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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한국 주식 안 산다"…2주 만에 코스피 6,600, 그 탈출은 옳았을까

경제가머니 · 2026-08-13 · 유튜브 시청 200 · Board Views 3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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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금리#삼성전자#SK하이닉스#환율#나스닥#SOXL#S&P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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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경제가머니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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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국장 탈출은 성급했다는 취지. 7월 코스피 폭락(서킷브레이커 이틀 연속, 30% 이상 하락)에도 8월 들어 6,600선 회복, 외국인 매수·개인 매도 확인. 탈출 근거 네 가지(변동성·세금·반도체 쏠림·환율) 중 변동성은 절반, 세금은 창구 문제, 환율은 탈락, 쏠림만 살아남는다고 평가. 서학개미는 7월 미국 레버리지 ETF(SOXL) 대거 매수했으나 보관액은 줄어 변동성 침식 우려. 미국 시장도 CAPE·버핏지표·빅7 쏠림 측면에서 고평가 경고. 두 회사의 이익 비중 70.2%로 한국 시장 구조 리스크 지적.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부동산 잔금까지 털어 넣은 56조 원 규모의 개미 자금이 국장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던 7월 30일 한국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4월 블룸버그 기사에는 "다시는 한국 주식을 안 산다고 다짐한다"는 투자자의 말이 실렸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가 나간 뒤 열흘 남짓 지나 코스피는 장중 6,600선을 다시 넘었습니다. 그때 계좌를 정리하고 건너간 판단은 옳았을까요, 성급했을까요? 탈출의 근거로 꼽히는 것들을 하나씩 세워 놓고 어디까지 버티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02. 7월 28일 화요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732.12포인트, 10.84% 빠졌고 종가는 6,023.66이었습니다. 지수가 하루에 10% 넘게 무너진다는 것은 전날 1억 원이던 계좌가 다음 날 아침 8,900만 원 언저리로 적혀 있다는 뜻입니다. 그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양쪽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습니다.

03. 서킷브레이커는 전기 차단기와 같은 원리입니다. 전기가 한꺼번에 몰리면 차단기가 내려가 회로를 잠시 끊습니다. 주식 시장도 값이 너무 빠르게 무너지면 거래를 몇 분 동안 멈춰 세웁니다.

04. 문제는 다음 날이었습니다. 7월 29일 코스피는 5.98% 더 내려 5,663.24로 마감했고, 낮 12시 반쯤에는 5,530선까지 밀렸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걸린 것은 우리 증시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안전장치가 이틀 연속 작동했다는 것은 시장이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기록입니다.

05. 9,000선을 처음 밟은 것은 불과 한 달 전인 6월 18일이었습니다. 종가 기준 9,063.84로 코스피는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었습니다. 하락은 6월 23일부터 시작됐고, 그날 하루에만 910.71포인트, 9.99%가 빠졌습니다. 1983년 지수가 만들어진 뒤 하루 최대 포인트 낙폭이었습니다. 7월 말까지 6월 18일 종가 대비 37.5%가 사라졌고, 7월 한 달 하락률만 30%를 넘었습니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의 월간 최대 하락률이 27%였으니 그보다 가팔랐던 셈입니다.

06. 돈은 정직하게 빠져나갔습니다. 증권 계좌에서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도록 대기시켜 둔 투자자 예탁금은 6월 4일 139조 6,948억 원에서 7월 말 104조 1,354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두 달 만에 35조 원 넘게 시장 밖으로 나간 것입니다.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1월 48.11%에서 7월 31.58%로 내려앉았습니다. 시티은행이 추정한 개인 투자자 전체 손실은 56조 3,000억 원이었습니다. 같은 7월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35조 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예금 금리도 따라 올라간 시기였기에, 떠나야겠다는 판단은 감정이라기보다 계산이었습니다.

07. 여기서 이상한 대목이 있습니다. 빠져나간 돈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지수는 8월 들어 6,300선을 되찾았고 8월 12일 장중에는 6,600선을 넘어 전날보다 3.68% 오른 6,579.04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매수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었습니다. 외국인이 2조 8,000억 원 넘게 샀고, 개인은 오히려 3조 원 넘게 팔았습니다. 사람들이 시장을 떠난 뒤 시장이 다시 오른 것입니다.

