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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 1만 달러가 203만원 줄었다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마켓브리프 · 2026-09-24 · 유튜브 시청 11 · Board Views 3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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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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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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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6월 8일 장중 1561.5원 고점 후 9월 22일 1358.2원으로 하락해 원화 기준 달러 자산 가치가 줄었다. 7월 이후 개인 달러 예금이 급증했고, 9월 19일 미 금리 인상 후 환율이 급락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매도 중단(9/7)도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가 다수는 연말 환율을 1350~1400원대로 보며 상방·하방 요인이 공존한다고 평가했다.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환율이 꼭대기에서 내려온 석 달, 두 장부가 말하는 것

01. 아무것도 안 했는데 203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통장 속 1만 달러는 그대로인데 말이죠. 지난 6월 1561만 원이던 그 달러가 오늘은 1358만 원밖에 되지 않거든요. 6월 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1.5원,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였어요. 9월 22일 종가는 1358.2원입니다. 문제는 그 꼭대기 근처에서 달러가 가장 많이 쌓였다는 점인데요.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7월 말 달러 예금은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어요. 달러로 적은 장부와 원화로 적은 장부가 서로 다른 숫자를 가리키는 셈이죠. 누가 잃었고 누가 웃고 있는지, 그리고 환율은 여기서 다시 오를지 두 장부를 나란히 펼쳐 보겠습니다.

꼭대기의 아침, 세 갈래 힘

02. 환율이 가장 높았던 6월 8일 아침 외환 시장은 1555.2원에서 문을 열었어요. 전날보다 16원이 뛴 채 출발한 거죠. 장 막바지에는 그 꼭대기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금융위기 한복판이던 2009년 이후 서울 외환 시장이 처음 겪는 높이였습니다. 그날 달러를 밀어올린 힘은 세 갈래였어요. 미국 5월 일자리가 17만2000개 늘었다는 발표는 예상치 8만8000개의 두 배 가까운 숫자였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혔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소식이 겹쳤죠. 여기에 외국인은 20거래일 내리 한국 주식을 팔고 그 돈을 달러로 바꿔 나가고 있었습니다. 외환 당국은 긴급 회의를 열어 투기적 거래와 쏠림을 엄정히 살피겠다고 경고했고요. 그런데 진짜 이야기는 이 꼭대기가 아니었습니다. 달러가 본격적으로 쌓인 건 환율이 내려오기 시작한 그다음 달이었거든요.

할인이라 믿은 가격에 쌓인 달러

03. 7월 월평균 환율은 1497원. 꼭대기보다 64원 낮아진 자리였어요. 그 한 달 동안 국내 달러 예금은 150억 달러 넘게 불어났습니다. 7월 말 잔액은 1089억 달러로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이었죠. 한국은행은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 선매수를 꼽았어요. 떨어졌으니 지금이 싸다고 본 겁니다. 1561원을 본 눈에는 1497원이 할인 가격처럼 보였을 테니까요. 그 무렵 정반대로 움직인 곳도 있었습니다. 국민연금은 6월부터 선물환 매도로 달러를 파는 쪽에 있었어요. 같은 꼭대기를 올려다보고도 한쪽은 사고 한쪽은 팔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할인이라 믿었던 그 가격 아래로 환율은 160원을 더 떨어집니다.

달러 장부는 늘었고, 원화 장부는 줄었다

04. 그 사이 달러로는 불어났는데 원화로는 쪼그라든 돈이 생겨났어요. 그 크기는 30조 원이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진 미국 주식은 7월 2일 1839억 달러 어치였어요. 두 달 뒤인 9월 3일에는 1908억 달러로 불어났고요. 달러 장부만 보면 69억 달러가 늘어난 겁니다. 그런데 같은 날의 환율로 원화 장부에 옮기면 숫자가 거꾸로 움직여요. 286조 원이던 금액이 256조 원으로 내려앉았거든요. 주식은 더 샀는데 원화로 잰 재산은 30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두 장부를 가른 건 단 하나, 환율이었어요.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555.8원에서 1340.5원으로 215원 넘게 떨어졌죠. 1달러짜리 주식이 그대로 있어도 원화로는 215원씩 깎여 나간 겁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7월 초부터 9월 4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미국 종목 다섯 개는 달러 기준으로 22.0% 떨어졌어요. 원화로 다시 세면 손실은 32.3%로 커집니다. 주가에 한 번, 환율에 또 한 번 맞은 셈이죠. 1억 원을 넣었다고 하면 차이가 더 선명해집니다. 처음 환율 그대로라면 7800만 원이 남지만, 지금 환율로 재면 6770만 원이 찍혀요. 같은 계좌 안에서 130만 원이 장부를 바꿔 읽는 순간 사라지는 거죠. 그렇다면 어느 장부가 진짜일까요? 달러로 받고 달러로 쓸 사람에게는 달러 장부가, 원화로 생활비를 쓸 사람에게는 원화 장부가 진짜 성적표입니다. 대부분의 50대, 60대가 서 있는 자리는 아무래도 뒤쪽일 수밖에 없고요. 제 생각에는 달러 투자의 진짜 수익률은 원화로 바꾸는 날 정해집니다.

