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세훈전무 · 한국인
요약 보기
씨티그룹 리서치 이세훈 전무는 9월 초부터 범용 메모리(DDR5, eSSD 등) 수요가 급증하며 내년 공급부족 국면으로 전환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삼성전자 목표가 11만원, SK하이닉스 목표가 43만원으로 상향했다. HBM4에서 삼성이 1c 공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범용 DRAM 가격은 내년 약 17% 상승, 공급 성장 10~16% 대비 수요 22%·eSSD 40% 이상 성장을 근거로 제시했다. 브로드컴은 커스텀 AI칩 수요 확대로 주목했고, 엔비디아 비중은 축소되며 A직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듬은 글
반도체 업황 반전 신호와 메모리 공급 부족 전망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주도주들을 저희가 이제 '조방원'이라고 불렀고요. 이제는 또 '금반지'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 중심에 반도체가 있죠. 반도체가 얼마나 오르느냐가 시장 전반의 지수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오늘 반도체 얘기를 조금 더 자세히 깊이 있게 나눠보기 위해 씨티그룹 리서치 부문의 이세훈 전무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최근에 씨티가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 보고서를 냈는데, 삼성전자의 목표가는 11만 원이고요. SK하이닉스는 43만 원입니다. 이렇게 올려 잡으신 거지 않습니까? 긍정적인 리포트가 나온 배경을 설명해 주십시오.
9월 초 이후 바뀐 시장, 범용 메모리 수요 급증
네. 사실 저희가 목표주가를 올린 건 지난주 월요일이고요. 그 전까지는 삼성 미국 출장 중이라 자료를 급하게 냈어요. 왜냐하면 갑자기 시장이 변했거든요. 7, 8월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의 업황이 좋지 않았고, 내년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다른 증권사들도 많이 하향 조정했는데, 9월 초부터 시장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냐면, HBM 시장이 바뀐 게 아니라 커머디티 마켓, 즉 범용 메모리 시장입니다. 일반 메모리, 예를 들면 DDR5나 eSSD 같은 제품의 수요가 갑자기 올라왔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내년 물량을 요청하고 있는데, 작게는 1.5배, 많게는 두 배 이상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내년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생겨서, 지난주 월요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모두 올리게 된 배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HBM과 관련된 이슈로 시장이 움직였다면, 이제는 D램 시장 이슈로 시장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 가는 것 같다는 걸 출장 중에 더 확인하신 거군요.
네. 미국 시장,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움직임에서 변화를 감지했습니다. 공급 쪽을 보면 메모리 업체들이 HBM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HBM은 웨이퍼 3장을 써서 1장이 나오는 구조라서, 일반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을 세 배 이상 쓰는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당 부분이 HBM 캐파 투자에 집중되어 있어서, 범용 메모리의 내년 생산 계획이 보수적으로 잡혀 있습니다. 고객들은 갑자기 요청을 늘리는데 공급은 늘지 못하고 있으니, 범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9월 초부터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HBM4 경쟁 구도: 삼성전자의 1c 공정 도전
씨티는 삼성전자 목표가 11만 원, SK하이닉스 43만 원을 제시해 놓은 상태고요. 그래도 시장의 신성장 동력은 HBM이니까 HBM 이슈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HBM4를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느냐 없느냐, SK하이닉스는 양산하고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관심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해낼 수 있느냐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네. HBM4는 삼성전자가 사실 독하게 준비한 것 같아요. SK하이닉스는 1b 공정을 쓰는데, 삼성전자는 1c 공정을 쓰거든요. 1b와 1c의 차이는 12나노 정도에서 1c는 11나노급, 10나노급으로 내려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공정을 더 줄여서 만든 차세대 공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4에 1c를 적용했기 때문에 속도도 훨씬 빠르고, 최대 12Gbps까지 나올 겁니다.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수준이 10Gbps 정도인데, 속도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리할 것 같습니다. 1c 공정을 채택하면서 HBM 성능 개선을 위해 많이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럼 이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네요. 공급 가능성을 높게 보십니까?
네. 비싼 공정을 많이 썼거든요. 원하는 공정을 쓰고, 베이스 다이에는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씁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쓰는데, 두 공정 모두 베이스 다이와 코어 다이가 맨 앞단 공정을 쓰고 있어서 마진율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확률적으로는 성능을 높인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HBM을 SK하이닉스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서 주가 상승률도 SK하이닉스가 훨씬 좋지 않습니까? 만약 삼성전자가 HBM4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면 주가 향방이 조금 달라질까요?
7, 8월에는 삼성전자가 많이 아웃퍼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SK하이닉스를 지난주 월요일 올린 이유는, 전체 메모리 시장이 공급 부족 현상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체 중에서 메모리 비중이 가장 높거든요. 삼성은 사업 비중이 더 다양하죠. 그래서 SK하이닉스를 좋게 본 것이고, 삼성전자도 당연히 업황 흐름에 따라 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자체 베이스 다이 설계와 ASIC 확산
엔비디아가 HBM 베이스 다이를 자체적으로 하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까?
HBM 제품이 다변화되고, 비즈니스 모델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탠더드 HBM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베이스 다이를 쓰는데, 세 가지 제품으로 나뉠 것 같아요. 첫째는 기존의 일반 스탠더드 HBM, 둘째는 커스텀 HBM으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주문 제작해 주는 방향, 셋째는 큰 고객들이 베이스 다이 일부를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경우입니다. 그게 아마 엔비디아가 될 거고요. 엔비디아가 들어가더라도 베이스 다이는 코어 쪽, 즉 GPU 쪽과 메모리 IP 쪽으로 나뉩니다. GPU 쪽은 엔비디아가 잘하니 직접 설계하겠지만, 메모리 IP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 제품의 IP를 활용하는 쪽으로 갈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제품도,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화될 것입니다.