08. 그렇다면 미국으로 옮겨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사람들이 꼽는 근거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하나씩 세워 두고 두드려 보겠습니다.

09. "국장은 너무 출렁여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말은 숫자로 보면 맞습니다. 올해 사이드카는 7월 28일까지 42번 걸렸고, 서킷브레이커도 7월까지 아홉 번 발동됐습니다. 7월 한 달 중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한 번도 걸리지 않은 날은 4일뿐이었습니다.

10. 사이드카는 지수선물이 급하게 움직일 때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추는 장치, 쉽게 말해 과속 방지턱입니다. 그런데 과속 방지턱은 내리막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코스피가 장중 5% 넘게 튀어 올라 6,600선을 넘은 8월 12일에도 사이드카가 걸렸습니다. 올해 22번째 매수 사이드카였습니다. 지수가 너무 빠르게 오를 때 걸리는 방지턱이죠. 내려갈 때만 급했던 것이 아니라 올라갈 때도 똑같이 급했다는 뜻입니다. 변동성은 한쪽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내려가는 출렁임이 무서워 떠난 분은 올라가는 출렁임까지 함께 두고 온 셈입니다. 이 근거는 절반만 살아남습니다.

11. "미국은 세금이 낮다"는 말은 어떨까요? 미국 주식을 직접 사면 양도소득세 22%(지방세 포함)를 냅니다. 연 250만 원까지는 기본 공제가 있습니다.

12. 22%가 높아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세율보다 계산 방식입니다. 해외 주식 양도소득은 분류과세입니다. 월급이나 사업소득과 섞지 않고 따로 정산하며, 건강보험료 계산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한 종목의 이익과 다른 종목의 손실을 상계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계산법이 다릅니다. 배당소득세 15.4%를 먼저 떼고,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어가면 그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종합과세됩니다. 최고 세율이 49.5%까지 올라가고 건강보험료에도 반영됩니다. 1억 원의 수익이 났을 때 미국 직접투자는 공제를 빼고 약 2,100만 원 안팎에서 끝나지만, ETF는 본인의 다른 소득에 따라 세금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주식 양도세는 증권사가 떼어 주지 않고 이듬해 5월 본인이 직접 신고해야 하며, 빠뜨리면 가산세가 붙습니다.

13. 여기서 비교 상대를 제대로 세워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비교는 미국 자산을 담는 두 방식 사이의 비교였습니다. 국내 주식을 사고파는 경우 일반 개인 투자자는 양도소득세가 없습니다. 즉 "세금 때문에 미국"이라는 말은 국장과 미장을 비교한 말이 아니라, 미국 자산을 어느 창구로 담을지 고를 때 맞는 말이었습니다. 이 근거도 절반만 살아남습니다.

14. 네 가지 중 가장 센 근거는 쏠림입니다. 코스피는 사실상 반도체 두 종목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 비중은 6월 19일 54.76%까지 올라갔습니다. 코스피의 나머지 수백 개 회사를 전부 합친 것보다 두 회사가 더 컸다는 뜻입니다. 8월 첫 주 들어 비중이 떨어져 8월 7일 기준 49% 정도가 됐지만, 절반 가까이라는 사실은 그대로입니다. 코스피 지수를 산다는 것은 결국 반도체 사이클을 산다는 말입니다.

15. 쏠림이 크다는 것은 두 회사가 잘 나갈 때는 지수도 같이 좋지만, 두 회사가 흔들리면 나머지 회사가 멀쩡해도 계좌가 함께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이 근거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잣대는 잠시 뒤 미국 시장에도 똑같이 대 보겠습니다.

16. "달러 자산이 안전하다"는 말은 방향은 맞지만 가격표를 보지 않은 말입니다. 미국 주식을 산다는 것은 달러를 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7월 29일 1,446.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8월 11일 1,415.9원으로 내려왔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1,400원대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지금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 나중에 원화가 강해질 경우 미국 주가가 오른 만큼이 환율에서 깎일 수 있습니다. 주식은 맞혀도 환율에서 잃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환전 스프레드 등 은행과 증권사의 수수료가 보통 1% 정도 붙습니다. 참고로 국내 상장 ETF로 미국 지수를 담으면 달러 환전 자체가 없습니다. 비싼 자산을 비싼 환율에 사는 이중 부담이라는 점에서 이 근거는 탈락입니다.

