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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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셀코리아는 정치불안·내수/수출 둔화·환율 불안이 복합 작용한 결과. 원/달러 1440원대 부담, 중국 위안화 절하 시 환율 150원까지 우려. 국내 금리는 낮아 외국인 국채 순매수 지속, 채권 자금 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봄. 연기금 매수와 개인 저가매수 유입. 코스피는 명목GDP 대비 약 25% 저평가로 장기 메리트 강조, 2025년 2분기 이후 환율 안정과 신흥국 강세 전환 가능성 제시. 단기 채권 수익 기대는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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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 고수와 함께 투자의 맥을 짚는 KBS 1라디오 경제쇼, 진행을 맡은 성기영 아나운서입니다. 국내 정치가 오래 이어지면서 우리 증시는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수익률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주말 탄핵 소추안 가결로 한숨 돌렸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관세 리스크와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 등 여전히 불안 요소가 많습니다. 2025년 국내 증시는 언제쯤 살아날 수 있을지, 이런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국내 증시는 탄핵 소추안 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 매도세에 상승폭을 반납했습니다.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걸까요?
네, 그렇습니다. 외국인들이 계속 팔고 있는데, 어제도 많이 팔았고 오늘도 굉장히 많이 팔았습니다. 이번 탄핵 사태 등으로 한국 시장은 여전히 신흥시장이라는 인식이 많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최근 세계 주식형 펀드를 보면 선진국으로만 자금이 들어가고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시장이 불안하니까 우리 주식을 더 많이 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말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다고 생각했는데도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선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으로 오랫동안 성장해 왔는데, 최근에는 내수가 불안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마저 자동차와 반도체 중심으로 둔화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경제성장률과 기업 수익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펀더멘털 요인도 있지만, 정치적 불안이 지금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환율이 안정돼야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게 됩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40원에 근접해 있고, 일부 외국인들은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주가 하락 압력도 커지죠.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어제도, 오늘도 외국인들이 많이 팔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스피에서 7,100억 원, 코스닥에서 1,200억 원 규모로, 어제보다 매도 규모가 더 늘었습니다.
연기금은 꽤 사고 있다고 하던데요?
12월 들어 외국인도 팔고 개인도 팔고 있지만,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은 12월 2일부터 오늘까지 약 3조 3천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연기금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목표 비중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13.9% 정도로 계획해 두었는데,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비중이 목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비중을 채우기 위해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이 우리 주식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패닉에 빠져 대량 매물을 쏟아냈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조금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하죠?
네, 어제도 샀고 오늘도 외국인이 많이 팔았는데, 개인이 약 4,700억 원 정도 코스피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 준 셈입니다. 주가가 많이 싸졌다고 판단한 일부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증시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한마디로 그때보다 거시경제 환경이 나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세계 경제가 5.4% 성장했고, 특히 중국 경제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잘되면서 우리 수출 증가세도 높았습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세계 경제가 괜찮았고, 미국과 중국 경제가 모두 좋았습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잘됐죠.
그런데 올해는 한국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내수는 나쁩니다. 9월까지는 수출이 잘됐지만, 10월부터 증가 폭이 크게 줄었고 1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우리 자동차 수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가는데,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지금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도 금액 기준으로 지난 9월을 정점으로 증가세가 많이 둔화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환율입니다. 이전 탄핵 때는 환율이 안정돼 있었는데, 이번에는 환율이 매우 불안해서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환율까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죠. 거시경제 지표, 환율, 금리를 보면 지난 두 번의 탄핵 때보다 지금 경제 여건이 모두 안 좋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기에는 트럼프 당선과 맞물려 있었는데, 당시 외국인이 국채 선물을 강하게 팔았다고 하죠?