왜 석 달 반 만에 이렇게 무너졌나

05. 그렇다면 환율은 왜 이렇게 가파르게 무너졌을까요? 답을 찾으려면 이상한 장면 하나부터 봐야 합니다. 9월 19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어요.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의 인상이었죠. 6월에는 올릴지도 모른다는 신호만으로 환율이 꼭대기까지 밀려 올라갔는데, 정작 올리고 난 뒤 첫 거래일 환율은 1382원대로 내려갔습니다. 다음 날에는 하루에만 22.8원이 빠졌고요. 같은 재료가 정반대로 작동한 겁니다. 실마리는 하루 먼저 움직인 이웃에 있었어요. 9월 18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렸거든요. 직전 인상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연 1.25%가 된 건데, 1990년 이후 가장 짧은 간격이었습니다. 엔화가 힘을 받자 원화도 그 흐름에 올라탔고, 한국은행 역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려 둔 상태였죠. 미국만 올린 게 아니라 이번에는 다 함께 올리는 판이 된 겁니다. 두 번째 실마리는 돌아온 외국인입니다. 6월에 한국 주식을 쉬지 않고 팔던 그 손이 지금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면서 달러를 원화로 바꾸고 있어요. 세 번째는 수급이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원화가 필요한 수출 기업들이 쌓아 둔 달러를 시장에 내놓았거든요. 마지막으로 국제 유가가 내림세를 타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 대화 기류가 돌면서 중동 불안도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6월에 꼭대기를 만든 힘을 떠올리면 그림이 한결 선명해져요. 중동의 긴장은 누그러졌고, 달러로 피신하던 외국인은 귀환으로 돌아섰으니까요. 그 속도가 7월 1497원이던 월평균을 한 달 만에 1406원까지 끌어내렸습니다.

가장 깊었던 날, 국민연금이 손을 뗐다

06. 이 추락이 가장 깊었던 9월 7일, 국민연금은 조용히 손을 뗐습니다. 그날 오전 9시 59분 환율은 1334.7원까지 내려앉았어요. 202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숫자였죠. 그리고 그날 시장에 한 줄짜리 소식이 돌았습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멈췄다는 거였는데요. 이 소식이 왜 그렇게 컸는지 알려면 국민연금이 어떤 돈을 굴리는지부터 봐야 해요. 지난해 말 적립금은 1458조 원. 한 해 수익률은 18.82%로 기금이 생긴 뒤 가장 높았습니다. 지금 50대와 60대가 매달 받을 연금을 바로 이 돈이 떠받치고 있죠. 그런데 이 기금은 해외 자산을 많이 들고 있어서, 환율이 내리면 원화 장부가 그만큼 얇아집니다. 4월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자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의 환헤지 비율을 10%에서 15%로 넓혀 두었어요. 환헤지란 앞으로 달러 값을 미리 정해 두는 약속입니다. 6월 1500원대 꼭대기에서 국민연금은 이 약속으로 달러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미리 팔아 둔 셈이죠. 그리고 환율이 1330원대로 떨어지자 그 약속을 멈추고 거꾸로 돌아섰어요.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충분히 낮아졌다고 보고 달러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중 1334.7원까지 밀렸던 환율은 그날 1340.5원에 거래를 마쳤어요. 여기서 앞의 장면을 겹쳐 보면 소름이 돋습니다. 개인과 기업은 내려오는 길목에서 달러를 쌓았고, 국민연금은 꼭대기에서 팔고 1330원대에서 멈췄어요. 같은 환율을 보고 정반대의 순서로 움직인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한 번의 멈춤이 하락 흐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봤어요. 속도를 늦추는 정도라는 거죠.

