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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최고치 코앞, 지금 사도 될까? 20년간 최악의 타이밍에만 산 사람의 결과

별별경제 · 2026-09-25 · 유튜브 시청 781 · Board Views 6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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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현금#금리#헤지펀드#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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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별별경제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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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이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조정 중인 상황에서, 20년간 매년 최고점에 매수한 로지도 현금 보유자보다 3배 이상 많이 벌었다는 찰스 슈왑 실험을 근거로 '지금 사도 되나'보다 '어떻게 사나'가 중요하다고 주장. 예금 금리 3%대와 물가 3.1%를 비교하며 장기 인덱스 투자와 정기 분할 매수, 생활자금 분리, 하락 시 매도 금지를 제시. 채널은 SMP500 시리즈 1편으로 소개.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27번 갈아치웠습니다. 지금은 8월에 찍은 최고점 바로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있죠. 그러자 어김없이 이 질문이 쏟아집니다.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답부터 드리겠습니다. 20년 동안 매년 그해 가장 비쌌던 날에만 산 사람이 있습니다. 운이 이보다 나쁠 수 없는 사람이죠. 그런데 이 사람의 계좌는, 주가가 떨어지면 사겠다며 같은 돈을 현금으로 들고 기다린 사람보다 세 배 넘게 컸습니다. 비싸게 산 것보다 안 산 것이 훨씬 비쌌던 거예요. 다만 이 공식이 통하지 않았던 시기도 미국에 있었습니다. 배당까지 다 챙겨도 13년 동안 주식이 현금만도 못 벌었던 시기요. 그게 언제였는지, 그리고 지금 산다면 어떻게 사야 그 함정을 피하는지가 오늘 이야기의 끝입니다.

02. 그전에 하나 짚고 가죠. 요즘 예금 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왔습니다. 한국은행 집계로 7월에 새로 가입한 저축성 예금 금리가 평균 3.16%였거든요. 그럼 그냥 예금해 두면 되지 않나 싶으실 겁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 발표된 8월 물가 상승률이 3.1%였습니다. 이자에서 세금을 떼고 나면 오히려 물가에 뒤지는 셈이에요. 통장 숫자는 늘어도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줄어드는 겁니다.

03. 그래서 다들 S&P500을 보는 건데, 여기에 이상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아내에게 남길 돈의 90%를 지수를 통째로 사는 S&P500 인덱스 펀드에 넣으라고 적어 뒀어요. 그런데 정작 버핏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금고에는 현금과 단기 국채가 우리 돈 500조 원 안팎으로 쌓여 있었습니다. 사라고 한 사람이 정작 안 산 걸까요? 이 모순은 영상 뒷부분에서 풀리는데, 그 답이 곧 S&P500을 어떻게 사야 하는지와 이어집니다. 끝까지 보시면 지금 사도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야 하느냐로 질문이 바뀌실 겁니다. 그럼 꼭대기에서만 산 사람이 어떻게 기다린 사람을 이겼을까요?

04. 미국 증권사 찰스 슈왑이 이 질문을 실험으로 돌려 본 적이 있습니다. 2005년부터 20년 동안 다섯 사람이 해마다 똑같은 돈 2,000달러를 S&P500에 넣는다는 설정이에요. 금액도 기간도 같고, 다른 건 언제 넣느냐 하나뿐이죠.

05. 첫 번째 사람 피터는 운이 완벽해서 매년 그해 가장 싼 날을 정확히 골라 샀습니다. 애슐리는 고민하지 않고 매년 첫 거래일에 바로 넣었고요. 매튜는 그 돈을 열두 번으로 쪼개 매달 나눠 샀습니다. 그리고 로지가 있죠. 20년 내내 그해 가장 비쌌던 날에만 산, 앞에서 말씀드린 바로 그 사람이에요.

06. 마지막 레리는 신중한 사람입니다. 떨어지면 사겠다며 돈을 T-빌에 넣어 두고 때를 기다렸거든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초단기 국채로, 이자는 조금 붙지만 주가와는 무관해서 현금과 다를 게 없는 자산이죠. 레리는 20년 내내 적당한 때를 기다리기만 하다가 끝내 주식을 한 주도 사지 못했습니다.