그때는 경기가 좋아 금리가 오르던 시기였는데, 탄핵 사태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들이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국채 선물을 팔았습니다. 이번에도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팔고 있습니다. 우리 시장 금리가 많이 떨어졌고, 내수가 워낙 안 좋아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경을 편성하면 국채 발행이 늘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서 국채 선물을 파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금리 차이 때문에 채권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외국인이 국채를 약 19조 7천억 원 순매수했습니다. 주식은 미국계 자금이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채권은 미국 자금이 많지 않고 아시아 자금이 45%, 유럽 자금이 34% 정도로 둘을 합치면 80% 정도입니다. 우리 금리가 중국, 일본, 독일보다 훨씬 높아서 메리트가 있다고 본 것이죠. 아시아계와 유럽계 자금은 우리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있어서, 채권 시장 자금 유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탄핵이라는 정치적 고비는 넘겼지만, 당장 한국 증시에 영향을 줄 대외 변수가 산재해 있습니다. 이번 주 예정된 FOMC 금리 결정부터 트럼프 신정부 출범, 헌재 결정, 국내 정치 혼란까지요.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일까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에게 관세를 어떻게 부과할지가 가장 큰 불확실성입니다. 오늘 2차전지 주식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 이유도 전기차 보조금 축소나 관세 부과 우려 때문이죠. 또 미중 패권 전쟁도 중요합니다.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위안화 절하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위안화가 떨어지면 원화 가치도 떨어지고 환율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은 주식을 더 팔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앞으로 한 달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어떤 관세 정책을 쓰는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관세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군요. 외국인 매수세를 불러오려면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하는데,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한국 주가가 그동안 저평가된 이유는 기업 지배구조, 주주환원율이 낮은 점, 북한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지배구조가 투명하지는 않지만,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관투자자들도 목소리를 내면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주주환원율입니다. 지난 10년 평균을 보면 한국의 주주환원율은 28% 정도인데, 중국은 33%, 미국은 연도마다 다르지만 90%를 넘기도 합니다.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죠. 최근에는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서서히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 기대가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 효과도 급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나타날 것입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효과가 별로 없지만,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좀 필요하겠습니다.
이번 주 눈길이 가는 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FOMC인데요. 금리 인하 예상이 많죠?
네, 우리 시간으로 목요일 새벽에 발표되는데,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경제전망 수정입니다.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좋아서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또 점도표도 중요합니다. 연준 위원들이 적정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놓는데, 지난 9월보다 경제성장률 예상이 높아지면 점도표상 금리 수준도 높아질 것 같습니다. 금리 인하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파월 연준 의장 기자간담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오를 텐데 통화정책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저는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많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지만, 트럼프 공약대로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어서 금리 인하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도 예정돼 있죠. 일본 금리가 오르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제기될 텐데요.
지난 8월 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결정회의가 18~19일 열리는데, 시장은 80% 정도의 확률로 동결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소비자물가가 2%를 넘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금융시장이 아직 불안하고 일본 경제성장률이 올해 실질 GDP 기준 0%에 가깝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에는 엔캐리 트레이드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부담 요인은 없을까요?
현재 환율이 1,445원에 근접해 있는데, 내년 1분기까지는 1,400원에서 1,4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다만 환율이 오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앞서 말씀드린 중국의 위안화 절하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어떻게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환율 전망은 어떻습니까?
저는 내년 2분기 이후로는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인 달러 인덱스는 미국 경제성장 둔화로 내년 2분기부터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또 올해 우리 경상수지 흑자가 900억 달러 이상 나고 있어서, 외화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내년 2분기 이후 환율은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주로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어서 방송하는 제 입장에서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2분기부터는 좋아질 수 있다는 말씀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앞서 말씀하신 금리, 환율, 트럼프 2기 출범, 국내 정치 리스크 등 금융시장의 변수가 많은데, 2025년 국내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코스피가 너무 싸졌다는 점입니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것인데, 지금 코스피가 많이 싸졌습니다.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명목 GDP 수준을 따라간다고 보는데, 지금 약 25% 정도 저평가돼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떨어지면 저평가 정도는 더 커지겠죠. 그런 측면에서 멀리 내다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 상황을 봐야겠지만 저가 매수는 분명 메리트가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한두 달 정도가 그런 기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미국과 다른 나라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도 하죠?
지난해와 올해 미국 주가만 좋았는데, 이건 정상적인 흐름이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어요. 배당수익률은 1.2%인데 장기 평균은 4.2%입니다.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뜻이죠. GDP에 비해서도 너무 고평가돼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년 2분기부터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렸는데,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때는 미국 주가보다 신흥시장 주가의 상대 수익률이 높았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주가가 많이 올랐으니 미국 주식에만 투자하고 계셨다면,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생각을 조금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주가는 비싸고, 우리 주식 등 일부 신흥시장 주식은 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내년 2분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군요. 마지막으로, 시장 상황이 너무 불확실한데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가져가는 게 좋을까요?
자산을 주식, 채권, 현금으로 나눈다면, 지금은 현금을 많이 가지고 계신 분이 좋겠죠. 사실 제가 작년부터 KBS에 나와서 채권 투자를 많이 하시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미 채권 수익률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채권으로 돈 벌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채권이 유리하고요. 지금 제가 평가할 때 가장 싼 것은 우리 코스피입니다.
셀 코리아와 개미를 위한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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