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형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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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2분기 순이익 급증(상반기 매출 29조·순익 15조)을 근거로 중국 반도체에 대한 위협 평가를 상향. 단기(이번 사이클)는 영향 제한적이나 다음 사이클부터 중국이 명확한 위협이 될 것으로 봄. 메모리 공급 부족·HBM 전환 효과로 당분간 업사이클 유지 전망. 단기 매크로로는 미 10년물 금리 4.7~4.8% 기준을 제시하며 9월까지 불확실성, 10월 이후 반등, 내년 상반기까지 업사이클 및 전고점 재도전 가능성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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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분기 실적을 보고 제가 중국 반도체에 대한 관점을 조금 바꿨습니다. 그동안에는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을 거라고 봤고, 중장기적으로는 대비를 해야 한다는 정도의 톤이었는데요. 이번 실적의 가속도를 보면서 굉장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상반기 CXMT의 매출은 29조인데 순이익이 15조입니다. 영업이익이 아니라 순이익이에요.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영업이익률 76% 정도를 기록했는데, 영업이익률 차이도 제가 보기에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15조라는 돈이 중요한 이유는 이겁니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이 저가 제품만 만들면서 정부 자금으로 근근이 버틴다는 컨셉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싸구려 제품을 만들면서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보여준 겁니다. 이제는 15조 정도면 자체 현금으로 라인 투자를 할 수 있어요. 이건 굉장히 위협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다만 지금 이걸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사이클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 사이클에서는 중국이 명확한 위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자립하자는 기조가 강합니다. CXMT에 HBM을 많이 만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CXMT도 중장기적으로 디램 생산 캐파의 20%를 HBM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어요.
이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가 중요한데, 당장은 오히려 우리에게 좋을 수 있습니다. CXMT의 디램 캐파는 월 30만 장 정도로, 마이크론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연말에는 월 36만 장 정도로 마이크론 수준이 될 전망입니다. 중요한 건 양품으로 나오는 비트인데, CXMT는 마이크론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그만큼 수율에서 많이 깨먹고 있다는 뜻이죠.
그런 상황에서 CXMT가 HBM을 생산하면 일반 디램의 공급이 더 줄어듭니다. 범용 디램 쪽에서는 우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제조업에는 학습곡선이라는 게 있어서, 계속 만들다 보면 수율이 올라갑니다. 결국 HBM이 중장기적으로 우리를 따라오면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그건 우리에게 분명히 안 좋은 일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응해 관세 장벽을 세우고 있고, 미국과 각국은 반도체 규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규제가 정말 중국의 반도체 성장을 꺾을 수 있을까요? 명확한 정답은 없습니다.
규제 때문에 속도가 안 났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중국 반도체의 자립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공정별 국산화율이 많이 올라갔고, 중국 반도체 기술도 높아졌으며,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자국 반도체를 더 많이 쓰게 됐어요.
그렇다고 규제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만약 규제를 안 했다면 중국의 발전 속도는 훨씬 빨랐을 거고, 특히 EUV 장비를 막지 않았다면 지금쯤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왕 할 거라면 처음부터 촘촘하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EUV 장비를 막았는데, 그때 증착이나 식각, 세정 같은 다른 장비도 함께 막았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광 장비는 국산화율이 여전히 떨어지지만, 증착이나 식각, 세정 쪽은 중국의 국산화율이 엄청나게 올라갔어요. 규제가 느슨할 때 중국이 장비를 많이 당겨 놓은 것이 지금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원래 진입장벽이 엄청 높은 산업입니다. 그런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세가 놀라운 수준입니다. 중국은 10년 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자급률 목표를 70%로 잡았습니다. 당시 자급률은 10% 정도였는데, 2025년까지 70%를 달성하겠다는 것이었죠. 지금 그건 완전히 불가능해졌습니다. 미중 패권 전쟁으로 반도체 기술 규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만약 규제가 없었다면 실제로 70% 자립이 가능했을 수도 있고, 그랬다면 우리나라도 끔찍한 상황이 됐겠지만 미국도 끔찍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던 중국 인력들이 돌아와 많은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중국 정부의 투자도 이 효과를 내고 있죠. 유명한 중국 반도체 회사들을 보면 대부분 미국 빅테크에서 일하다 기술을 배워 중국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세운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시민권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사례도 많았습니다. 미국이 중국 인력 채용을 줄이려 하지만, 중국 인재들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반도체는 호황기에 큰돈을 벌지만, 산업이 꺾이기 시작하면 살아남기 힘든 산업입니다. 과거처럼 엄청난 다운사이클이 올 거라고 보지는 않지만, 다운사이클이 오면 중국 업체들이 더 타격을 볼 겁니다.
