 400억 달러로 늘린 것을 보면 연준도 확신이 없는 것입니다. 400억 달러가 충분한지 아닌지는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기 금융 시장에 돈이 없다면 단기 국채를 왕창 사 주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4,000억 달러를 사 주면 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파월이 아무리 이것은 양적완화가 아니라고 말해도, 시장은 사실상 양적완화와 비슷하다고 의심합니다. 더 큰 문제는 물가입니다. 이렇게 막대한 돈을 또 풀면 미국 물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월 마음대로 4,000억 달러를 사 줄 수 없습니다.
만약 400억 달러가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만큼 충분한 자금이라면, 이 돈은 증시로 쏟아져 들어가 미국 주가를 끌어올리는 강력한 청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을 끝내 올리지 못한다면, 단기 금융 시장에 신용 경색이 이어진다는 뜻이고 400억 달러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물가 때문에 쉽게 돈을 풀 수도 없는 상황에서 주가를 압박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라도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금값도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금값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강하게 오르고 있는 현상은 정책적 원인이 큽니다. 만약 베선트가 원래대로 장기물 80%, 단기물 20%로 발행했다면 장기 금리가 올랐을 것이고, 그러면 금값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압박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금값의 최대 변수는 5년물이나 10년물 장기 국채 금리입니다. 인플레이션만큼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당연히 상승합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보다 금리가 더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 국채 시장에서 신용 경색이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이번에는 단기 국채 시장에서 일어났지만, 이것이 장기 국채로 옮겨붙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금값 상승도 압박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금값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과거 모든 자산이 함께 오르던 시절에는 무엇을 사도 돈을 벌었습니다. 미국 주식을 사도, 금을 사도, 비트코인을 사도 모두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산 가격의 대차별화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금과 비트코인이 엇갈리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동반 랠리가 적어도 끝났다는 뜻입니다. 같은 AI 주식이라도 이제는 다 같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저는 앞으로 경제 로드맵 정규 과정을 신설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가오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을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매주 두 편의 영상 강연과 각종 학습 자료로 앞으로 1년 동안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경제 로드맵 강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창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박종훈의 지식 한방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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