17. 정리하면 네 가지 중 온전히 살아남은 것은 쏠림 하나뿐입니다. 그래도 그 하나가 워낙 세서 옮기는 것이 맞았다는 주장이 나올 법합니다.

18. 7월에 실제로 바다를 건넌 돈이 미국에서 무엇을 샀는지 열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서학개미라 불리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7월 한 달 미국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46억 4,200만 달러, 약 6조 6,000억 원입니다. 6월 대비 633% 늘어난 규모이고 올해 들어 반년 만에 가장 큽니다.

19. 순위를 아래에서부터 올라가 보겠습니다. 5위는 스페이스X로 2억 1,269만 달러입니다. 지난 6월 나스닥에 역대 최대 규모로 상장한 우주 기업입니다. 4위는 알파벳으로 3억 6,429만 달러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니 놀랄 일은 아닙니다. 3위는 ProShares 울트라프로 QQQ로 3억 9,987만 달러입니다. 나스닥100 지수를 세 배로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입니다. 2위는 SK하이닉스 ADR로 8억 4,370만 달러입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예탁증서로, 같은 SK하이닉스를 미국 창구에서 사는 것입니다.

20. 1위는 SOXL로 37억 8,586만 달러입니다. 전체 순매수의 81%에 해당합니다. SOXL은 미국 반도체 기업을 묶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세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 이른바 3배 레버리지 ETF입니다. 지수가 하루 1% 오르면 3% 오르고, 1% 내리면 3% 내립니다.

21. 7월에 우리가 떠나온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출렁임이 견디기 힘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건너가서 고른 상품은 그 출렁임을 세 배로 키운 상품이었습니다. 멀미가 나서 배에서 내렸는데, 옆에 대기하던 세 배 빠른 모터보트로 갈아탄 셈입니다.

22. 더 결정적인 것은 같은 7월 국내 창구에서 개인이 무엇을 샀는지입니다. SK하이닉스 9조 100억 원, 삼성전자 5조 470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미국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예탁증서를 담으면서 한국에서도 같은 SK하이닉스를 조 단위로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7월에 벌어진 일은 국장에서 미장으로의 이주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반도체를 두 창구에서 나눠 산 것입니다. 국적을 바꾼 것이 아니라 주문 화면을 하나 더 연 것입니다. 누구를 탓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돈이 남긴 영수증이 그렇게 적혀 있다는 뜻입니다.

23. 이 명세서에는 더 이상한 대목이 있습니다. 반년 만에 최대로 사들였는데, 정작 서학개미 계좌에 담긴 평가 금액은 줄었습니다. 보관 금액 상위 열 개 종목의 평가액은 한 달 새 101억 6,000만 달러, 12% 줄었습니다. SOXL 한 종목만 보면, 7월에 37억 8,586만 달러가 들어갔는데 보관액은 6월 말 68억 7,940만 달러에서 7월 말 58억 150만 달러로 오히려 10억 달러 넘게 줄었습니다. 새로 넣은 돈보다 값이 빠진 폭이 훨씬 컸다는 뜻입니다.

24. 이유를 보려면 간단한 계산을 해 보면 됩니다. 100만 원이 10% 빠졌다가 다시 10% 오르면 원래대로 돌아올까요? 10% 빠지면 90만 원이고, 여기서 10% 오르면 9만 원이 붙어 99만 원입니다. 같은 폭으로 오르내렸는데 1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이를 변동성 침식 또는 변동성 drag라고 부릅니다. 물통에서 물을 퍼냈다가 다시 붓는데, 퍼낼 때마다 바가지에 물이 조금씩 묻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 침식은 출렁임이 클수록 급격히 커집니다. 30% 빠진 뒤 30% 오르면 70만 원이 91만 원이 되어 9만 원이 사라집니다.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3배 상품을 든 계좌에 손실이 남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25. 이 원리는 미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7월 30일 한국일보가 전한 CT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수 움직임을 두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국내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은 7월 22일 76조 3,700억 원에서 27조 6,400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3분의 1 남짓으로 쪼그라든 것입니다. 국내에서 그 소용돌이를 겪고 나온 돈이, 이번에는 미국 창구에서 3배 상품을 담았습니다.