그런데 왜 업계가 공급 축소 사이클로 가야 하느냐 하면, 계속 공급 확대 사이클을 끌고 가면 중국 업체들이 너무 커져서 나중에 감당하지 못할 만큼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 공급 부족이 완화되어, 지금처럼 중급 업체들이 많은 돈을 벌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지금 AI 수요는 대기 상태에 있는데, 이 수요가 어느 순간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지금 가격이 비싸서 그런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물량이 없습니다. 최근 LTA나 SCA 같은 중장기 계약을 보면, 먼저 물량을 확보해 놓고 가격은 더 주겠다는 식입니다. 지금은 물량 자체가 없어요. 구조적으로 HBM은 웨이퍼 세 장이 들어가야 하는데, 수율 때문에 그만큼 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HBM 비중이 늘어나면 기존의 범용 디램 캐파가 줄어드는 잠식 효과가 생깁니다.
중국의 산업 굴기는 항상 같은 패턴입니다.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자국 기업들이 수율이 엉망이어도 계속 생산하게 합니다. 해외 인재에게는 높은 연봉을 주며 데려와 기술을 빨리 배웁니다. 계속 만들다 보면 수율이 올라가죠.
중국 기업들은 정부 자금을 많이 받아 감가상각이라는 개념이 약합니다. 기존의 장치산업 회사들은 수율이 70~80%가 안 나오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지만, 중국은 계속 돌립니다. 좀비 기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제조업은 계속 만들다 보면 수율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싸구려 가격으로 시장을 밀어냅니다. LCD,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에서 그대로 나타난 패턴입니다. 경쟁자를 다 밀어내고 나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 중국의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전기차, 2차전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에서는 미국이 가만히 있다가 왜 반도체에서는 난리일까요? 가격이 싸지는 것이 미국에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해소에 도움이 되죠. 하지만 반도체를 중국이 70% 자급하게 되면 미국 반도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립니다. 반도체는 소비재이기도 하지만 결국 국방과 직결되는 산업입니다. 지금 반도체가 중요한 이유도 AI 때문이고, 그쪽에서 중국이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강하게 나서는 겁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글로벌 사이클 변화로 국내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라면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요?
단기적으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금리가 4.8% 위로 올라가면 주가가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반도체 주가가 그렇습니다. 반대로 4.7% 밑으로 떨어지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당분간 매크로가 반도체를 지배하지는 않을 겁니다. 시장은 점점 매크로에 적응하고, 이라크 전쟁 같은 리스크도 언젠가 합의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원유와 물류가 안정화되면 금리도 다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펀더멘털로 돌아가야 하고, 실적 기준으로 계속 체크해야 합니다. 지금은 AI 사이클의 후반부라고 봐야 합니다. 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익률이고, 수급도 이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 닷컴버블이나 니프티50 시기에도 그랬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연말까지 어디까지 회복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제 판단으로는 9월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 같고, 10월부터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업사이클이 있다고 보고, 그때까지 전고점 돌파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말이 믿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장은 어느 순간 과열로 접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장이 왔을 때를 대비해 항상 잘 살피고 열심히 공부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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