07. 버스 정류장을 떠올려 보시면 쉬워요. "이번 버스는 너무 붐비니 다음 걸 타자" 하며 정류장에 서 있기만 한 사람이 레리이고, 나머지 넷은 서서 가든 앉아서 가든 일단 올라탄 사람들입니다. 버스는 누가 타든 말든 제 길을 가고요. 이제 순위를 뒤에서부터 공개해 보죠.

08. 꼴찌는 레리였습니다. 20년 뒤 계좌에 남은 돈은 47,357달러, 넣은 원금에 이자가 조금 얹힌 정도예요. 그럼 4등은 누굴까요? 매년 꼭대기에서만 산 로지입니다. 로지의 계좌는 151,343달러까지 불어났거든요. 가장 운이 나쁜 사람이 꼴찌가 아니라, 꼴찌보다 세 배 넘게 가져간 거예요.

09. 여러분은 이 다섯 명 중 누구에 가까우세요? 최고치 뉴스를 볼 때마다 "조금만 더 지켜보자"며 미뤄 왔다면, 지금 서 계신 곳은 레리의 정류장일지도 몰라요.

10. 3등은 매튜로 166,591달러였습니다. 타이밍을 한 번도 고민하지 않고 달력대로만 산 사람이 최악의 타이밍이었던 로지를 앞선 거죠.

11. 2등은 매년 첫날 한 번에 넣은 애슐리로, 217,552달러를 모았습니다. 1등은 예상하신 대로 완벽한 타이밍의 피터, 186,077달러... 아, 순서가 헷갈리시겠지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실제 결과는 피터가 1등, 애슐리가 2등, 매튜가 3등, 로지가 4등, 레리가 꼴찌였습니다. 눈여겨볼 건 애슐리가 피터의 약 92%를 가져갔다는 점이에요. 해마다 아무 생각 없이 첫날 산 사람과 신의 타이밍 사이의 거리가 고작 이 정도였던 거죠.

12. 요즘 같은 때라면 레리의 선택이 오히려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9월 23일 5.1%대까지 올랐고, 장중에는 2007년 중반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거든요. 주가가 흔들리는 걸 견디지 않아도 미국 정부가 이만큼 이자를 준다는 뜻이니, 채권이 주식의 경쟁자로 돌아왔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그날 S&P500이 뒷걸음질 친 것도 이 금리 부담이 컸고요.

13. 하지만 레리가 실제로 기다린 20년을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아스와스 다모다란 교수의 자료로 계산하면, 2005년부터 2024년까지 T-빌이 번 돈은 연 1.62%에 그쳤거든요. 금리가 높은 시기는 영원하지 않고, 그 시기가 지나간 뒤 기다린 사람 손에 남는 건 얇은 이자뿐이었던 거예요. 레리의 계좌가 원금 근처에 머문 이유가 이거죠.

14. 반전은 하나 더 있습니다. 완벽한 피터와 최악의 로지 사이의 간격을, 로지와 레리 사이의 간격 옆에 놓아 보면 3분의 1밖에 안 돼요. 20번 모두 바닥을 잡은 실력과 20번 모두 꼭대기를 잡은 불운의 차이보다, 시장 안에 있었느냐 밖에 있었느냐의 차이가 훨씬 컸던 겁니다.

15. 이유는 두 사람이 치른 비용의 성격에 있어요. 로지가 치른 대가는 매년 조금 비싸게 샀다는 것 하나인데, 레리가 치른 대가는 그 기간의 상승 전체였죠. 그리고 그 상승은 다음 상승을 또 낳고요. 이 기간 S&P500이 배당까지 합쳐 연평균 10% 넘게 올랐으니, 그 복리를 통째로 놓친 레리에게는 따라잡을 방법이 없었던 거예요.