26. 성적표도 기간에 따라 정반대로 나옵니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20년을 보면 미국 S&P500의 누적 수익률은 617%, 코스피는 234%입니다. 이 표만 보면 지금이라도 건너가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27. 그런데 기간을 최근으로 당기면 그림이 뒤집힙니다. 2025년 한 해 코스피는 75.63% 올라 세계 1위였고, 같은 해 S&P500은 17.9%였습니다. 올해도 8월 12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연초 대비 56% 올라 있는 반면, S&P500은 8월 초 기준 13.7%입니다. 다만 미국 쪽 수치는 배당을 재투자해 계산한 값이라, 배당을 뺀 코스피 수치와 나란히 놓으면 격차는 조금 줄어듭니다. 그래도 20년을 보면 미국이 이겼고, 최근 2년을 보면 한국이 훨씬 많이 올랐다는 결론은 같습니다.

28.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7월 말에 계좌를 정리한 결정은 어느 표를 보고 내린 것일까요? 대개는 20년치 표를 펼쳐 놓고 내린 결정이 아닙니다. 지난 6주 동안 자기 계좌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움직인 것입니다. 말로는 20년 데이터를 근거로 들지만, 실제로 방아쇠를 당긴 것은 6주짜리 데이터였습니다.

29. 그렇다면 반론이 남습니다. 단기 등락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시장 자체가 구조적으로 강하다는 주장입니다. 이 반론은 실제로 셉니다. 2026년 전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합은 약 152조 달러인데, 그중 거의 절반이 미국입니다. 뒤를 잇는 아홉 나라를 합쳐도 미국 하나를 넘지 못합니다. 수익성도 강합니다. S&P500의 2026년 순이익률 추정치는 13.9%로 10년 평균 11.0%보다 높고, 2026년 2분기 잠정치는 16.9%입니다. 미국에서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넘긴 비상장 기업이 775개인데, 그중 400개를 이민자가 창업하거나 공동 창업했습니다. 2026년 4월 기준 조사입니다. 미국 시장의 실력은 진짜입니다.

30. 그런데 앞서 쏠림 근거를 판정하면서 미뤄 둔 약속이 있었습니다. 미국에도 같은 잣대를 대 보겠다고 했습니다. 먼저 가격입니다.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은 10년 평균 이익으로 매긴 주가 수준을 보여 주는 지표인데, 2026년 7월 기준 40을 넘어 42 안팎까지 와 있습니다. 40을 넘긴 전례는 2000년 닷컴버블 직전 한 번뿐이었고, 그때 정점은 44 언저리였습니다. 미국 GDP 대비 시가총액을 보는 버핏 지표도 232~237% 수준으로 역사적 최고권입니다. 미국이 1년 동안 만들어 내는 생산의 두 배가 넘는 가치가 주식시장에 매겨져 있다는 뜻입니다.

31. 다음은 쏠림입니다. 미국 대형 기술주 일곱 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S&P500 시가총액 비중은 올해 6월 초 35%까지 올라 지수 역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1957년 이후 상위 일곱 종목의 평균 비중은 17% 정도였고, 종전 최고 기록은 2000년 닷컴 정점의 26%였습니다. 이후 쏠림이 조금 풀려 지금은 32%입니다. 이익 쪽은 더 집중돼 있습니다. 2026년 S&P500 전체 이익 증가분의 46%를 이 일곱 종목이 만들어 냅니다.

32. 두 시장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시가총액의 49%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미국은 일곱 종목이 32%를 차지합니다. 숫자만 보면 코스피의 쏠림이 더 심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32%는 역사 평균 17%의 두 배 가까이고, 닷컴 정점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구조는 여기서도 떠났던 곳과 똑같이 자라고 있습니다. 정도가 다를 뿐입니다.

33. 워런 버핏은 2026년 5월 2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지금 시장을 두고 "카지노가 붙어 있는 교회 같다"고 말했습니다. 투자도 투기도 아닌 도박에 가깝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8월 7일 무렵 이 발언이 다시 회자됐습니다. 석 달 전 나온 말이 지금 다시 읽히고 있는 셈입니다.

34.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습니다. 미국 시장의 실력은 진짜이고, 앞에서 세운 숫자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실력 있는 시장이냐는 질문과 지금 이 가격에 사도 되느냐는 질문은 서로 다릅니다.