같은 203만 원, 반대편 장부의 이름

07. 그렇다고 모두가 읽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같은 203만 원이 반대편 장부에서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적히고 있었거든요. 미국에 사는 자녀에게 1만 달러를 보내야 하는 부모를 떠올려 볼까요? 6월 8일 꼭대기에 보냈다면 1561만 원이 넘게 들었을 돈인데, 오늘 환율로는 1358만 원이면 됩니다. 달러를 가진 사람에게는 203만 원이 손실로 적히지만, 달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아낀 돈으로 적히는 거죠. 해외 유학 학비를 달러로 내는 집도 같은 쪽 장부에 있고요. 이 뒤집힌 장부는 나라 전체에도 펼쳐져 있어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수입물가는 한 달 전보다 2.4% 내렸습니다. 6월부터 석 달 내리 내림세였고요. 그런데 이 숫자에는 이상한 점이 하나 있어요. 같은 8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76.75달러에서 88.75달러로 15.6%나 뛰었거든요. 기름값이 이렇게 올랐는데 수입물가는 오히려 떨어진 겁니다. 두바이유를 그달 환율로 원화로 바꿔 보면 오른 폭은 8.6%로 줄어들어요. 기름값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를 환율이 조용히 삼켜 버린 셈입니다. 식탁에 가까운 품목일수록 더 또렷하고요. 수입 커피는 한 달 새 9.3%, 소비재 전체로는 4.4%가 내렸어요. 하지만 웃는 장부 뒤편에는 우는 장부도 함께 적히고 있습니다. 같은 달 수출물가는 3.7% 떨어졌는데,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어요. 똑같은 물건을 똑같은 달러에 팔아도 원화로 받는 돈이 줄어든 거예요. 추석 앞에 수출 기업들이 서둘러 달러를 내놓은 데는 이런 계산도 깔려 있었을 테고요. 결국 환율이 내린다는 건 누군가의 지갑에서 다른 누군가의 지갑으로 돈이 옮겨 가는 일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내 지갑이 어느 쪽에 있느냐인데요.

장부가 확정되는 날: 환전과 세금, 한도

08. 달러 장부의 손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칸이에요. 그 칸의 이름은 환전하는 날입니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전까지 203만 원은 장부 위에만 있는 숫자예요. 계좌의 달러 숫자는 그대로고, 손실이 진짜 돈이 되는 건 그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순간이죠. 두 번째 칸은 세금입니다. 여기서 뜻밖의 반전이 나와요. 해외 주식을 팔아 남긴 차익은 사고파는 날의 환율로 각각 원화로 바꿔 계산합니다. 1561.5원에 미국 주식 1만 달러 어치를 샀다가 지금 1만 달러를 팔았다고 해 볼까요? 달러 장부로는 손익이 없는데, 원화로 옮기면 샀을 때보다 원화 금액이 줄어들어 손실로 적힙니다. 원화 장부가 손실이라면 그 거래에는 양도소득세가 붙지 않는 거죠. 달러 예금은 결이 조금 다른데요. 환율 변동으로 생긴 차익에는 세금이 없지만, 붙는 이자에는 15.4%가 과세됩니다. 세 번째 칸은 예금자 보호 한도예요. 지난해 9월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는 금융회사 한 곳당 1억 원으로 올라갔고, 달러 예금도 원화로 환산해 여기에 들어갑니다. 같은 은행의 원화 예금과 합쳐서 계산되고요. 환산하는 날의 환율에 따라 지켜지는 달러의 크기도 달라져요. 1561.5원일 때 1억 원은 약 6만 4000달러. 1358.2원이면 7만 3000달러가 넘습니다. 환율이 내려갈수록 같은 한도 안에 더 많은 달러가 들어가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 칸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달러가 결국 어디에 쓰일 돈이냐는 질문이에요. 자녀 학비나 해외 생활비처럼 달러로 나갈 돈이라면 환율은 잠시 스쳐 가는 숫자에 가깝지만, 노후 생활비로 쓸 돈이라면 환전하는 날의 환율이 곧 결과가 됩니다.