16. 이 결과가 운 좋은 한 번이 아니라는 것도 슈왑이 확인했습니다. 1926년 이후 20년짜리 구간을 전부 같은 방식으로 돌려 봤거든요. 구간은 모두 여덟 개였고, 그중 한 개에서 다섯 명의 순위가 위와 똑같았습니다. 한 개만 먼저 짚어 둘게요. 이 실험에는 세금과 수수료가 빠져 있고, 미국 S&P500을 기준으로 한 가상 시뮬레이션입니다. 실제 계좌라면 숫자는 이보다 줄겠죠. 다만 다섯 명 모두 같은 조건에서 비용을 치르는 구조라 순서까지 흔들 요인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17. 그럼 이런 반론이 나올 만하죠. 그 20년이 마침 미국 주식이 잘 나간 시기 아니냐고요. 타당한 의심이에요. 그래서 기간을 거의 한 세기로 늘려 보겠습니다. 다모다란 교수의 자료로 보면 S&P500은 192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약 10%씩 불어났어요. 단, 배당을 재투자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회사가 나눠 준 배당을 쓰지 않고 그 돈으로 주식을 다시 사는 걸 말해요. 그리고 이건 명목 수익률이에요. 물가 상승을 빼고 실질 수익률로 바꾸면 연 6%대 중반으로 내려오죠. 같은 기간 채권은 연 3.4% 정도에 머물렀고요. 해마다 몇 퍼센트포인트 차이로 보이지만, 거의 100년 동안 복리가 붙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그 시작에 S&P500에 넣은 1달러가 배당을 재투자하며 지난해 말 11,576달러가 됐거든요. 레리의 방식을 한 세기 내내 고집했다면 무엇을 놓쳤을지를 이 숫자가 보여 주는 거죠.

18. 버핏도 같은 걸 확인했습니다. 주주 서한에서 그는 10년 단위로 구간을 잘라 봤더니 43개 구간 전부에서 S&P500이 오른 횟수가 떨어진 횟수보다 많았다고 적었어요. 어느 구간을 골라도 결국 오른쪽이 이겼다는 뜻이죠. 다만 이 평균을 읽을 때 조심할 게 하나 있습니다. 최근 몇 년의 성적은 이 평균보다 훨씬 좋았거든요. 같은 자료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만 떼어 보면 연 14.68%였습니다. 역사 평균 10%를 한참 웃도는, 유난히 순한 바람이 불던 구간이었던 거죠. 문제는 20년을 앞으로의 기대치로 들고 들어갈 때 생겨요. 한 해 10%만 올라도 실망스럽고, 몇 년 제자리걸음이면 계좌를 정리하고 싶어지니까요. 기대를 어디에 두느냐가, 떨어질 때 버틸지를 미리 정해 버리는 셈이에요.

19. 그런데 100년 동안 같은 회사들이 버틴 것도 아닌데 지수는 어떻게 계속 올라왔을까요? 답은 명단에 있습니다. 선수가 부진하면 감독이 알아서 벤치로 빼고 새로 뜨는 선수를 넣어 주는 팀을 떠올려 보세요. 팬은 팀만 응원하면 되고, 선수 교체는 신경 쓸 필요가 없죠. 지수에서는 이 교체를 편입과 퇴출이라고 불러요. S&P500은 미국 상장 주식 시가총액의 약 80%를 담고 있는데, 그 명단을 지수 회사가 계속 다시 짭니다.

20. 2010년 개편이 상징적인 장면이에요. 1957년 지수가 처음 출범할 때부터 53년 동안 자리를 지킨 코닥이 빠지고, 같은 개편에서 넷플릭스가 새로 들어왔죠. 필름 회사가 무너지는 동안 코닥 주식을 끝까지 쥐고 있던 사람은 큰 손해를 봤을 거예요. 하지만 지수를 산 사람은 코닥 대신 넷플릭스가 들어간 새 명단을 자동으로 받아 들었고요. 로지가 비싸게 산 것도 특정 회사가 아니라, 이렇게 계속 새로 짜이는 명단이었습니다.

21.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명단도 아니에요. 상장한 지 12개월이 지나고 회계상 흑자를 내야 한다는 요건이 있어서, 올해 상장한 기업이라도 빨라야 2027년 중반에야 편입될 수 있습니다. 검증을 통과한 회사만 들어오고, 약해진 회사는 밀려나는 구조. 그게 100년의 우상향을 떠받친 셈이죠.