35. 마지막으로 숫자 하나를 더 얹어 보겠습니다. 방금 본 시가총액 49%와 나란히 놓을 숫자입니다. 증권가 이익 전망치를 모아 보면, 두 회사가 코스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중은 2026년 기준 70.2%에 이릅니다. 49%는 몸값을 나눈 비율이고, 70.2%는 실제로 벌어들일 돈을 나눈 비율입니다. 재는 대상이 다른 두 숫자이고, 그 차이가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코스피는 몸값으로는 절반이지만, 배를 실제로 미는 힘은 대부분 두 개의 엔진에서 나옵니다. 엔진이 잘 돌 때는 이만한 배가 없습니다. 그러나 엔진 하나가 식으면 나머지가 아무리 멀쩡해도 배는 주춤합니다. 7월에 겪은 일도 나라 경제가 통째로 무너져서라기보다는 지수 전체가 한 산업의 사이클에 묶여 있어서 벌어진 일에 가깝습니다.

36. 그래서 질문의 대상이 바뀝니다. 문제는 자산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가 아니라, 한 곳에 얼마나 몰려 있느냐입니다. 국적만 바꾸고 쏠림을 그대로 들고 건넜다면 실제로 바뀐 것은 거의 없습니다. 과제는 나라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쏠림을 푸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들고 계신 두 회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회사인 것과 내가 그 주식을 집어 든 가격이 좋은 가격인 것은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회사에 대한 평가와 매수 단가에 대한 평가를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37. 무엇을 할지 정하기 전에 순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38. 첫째, 이미 열어 둔 절세 계좌부터 확인합니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인 IRP, 그리고 종합자산관리계좌인 ISA가 있습니다. 이 계좌들에서는 미국 주식을 직접 담을 수 없고,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ETF만 담을 수 있습니다. 해외 자산을 늘리려면 이 계좌부터 채우는 것이 순서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그중 16.5%가 세금으로 돌아옵니다.

39. 둘째, 일반 계좌에서 미국 주식을 직접 사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여기서 붙는 세금이 앞서 본 분류과세 양도소득세 22%입니다. 연 250만 원까지는 기본 공제가 있으므로, 해마다 나눠 실현하는 것과 한 해에 몰아서 파는 것은 손에 남는 돈이 꽤 다릅니다.

40. 셋째, 환전은 한 번에 몰아서 하지 않습니다. 지금 환율은 1,400원대로 역사적으로 낮은 자리가 아닙니다. 나중에 원화가 강해지면 주가가 올라도 원화로 돌아오는 돈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여러 번에 나누어 환전하는 것만으로 이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방향이 반대인 제도도 있습니다.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로 돌아오는 투자자에게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국내 시장 복귀 계좌가 있는데, 8월부터 12월까지 감면율이 50%로 줄었고 올해 말 제도가 끝납니다. 해당되는 분이라면 올해 안에 결론을 내야 할 사안입니다.

41. 넷째,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무엇을 하든 먼저 계좌를 열어 보시기 바랍니다.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가 들어간 국내 ETF, 미국 상장 반도체 상품, 반도체에 걸린 다른 모든 자산을 더하면 내 자산의 몇 퍼센트인지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계산기로 5분이면 나옵니다. 그 숫자가 절반을 넘는다면, 지금 고민의 이름을 "국장이냐 미장이냐"에서 "반도체 쏠림을 어떻게 풀 것이냐"로 바꾸셔야 합니다.

42. 네 가지 근거를 하나씩 두드려 봤습니다. 환율은 탈락했습니다. 변동성은 절반만 살아남았습니다. 세금은 국장이냐 미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창구로 닿느냐의 문제였습니다. 끝까지 버틴 것은 쏠림 하나였는데, 그 쏠림은 건너간 시장에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게다가 7월에 바다를 건넌 돈의 81%는 출렁임을 세 배로 키운 상품으로 갔습니다. 출렁임이 무서워 떠났다는 말과 정반대의 영수증입니다.

43. 그러니 탈출이 옳았느냐는 질문의 답은 계좌의 국적을 바꾸는 데 있지 않습니다. 쏠림과 순서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그 두 가지를 그대로 들고 건너가면 창고만 달라질 뿐입니다. 여러분을 움직인 근거 중 어느 것이 가장 컸는지 댓글로 알려 주세요.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시면 다음에도 감정 대신 숫자로 하나씩 따져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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