1년 전과 닮은 장면, 그러나 다른 바닥

09. 지금 1350원대라는 숫자는 1년여 전에도 똑같이 본 적이 있어요. 2025년 6월 환율은 1350원선이었습니다. 두 달 전인 4월에는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1484원까지 치솟았다가, 미국의 약달러 기조와 위험자산 선호를 타고 한꺼번에 미끄러져 내려온 자리였죠. 꼭대기를 찍고 빠르게 내려와 1350원에 닿는 흐름까지, 지금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어요. 그런데 그다음 장면이 문제였습니다. 하반기 들어 환율은 다시 방향을 틀어 1480원 근처까지 되돌아갔거든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엔화가 약해지자 원화도 함께 끌려 내려갔어요. 불안할 때 달러로 몰리는 흐름이 다시 살아났고, 해외로 나가는 투자도 계속 늘어났고요. 그 해의 1350원은 바닥이 아니라 반환점이었던 셈입니다. 흥미로운 건 올해 초에 나온 전망이에요. 한 환경 분석기관은 올해 환율이 1350원에서 1500원 사이를 오가고, 상반기엔 1400원대 중반에 머물다 하반기엔 원화가 강해질 거라는 그림을 그렸어요. 실제로는 6월에 1561.5원을 찍으면서 그 범위의 위쪽 끝을 60원 넘게 뚫었습니다. 그리고 석 달 뒤, 연말쯤으로 봤던 1350원선에 오히려 먼저 도착했죠. 방향은 맞았지만 그 사이 길은 아무도 맞히지 못한 겁니다. 다만 1년 전과 지금이 똑같지는 않아요. 1년 전 환율을 되돌린 힘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지금 반대편에 있거든요. 그때는 엔화가 약해지며 원화를 끌어내렸지만, 지금은 엔화가 오르며 원화를 끌어올리고 있어요. 금리 역시 그때와 달리 한국은행이 두 번이나 먼저 올려 둔 상태입니다. 같은 1350원이어도 그 밑에 깔린 바닥의 재질이 다르다는 얘기죠.

연말 환율, 전문가 21명의 전망

10. 그렇다면 남은 힘들은 이번에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을까요? 한국경제가 9월 16일 그 질문을 국내외 외환 전문가 21명에게 던졌습니다. 올해 마지막 날 환율은 어디쯤일까? 답을 펼쳐 보면 한 칸에 사람이 몰려 있어요. 1300원에서 1350원 사이가 아홉 명, 1350원에서 1400원 사이도 아홉 명이었거든요. 21명 가운데 18명이 지금 환율 언저리에 좁은 띠를 그은 겁니다. 1400원 위를 본 사람은 두 명, 1300원 밑을 본 사람은 한 명뿐이었고요. 그런데 앞의 장면을 떠올리면 이 쏠림이 마냥 든든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올해 초에도 전망은 한 띠에 모여 있었고, 환율은 그 띠를 뚫고 올라갔으니까요. 그래서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환율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는 힘입니다. 신한투자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네 가지를 꼽았어요. 첫째는 중동 전쟁이 길어지며 치솟는 유가, 6월 꼭대기를 만든 바로 그 재료입니다. 둘째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에요. 셋째는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와 배당 등 달러 유출 일정이고, 넷째가 9월 7일 멈춘 국민연금의 환헤지입니다. 시장에 달러를 풀어주던 손 하나가 이미 빠져 있는 거예요. 이 네 가지를 근거로 그는 연말 환율이 1350원대 중반을 웃돌 거라고 봤습니다. 반대로 끌어내리는 힘도 버티고 있어요. 다수 전문가가 든 근거는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만든 원화의 체력이었습니다.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1200원대까지 떨어질 거라는 전문가도 네 명이나 됐고요. 결국 앞으로의 환율은 한 숫자가 아니라, 위로 당기는 힘과 아래로 누르는 힘의 줄다리기에 가깝습니다. 추석 앞에 쏟아지던 수출 기업의 달러가 연휴 뒤 잦아들면 첫 번째 시험대가 찾아오겠죠. 환율의 다음 칸은 아직 비어 있지만, 두 장부가 지금까지 보여 준 것은 이미 분명합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릴 때 한 번쯤 멈춰서 보는 것, 이번 석 달의 교훈이 그것 같아요.

달러는 줄지 않았다, 자리만 옮겼다

11. 6월 꼭대기에서 9월 1350원대까지 석 달 반 동안 달러는 한 장도 줄지 않았습니다. 사라진 것은 원화로 적힌 숫자였고, 그 숫자는 사라진 게 아니라 자리를 옮겼어요. 달러를 쥔 쪽에서 달러가 필요한 쪽으로, 파는 쪽에서 사는 쪽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 흐름의 한가운데에는 가장 비쌀 때 가장 많이 쌓인 달러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몰릴수록 장부는 조용히 반대편으로 기울곤 하니까요. 이번 흐름에서 가장 무거운 쪽은 환헤지, 그리고 원화로 돌아와야 할 해외 자산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특정 상품이나 환전 시점을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환율의 다음 방향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달러를 어디에 쓸지는 집집마다 다르니까요. 다만 서랍 속에 여행 끝에 남은 달러가 있다면, 오늘 그 서랍이 조금 가벼워졌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그 위에 적힌 숫자만큼은 그대로라는 것. 두 장부가 남긴 작은 위로가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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