22. 그럼 이 명단을 사람이 직접 더 잘 고르면 되지 않을까요? 버핏은 여기에 돈을 걸었습니다. 2008년부터 10년 동안, S&P500 인덱스 펀드 하나와 헤지펀드 전문가가 고른 펀드 다섯 개를 맞붙인 거예요. 다섯 개 펀드가 다시 나눠 맡긴 헤지펀드만 200곳이 넘는, 말 그대로 전문가 연합이었죠.

23. 첫해인 2008년에는 다섯 개 펀드가 모두 인덱스를 이겼어요. 금융 위기로 시장이 무너진 해였죠. 그런데 이후 9년 동안은 해마다 합계로 인덱스에 뒤졌습니다. 10년이 끝났을 때 인덱스 펀드의 성적은 연 8.5%였어요. 전문가 쪽 다섯 개 가운데 이 숫자를 넘은 펀드는 하나도 없었고요. 가장 잘한 곳도 연 7%대, 가장 못한 곳은 연 0.3%에 그치다 마지막 해에 문을 닫았습니다. 10년치로 쌓아 보면 더 선명해져요. 인덱스 쪽에 넣은 돈은 10년 동안 125.8% 불어나 두 배를 훌쩍 넘었죠. 반면 가장 부진했던 그 펀드는 9년을 굴리고도 누적 2.8%, 원금을 거의 그대로 돌려받고 청산된 셈이에요.

24. 실력이 모자한 사람들이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된 이유가 있어요. 바로 수수료입니다. 헤지펀드 쪽은 성과와 상관없이 매년 떼어 가는 기본 수수료만 연 2.5% 안팎이었어요. 고르는 실력으로 그 비용을 해마다 넘어서기란 쉽지 않았던 겁니다. 고르는 것보다 통째로 사는 쪽이 이긴 거죠.

25. 그런데 연 10%라는 평균 안에는 한 세대 전체가 13년을 버텨야 했던 구간도 들어 있습니다. 영상 처음에 말씀드린 그 시기요. 2000년 3월 S&P500은 당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어요. 인터넷 회사라면 이익이 없어도 주가가 치솟던 닷컴 버블의 꼭대기였죠. 그 고점을 다시 넘은 건 2007년이었는데, 그것도 잠깐이었어요. 곧바로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2009년 3월에는 지수가 장중 666까지 떨어졌거든요. 2007년의 최고 종가를 완전히 되찾은 날은 2013년 3월 28일이었습니다. 꼭대기에서 들어간 사람에게는 원점을 회복하기까지 10년 넘는 세월이 걸린 거예요.

26. 2000년 첫날 S&P500에 들어간 사람의 13년을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배당을 전부 재투자해도 연 1.63%였어요. 같은 기간 레리처럼 T-빌에 넣어 둔 돈은 연 2.13%를 벌었고요. 주식이 현금만도 못 벌었던 13년. 앞에서 말씀드린 시기가 바로 여기예요. 미국에는 더 긴 기다림도 있었죠. 1929년 대공황 직전의 고점을 배당 없이 가격만으로 다시 넘은 건 1954년이었거든요. 그 꼭대기에서 산 사람은 4반세기를 기다린 셈이에요.

27. 23년을 한 사람의 인생으로 옮겨 볼까요? 2000년에 30대 초반이던 직장인이 처음으로 목돈을 모아 주식형 펀드에 넣었다고 해 보죠. 그사이 결혼을 하고, 전세를 두 번 옮기고, 아이가 태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동안 계좌는 오르락내리락만 했어요. 금융 위기 때는 계좌를 열어 보기도 무서웠을 거고요. 원금이 겨우 돌아왔다 싶을 때 이 사람은 40대 중반이 돼 있었습니다. 그 사이 펀드를 깰 이유는 수없이 많았겠죠. 전세 보증금이 오르고, 아이 학원비가 들고, 뉴스는 매일 "주식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을 테니까요.

28. 왜 하필 23년이었을까요? 출발점이 비쌌기 때문이에요. 1999년 말에서 2000년 초는 10년 치 이익과 비교한 주가가 역사상 가장 비쌌던 때였거든요. 같은 지수라도 얼마에 샀느냐가 이후 10년을 좌우한 거죠. 그럼 지금 가격은 그때와 비교해 어느 수준일까요? 로버트 실러 교수가 만든 경기 조정 주가수익비율(CAPE)로 보면, 지금은 40배 안팎이에요. 역대 최고였던 1999년 말의 44배와 그리 멀지 않죠. 이 숫자가 뜻하는 것과 뜻하지 않는 것은 2편에서 따로 펼쳐 보겠습니다.

