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효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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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의의 결론은 기후 위기는 경기 사이클과 달리 되돌려지지 않는 장기 변수이므로, 장기 투자자는 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 IPCC 6차 보고서 기준으로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 등 인간 활동 때문이라는 결론은 가장 높은 신뢰도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한다. 목표 수치: UN은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고, 2030년까지 배출량을 약 56기가톤에서 25기가톤 가량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를 위해 2019년 이후 매년 약 7.5%씩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실성: 2020년 코로나 기간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약 11% 줄었지만 2021년에 다시 증가해 원상복구되었다. 강사는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렵다고 본다. 영구동토층 리스크: 북극·남극 영구동토층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갇혀 있으며, 녹을 경우 약 1672기가톤이 배출될 수 있다고 한다. 시베리아 싱크홀 등 이미 해빙 징후가 보고되었다. 금융 리스크: 마이애미 콘도 붕괴 사례를 들어, 해수면 상승 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대출·보험이 위축되어 금리 상승과 금융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준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경고를 소개한다. 금융기관들은 이 리스크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갈등: 탄소 경제 전환은 내연기관 산업 종사자 등 기존 산업에 타격을 주므로 단순하지 않은 숙제다. 영화 '돈 룩업'을 비유로 정치권과 기업이 위기를 애써 무시하는 현상을 지적한다. 결론: 기후 위기는 점점 눈에 보이는 위협이 될 것이며, 투자뿐 아니라 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다음 강의에서 대응 방안을 다룬다.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가격 방향 예측이나 매매 권유는 없었다.
다듬은 글
이제 우리 강의도 후반부로 접어들었습니다. 후반부의 시작을 기후 이야기로 열어 보려고 합니다. 투자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기후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하실 수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기후야말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워런 버핏 이야기를 하면서 투자는 오랫동안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랫동안 한다는 것은 아주 긴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는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어서 호황기가 있으면 반드시 침체기가 옵니다. 금리도 올랐다가 내리고, 연준도 부양책을 썼다가 다시 긴축을 합니다. 모든 것이 바뀝니다.
그런데 바뀌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기후 문제입니다. 지구가 점점 인간이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해 간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이클이 없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 동안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기후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주 긴 사이클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데에도 기후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당연히 중요합니다.
기후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과학적 사실을 점검해야 합니다. IPCC 6차 보고서가 작년 9월에 나왔는데,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것은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고,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는데,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들은 이제 완전히 기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에 확정이란 없지만, 과학이 말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신뢰도로 결론이 같습니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은 이산화탄소 때문이고, 그 원인은 인류에게 있으며,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는 것입니다.
2019년 UN은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짐에서 네 가지 숫자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합니다. 현재 이미 1도 가까이 올라왔기 때문에 남은 여유는 많지 않습니다.
둘째,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약 56기가톤에서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하며, 그 규모는 약 25기가톤입니다. 2019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약 7.5%씩 줄여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얼마나 줄였을까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의도하지 않은 매우 중요한 실험이었습니다. 재택근무로 차를 덜 타고, 해외여행과 비행기 이용이 줄었으며, 경제가 위축되어 공장 가동률도 낮아졌습니다. 이런 충격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은 약 11% 줄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에 다시 늘어 원상태로 돌아갔습니다. 이 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매년 7.5%를 줄여야 하는데, 그동안 충분히 줄이지 못했으니 남은 기간에 줄여야 할 비중은 더 커집니다. 코로나 같은 대충격에도 11%를 줄이고 다시 원상복귀된 상황에서, 2030년까지 25기가톤을 줄이는 것이 가능할지 큰 의구심이 듭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짚겠습니다. 1.5도를 넘으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도에 도달하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많이 녹는다는 이야기를 흔히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극곰을 걱정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북극곰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북극과 남극에는 영구동토층이라는 아주 두꺼운 얼음층이 있습니다. 약 80만 년 전부터 한 번도 녹지 않은 얼음으로 이루어진 층입니다. 여기에는 옛날 원시 시대의 흔적과 수많은 공룡 뼈, 시조새 같은 것들이 함께 얼어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도 함께 얼어 있다는 것입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여기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규모는 약 1,672기가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앞서 줄이기도 어렵다고 한 25기가톤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녹기 시작하면 지구는 다시는 시원해질 수 없다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영구동토층이 설마 녹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 전후로 이미 많이 녹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갑자기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는데, 그 아래 있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땅이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초등학생인 제 딸에게 해 주었더니 반응이 재미있었습니다. 딸아이는 그런 상황이라면 내가 대학 갈 때쯤엔 어떻게 되는 거냐, 결혼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먼저 묻더니, 그럼 나라도 이산화탄소를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반응이 오히려 본질을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2020년 12월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완전히 침수되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았고, 약 8조 원을 들여 방벽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지지 않을 때는 방벽을 내려놓았다가 올라갈 것 같으면 세우는 방식입니다. 이탈리아 정부가 해수면 상승이 이러다 말겠지 생각했다면 이런 큰돈을 들였겠습니까?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후 문제가 어떻게 금융과 투자에 영향을 주는지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기후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알겠지만 나의 먹고사는 문제나 투자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중요한 사고 실험을 해 봐야 합니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지구가 이런 식으로 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머릿속으로 그려 봐야 합니다.
이 상상에 중요한 단서를 준 사건이 마이애미에서 일어났습니다. 마이애미의 한 콘도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것이 해수면 상승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직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해변가 아파트 가운데 일부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지반 약화 때문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의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기후 위기는 금융 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마이애미 콘도가 무너졌다고 해 봅시다. 그 콘도에 대출을 해 준 은행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까요? 그 콘도에 보험을 계속 들어 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금융기관들이 해수면 인근이나 기후 위기에 취약한 건물, 상가 등에 보험을 가입해 주거나 대출을 해주는 것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렇게 되면 대출이 나가지 않으면서 금리가 자연스럽게 오르고,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리스크가 생깁니다. 브레이너드는 이처럼 대출금리와 모기지 금리가 오르고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면, 기후 위기가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미 연준을 포함한 많은 금융기관들이 이런 리스크가 얼마나 심각한지 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스크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브레이너드의 경고대로라면 금융시장은 기후 문제 때문에 앞으로 더 심각하고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돈 룩 업」이 떠오릅니다.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분석해 정치인에게 경고하지만,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자기 이해관계 때문에 이를 애써 무시합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사람들은 하늘에서 혜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도 "올려다보지 마, 그냥 우리 살자"라고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힘들고, 탄소를 줄이면 너무 힘드니 외면하자는 것입니다. 「돈 룩 업」의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그 영화에서 혜성은 기후 위기를 상징합니다. 기후 위기는 우리 눈만 들면 항상 볼 수 있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어른들은 애써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계획을 세워도, 탄소를 줄이는 기술이 발전하면 기존 경제 체제에서 돈을 잘 벌던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 시대가 오면 내연기관차는 어떻게 될까요? 내연기관을 만들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내연기관차 회사를 미워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내 친척, 내가 아는 아빠, 형이 그 회사에 다닐 수도 있고, 그 기술 변화 때문에 삶이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지 않지만,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정리하겠습니다. 투자는 긴 시계열을 두고 오랫동안 해야 하며, 그러려면 긴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붙잡아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기후 문제를 해결하려는 많은 시도와 노력,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은 금융시장에도 상당히 반영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이유로 애써 무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점점 기후 위기가 눈에 보이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마치 혜성이 눈에 보이는 것처럼요. 그러니 우리가 투자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탄소 경제를 전환하고, 그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화두로 던졌는데, 이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보게 될 것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다음 시간부터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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