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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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율 상승은 양안 전쟁 우려·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이탈과 국내 해외투자 확대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봄. 한국의 순대외자산은 2024년 말 약 1.1조 달러(GDP 60~70%)로 해외투자가 크게 늘었음. 국내 주식은 PBR 0.8~0.9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이라 버블 주장은 과장이며, 미국 증시 조정 시 오히려 한국에 우호적일 수 있음.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목적의 저가 매수로 해석. 부동산은 서울·선호지역 양극화가 지속되며 신축 입주 감소로 전세가 하락은 어렵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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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양안(중국·대만) 전쟁 가능성입니다. 우크라이나 이야기를 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렇게 푸대접을 받는 것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물론 그 사람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러시아에 맞서 끝까지 싸우는 사람을 그렇게 대하는 미국 대통령이라면, 이 사람은 푸틴과 개인적으로 가깝고 친소 관계에 따라 그동안 도와주던 나라도 손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게 됩니다. 그러면 한국, 대만, 일본도 당연히 의문을 갖게 되죠. 여러분이라면 한국에 투자하고 싶으시겠습니까? 이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매일 바뀐다는 점입니다. 무역 관세를 부과한다, 아니다. 다음 달에 한다, 아니다. 내일 한다. 이렇게 매일 달라지면 불확실성이 너무 커집니다. 투자자들이 공포감을 느끼면 미국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도피할 가능성이 커지죠.
한국은 수출 비중이 크고 대기업의 외국인 지분 비중도 높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일종의 '현금 인출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한국인들도 "굳이 원화 자산에 투자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돈을 들고 해외로 나갑니다.
실제로 한국의 순대외 금융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은 2024년 말 기준 약 1.1조 달러입니다. 한국 1년 GDP가 약 1.8조 달러이니, GDP의 60~70% 정도가 해외에 쌓여 있는 셈입니다. 한국인들이 해외 투자를 엄청나게 늘렸다는 뜻이고, 이 과정에서 달러를 사서 나가니 달러 수요 압력이 높아져 환율이 오릅니다. 외국인이 팔아서 환율이 오른 측면도 있고, 공포 속에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은 안 된다"며 해외로 나가면서 환율이 오른 측면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대략 반반 정도의 비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30년째 들어온 이야기입니다. 제가 1993년 금융연구원에 다닐 때도 "한국도 일본형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는가"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계속 썼습니다. 그만큼 전형적인 레토릭이죠. "우리 경제가 일본 꼴 난다", "자산시장 버블이 심각하다"는 말이 늘 나오는데, 우리나라 주가는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입니다. 주당순자산가치 기준 PBR로 보면 0.8~0.9배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이 주가 수준을 두고 버블이라고 말하는 분들과는 대화가 어렵습니다.
PBR 0.9배에서 주식을 팔 수는 없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계속 펼치는 동안에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오히려 상황이 잠잠해질 수 있습니다. 2018년 말 미국 증시가 폭락한 뒤 2019년에 무역 분쟁이 잠잠해졌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미국 증시 조정이 나오면 오히려 우리에게 좋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환율 수준을 보면 기업 실적이 크게 나빠지기는 어려울 것 같고, 국제 상품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원가 부담도 줄고 있습니다.
다만 심리가 안 좋고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기업들이 세계시장 개척 같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어렵습니다. "일단 꽉 닫고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여서 수출도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진정되는 날이 오겠지만, 그 시점이 언제인지 모르니 "전약후강(前弱後强)", 즉 "앞은 약해도 뒤는 강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죠. 저도 상저하고(上低下高)로 보지만, 좋아지려면 반등의 계기, 즉 트리거가 필요한데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회복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잠잠해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 신호가 없습니다. 당분간은 시장이 재미없는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계속 줄여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매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연말 국내주식 목표 비중이 14.8~14.9%인데,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전체 운용자산의 12% 정도입니다. 목표보다 낮은 상황이니 팔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저가 매수를 하는 쪽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예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리밸런싱, 즉 비율을 맞추려고 저가에 사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서울 일부 지역, 과천 등은 오르지만 다른 지역은 힘을 쓰지 못하는 양극화 시장입니다.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2022년 투자 심리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켰던 사람들이 지금 굉장히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갭투자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회복이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2023년부터 수출이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조선, 반도체 등 특정 부문에만 경기가 좋아졌습니다. 대기업 직장인은 전체 근로자의 약 10% 정도인데,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부동산만 움직였습니다. 금리 인하 효과는 나타나겠지만 당장은 대출 금리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선별적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사적 평균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 가격이 크게 내려가기는 어렵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처럼 1만 세대 가까이 입주하더라도, 전체 전세 수요에 비해 신축 공급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전세 가격이 올라오면 손실을 보고 물려 있는 갭투자 지역들도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 부동산 시장은 주식 시장보다 더 낙관적으로 보입니다.
전세 사기의 최대 피해 지역은 결국 오피스텔과 빌라였습니다. 그쪽 시장은 정말 힘들어졌고 월세도 많이 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월세 부담 때문에 아파트 전세로 옮겨가면서 아파트 전세 가격이 오른 면도 있습니다. 전세 사기 우려 속에 "그래도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죠.
우리나라는 인구 절벽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인구가 5년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가 줄어드는 곳은 노인 인구는 많고 젊은 여성 인구는 적은 지역입니다. 이런 인구소멸 지역의 부동산이 오를 수는 없습니다.
통계청 장래 시도 인구 추계를 보면 경기권과 중부권은 2040년까지 계속 인구가 늘어납니다. 지방 인구가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구 변화를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20년 전에는 인구가 감소하면 집값이 빠진다고 봤고, 부분적으로는 맞았습니다.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은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구가 집중되는 수도권, 그중에서도 신축 아파트는 다릅니다. 1인당 소득이 늘어나면서 더 나은 주거 여건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앙값(50등 정도)의 가격은 내려갈 수 있지만, 단순평균이 아닌 가중평균으로 보면 고가 주택이 빠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평당 2억, 3억이 맞는지는 저도 확신할 수 없지만, 선호되는 주택은 소득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빠지기 어렵다고 봅니다.
집값이 오르면 재건축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건축비가 상승하면서 추가 분담금 문제 때문에 재건축이 어려운 아파트가 많습니다. 특히 가지고 있는 지분 가치가 적어서 더 좋은 집을 받으려면 돈을 많이 내야 하는 단지는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면 재건축은 진행됩니다. 추가 분담금을 내고도 충분히 남기 때문입니다. 즉 재건축은 주변 시세를 따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축비도 이제 꺾일 것으로 봅니다. 철근, 시멘트, 석탄, 목재 등 원자재 가격이 모두 떨어지고 있어 건축비가 끝없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긴 시야에서 보면 대지지분이 많고 주변 시세가 괜찮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투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현재 나타나는 여러 징후를 모아 추리해 보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의 투자에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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