29. 그럼 13년을 버틴 사람과 못 버틴 사람은 뭐가 달랐을까요? 같은 2000년에 가진 돈을 한 번에 넣은 사람과, 월급날마다 같은 금액을 나눠 넣은 사람을 나란히 세워 보면 보입니다. 로지가 20년 동안 살아남은 것도 매년 새로 샀기 때문이었죠. 한 번에 넣은 사람은 13년 내내 닷컴 꼭대기의 가격 하나에 묶여 있었어요. 매달 산 사람은 달랐죠. 지수가 바닥까지 무너진 2009년 봄에도 자동 이체는 멈추지 않았고, 그 달에 들어간 가격표는 꼭대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거든요. 같은 지수, 같은 13년인데 한 사람은 비싼 가격 하나를 붙들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가장 무서운 시기에 가장 싼 가격을 계속 주워 담은 거예요. 물론 그러려면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무서운 시기에 팔지 않고 계좌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는 거죠.

30. 이 차이를 가장 먼저 알고 있던 사람이 버핏입니다. 아까 그 모순, 이제 풀어 보죠. 버핏이 2013년 주주 서한에 남긴 지시는 이렇습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내를 위해 맡길 신탁에서, 현금의 90%는 비용이 아주 낮은 S&P500 인덱스 펀드에 넣고 나머지 10%는 단기 국채에 넣으라는 거였어요. 운용사로 뱅가드를 콕 집기까지 했고요. 처음에 우리는 90% 쪽만 봤죠. 그런데 오늘 이야기의 열쇠는 10% 쪽에 있습니다. 같은 서한에서 버핏은 초보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험이 무엇인지도 적어 뒀어요. 시장이 과열됐을 때 들어왔다가 평가 손실이 나자 실망해서 파는 것이었죠. 해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눠서 할 것. 그리고 뉴스가 나쁠 때 팔지 말 것. 앞에서 본 2000년의 직장인이 부딪친 벽이 정확히 이거예요.

31. 그럼 10%는 이 벽 앞에서 어떤 돈일까요? 레리가 들고 있던 바로 그 단기 국채예요. 다만 이번엔 기다리는 돈이 아니라 버티는 돈으로 쓰는 거죠. 집에 두는 소화기와 비슷해요. 불이 났을 때 집을 헐값에 팔고 나가지 않아도 되게 해 주는 물건이잖아요.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졌는데 주식이 폭락해 있다면, 이 돈이 있는 사람은 주식을 건드리지 않아도 되거든요.

32. 버핏이 10%의 이유를 직접 설명한 건 아니지만, 저는 이 10%를 버핏이 꼽은 초보의 위험, 즉 떨어질 때 실망해서 파는 실수를 막는 장치로 읽습니다. 그럼 버크셔 금고에 쌓인 현금도 같은 이유일까요? 여기서 모순이 풀립니다. 개인의 10%와 회사의 현금은 규칙이 다르거든요. 버크셔는 보험을 비롯해 여러 사업을 거느린 회사라, 좋은 기업을 통째로 살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쓸 돈의 규모부터 개인과 비교가 안 되죠. 6월 말 기준으로 버크셔의 현금과 단기 국채는 3,655억 달러였어요. 3월 말 3,974억 달러에서 줄어든 숫자고요. 줄어든 이유가 더 중요한 장면입니다. 버크셔가 2분기에 팔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산 주식이 더 많은 순매수로 돌아섰거든요. 14개 분기 연속 순매도만 하다가 말이에요. 현금을 쌓아 둔 회사도 결국 주식을 산 거죠. 버크셔의 현금은 "안 사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살 기회를 기다리며 장전해 둔 돈에 가까웠던 셈이에요.

33. 다만 이 결정을 버핏 개인의 뜻으로 단정할 순 없어요. 지금 버크셔는 그렉 아벨이 CEO로 이끌고 있고, 버핏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조언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결국 "사라"고 한 사람이 안 산 게 아니었던 거죠. 회사는 회사의 규칙대로 기회를 기다렸고, 개인에게는 90대 10이라는 다른 규칙을 남긴 거예요.