그럼 영향은 제한적이고, 오히려 시장이 넓어지니 나쁠 건 없다고 보시는 거네요?
시장에서는 우려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복잡해지고, 고객마다 니즈가 달라지다 보니 커스텀화되는 방향성은 계속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AI 인퍼런싱 확산과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변화
앞서 메모리 시장 얘기를 했는데, 핵심은 AI 서버용 메모리라는 거죠. 시장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지금 메모리 상황도 비슷합니다. 결국 모든 게 AI의 영향인데, 그동안 AI 서버는 주로 트레이닝 쪽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제 AI 인퍼런싱 쪽으로 확산되면서 AI 인프라 투자가 늘어납니다. 지금 범용 D램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도, AI의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해 일반 서버의 성능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지 쪽에서도 eSSD가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과거에는 이미지나 비디오 같은 데이터가 콜드 데이터로 하드디스크에 많이 저장되어 있었는데, 이제 이것들을 AI 트레이닝에 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미지와 비디오 트레이닝에는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eSSD는 하드디스크보다 속도가 10배 정도 빠릅니다. 그래서 eSSD 수요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격 상승 전망: 2026년 공급 부족 심화
아까 가격 그래프가 나왔는데, 6달러 선에서 지금 9달러까지 올라갔다면 50% 상승이 있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위로도 가격이 더 튈 가능성이 있어 보이십니까?
내년에는 전체 D램 수요가 약 22% 성장하는데, 공급은 10~16%밖에 성장을 못 합니다. 공급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고요. eSSD 수요는 40% 이상 성장할 것 같습니다. D램 수요가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공급 부족은 계속 심화되고 있어서, 가격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그럼 내년 1년 내내 가격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시는 거죠?
메모리 업체들이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있고, 모든 업체가 HBM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똑같은 상황입니다. HBM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범용 D램에 투자를 못한 부분이 있고, eSSD 수요도 결국 공급사들이 HBM에 집중하면서 나머지에 투자를 덜 하게 된 영향이 내년에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내년 D램 가격이 연간 17% 이상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브로드컴과 ASIC: 포트폴리오 관점
미국 시장에서 브로드컴이 최근 굉장히 뜨겁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AI 칩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HBM도 스탠더드에서 커스텀으로 바뀐다고 말씀드렸는데, 결국 AI 칩도 엔비디아 GPU 표준보다는 브로드컴을 활용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각자 AI 칩에 맞게 디자인하려는 니즈가 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은 그런 디자인을 해주는 회사라서, 앞으로 수요가 많이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포트폴리오에서 이런 수요 변화를 고려해야 할까요?
네. 엔비디아 수요는 작년에 전체 메모리 수요 중 HBM이 80%를 차지했고, 올해는 ASIC 쪽이 20%에서 70% 정도인데, 엔비디아 수요가 60%, ASIC 쪽이 30%였습니다. 내년에는 엔비디아가 60%, ASIC 포함 쪽이 40%까지 올라가고, 2027년에는 거의 반반, 50대 50 정도가 되지 않을까 봅니다. 시장 수요가 많이 변화하는 거죠.
그럼 시장이 엔비디아의 독주에서 벗어나 ASIC 쪽 주도 업체들이 시장을 나눠 갖는 구조로 발전할 거라고 보시나요?
원래 모든 산업이 처음에는 한 회사가 독주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변화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AI 쪽, HBM 쪽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엔비디아가 먼저 진행했고 지금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방향성은 계속 유효합니다. 다만 모멘텀과 비중 변화 측면에서는 ASIC 쪽 수요 증가가 더 클 것 같습니다.
오늘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AI 칩을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모든 나라가 AI를 만들려고 하고, 국가가 가장 큰 파워를 가지려면 결국 AI 주도권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AI 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국화를 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체 AI 수요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엔비디아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거라고 보고요. 시장에서는 중국이 AI 칩 개발 능력이 올라간 건지, 대체재가 있는 건지 생각하기도 하고, 전략적인 부분도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테크 전문가라 그쪽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각 국가가 자국 AI에 대한 내재화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은 공통적인 흐름이라고 봅니다. 한국도 AI 관련해서 많은 걸 하겠다고 하는 것과 맥락이 비슷하고요.
정리: 메모리 공급 부족 초입, 메모리와 소부장에 관심
마지막으로 반도체 쪽 전반적인 전략을 정리해 주시죠. 앞으로 1년 정도는 반도체를 꼭 끌고 가라는 얘기로 이해했습니다.
AI는 계속 커지고 있고 확산되는 단계입니다. 그러다 보니 범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거고요. 재미있는 게 GDDR7이라고 해서 그래픽 D램 수요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원래 게임용인데 AI 추론용 메모리로도 쓰이고 있어서, 범용 메모리가 AI화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LPDDR은 원래 모바일 D램 기반인데, 내년에 나오는 베라 루빈의 베라 CPU에 들어가는 메모리로 채택됩니다. 용량이 여섯 배 정도 증가하거든요. 그래서 내년에는 범용 메모리의 본격화와 범용 메모리의 AI화가 확산될 것이고,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초입 구간이라고 봅니다. 메모리 업체들을 계속 관심 있게 봐야 하고요. 추가로 소부장 업체들도 이런 흐름에서 실적이 올라가는 초입 구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모리 업체들과 소부장 업체들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의 초입 구간이라는 표현이 오늘 가장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이었습니다. 투자에 참고가 되셨기를 바라고요. 오늘은 씨티그룹의 이세훈 전무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