34. 이제 이걸 우리 계좌의 규칙으로 옮겨 보죠. 세 가지입니다.

35. 첫째, 한 번에 다 넣지 않습니다.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을 넣는 쇼의 실험에서 매튜가 바로 이 방식이에요. 이 방식의 진짜 힘은 수익률보다 마음에 있습니다. 최고치 뉴스가 나와도 "이번 달 몫만 사면 된다"고 생각하면, 지금 사도 되느냐는 질문 자체가 사라지거든요. 지금도 S&P500을 사는 사람은 많아요. 한국 거래소 집계를 인용한 보도를 보면,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온 9월 첫 주에 개인 투자자가 ETF 가운데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게 미국 S&P500 추종 상품이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1,259억 원어치였죠. 다만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게 지금 사야 한다는 근거는 아니에요. 오늘 본 숫자가 가리키는 건 언제가 아니라 어떻게입니다. 환율이 내려왔다는 이유로 모아 둔 돈을 한꺼번에 옮겼다면, 그 돈은 그날의 가격 하나에 묶이게 되니까요.

36. 둘째, 한두 해 안에 쓸 돈은 넣지 않습니다. 전세 보증금, 결혼자금, 내년 등록금 같은 돈이요. 이게 바로 여러분의 10%예요. 비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역할은 같죠. 이 자리에서 처음에 본 예금 3%대가 다시 떠오릅니다. 기대치는 정확히 잡아 두는 게 좋아요. 예금 이자에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나면,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연 2%대 중후반이 남거나 아예 손해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고 예금이 주식을 대신하는 자리는 아니에요. 이 돈의 임무는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니까요. 주식이 크게 떨어졌을 때 그 주식을 팔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것, 그게 이 자리의 수익입니다.

37. 같은 9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움직임도 있었어요. 보도를 보면 서학개미가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를 팔고 초단기 미국 국채 ETF를 사들였습니다. 기사는 많이 오른 종목의 차익 실현으로 봤지만,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에 가까운 자산을 늘린 흐름인 건 분명하죠.

38. 셋째, 떨어질 때 팔지 않습니다. 13년 구간에서 결과를 가른 게 바로 이것이었고, 팔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손대지 않아도 되는 생활비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에요. 세 규칙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를 받치고 있어요. 나눠 사고, 쓸 돈을 떼어 두고, 떨어져도 파지 않는 것. 이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버틸 수 있습니다.

39. 정리해 보죠. 비싸게 산 것보다 안 산 게 더 비쌌습니다. 단, 나눠 사고 쓸 돈을 떼어 둔 사람에게만요. 꼭대기에서만 산 로지가 이긴 건 운이 아니라, 20년 동안 한 번도 시장 밖으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2000년의 직장인이 13년을 견딜 수 있었다면, 그건 매달 사는 습관과 손대지 않아도 되는 생활비 덕분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버핏이 아내에게 남긴 90대 10은 그 두 가지를 한 장의 지시서로 옮겨 놓은 것처럼 읽히죠.

40. 그래서 "지금 사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할 수 있어요. 지금이 최고치 근처인지 아닌지는 여러분이 정할 수 없습니다. 대신 얼마씩, 어떤 돈으로 살지는 여러분이 정할 수 있어요.

41. 하나 여쭤 볼게요. 처음 주식을 샀던 날, 그때도 너무 비싸 보이지 않으셨나요? 아직 사지 않으셨다면, 망설이게 만든 뉴스가 무엇이었는지 댓글로 들려 주세요.

42. 이번 영상은 S&P500 시리즈 3편 가운데 1편이었습니다. 2편에서는 S&P500 하나면 충분한지를 따져 봅니다. 달러로 산 자산에는 환율이라는 두 번째 주가가 붙어 있고, 지수 안에서는 상위 열 개 회사로 무게가 쏠려 있거든요. 오늘 잠깐 짚은 지금의 가격 수준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숫자로 뜯어보고, 내 계좌에서 S&P500 비중을 어디까지 두면 될지 기준도 잡아 드리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영상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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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현금#금리#헤지펀드#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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